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대 미녀 중에 하나인 초선과 삼국지의 관우의 사랑 이야기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와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 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국시대 최고의 미녀 초선과 삼국시대 최고의 영웅 관우의 사랑 이야기는 일관성없이 여러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시나 소설, 사서 같은 문헌으로 기록된 것이 없기 때문에 허구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지요.
 만약 사실이라면 나관중이 삼국지연의에서 관우와 초선의 사랑 이야기를 쓰지 않았을지요.
 시인이나 역사학자도 초선과 관우에 관한 이야기에 대해서 쓴 것이 없어 역사적인 신빙성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초선과 관우의 사랑 이야기는 현재까지 여러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초선의 역사적인 존재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인지 전해지는 여러 가지 이야기에서 초선이 여포의 아내였다는 설정도 있고 초선이 여포의 부장의 아내였다는 설정도 있지만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는 조조가 여포를 공격하는 순간부터 시작합니다.
 당시 유비 삼형제는 조조의 휘하에 있었기 때문에 조조의 여포 공격에 참여했었지요.
 조조의 최고의 맹장인 관우는 조조에게 여포가 항복하면 여포의 부장의 아내인 초선을 달라고 청했고 조조는 이를 허락했습니다.
 하지만 조조는 여포가 항복한 후에 관우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여포를 죽인 후에 초선을 데려가지요.
 관우는 조조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서 불쾌하게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유비가 조조를 떠난 후에 조조는 유비를 공격했는데, 유비는 패하여 도망쳤고 관우는 유비의 아내를 지키기 위해서 언젠가 유비에게 돌아갈 것을 약속받은 후에 조조에게 항복했지요.
 평소에 관우의 충성심과 용맹을 높이 평가한 조조는 관우를 자신의 부하로 만들기 위해서 초선을 관우에게 주었습니다.
 과거에 관우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관우의 마음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지요.
 
 초선과 관우는 첫눈에 서로 사랑에 빠졌습니다.
 관우는 당대 최고의 미녀인 초선에게 반하지 않을 수 없었고 초선은 당대 최고의 영웅인 관우에게 반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둘은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관우로서는 초선을 받으면 조조에게 너무 큰 신세를 지는 것이었기 때문에 초선에게 자결을 명하였다고 합니다.
 초선의 아름다움에 빠져 유비에 대한 충성심을 잃게 될까봐 초선을 죽였다는 이야기도 있고, 관우가 초선과 헤어지기 전에 관우를 사랑했던 초선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이야기도 있지요.
 초선과 관우의 이러한 사랑 이야기는 진수의 삼국지에 관우가 대단히 아름다운 미녀였던 여포의 부장 아내를 처로 삼으려고 했던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들어 진 이야기로 추측되고 있지만 여포의 부장의 아내가 초선인지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소설 삼국지연의를 보면 초선은 사도 왕윤의 가기로 여포와 동탁 사이에서 미인계로 둘의 사이를 이간시켜서 여포가 동탁을 배신하여 죽이도록 만들었지요.
 하지만 초선의 미인계 이야기는 허구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나관중은 여포가 동탁의 시녀와 정을 통해서 동탁과의 관계가 나빠졌다는 진수의 '삼국지'의 기록을 바탕으로 초선이라는 미녀를 소설에 등장시켜 사실같은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한가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초선은 무려 3번이나 자결을 한다는 것이지요.
 첫번째는 동탁이 여포에게 주살당하자 초선은 자결하였다는 이야기이고, 두번째는 조조가 자신을 차지하기 위해서 여포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 자결한다는 이야기이고, 세번째가 바로 관우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자결을 한다는 이야기지요.
 세번째 이야기는 관우가 자결을 명령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관우가 그녀를 죽였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녀 스스로 자결했다는 이야기도 있지요.
 이것은 송나라 이후 여자는 평생 한 남자만 섬겨야한다는 사상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첫번째 자결 이야기는 192년, 두번째 자결 이야기는 198년, 세번째 자결 이야기는 200년에 있었던 것이지요.
 정조를 잃은 여성은 자결해야 한다는 명나라 시대의 사상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초선이 관우와 만난 후에 관우가 죽을 때까지 초선이 관우를 따랐다는 이야기도 있다는 것이지요.
 초선이 죽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요.
 초선과 관우의 사랑 이야기는 원나라 시대의 경극이나 잡극에서 나오는 이야기로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보다 조금 앞선 시기라고 합니다.
 최근들어 초선이 실존인물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지만 초선이 중국 4대 미녀로서 여러 차례 중국 문헌에 나왔다는 점과 초선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보다 더 일찍나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초선은 실존인물임이 틀림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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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톨스토이의 '부활'을 읽어 보셨나요?
 네플류도프를 진정으로 사랑했던 카츄샤의 사랑은 여자의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우쳐 주면서도 카츄샤가 네플류도프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네플류도프는 러시아의 귀족 청년으로 친척집에 갔다가 그 집의 하녀인 카츄샤를 만났습니다.
 카츄샤는 네플류도프를 사랑했지만 귀족 청년과 하녀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네플류도프는 카츄샤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냥 자신을 잘 따르고 좋아하는 예쁜 하녀에게 이성적인 호기심을 가진 정도가 아닐지요.

 한 때는 자신을 사랑했던 카츄샤를 순수하게 대했던 네플류도프는 타락한 천사가 되어 카츄샤에게 돌아왔습니다.
 네플류도프는 카츄샤를 유혹했고 카츄샤는 군입대를 압둔 그에게 몸을 허락하고 말았지요.
 네플류도프는 카츄샤에게 매춘 여성이 받는 정도의 돈만 남기고 홀연히 떠났습니다.
 카츄샤는 네플류도프의 변심한 태도에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그녀는 임신한 후에는 신경질적으로 변하여 주인집에서 품위를 잃은 행동을 하여 쫒겨 났지요.
 결국 그녀가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진짜 매춘부가 되는 방법뿐이었지요.
 세상은 더이상 그녀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으니까요.
 매춘부가 된 카츄샤는 살인누명을 쓰고 법정에서 그녀의 첫사랑이었던 네플류도프를 만났지요.
 
 이 모든 불행이 네플류도프 때문에 일어났기 때문에 카츄샤는 그를 미워하였지요.
 하지만 네플류도프가 카츄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자 마침내 그녀는 그를 용서했을 뿐 아니라 예전처럼 다시 그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네플류도프는 카츄샤와 결혼할 것을 결심했지만 카튜샤는 그의 행복을 위해서 그와 헤어질 것을 결심하지요.
 카츄샤는 네플류도프를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에 그의 청혼을 거절하고 동료 죄수에게 시집갈 것을 결심했습니다.
 네플류도프는 카츄샤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서 청혼을 거절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카츄샤를 붙잡지 않았지요.
 
 저의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카츄샤가 네플류도프의 청혼을 거절한 이유는 네플류도프의 사랑을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사랑보다는 죄의식이나 책임감 때문에 카츄샤와 결혼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지요.
 좀 더 네플류도프가 카츄샤에게 자신의 사랑을 확신시켜 주었다면, 쉽게 말해서 모든 것을 버리고 카츄샤와 결혼해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카츄샤가 믿게 만들 수 있었다면 그녀는 네플류도프의 청혼을 수락했을 지도 모르지요.

 개인적으로 네플류도프의 적극적이지 못한 태도가 아쉬웠습니다.
 그는 카츄샤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설득하지 않았지요.
 그녀의 선택을 존중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그녀를 사랑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었을지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놓아준 카츄샤의 사랑은 위대한 것이었지만 이러한 그녀를 설득하지 못한 네플류도프의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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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제 여자친구하고 결혼할 마음 전혀 없어요."
 "여자친구분도 그 사실을 아시나요?"
 "글쎄요. 말한 적이 없으니까, 모를지도 모르지요."

 제 주변에 결혼을 전혀 염두하지 않으면서 연인을 계속 만나는 경우가 많더군요.
 만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겠지만, 남녀간의 만남은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연인과 결혼할 마음이 없다면 언질은 해주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연인과 결혼할 생각이 없다면 처음부터 말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말해주지 않고 나중에 헤어질 때 적당한 핑계나 구실을 대는 사람도 있겠지만, 연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요. 

 다음은 결혼을 염두하지 않고 연인을 만나다가 결혼할 여성을 만난 후에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한 무책임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명태는 윤주와 만난지 1년이 지난 커플입니다. 
 윤주는 명태와 결혼할 마음이 있었지만, 명태는 윤주와 결혼할 마음이 전혀 없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태가 윤주를 만나는 이유는 두가지 이유였습니다.
 처음에는 외로움 때문에 윤주를 만났지만, 이제는 습관화되어 혼자 다니기가 싫어졌습니다.
 명태는 윤주와 결혼할 마음이 없었지만, 솔로가 되기 싫어 계속 윤주와 만났지요.
 어느 날 윤주가 명태에게 말했습니다.
 "명태야, 이번 주 토요일에 시간있어? 우리 부모님께서 널 만나자고 하셔."
 "왜?"
 "사실은 요즘 부모님께서 결혼하라고 난리야. 그래서 부모님께서 널 만나고 싶어하셔."
 "결혼?"
 명태는 윤주가 결혼 이야기를 하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난 결혼할 마음없는데, 뭐라고 핑계를 대지?'
 명태는 차마 윤주에게 사실대로 말할 수 없어 성격차이라는 핑계를 찾았습니다.
 "윤주야, 이런 말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난 너랑 결혼할 수 없어. 우린 너무 안 맞는 것 같아. 성격차이가 많아서."
 윤주는 결혼할 수 없다는 명태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아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습니다.
 "나하고 결혼할 수 없다고? 안 맞아서? 맞지 않는다면, 서로 맞추려고 노력해야지. 그게 사랑아니야?"
 "미안하지만 그럴 자신이 없어."
 
 윤주는 명태가 처음부터 자신과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는 느낌이 들어 따졌습니다.
"너, 처음부터 나하고 결혼할 마음 없었던 거지? 그렇지?"
"꼭 그런 건 아닌데...... 미안해. 너한테 상처를 줄 마음은 없었어."
 윤주는 명태의 따귀라도 때리고 싶었지만, 헤어지는 마당에 때린다고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한번 노려본 후에 떠났습니다.

 명태는 1년 후에 다른 여자를 만나 결혼을 전제로 사귄 후에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윤주는 상처받아서인지 한참이 지나도 여전히 솔로였습니다.
 명태는 윤주에게 두고두고 미안했지만, 후회해도 소용없었지요. 


 요즘은 연애 따로 결혼 따로인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고 해도 연인에게 사실대로 말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본인은 결혼을 생각하지 않아도 연인이 결혼을 염두하고 만났다면 큰 상처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결혼을 염두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세월만 허송한 셈이 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시간적으로 큰 피해를 볼 수 있으니까요.
 헤어질 때 적당한 핑계를 대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임기응변을 될 수 있어도 양심에 찔릴지도 모를 것입니다.
 정말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양심 자체가 없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