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제 여자친구하고 결혼할 마음 전혀 없어요."
 "여자친구분도 그 사실을 아시나요?"
 "글쎄요. 말한 적이 없으니까, 모를지도 모르지요."

 제 주변에 결혼을 전혀 염두하지 않으면서 연인을 계속 만나는 경우가 많더군요.
 만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겠지만, 남녀간의 만남은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연인과 결혼할 마음이 없다면 언질은 해주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연인과 결혼할 생각이 없다면 처음부터 말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말해주지 않고 나중에 헤어질 때 적당한 핑계나 구실을 대는 사람도 있겠지만, 연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요. 

 다음은 결혼을 염두하지 않고 연인을 만나다가 결혼할 여성을 만난 후에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한 무책임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명태는 윤주와 만난지 1년이 지난 커플입니다. 
 윤주는 명태와 결혼할 마음이 있었지만, 명태는 윤주와 결혼할 마음이 전혀 없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태가 윤주를 만나는 이유는 두가지 이유였습니다.
 처음에는 외로움 때문에 윤주를 만났지만, 이제는 습관화되어 혼자 다니기가 싫어졌습니다.
 명태는 윤주와 결혼할 마음이 없었지만, 솔로가 되기 싫어 계속 윤주와 만났지요.
 어느 날 윤주가 명태에게 말했습니다.
 "명태야, 이번 주 토요일에 시간있어? 우리 부모님께서 널 만나자고 하셔."
 "왜?"
 "사실은 요즘 부모님께서 결혼하라고 난리야. 그래서 부모님께서 널 만나고 싶어하셔."
 "결혼?"
 명태는 윤주가 결혼 이야기를 하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난 결혼할 마음없는데, 뭐라고 핑계를 대지?'
 명태는 차마 윤주에게 사실대로 말할 수 없어 성격차이라는 핑계를 찾았습니다.
 "윤주야, 이런 말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난 너랑 결혼할 수 없어. 우린 너무 안 맞는 것 같아. 성격차이가 많아서."
 윤주는 결혼할 수 없다는 명태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아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습니다.
 "나하고 결혼할 수 없다고? 안 맞아서? 맞지 않는다면, 서로 맞추려고 노력해야지. 그게 사랑아니야?"
 "미안하지만 그럴 자신이 없어."
 
 윤주는 명태가 처음부터 자신과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는 느낌이 들어 따졌습니다.
"너, 처음부터 나하고 결혼할 마음 없었던 거지? 그렇지?"
"꼭 그런 건 아닌데...... 미안해. 너한테 상처를 줄 마음은 없었어."
 윤주는 명태의 따귀라도 때리고 싶었지만, 헤어지는 마당에 때린다고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한번 노려본 후에 떠났습니다.

 명태는 1년 후에 다른 여자를 만나 결혼을 전제로 사귄 후에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윤주는 상처받아서인지 한참이 지나도 여전히 솔로였습니다.
 명태는 윤주에게 두고두고 미안했지만, 후회해도 소용없었지요. 


 요즘은 연애 따로 결혼 따로인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고 해도 연인에게 사실대로 말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본인은 결혼을 생각하지 않아도 연인이 결혼을 염두하고 만났다면 큰 상처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결혼을 염두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세월만 허송한 셈이 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시간적으로 큰 피해를 볼 수 있으니까요.
 헤어질 때 적당한 핑계를 대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임기응변을 될 수 있어도 양심에 찔릴지도 모를 것입니다.
 정말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양심 자체가 없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