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는 모성애가 있지만 정작 남자들은 여자친구로부터는 모성애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여자들은 남자친구에게도 모성애를 느끼는 경우가 많지요.

 여성들과 모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남자친구를 보다 모성애로 감싸주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여성들은 남자친구에게 모성애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요.

 여자의 사랑은 처음부터 이성적인 사랑을 느끼는 경우보다 모성애에서 나온 사랑이 이성적인 사랑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여자친구의 모성애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남자들이 여자친구의 모성애를 잘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세가지의 이유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 여자의 사랑은 모성애가 이성적인 사랑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지만, 남자는 여자친구가 자신의 매력에 빠져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사실 여성들은 자신의 이상형이나 자신의 스타일과 거리가 먼 남자에게 모성애를 느껴서 자신도 모르게 사랑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여주인공은 완벽에 가까운 미인이지만 남자주인공은 보통인데도 여주인공이 남자주인공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 경우가 나오는데 이러한 일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도 자주 볼 수 있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남자는 아름다운 여성이 자신의 고백을 받아주면 자신의 매력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경우에 여자는 남자친구가 착각해도 뭐라고 말하지 않는데, 쓸데없는 말을 해서 남자친구가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예를 들어 누군가 예쁜 여성에게 남자친구의 어떤 점이 좋아서 사귀냐고 물어보면, 여자는 묘한 미소를 지으면서 웃고 옆에 있던 그녀의 남자친구가 자랑스럽게 대답하지요.

 "내가 딱 그녀의 스타일이쟎아. 그녀의 이상형이라고."

 그런데 그녀의 미소는 그것이 아니라는 표정이고 웃음은 비웃음에 가까워지면서 마침내 "킥."하면서 웃게 되지요.

 남자는 여자친구의 태도에 실망하면서도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는 자신감이 남아 있지요.

 "내가 너의 스타일이 아니라는 말이야? 내가 이상형이 아니라는 말이야?"

 여자는 남자친구의 질문에 미소를 짓고 자신이 남자친구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면서 말합니다.

 "사랑하는데 이유가 있나요?"

 여자의 답변은 자신의 남자친구가 자신의 스타일도 아니고 자신의 이상형도 아니지만 아무튼 사랑한다는 뜻으로 자신이 남자친구의 이성적인 매력에 끌려서 사랑하게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지요.

 

 여자의 사랑 자체가 모성애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남자들은 이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여자의 모성애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지요.

 

 둘째, 남자가 여자친구의 모성애에서 나오는 사랑을 모르기 때문에 여자친구의 모성애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지요.

 여자의 남자친구에 대한 사랑 자체에 모성애가 섞여 있기 때문에 남자는 여자친구의 사랑에서 모성애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커피 우유를 마시면 커피의 맛이 진하여 커피 우유인지 밀크 커피인지 구분을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자의 사랑도 이와 비슷하게 모성애에서 나오는 사랑과 이성적인 감정에서 나오는 사랑이 확실히 구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남자는 여자의 모성애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지요.

 

 사실 여자가 남자를 사랑할 때의 여자가 기대하는 감정은 모성애에서 나오는 사랑이 아니라 이성적인 감정에서 나오는 사랑이지만 이 두 가지의 사랑은 유기적으로 연관이 되있어 믹싱되는 경향이 있지요.

 예를 들어 여자가 왕자와 같은 멋진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고 가정해 봅시다.

 처음에는 이성적인 감정에 이끌려서 사랑에 빠졌지만, 사랑에 빠지고 나면 여자가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에게 모성애를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지요.

 여자는 사랑에 빠지면 그 남자에게 헌신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이러한 감정은 모성애에서 나오는 것이지요.

 '여자는 사랑에 빠지면 헌신적이 된다.'는 말은 여자의 이성적인 사랑이 모성애로 발전하여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헌신적이 된다는 뜻이지요.

 여자는 이처럼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모성애를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남자는 모르는 경우가 많겠지요.

 

 세째, 여자친구의 모성애는 어머니의 모성애처럼 완전하지 못하여 남자는 여자친구의 모성애를 모성애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남자가 여자친구의 모성애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지요.  

 쉽게 말하면 여자의 모성애에 대한 남자의 이해심이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사랑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사랑이 아니라 지속적이면서 깊은 사랑이 있고 지속적이지 못하고 깊지 않은 사랑이 있는데, 어머니의 모성애가 지속적이면서 깊은 사랑이라고 한다면 여자친구의 모성애는 어머니의 모성애처럼 지속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어머니의 모성애에 익숙한 남자들은 여자친구의 모성애를 모성애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지요.

 그런데 사실은 여자친구의 사랑을 받는 동안은 여자친구의 모성애를 느꼈지만 헤어지고 나면 사랑의 지속성이 없다는 이유로 모성애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남자들은 천사처럼 착했던 자신의 여자친구가 갑자기 차갑게 돌변하는 경우를 보면 자신이 잘못한 것은 생각하지 않고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고 비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별의 상처가 깊거나 사랑의 끝이 좋지 못하면 여자친구에게 모성애를 느꼈다고 해도 기억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여자는 남자친구에게 사소한 일에 화를 내는 경우가 많고 화가 나면 쏘는 말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자가 남자를 떠나고 나면 나쁜 기억이 남아 여자친구의 모성애에 대한 기억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이지요.

 사람의 감정이란 아무리 잘해주어도 말 한 마디만 잘못하면 그동안의 공든 탑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는데, 여자는 남자친구에게 잘해주다가도 화가 나면 톡톡 쏘는 듯한 말투로 남자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어 남자는 여자친구의 모성애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마지막으로 여자가 자신의 사랑을 잘 표현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도 남자가 여성의 모성애를 잘 느끼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지요.

 남자는 자신의 사랑을 과장해서 말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자는 자신의 사랑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이별의 문턱에서도 남자는 여자에게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지만, 여자는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결론적으로 남자가 여자친구의 모성애를 잘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남자가 모성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남자는 여자친구에게 어머니와 같은 사랑을 기대하는 경향이 있는데, 여자친구의 사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모성애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지요.

 아마도 남자들은 모성애란 어머니의 사랑처럼 지속성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지요.

 하지만 세상의 모든 사랑이 완전할 수 없는 것처럼 여자의 모성애가 완전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겠지요.

 
링크   : 법무법인 강호 (저작권법 전문 법무법인)

         : 신재하 문예창작교실 (문예창작학과, 작가지망 수강생 모집)

         : 연애상담 http://loveqna.com (연애고민이 있으신 분은 여기를 클릭)


Posted by labyrint

 "누구세요?"
 교통사고 이후에 의식을 회복한 경희는 마치 나를 처음보는 것처럼 대했다.
 "지혜야, 나 모르겠어? 영수, 너의 남자친구!"
 지혜는 고개를 강하게 흔들면서 말했다.
 "죄송하지만,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요. 나중에 기억나면 연락드릴테니, 이만 돌아가 주세요."
 나는 뒤통수를 얻어 맞은 것처럼 머리가 띵하고 어지러웠다.
 '나와 결혼까지 약속한 지혜가 나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다니.'
 뜻밖의 교통사고로 그녀의 부모님은 이미 세상을 떠났는데, 뒷자석에 앉았던 그녀는 하늘의 도우심으로 이렇게 살아있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는 것이 너무나도 감사했지만,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자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 같았다.
 나는 지혜가 병원을 퇴원한 후에 여러차례 그녀의 집을 방문했지만, 그녀는 끝내 나를 기억하지 못했다.
 얼마후에 그녀는 어디론가 이사를 갔고, 나는 다시는 그녀를 볼 수 없었다.
 '이대로 영영 이별하는 것인가?'

 지혜가 말없이 떠난지 1년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그녀를 잊지 못해 거리를 방황하곤 했다. 때로는 지혜와 함께 거닐었던 거리를 방황하다가, 때로는 지혜와 함께 갔던 카페나 식당에 가서 지난 날에 대한 회상에 빠지곤 하였다.
 어느 날 지혜와 함께 갔던 카페를 찾아갔는데, 그녀가 홀로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녀는 회상에 잠겨 있었는데, 그녀의 테이블에는 두개의 커피가 놓여 있었다.
 "지혜야! 나야 영수, 아직도 나 기억나지 않니?"
 지혜는 나를 보자 깜짝 놀랐지만, 가슴에 손을 얹은 채로 말했다.
 "아, 네. 당신이군요. 하지만, 저는 당신이 누군지 기억나지 않아요. 죄송하군요."
 나는 그녀의 허락도 받지 않고 테이블에 앉았다.
 "기억해봐. 나 정말 모르겠어? 정말?"
 "말씀드렸쟎아요. 전 당신이 누군지 몰라요. 그러니 저를 힘들게 하지 말아주세요."
 순간 나는 지혜의 눈동자를 보았다. 
 뭔가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지닌 듯한 슬픈 눈동자였다.
 왠지 지혜가 나를 기억하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용기를 내서 그녀에게 다가가 키스를 했다. 
 백설공주의 왕자가 백설공주를 깨웠듯이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왕자가 오로라공주를 잠에서 깨웠듯이 지혜를 잠에서 깨워줄지 모르니까.
 지혜는 나를 밀친 후에 자리를 뜨려고 했지만, 나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말했다.
 "지혜야, 나를 봐. 내 눈을. 정말 나를 기억하지 못하겠어? 정말?"
 지혜는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영수야, 미안해. 널 기억해. 하지만 나는 이미 니가 알던 지혜가 아니야. 니가 아는 지혜는 세상에 없으니까 날 잊어줘."
 "그런 말이 어디있어. 나를 너를 사랑해.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 난 널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 제발 이러지말고, 왜 나를 피하는지 말해줘."
 지혜는 자리에 털석 주저 앉아 울었다.
 한동안 말없이 눈물을 흘리던 지혜는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은 후에 그동안의 사정을 나에게 말해주었다.
 교통사고를 당한 후에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자식을 낳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떠난 것인가? 나는 지혜에게 세상에 그 어떤 것도 우리를 가를 수 없다고 말했다. 지혜는 눈물을 흘리면서 나에게 앉겼다. 나도 눈물을 흘린 후에 말했다.
 "지혜야, 이제 우리 영원히 헤어지지 말자. 영원히."

 지혜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창작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할머니께서 맺어주신 인연 (창작소설)  (0) 2010.01.06
내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  (4) 2009.12.31
된장국  (2) 2009.12.24
청개구리 남편 (창작소설)  (5) 2009.12.18
검은 고양이의 비밀  (0) 2009.12.17
Posted by labyrint

된장국

창작집 2009. 12. 24. 05:30

 어디선가 구수한 된장국 냄새가 났다.
 결혼한지 2년이 지났어도 아내는 된장국이나 된장찌게 하나 제대로 끓이지 못하는데, 오늘은 해가 서쪽에서 떴는지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께서 끓여 주시곤 했던 구수한 된장국 냄새가 나의 입에 군침이 돌게 만들었다.
 식사시간이 되자 나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된장국에 밥을 말아 한수가락을 떴다."
 "여보, 된장국이 왜 이렇게 짜지?"
 "된장국이 싱거워서 간장을 조금 넣었더니..."
 아내는 된장국을 조금 맛본 후에 손도 대지 않았다.
 내가 된장국에 밥을 말은 것인지 간장국에 밥을 말은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지만, 나는 아내를 곁눈질한 후에 된장국에 있는 밥을 모두 먹어 치웠다.
 아내는 식사를 마친 후에 방으로 들어가 드라마를 보았다.
 나는 덜거럭 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설겆이를 했는데, 순간 손에서 접시가 미끄러지면서 깨어졌다.
 "여보, 또 접시를 깨면 어떻해요? 당신은 어째 제대로 하는게 없어요?"
 "그러는 당신이야 말로 된장국 하나 제대로 끓이지 못하면서 그런 말 할 자격있어?"
 "요즘 누가 된장국을 먹어요? 당신같은 구닥다리 양반이나 된장국을 찾지요."
 "그래, 당신은 그렇게 잘 났는데 왜 된장국 하나 못 끓여? 못하면 요리학원이라도 다니던가."
 "요리학원 다닐 돈이 있어야 다니지요. 당신의 쥐꼬리 월급으로 요리학원에 다닐 여유나 있는 줄 아세요?"
 "쥐꼬리 월급이라고? 돈 버는 게 쉬운 줄 알아? 당신이 그렇게 잘 났으면 당신이 나가서 벌어보던가."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코트를 입었다.
 "밤 중에 어디가?"
 "나가서 돈 벌러요."
 나는 기가 막혀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내는 정말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곧 들어오겠지.'
 나는 아내가 얼마지나지 않아 집에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아내에게 전화하거나 친정에 전화하지 않고 기다렸다.
 나는 하루종일 휴대폰을 보면서 아내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아내를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
 1주일이 지나도 2주일이 지나도 3주일이 지나도 아내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3주일이 되서야 아내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내는 검은 색 정장을 입고 카페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보, 우리 이혼해요. 우린 하나도 맞는게 없어요. 식성도 취미도 마음도 ...... 이렇게 사느니 지금이라도 이혼하는게 낮겠어요."
 나는 뒤통수를 망치로 맞은 맞은 느낌이 들었다.
 '한때는 서로를 정말 좋아해서 결혼했는데, 이혼이라니......'
 나는 말없이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무거운 입을 열었다.
 "영희야, 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봐. 이혼하는거...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야. 부모님 생각도 해야 되고. 감정적으로 결정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자."
 "좋아요. 하지만 시간이 지난다고 달라질 건 없다고 생각해요. 당신은 당신의 고집이 있고, 나는 나의 고집이 있고...... 우린 안 맞는게 너무 많아요."
 "안 맞으면 맞춰야지. 이런 식이라면 대한민국에 헤어지지 않는 부부가 얼마나 되겠어?"
 "누가 누구한테 맞춰요? 내가 당신에게? 아니면 당신이 나에게? 다 부질없는 것이예요."
 "지금 당장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니까...... 한달 동안 우리에게 무엇이 최선인지 생각해 보자."
 영희, 나는 지금으로부터 2년전에 영희에게 청혼했다. 
 영희에게 손에 물을 묻힐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내가 너무 많은 것을 약속해서인지 영희는 가정주부로서 낙제점이었다. 
 된장국은 물론 무우국이나 미역국도 제대로 끓이지 못했다.
 영희가 할 수 있는 것은 밥에 밑반찬 몇 가지 정도였고, 나머지 반찬들은 친정 어머니가 가져다 주는 것을 먹었다.
 기본적은 요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내를 둔 나는 답답했고, 그 문제로 자주 싸웠다.
 그때마다 나는 영희에게 요리학원을 다니라고 말했지만, 영희는 월급이 너무 적어 요리학원에 다닐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나는 가슴이 답답하여 부모님집을 찾아갔다.
 "왜, 너 혼자 왔냐? 또 싸웠냐?"
 "아니예요. 영희가 직장을 알아보느라 요즘 바빠서요."
 저녁시간이 되자 어머니께서는 된장국을 끓여 주셨다. 
 '된장국.'
 나는 어렸을 때부터 된장찌게와 된장국을 좋아했다.
 오랜만에 어머니께서 끓여주신 된장국을 먹어서인지 밥맛이 꿀맛같아 입에서 살살 녹아 밥을 두그릇이나 먹었다. 
 '영희도 어머니께서 끓여주신 된장국을 먹으면 좋아하지 않을까?'
 "어머니, 저 좀 된장국 끓이는 방법을 가르쳐 주세요."
 나는 된장국과 된장지께를 맛있게 끓이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부모님집에 자주 찾아 갔다.
 한달동안 거의 매일 부모님 집에 찾아가 어머니께 요리를 배웠다.
 '영희가 못하면 나라도 하면 되겠지.'

 한달이 되자 나는 영희가 머물고 있는 처가집을 찾아갔다.
 "영희야, 한달동안 내가 생각해 봤는데, 내가 너에게 맞추어 줄께. 우리 이혼하지 말고 잘해보자."
 영희는 나의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영희는 데리고 집에 들어갔다. 
 지난 한달동안 영희가 없는 나의 집은 너무 쓸쓸하고 적막했었다.
 '그깟 된장국 때문에 이혼한다면 언젠가는 후회할거야. 그래, 요리를 배워 영희에게 가르쳐 주면 되겠지.'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한달동안 어머니께 요리를 배운 것이다.
 때마침 저녁시간이라서 나는 영희에게 말했다.
 "여보, 당신은 쉬어. 내가 맞있는 저녁을 준비할테니까."
 한시간 뒤에 나는 식탁에 한달동안 어머니께 배운 요리를 선보였다.
 영희는 내가 한 요리들을 맛본 후에 미소지으면서 말했다.
 "당신, 언제 이런 요리를 배웠어요? 정말 맛있네요."
 "당신이 없는 동안에 우리 어머니께 배웠지. 어때? 이제 우리의 식성도 맞지 않을까? 맞지 않는다면 내가 더 노력할께."
 "아니예요, 여보. 사실은 저도 한달동안 요리학원에서 요리를 배웠어요. 어머님께서 이혼해도 요리를 배워야 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하셔서요. 이제 저도 된장국 정도는 끓일 수 있어요."
 "여보,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해. 앞으로는 당신에게 더 잘해줄테니 다신 이혼하자는 말은 하지 말어. 알겠지?"
 "알았어요."

 영희는 햇살처럼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내가 끓인 된장국에 밥을 말아 먹었다.

'창작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  (4) 2009.12.31
기억상실증에 걸린 그녀  (0) 2009.12.28
청개구리 남편 (창작소설)  (5) 2009.12.18
검은 고양이의 비밀  (0) 2009.12.17
딸기를 좋아한 그녀  (0) 2009.12.16
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