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 회 태자의 사냥 계획
다음 날 태자는 평원왕을 찾아가 고상이 평강공주와 결혼할 마음이 있다는 사실과 평강공주를 평생 변함없이 보살펴 주겠다는 맹세를 한 사실을 전해주었습니다.
태자의 말을 들은 평원왕은 크게 기뻐하면서 말했지요.
"하하하, 참 잘 되었구나. 나는 예전부터 고상을 눈여겨 보았었다. 그처럼 충성스럽고 문무를 겸비한 젊은 장군은 이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들지 않느냐? 평강도 아마 그와 같은 남자를 좋아할 것이다."
태자는 고상이 평강공주에게 잘못보인 일을 알고 있어 평원왕에게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평강이 고상을 좋아하지 않는 듯 합니다. 하지만 아직 평강이 고상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니 심려하지 마옵소서."
평원왕은 평강공주의 고집이 센 것을 알았기 때문에 태자의 말을 듣자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평강공주는 어릴 적부터 고집이 세어 한번 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반드시 했고, 한번 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은 절대 하지 않았지요.
평강공주가 검술을 배운 것도 평원왕이 한사코 말렸지만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아 배운 것이었습니다.
반면에 유학은 그다지 배우지 않았지요.
당시 고구려에서는 학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유학을 기본적으로 배웠지만, 평강공주는 실용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유학을 거의 배우지 않았습니다.
평원왕은 평강공주가 유학을 배우려고 하지 않자 여러 차례 야단쳤지만, 끝내 평강공주의 고집을 꺽을 수 없었지요.
평원왕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태자에게 말했습니다.
"대원아, 평강은 고집이 세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라고 한다면 오히려 반발심만 생길지도 모르니, 이 일은 조심스럽게 추친해야 될 것 같구나. 평강이 자연스럽게 고상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 좋겠다."
태자는 평강공주가 용맹한 고상의 늠름한 모습을 보게 되면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평원왕에게 말했지요.
"아바마마, 제가 평강공주에게 사냥을 가자고 제안하겠습니다. 그리고 고상에게 호위의 책임을 맡기겠습니다. 평강이 고상의 늠름한 모습을 보면 마음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평원왕은 태자의 말이 끝나자 마자 말했습니다.
"그거 좋은 생각이구나. 나도 같이 가겠다. 평강이 고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고, 내가 고상을 도와주어야 되겠구나. 하하..."
"아바마마께서 나서신다면 평강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더 수월할 것이옵니다."
"이 일을 빨리 매듭짓고 싶으니 내일 사냥을 가는 것이 좋겠다. 내일 오전에 사냥을 간 후에 돌아와 식사를 함께 하자꾸나."
태자는 고상의 부모님도 함께 초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말했지요.
"고상의 부모님도 초대하는 것이 어떨지요."
"아직은 때가 아니다. 아직 평강의 마음도 모르지 않으냐. 내가 전에 했던 말들을 명심하거라."
"아바마마의 뜻 명심하겠습니다. 소자는 이만... 물러 가겠습니다."
평원왕에게 인사를 올리고 왕의 처소를 나온 태자는 평강공주를 만나서 사냥을 함께 가자고 말했지요.
"공주야, 너와 함께 사냥을 가고 싶구나. 내일 시간을 낼 수 있느냐?"
"내일이요? 좋습니다."
평강공주는 원래 사냥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태자가 오랜만에 사냥을 떠나자고 하자 거절할 수 없었지요.
태자는 평강공주가 사냥을 가자는 제안에 순순히 응하자 기뻐하면서 말했습니다.
"아바마마께서 사냥을 가시고 싶다고 하셔서 네 생각이 났다."
"그렇다면 어찌 저에게 먼저 아바마마의 뜻이라고 말하지 않으시고 오라버니의 뜻인 듯이 말씀하셨는지요."
태자는 사냥을 좋아하지 않는 평강공주가 오라버니인 자신을 얼마나 따르는지 궁금하여 아버지인 평원왕이 먼저 사냥갈 것을 제안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지요.
"그게 뭐 그리 중요하냐? 평강아, 이제 너도 시집갈 나이가 되었으니,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없지 않느냐? 그러니 앞으로 종종 사냥을 가자구나. 내 생각이 어떠냐?"
태자는 고상이 평강공주와 자주 사냥을 갈수있다면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평강공주에게 앞으로 자주 함께 사냥을 가자고 말했습니다.
평강공주는 앞으로 이 나라의 왕이 될 태자의 호의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지요.
"오라버니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평강공주는 태자의 뜻에 따르겠다고 대답한 후에 생각했지요.
'내가 온달님을 쫒아 궁에서 나가면, 오라버니의 도움이 필요할지 모른다. 오라버니만이라도 나를 이해해주신다면 좋으련만...'
평강공주는 자신이 바보 온달과 결혼하면, 태자의 도움이 절실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태자가 하는 말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태자는 이러한 평강공주의 마음도 모르고 혼자 생각했지요.
'평강공주는 어렸을 때 부터 내 말을 잘 따랐으니, 내가 고상에 대해서 좋게 말하면 고상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태자는 평강공주에게 내일의 사냥 계획을 말했습니다.
"내일 오전에 함께 사냥을 한 후에 돌아와 아바마마와 함께 식사하자꾸나."
"어마마마는 오시지 않으십니까?"
평강공주가 태자에게 왕후는 오지 않냐고 묻자, 태자는 왕후도 평강공주의 배필이 누군지 알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 평강공주에게 말했지요.
"어마마마도 모셔갈 생각이다. 아직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어마마마도 오실 것이다."
"어마마마는 사냥을 좋아하지 않으시지 않습니까?"
"네가 시집가기 전에 이렇게 우리 가족이 함께 모이는 것도 쉽지 않으니, 어마마마도 내일 분명히 오실 것이다."
평강공주는 왕후도 올 것이라는 태자의 말을 듣자 밝게 미소지으면서 말했지요.
"잘 되었군요. 오랜만에 어마마마가 아바마마와 좋은 시간을 보내셨으면 해요."
평강공주의 어머니인 왕후는 이미 40이 넘어 평원왕의 총애를 잃어 평원왕은 왕후의 거처에 자주 들리지 않았던 것이지요.
왕후는 태자와 평강공주의 친어머니였습니다.
태자는 평강공주의 말에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했지요.
"내일은 아바마마도 어마마마께 하고 싶은 말이 많으실게다. 왠지 내일이 기대되는구나. 그럼, 난 이만 가보겠다."
"오라버니, 살펴가소서."
"너도 잘 있거라. 내일 보자꾸나."
태자는 평강공주에게 잘 있으라는 인사를 한 후에 발걸음을 왕후의 처소로 향했습니다.
그동안 스토리 구성이 잘 안되어 포스팅이 지연되었지만, 앞으로는 주 2회 씩 포스팅할 예정이니 많은 성원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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