로라는 미소를 지으면서 캐서린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공주님의 시녀가 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모를거야. 예쁘지 않으면 되고 싶어도 될 수 없어."

 "예쁘지 않으면 될 수 없다고? 나는 내가 예쁘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공주님의 시녀들 중 일부는 기사님같이 나라에 중요한 인물들과 결혼해서 그들과 왕실과의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역활을 하게 되있어. 공주님께서 너를 시녀로 받은 이유도 그런 뜻이 있는 것 같아. 더 자세한 것은 나중에 더 말해줄께. 하지만 비밀이다. 시녀들이 이 사실을 알면 안되."


 "공주님께서 너를 신임하시는구나."

 "맞아. 하지만 너도 노력하면 공주님의 신임을 받을 수 있을거야. 내가 도와줄께."

 "로라, 모든 면에서 정말 고마워. 네가 보여준 친절은 절대로 잊지 않을거야."

 "서로 친절하고 서로 위해주면 되쟎아. 그게 친구 아니니?"
 "정말 고마워, 로라."

 캐서린은 다음 날부터 시녀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캐서린은 글을 읽지 못했기 때문에 글 읽는 것을 먼저 배웠고, 궁중의 예절과 함께 말타기와 활쏘기도 배웠습니다.



 캐서린은 활쏘기 시간이 가장 즐거웠습니다.

 윌리엄이 시녀들에게 활쏘기를 가르쳐 주었기 때문입니다.
 윌리엄은 시녀들의 눈을 의식해서인지 캐서린을 마치 모르는 사람처럼 대했고 그녀의 이름도 부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끔 눈이 마주치면 눈짓으로 마치 잘 지내냐고 물어 보는 것 같아 그녀도 고개를 살짝 움직여 답하였지요.
 윌리엄은 캐서린을 궁전에서 만나도 아는 척하지 말라는 공주의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지요.


 공주는 윌리엄에게 캐서린을 원한다면, 신부로 데려갈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윌리엄은 캐서린과의 결혼은 생각한 적도 없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요.
 공주는 월리엄이 캐서린과의 결혼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윌리엄이 하녀였던 캐서린과 결혼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더이상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윌리엄은 캐서린을 좋아하였지만, 공주를 훨씬 더 사랑하였기 때문에 캐서린과 결혼할 마음이 없었지요.
 윌리엄은 캐서린을 데려갈 수 있다는 말을 공주로부터 들은 후에 머리가 복잡해져 캐서린을 예전처럼 편하게 대할 수 없어졌습니다.


 캐서린과 눈이 마주쳐도 그냥 모르는 척했지요.
 캐서린은 이러한 윌리엄의 태도가 조금은 섭섭했지만 궁중의 법도 때문이라고 이해하였지요.
 그런데 캐서린은 윌리엄이 공주를 대하는 태도에서 윌리엄이 공주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습니다.

 윌리엄은 공주가 활쏘는 동작을 세심하게 지켜 보았는데, 공주의 활쏘는 동작이 잘못되어도 지적하지 않고 공주를 응시하기만 했지요.

 가끔은 넉나간 표정으로 공주를 쳐다보기도 하였지요.


 '도련님께서는 공주님을 사랑하시는구나...'

 캐서린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활쏘기를 배웠기 때문에 그녀의 활쏘기 실력은 좀처럼 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공주는 캐서린을 조용히 불러 말했습니다.

 "캐서린, 너는 내가 왜 너를 거두었는지 아느냐?"

 "공주님, 저는 잘 모르옵니다."

 "윌리엄 기사와 너를 맺어주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캐서린은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네가 그와 결혼하는 일은 모두 나라를 위해서다. 왕실은 윌리엄경과 같은 유능한 기사가 보다 왕실에 충성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나의 시녀 중 한 사람을 그와 맺어주려고 한다. 나는 윌리엄이 너를 아끼는 것을 보고 너를 윌리엄의 배필로 정하였다. 내 뜻을 알겠느냐?"


 "하지만 그 분은 저를 사랑하지 않아요. 저는 느낄 수 있어요. 그 분이 저에게 공주님의 금화를 준 것은 저를 불쌍하게 생각해서지 저를 좋아해서가 아니었어요. 그분이 저를 사랑하지도 않는데, 어찌..."

 "사랑이란 하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란다. 네가 좀 더 교양을 쌓고...  또 내가 너에 대해서 그에게 좋게 이야기한다면 그의 생각이 달라 질 수도 있으니 나의 뜻에 따라 주길 바란다."

 "저는 공주님의 시녀입니다. 무조건 공주님의 뜻을 따르겠어요."



 캐서린은 공주님의 배려에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네가 윌리엄경을 좋아해서 다행이구나. 나중에 기회를 봐서 그에게 말해 볼 것이다. 너는 그때까지 마음의 준비를 해라."

 "하지만 공주님, 그분의 부모님께서 허락하실까요?"

 "누가 감히 나의 뜻을 막을 수 있단 말이냐? 윌리엄경이 너와 결혼할 마음이 없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아무도 나의 뜻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공주의 태도는 단호했습니다.

 캐서린은 공주의 단호한 태도에 대해서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지만 아무튼 공주가 자신과 윌리엄 경을 맺어주기로 결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너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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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깨닫지 못하고 사는 것입니다.
 아무리 가치 있는 보물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 가치를 깨닫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 가지면 가질수록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지만, 결국에는 가장 소중한 것은 젊음과 삶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 어떤 것도 젊음과 삶을 바꿀 수 없을테니까요.

 만약 누군가가 100억불이 넘는 재산을 준다고 해도 젊음과 바꾸자하면 바꾸고 싶은 사람이 있을지요.
 만약 누군가가 1000억불이 넘는 재산을 준다고 해도 삶과 바꾸자하면 바꾸고 싶은 사람이 있을지요.
 만약 있다면 젊음의 가치나 삶의 가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삶이 있어야 재산이 필요한 것이니 삶은 재산보다 훨씬 값어치가 있는 것이지요.
 다른 말로 표현하면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재산이 아니라 가족의 삶인 것이지요.
 가족 중에 한 사람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면, 가장 소중한 것 중에 하나를 잃은 것입니다.
 
 
 단지 사람이란 자신의 행복이 우선 순위이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슬퍼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잊어 버리고 사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산 때문에 가족이 화목하지 못하다면, 언젠가는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후회하지 않는다면, 이미 따듯한 인간미를 잃고 사는 사람일 것입니다.


 나의 부모님은 1조원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을 나에게 주셨고, 형제도 자매도 마찬가지로 소중하지요.
 단지 재물이나 다른 것에 눈이 어두워져서 보지 못하는 것일 뿐입니다.


 이처럼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지요.
 나의 젊음, 나의 삶, 가족, 친구, 애인...
 모든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지요.

 최소한 살아있는 사람은 세상을 떠난 사람보다 행복하지요.
 알렉산더 대왕이나 나폴레옹이 살아있을 때 아무리 화려한 삶을 살았다고 해도 이미 세상을 떠났으니, 그들은 살아있는 우리보다 행복하지 못하지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을 부러워하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삶은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지요.
 삶이 피곤하여 죽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죽을 각오로 산다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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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8 회 태자의 사냥 계획
 
 다음 날 태자는 평원왕을 찾아가 고상이 평강공주와 결혼할 마음이 있다는 사실과 평강공주를 평생 변함없이 보살펴 주겠다는 맹세를 한 사실을 전해주었습니다.
 태자의 말을 들은 평원왕은 크게 기뻐하면서 말했지요.
 "하하하, 참 잘 되었구나. 나는 예전부터 고상을 눈여겨 보았었다. 그처럼 충성스럽고 문무를 겸비한 젊은 장군은 이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들지 않느냐? 평강도 아마 그와 같은 남자를 좋아할 것이다."

 태자는 고상이 평강공주에게 잘못보인 일을 알고 있어 평원왕에게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평강이 고상을 좋아하지 않는 듯 합니다. 하지만 아직 평강이 고상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니 심려하지 마옵소서."

 평원왕은 평강공주의 고집이 센 것을 알았기 때문에 태자의 말을 듣자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평강공주는 어릴 적부터 고집이 세어 한번 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반드시 했고, 한번 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은 절대 하지 않았지요.
 평강공주가 검술을 배운 것도 평원왕이 한사코 말렸지만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아 배운 것이었습니다.
 반면에 유학은 그다지 배우지 않았지요.

 당시 고구려에서는 학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유학을 기본적으로 배웠지만, 평강공주는 실용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유학을 거의 배우지 않았습니다.
 평원왕은 평강공주가 유학을 배우려고 하지 않자 여러 차례 야단쳤지만, 끝내 평강공주의 고집을 꺽을 수 없었지요.

 평원왕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태자에게 말했습니다.
 "대원아, 평강은 고집이 세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라고 한다면 오히려 반발심만 생길지도 모르니, 이 일은 조심스럽게 추친해야 될 것 같구나. 평강이 자연스럽게 고상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 좋겠다."
 
 태자는 평강공주가 용맹한 고상의 늠름한 모습을 보게 되면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평원왕에게 말했지요.
 "아바마마, 제가 평강공주에게 사냥을 가자고 제안하겠습니다. 그리고 고상에게 호위의 책임을 맡기겠습니다. 평강이 고상의 늠름한 모습을 보면 마음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평원왕은 태자의 말이 끝나자 마자 말했습니다.
 "그거 좋은 생각이구나. 나도 같이 가겠다. 평강이 고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고, 내가 고상을 도와주어야 되겠구나. 하하..."
 "아바마마께서 나서신다면 평강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더 수월할 것이옵니다."
 "이 일을 빨리 매듭짓고 싶으니 내일 사냥을 가는 것이 좋겠다. 내일 오전에 사냥을 간 후에 돌아와 식사를 함께 하자꾸나." 

 태자는 고상의 부모님도 함께 초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말했지요.
 "고상의 부모님도 초대하는 것이 어떨지요."
 "아직은 때가 아니다. 아직 평강의 마음도 모르지 않으냐. 내가 전에 했던 말들을 명심하거라."
 "아바마마의 뜻 명심하겠습니다. 소자는 이만... 물러 가겠습니다." 


 평원왕에게 인사를 올리고 왕의 처소를 나온 태자는 평강공주를 만나서 사냥을 함께  가자고 말했지요.
 "공주야, 너와 함께 사냥을 가고 싶구나. 내일 시간을 낼 수 있느냐?"
 "내일이요? 좋습니다."

 평강공주는 원래 사냥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태자가 오랜만에 사냥을 떠나자고 하자 거절할 수 없었지요.
 태자는 평강공주가 사냥을 가자는 제안에 순순히 응하자 기뻐하면서 말했습니다.
 "아바마마께서 사냥을 가시고 싶다고 하셔서 네 생각이 났다."
 "그렇다면 어찌 저에게 먼저 아바마마의 뜻이라고 말하지 않으시고 오라버니의 뜻인 듯이 말씀하셨는지요." 

 태자는 사냥을 좋아하지 않는 평강공주가 오라버니인 자신을 얼마나 따르는지 궁금하여 아버지인 평원왕이 먼저 사냥갈 것을 제안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지요.
 "그게 뭐 그리 중요하냐? 평강아, 이제 너도 시집갈 나이가 되었으니,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없지 않느냐? 그러니 앞으로 종종 사냥을 가자구나. 내 생각이 어떠냐?"

 태자는 고상이 평강공주와 자주 사냥을 갈수있다면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평강공주에게 앞으로 자주 함께 사냥을 가자고 말했습니다.
 평강공주는 앞으로 이 나라의 왕이 될 태자의 호의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지요.
 "오라버니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평강공주는 태자의 뜻에 따르겠다고 대답한 후에 생각했지요.
 '내가 온달님을 쫒아 궁에서 나가면, 오라버니의 도움이 필요할지 모른다. 오라버니만이라도 나를 이해해주신다면 좋으련만...' 
 평강공주는 자신이 바보 온달과 결혼하면, 태자의 도움이 절실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태자가 하는 말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태자는 이러한 평강공주의 마음도 모르고 혼자 생각했지요.
 '평강공주는 어렸을 때 부터 내 말을 잘 따랐으니, 내가 고상에 대해서 좋게 말하면 고상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태자는 평강공주에게 내일의 사냥 계획을 말했습니다.
 "내일 오전에 함께 사냥을 한 후에 돌아와 아바마마와 함께 식사하자꾸나."
 "어마마마는 오시지 않으십니까?"

 평강공주가 태자에게 왕후는 오지 않냐고 묻자, 태자는 왕후도 평강공주의 배필이 누군지 알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 평강공주에게 말했지요.
 "어마마마도 모셔갈 생각이다. 아직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어마마마도 오실 것이다."
 "어마마마는 사냥을 좋아하지 않으시지 않습니까?"
 "네가 시집가기 전에 이렇게 우리 가족이 함께 모이는 것도 쉽지 않으니, 어마마마도 내일 분명히 오실 것이다." 
 
 평강공주는 왕후도 올 것이라는 태자의 말을 듣자 밝게 미소지으면서 말했지요.
 "잘 되었군요. 오랜만에 어마마마가 아바마마와 좋은 시간을 보내셨으면 해요."
 평강공주의 어머니인 왕후는 이미 40이 넘어 평원왕의 총애를 잃어 평원왕은 왕후의 거처에 자주 들리지 않았던 것이지요.
 왕후는 태자와 평강공주의 친어머니였습니다. 

 태자는 평강공주의 말에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했지요.
 "내일은 아바마마도 어마마마께 하고 싶은 말이 많으실게다. 왠지 내일이 기대되는구나. 그럼, 난 이만 가보겠다."
 "오라버니, 살펴가소서."
 "너도 잘 있거라. 내일 보자꾸나."
 태자는 평강공주에게 잘 있으라는 인사를 한 후에 발걸음을 왕후의 처소로 향했습니다.



 그동안 스토리 구성이 잘 안되어 포스팅이 지연되었지만, 앞으로는 주 2회 씩 포스팅할 예정이니 많은 성원부탁드립니다.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1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2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3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4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5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6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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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