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청개구리의 우화가 있습니다.
죽음을 앞둔 어머니 청개구리는 항상 말을 거꾸로 듣는 철없는 아들 청개구리가 자신을 양지 바른 곳에 묻으라고 하면 반대로 할까봐 개울가에 묻으라고 했지만 이를 알지 못하는 아들 청개구리는 어머니의 마지막 유언을 어기지 못해 어머니를 개울가에 묻어 비가 오면 아들 청개구리가 어머니의 무덤이 떠내려갈까봐 슬프게 운다는 이야기지요.
이와 같은 비극은 아들 청개구리가 평소에 어머니 청개구리의 말을 귀기울여 듣지 않아서 어머니 청개구리와 의사소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아들 청개구리는 너무 늦게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어머니 청개구리의 말씀을 따르려고 했지만 서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결국은 어머니 청개구리의 의도와는 다르게 아들 청개구리는 어머니를 개울가에 묻고 말았지요.
청개구리 이야기는 부모님의 말씀을 귀기울여 듣지 않는 자식들을 풍자한 우화가 아닐지요.
그런데 이와 같은 현상은 비단 부모와 자식 간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아내와 남편 사이에서도 자주 일어나지요.
아내의 말을 귀기울여 듣지 않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남편...
아내가 하는 옳은 말을 항상 잔소리로 생각하고 귀기울여 듣지 않다가 아내가 병이 들어 죽게 되면 그제서야 아내의 말을 듣지만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아내의 유언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어머니를 개울가에 묻은 청개구리 이야기와 비슷한 청개구리 같은 남편의 슬픈 이야기가 있습니다.
청개구리 남편 - 창작소설
케이트는 주인 마님인 피터슨 부인의 부름을 받았다.
"마님, 부르셨습니까?"
"케이트, 너도 이제 시집갈 나이가 되었구나. 넌 착한 여자이니 내가 특별히 좋은 혼처를 구해주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마님, 저를 생각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하지만 저는 아직 18살이고 배울 것이 많아 주인 마님을 더 모시면서 주인 마님께 더 많은 것을 배운 후에 시집가고 싶어요."
"아니다, 케이트, 여자 나이 18살이 가장 시집가지 좋은 나이다. 자질구래한 일은 시집가서 배우면 될 것이니 내 말을 듣거라."
"주인 마님께서 그동안 저에게 잘해주셨는데, 저는 주인 마님을 위해서 한 일도 없는걸요. 좀 더 주인 마님을 위해서 일한 후에 시집가고 싶어요."
"케이트, 너도 알다시피 나는 너를 딸처럼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 네가 정말 나를 생각한다면 내 말대로 좋은 곳에 시집가서 잘 사는 것이다."
케이트는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주인 마님의 은혜, 절대 잊지 않겠어요."
피터슨 부인은 주인 어른인 피터슨 씨의 방으로 갔다.
"여보, 아시다시피 케이트가 시집갈 나이가 되었어요. 그러니 당신이 케이트의 혼처를 알아봐 주세요."
피터슨 씨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말했다.
"여보, 케이트는 아직 18살밖에 안 되었으니 혼인을 서두를 필요가 없소. 무엇보다 케이트는 아직 글자도 못 읽는데, 어떻게 좋은 곳에 시집 보낼 수 있겠소? 그러니 케이트가 글자를 배운 후에나 혼처를 알아 보는 것이 좋겠소."
"당신 생각도 일리가 있군요. 제가 케이트에게 글자를 가르쳐 줄테니 케이트가 글자를 배우면 당신이 좋은 혼처를 알아 봐주세요."
그 날부터 피터슨 부인은 케이트에게 글자를 가르쳐 주었다.
케이트가 열심히 글자 쓰기를 하고 있을 때 피터슨 씨가 케이트를 방으로 불렀다.
"케이트, 글자 공부는 잘 되니?"
"네, 주인님. 주인 마님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케이트, 네가 떠나면 우리는 네가 그리울 거다. 특히 네 마님은 너를 딸처럼 생각해서 네가 떠나면 가슴이 아플거다."
"저도 알아요. 그래서 제가 마님께 좀 더 있다가 떠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마님께서는 지금 혼인하는 것이 자신을 위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셔서요."
"케이트, 사람이 가끔은 융통성이 있어야지. 네가 글자를 좀 천천히 익히면 되지 않겠니?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지?"
"네... 주인님의 뜻에 따르겠어요."
피터슨 부인은 케이트에게 열심히 글을 가르쳤지만, 케이트는 2년이 되서야 편지를 쓰고 읽을 수 있게 되었고, 피터슨씨는 케이트의 혼처를 구하였다.
케이트의 혼담이 오고 가던 어느 날 피터슨 부인이 쓰러졌다.
의사는 피터슨 부인을 진찰한 후에 피터슨씨에게 말했다.
"부인은 병이 깊어 오래 사셔도 3년 이상을 사실 수 없습니다. 하지만 피터슨 씨, 당신이 부인의 병을 지극 정성으로 돌봐준다면... 기적이 일어나 나을 수 있으니 희망을 잃지 마시길 바랍니다."
의사가 떠나자 케이트는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는 피터슨 씨에게 물었다.
"주인님, 주인 마님의 병은 어떤가요? 별거 아니지요?"
피터슨 씨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케이트, 미안하지만... 네가 나를 도와주어야 되겠다. 의사말로는 네 마님은 3년 이상 살기가 힘들다고 하는구나. 하지만 내가 지극 정성으로 돌봐준다면 나을 수도 있다고 하셨다. 케이트, 나를 도와줄꺼지?"
"네, 주인님, 주인 마님께서 일어나시기 전에는 절대 떠나지 않겠어요."
피터슨 부인의 병은 날로 악화되어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여 피터슨 씨를 불렀다.
"여보, 이제 저는 얼마 살지 못할 것 같아요. 저는 당신에게 시집와서 행복하지 못했지만 어찌 그것이 당신만의 탓이겠어요? 당신에게 자식을 안겨주고 싶었지만... 이제는 영원히 그럴 수 없게 되었네요."
"그런 말 하지 마시오, 부인. 힘을 내야지요. 당신은 죽지 않을 것이오. 용기를 내서 병마와 싸워요."
"저는... 더이상... 가망이 없어요.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부탁을 할께요. 그동안 저를 돌봐준 케이트를 잘 부탁드려요. 당신은... 그녀와 결혼하세요. 이미 제가 그녀에게도 당신과 결혼할 것을 부탁했어요. 그녀와 결혼해서 가문의 대를 이으세요. 그녀는 정말 착한 아이니 당신은 그녀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말고 잘해주세요. 부탁드려요..."
피터슨 부인은 케이트를 불렀다.
"케이트, 좋은 혼처를 구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하지만 이것도 운명이 아닐까 싶다. 내가 죽거든 내 남편과 결혼하거라. 그는 너에게 잘해줄 것이다."
"주인 마님, 아니예요. 모두 다 제 잘못이예요. 제가 글공부를 게을리해서..."
"이미 이렇게 된 일... 돌이킬 수 없으니 어쩌 겠느냐? 너는 이미 혼기가 지나 좋은 혼처를 알아보기 힘들 것이다. 그러니 내 남편하고 결혼하거라. 내 남편을 부탁한다."
그 말을 남기고 부인은 세상을 떠났다.
피터슨 씨는 크게 탄식하며 눈물을 쏟았다.
"여보, 내가 잘못했소. 당신이 살아있을 때 내가 너무 소흘했소. 케이트가 시집가지 못한 것도 다 나 때문이었소. 나는 케이트를 사랑하여 그녀가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아 그녀에게 글자공부를 열심히 하지 말라고 했었지. 난 정말 나쁜 사람이오."
피터슨 씨는 케이트에게 말했다.
"케이트, 이제부터 너는 내 딸이다. 예전에 네 마님이 나에게 너를 양녀로 삼자고 했지만, 나는 너를 좋아했기 때문에 반대했다. 나를 용서하거라. 하지만 이제부터 너를 내 친딸처럼 잘 대해줄 것이다."
"주인님, 다 지난 이야기 꺼내서 무엇하겠어요. 전 마님의 뜻에 따라 주인님께 시집와서 주인님을 보살펴 드리고 싶어요."
"네 마음은 고맙지만, 나는 이미 결심했다. 이제부터는 오직 그녀만을 바라보고 살겠다고... 여보, 그동안 내가 당신을 속썩여서 정말 미안하오."
20년 후...
피터슨씨는 죽을 병에 걸렸다.
피터슨씨의 양녀가 된 케이트는 피터슨씨의 곁에서 간호했지만, 얼마 후에 세상을 떠났다.
케이트는 피터슨씨의 시신을 피터슨 씨의 부인 곁에 묻었다.
케이트는 피터슨씨의 무덤에 가서 보니, 청개구리 한마리가 피터슨씨의 무덤위를 뛰어 다녔다.
"청개구리야, 나의 아버님 무덤에서 뛰어 다니지마."
하지만 청개구리는 계속 피터슨씨의 무덤을 뛰어 다녔다.
케이트는 청개구리를 잡으려고 했지만, 잡히지 않아 채념하고 말했다.
"그래, 마음대로 해라. 네가 무덤에서 뛰어 논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세상에는 아내가 살아있을 때에는 마음이 젊은 여자들에게 가있다가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서야 아내의 진정했던 사랑을 깨닫고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는 남편들이 있습니다.
아내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재혼해서 자식들을 키울 것을 부탁하지만 남편은 떠난 아내를 생각해서 재혼하지 않고 혼자서 자식들을 키우는 경우가 있지요.
아내의 진심은 혼자서 자식들을 키우기도 어렵고 자식들이 결혼해서 떠나고 나면 혼자 살기 외롭기 때문에 그러한 점을 고려해서 진심으로 재혼할 것을 권유한 것이지만, 이러한 아내의 진심을 모른다면 혼자 사는 것이 떠난 아내를 진정으로 위하는 것이라고 착각할 수 있겠지요.
부부간에 마음이 잘 맞으면 살아서도 잘 맞지만, 잘 맞지 않으면 죽어서도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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