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 조정우 역사소설 


   줄거리


   드넓은 평지에서 청색 격구복을 입은 행주 고을의 기수들과 백색 격구복을 입은 철원 고을의 기수들이 한 치의 양보 없이 치열하게 격구 시합을 벌이고 있었다열대여섯 쯤 되어 보이는 철원 고을의 소년이 전광석화처럼 행주의 기수들을 제친 후 장시로 공을 후려쳐 구문 안으로 집어넣다

   행주철원 두 고을 처녀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정도로 준수한 소년은 최영이었다최영이 손을 들어 환호성에 답례하고 있는데기완자가 장시를 치켜든 채 최영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수년 전 충숙왕은 여인이 격구하는 것을 금하여부득이하게 남장을 하고 시합에 참가한 기완자는 최영을 보는 순간 마음을 빼앗겨 버리고 만 것이다경기는 최영이 혼자 네 골을 넣은 철원 고을의 격구단이 행주 고을의 격구단을 60푼 대 45푼으로 이겼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만 해도 고려 최고의 격구 기수 박불화가 있는 행주 고을의 승리가 예상된 터라 철원 고을에 승리를 안긴 최영은 한순간에 영웅이 되었고때마침 격구장에 있던 기자오는 딸의 마음을 눈치채고 최영을 집으로 정중히 초청하였다

   아직 어린 나이에도 영웅의 기상을 지닌 최영을 사위로 낙점한 기자오는 최영도 자신의 딸에게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몹시 기뻐했다

   며칠 후기자오가 최영의 아버지 최원직에게 사람을 보내 혼담을 청했지만최원직은 기자오의 집안이 부유한 데 비해자신의 집안이 한미하다는 이유로 정중히 거절했다


   한동안 마음에 병이 생겨 앓아 누웠던 기완자는 마음을 굳게 먹고 최원직을 찾아갔다최원직은 지극히 아름다운 절세미인이면서 품행에 기품 있는 기완자를 보자 갈등하였으나기완자가 가난한 자신의 집안에 시집와 고생하다 세상을 떠난 아내 지씨의 전철을 밟을까 걱정되어 혼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로부터 수개월 후최원직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최영이 3년상을 마칠 무렵느닷없이 기완자가 찾아왔다언니 기연자로부터 조만간 공녀 선발을 위해 금혼령이 공표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기완자는 당장 박불화와 혼례식을 올리라는 어머니 이씨의 명을 거역하고 최영을 찾아온 것이었다


   기완자의 혼담을 받아들인 최영은 임시 방편으로 매파를 데려와 기완자와 혼약을 맺었다혼약을 맺은 여인은 공녀로 선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기에 최영은 기완자보다 누이동생 최희가 더 걱정되어혼례식을 미루고 백부 최원중의 집에 가있는 최희를 데리고 와서 기완자의 집에서 혼례식을 올릴 계획이었지만마차를 몰고 오는 도중 공녀로 끌려가던 유화를 구출하는 사이에 결혼도감 관원들이 기완자를 공녀로 차출해 가버렸다

   최영과 기자오는 기완자를 공녀 명단에서 제외시키기 위해 결혼도감을 찾아가고충숙왕에게 알현을 청하였지만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에 최영은 기철과 박불화를 비롯한 행주 고을의 사내들유화의 오라비 유총유씨 가문의 하인들과 함께 원나라 사신단을 습격하여 기완자를 구하려 했지만원나라 최고의 용장 탈탈이 이끄는 몽고군의 철통같은 방어망과 무시무시한 대포의 위력에 막혀 실패하고 말았다.  이어 최영은 압록강에서 다시 거사를 일으켜 기완자를 구할 계획이었지만최영과 가문에 화가 미칠까봐 눈물을 흘리며 만류하는 기완자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


   결국 기완자는 한달여 만에 대도성의 대내에 입궁했다모든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인 기완자는 대내 총관 독만질아의 주선으로 겨우 열네 살인 황제 토곤의 총애를 한 몸에 받게 되었다이때 토곤은 허울 뿐인 허수아비 황제로 이 당시 원나라의 권력은 황후 타나실리의 아비인 권신 엘테무르의 손에 있었다

   아버지 명종이 엘테무르에게 독살당한 토곤이 자신의 신변에 대해 불안해하자 기완자는 자신에게 사모의 정을 품은 탈탈을 황궁 시위대장에 임명할 것을 권했다토곤이 기완자의 말을 받아들여 탈탈을 시위대장에 임명하자엘테무르는 거사를 일으켜 토곤을 폐위시키려 했지만눈물을 흘리며 말미를 달라고 애원한 타나실리의 청을 거절하지 못해 거사를 미루었다


   그 후 기완자는 타나실리의 질투로 인해 심한 채찍질을 당하고정신을 잃은 채 불임약을 강제로 마셔야 할 위기에 처했지만고용보로부터 소식을 듣고 달려온 토곤이 기완자를 구했다이때 차마 대도를 떠나지 못하고 남아있던 최영은 이 소식을 듣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 곧장 고려의 전왕 충혜의 호위군이 되었다


   최영이 그 당시 평판이 나빴던 충혜의 호위군이 된 것은 대도에 있는 고려인들과 함께 기완자를 지키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던 것이다한편 오래전부터 기완자를 사모해왔던 박불화는 귀비에 책봉된 기완자를 곁에서 지키기 위해 거세하고 환관이 되었다기완자가 서서히 황궁 생활에 적응해 가고 있을 무렵엘테무르가 갑자기 피를 토하며 급사했고대도는 실로 오랜만에 평화가 찾아왔다


   엘테무르의 두 동생 사둔과 답리는 야심이 큰 인물이 못되었다사둔이 죽자문종의 양자로 황제에 오르려는 야심을 품은 탑자해가 당기세를 부추겨 숙부인 답리와 함께 반란을 일으켰지만어사대부 탈탈이 당기세를 죽인데 이어최영이 수천의 고려 의병을 이끌고 와 함락 직전인 황궁을 구원하고 답리를 죽이자 반란은 진압되었다


   이후 타나실리 황후는 폐위되었고토곤은 기완자를 황후로 맞으려 했지만황후족인 옹기라트 가문인 우승상 백안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쳤다토곤의 숙모 황태후 보다시리 역시 반대하자결국 토곤은 옹기라트 가문인 백안의 양녀 백안홀도를 황후에 책봉했다

  기완자가 아들 아이유시리다라를 낳자우승상 백안은 기완자만을 총애하는 토곤의 편애에 불만을 품고황태제 연첩고사의 어미인 황태후 보다시리와 손을 잡고 토곤을 능가하는 권력을 거머쥔 후 자기 멋대로 이민족 차별법을 만들어 시행하는 전횡을 자행하였다


   그러던 어느날백안은 산후 후유증을 앓고 있던 기완자의 탕제에 짐독을 넣어 독살하려 했지만박불화가 탕제를 검사하기 위해 마시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다이에 격분한 토곤은 탈탈을 믿으라는 기완자의 권고를 받아들여 백안의 조카인 탈탈에게 백안을 추포하라는 명을 내렸다


   자신의 양부이자 백부인 백안을 추포하라는 토곤의 명을 받은 탈탈은 눈물을 머금고 백안에게 가문의 근거지인 통주로 사냥을 떠날 것을 제안해 대도성 밖으로 유인한 후거사를 일으켜 백안을 실각시켰다

   제2황후에 책봉된 기황후는 황태후의 직속 기관 휘정원을 황후의 직속 기관 자정원으로 개편하여 원나라의 재정과 권력을 한손에 거머쥐었다.


   이 무렵충혜왕의 아우로 열두살인 왕기가 어머니 명덕태후와 함께 대도에 오게 되었고기황후는 어린 나이에 먼 타국땅으로 온 왕기에게 동병상련을 느꼈다기황후가 호위 무사로 추천한 최영을 무예 스승으로 모신 왕기는 2년 후황실의 사냥터에서 토곤이 자신의 배필로 점지한 노국공주를 만나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몽고 공주들에 의해 출궁되었던 어머니 명덕태후의 반대에 부딪친 왕기는 노국공주와의 혼담을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그리고, 6년이 지나서야 왕기는 기황후의 주선으로 노국공주와 혼인할 수 있었다그로부터 2년 후열세 살인 충정왕의 실정으로 고려가 어지러워지자왕기가 기황후에 의해 왕위에 올랐으니이가 바로 공민왕이다


   스물둘의 나이로 보위에 오른 공민왕은 이듬해 2월 초하루 토지 개혁법과 노비 면천제 등의 법령을 만들어 대대적인 개혁을 시행했다당시원나라 전국 각지에서 홍건적을 비롯한 한족이 반란을 일으켰는데이 중 장사성이 대운하의 요충지를 장악하자원나라에서 고려로 사신을 보내 응원군을 요청하였다


   이에 공민왕은 대도의 고려인을 주축으로 응원군을 결성하자는 최영의 의견을 받아들여 정병 2천에 모집병 3총 5천의 병력을 파병했고최영은 기황후의 주선으로 대도에서 18천의 고려인을 모집하여 원정에 나섰다최영이 이끄는 2만 3천의 고려군은 연전연승하여 장사성이 점령했던 30여성을 원나라 조정에 돌려준 후 장사성의 근거지인 고우에서 원나라 사령관 탈탈이 이끄는 20만 원군과 합동 작전을 펼쳤다


   최영의 고려군이 용전분투하여 고우성의 성문을 열었지만탈탈은 고려군과 장사성군이 혈전을 벌이면내일 아군이 손쉽게 고우성을 점령할 수 있을 것이오.”라는 이사제의 말에 공격을 주저했다그때 천지를 개벽시킬 듯한 최영의 용맹을 본 탈탈은 20여 년 전 복면한 무리들을 이끌고 자신이 호위대장으로 있던 사신단을 기습했던 자가 최영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최영을 하옥시켰다


   이로 인해 고려군이 진영을 떠났고원나라 단독으로 고우성을 공격했지만토곤이 탈탈을 공이 없다 책망하여 해임시키자원군이 동요하는 틈을 타 공격에 나선 장사성군에게 원의 20만 대군이 궤멸당했다


   이후 원나라의 국력이 쇠약해지자공민왕은 고려에서 권세를 휘두르고 있던 기황후의 일가를 멸문시켰다기황후는 공민왕의 배신에 격노하였지만홍건적의 난으로 고려를 칠 여력이 없었다


   홍건적의 난이 진압된 1363죽은 줄 알았던 기철의 넷째 아들 기새의 부추김에 기황후는 공민왕을 폐하고 덕흥군을 왕위에 세운다는 조서를 발표했고이듬해 1364년 1아이유시리다라가 2만 병력을 이끌고 고려 원정에 나섰지만수주에서 최영이 이끄는 고려군에 참패하여 퇴각하였다


   당시 원나라 조정은 기황후를 따르는 친황태자파와 기황후를 반대하는 친황제파로 나누어져 있었다기황후가 친황제파의 수장인 태평과 노적신을 해임시키자노적신은 패라첩목아에게 가서 거병을 부추겼다패라첩목아는 대도성을 점령하여 조정의 권력을 거머쥐었다이에 아이유시리다라가 자신을 지지하는 태원의 군벌 왕보보에게 가서 원군을 청하였다


   왕보보는 이듬해 거병을 일으켜 30만 대군을 이끌고 대도로 진격했고패라첩목아는 부하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1368명을 건국한 주원장이 원나라가 내전으로 국력이 약해진 틈을 타서 원나라 정벌에 나섰다다급해진 원나라 황제 토곤은 고려에 사신을 보내 응원군을 보내달라 청하였으나고려군은 끝내 오지 않았다기황후가 눈물을 흘리며 대도를 사수할 것을 간청했으나토곤은 대도를 버리고 만리장성 북쪽의 상도로 퇴각할 것을 결정했다도읍을 잃은 원나라는 그 여파로 중원의 땅을 모두 잃고결국 그들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몽고 초원으로 쫓겨가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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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저자
조정우 지음
출판사
북카라반 | 2013-12-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사라진 역사를 복원하고 픽션을 가미한 최고의 ‘역사 소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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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조정우 역사소설 줄거리


   드넓은 평지에서 청색 격구복을 입은 행주 고을의 기수들과 백색 격구복을 입은 철원 고을의 기수들이 한 치의 양보 없이 치열하게 격구 시합을 벌이고 있었다열대여섯 쯤 되어 보이는 철원 고을의 소년이 전광석화처럼 행주의 기수들을 제친 후 장시로 공을 후려쳐 구문 안으로 집어넣다

   행주, 철원 두 고을 처녀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정도로 준수한 소년은 최영이었다. 최영이 손을 들어 환호성에 답례하고 있는데, 기완자가 장시를 치켜든 채 최영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수년 전 충숙왕은 여인이 격구하는 것을 금하여, 부득이하게 남장을 하고 시합에 참가한 기완자는 최영을 보는 순간 마음을 빼앗겨 버리고 만 것이다. 경기는 최영이 혼자 네 골을 넣은 철원 고을의 격구단이 행주 고을의 격구단을 60푼 대 45푼으로 이겼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만 해도 고려 최고의 격구 기수 박불화가 있는 행주 고을의 승리가 예상된 터라 철원 고을에 승리를 안긴 최영은 한순간에 영웅이 되었고, 때마침 격구장에 있던 기자오는 딸의 마음을 눈치채고 최영을 집으로 정중히 초청하였다

   아직 어린 나이에도 영웅의 기상을 지닌 최영을 사위로 낙점한 기자오는 최영도 자신의 딸에게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몹시 기뻐했다

   며칠 후, 기자오가 최영의 아버지 최원직에게 사람을 보내 혼담을 청했지만, 최원직은 기자오의 집안이 부유한 데 비해, 자신의 집안이 한미하다는 이유로 정중히 거절했다


   한동안 마음에 병이 생겨 앓아 누웠던 기완자는 마음을 굳게 먹고 최원직을 찾아갔다. 최원직은 지극히 아름다운 절세미인이면서 품행에 기품 있는 기완자를 보자 갈등하였으나, 기완자가 가난한 자신의 집안에 시집와 고생하다 세상을 떠난 아내 지씨의 전철을 밟을까 걱정되어 혼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로부터 수개월 후, 최원직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최영이 3년상을 마칠 무렵, 느닷없이 기완자가 찾아왔다. 언니 기연자로부터 조만간 공녀 선발을 위해 금혼령이 공표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기완자는 당장 박불화와 혼례식을 올리라는 어머니 이씨의 명을 거역하고 최영을 찾아온 것이었다


   기완자의 혼담을 받아들인 최영은 임시 방편으로 매파를 데려와 기완자와 혼약을 맺었다. 혼약을 맺은 여인은 공녀로 선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기에 최영은 기완자보다 누이동생 최희가 더 걱정되어, 혼례식을 미루고 백부 최원중의 집에 가있는 최희를 데리고 와서 기완자의 집에서 혼례식을 올릴 계획이었지만, 마차를 몰고 오는 도중 공녀로 끌려가던 유화를 구출하는 사이에 결혼도감 관원들이 기완자를 공녀로 차출해 가버렸다

   최영과 기자오는 기완자를 공녀 명단에서 제외시키기 위해 결혼도감을 찾아가고, 충숙왕에게 알현을 청하였지만,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에 최영은 기철과 박불화를 비롯한 행주 고을의 사내들, 유화의 오라비 유총, 유씨 가문의 하인들과 함께 원나라 사신단을 습격하여 기완자를 구하려 했지만, 원나라 최고의 용장 탈탈이 이끄는 몽고군의 철통같은 방어망과 무시무시한 대포의 위력에 막혀 실패하고 말았다.  이어 최영은 압록강에서 다시 거사를 일으켜 기완자를 구할 계획이었지만, 최영과 가문에 화가 미칠까봐 눈물을 흘리며 만류하는 기완자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


   결국 기완자는 한달여 만에 대도성의 대내에 입궁했다. 모든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인 기완자는 대내 총관 독만질아의 주선으로 겨우 열네 살인 황제 토곤의 총애를 한 몸에 받게 되었다. 이때 토곤은 허울 뿐인 허수아비 황제로 이 당시 원나라의 권력은 황후 타나실리의 아비인 권신 엘테무르의 손에 있었다

   아버지 명종이 엘테무르에게 독살당한 토곤이 자신의 신변에 대해 불안해하자 기완자는 자신에게 사모의 정을 품은 탈탈을 황궁 시위대장에 임명할 것을 권했다. 토곤이 기완자의 말을 받아들여 탈탈을 시위대장에 임명하자, 엘테무르는 거사를 일으켜 토곤을 폐위시키려 했지만, 눈물을 흘리며 말미를 달라고 애원한 타나실리의 청을 거절하지 못해 거사를 미루었다


   그 후 기완자는 타나실리의 질투로 인해 심한 채찍질을 당하고, 정신을 잃은 채 불임약을 강제로 마셔야 할 위기에 처했지만, 고용보로부터 소식을 듣고 달려온 토곤이 기완자를 구했다. 이때 차마 대도를 떠나지 못하고 남아있던 최영은 이 소식을 듣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 곧장 고려의 전왕 충혜의 호위군이 되었다


   최영이 그 당시 평판이 나빴던 충혜의 호위군이 된 것은 대도에 있는 고려인들과 함께 기완자를 지키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던 것이다. 한편 오래전부터 기완자를 사모해왔던 박불화는 귀비에 책봉된 기완자를 곁에서 지키기 위해 거세하고 환관이 되었다. 기완자가 서서히 황궁 생활에 적응해 가고 있을 무렵, 엘테무르가 갑자기 피를 토하며 급사했고, 대도는 실로 오랜만에 평화가 찾아왔다


   엘테무르의 두 동생 사둔과 답리는 야심이 큰 인물이 못되었다. 사둔이 죽자, 문종의 양자로 황제에 오르려는 야심을 품은 탑자해가 당기세를 부추겨 숙부인 답리와 함께 반란을 일으켰지만, 어사대부 탈탈이 당기세를 죽인데 이어, 최영이 수천의 고려 의병을 이끌고 와 함락 직전인 황궁을 구원하고 답리를 죽이자 반란은 진압되었다


   이후 타나실리 황후는 폐위되었고, 토곤은 기완자를 황후로 맞으려 했지만, 황후족인 옹기라트 가문인 우승상 백안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쳤다. 토곤의 숙모 황태후 보다시리 역시 반대하자, 결국 토곤은 옹기라트 가문인 백안의 양녀 백안홀도를 황후에 책봉했다

  기완자가 아들 아이유시리다라를 낳자, 우승상 백안은 기완자만을 총애하는 토곤의 편애에 불만을 품고, 황태제 연첩고사의 어미인 황태후 보다시리와 손을 잡고 토곤을 능가하는 권력을 거머쥔 후 자기 멋대로 이민족 차별법을 만들어 시행하는 전횡을 자행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백안은 산후 후유증을 앓고 있던 기완자의 탕제에 짐독을 넣어 독살하려 했지만, 박불화가 탕제를 검사하기 위해 마시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에 격분한 토곤은 탈탈을 믿으라는 기완자의 권고를 받아들여 백안의 조카인 탈탈에게 백안을 추포하라는 명을 내렸다


   자신의 양부이자 백부인 백안을 추포하라는 토곤의 명을 받은 탈탈은 눈물을 머금고 백안에게 가문의 근거지인 통주로 사냥을 떠날 것을 제안해 대도성 밖으로 유인한 후, 거사를 일으켜 백안을 실각시켰다

   제2황후에 책봉된 기황후는 황태후의 직속 기관 휘정원을 황후의 직속 기관 자정원으로 개편하여 원나라의 재정과 권력을 한손에 거머쥐었다.


   이 무렵, 충혜왕의 아우로 열두살인 왕기가 어머니 명덕태후와 함께 대도에 오게 되었고, 기황후는 어린 나이에 먼 타국땅으로 온 왕기에게 동병상련을 느꼈다. 기황후가 호위 무사로 추천한 최영을 무예 스승으로 모신 왕기는 2년 후, 황실의 사냥터에서 토곤이 자신의 배필로 점지한 노국공주를 만나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몽고 공주들에 의해 출궁되었던 어머니 명덕태후의 반대에 부딪친 왕기는 노국공주와의 혼담을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6년이 지나서야 왕기는 기황후의 주선으로 노국공주와 혼인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2년 후, 열세 살인 충정왕의 실정으로 고려가 어지러워지자, 왕기가 기황후에 의해 왕위에 올랐으니, 이가 바로 공민왕이다


   스물둘의 나이로 보위에 오른 공민왕은 이듬해 2월 초하루 토지 개혁법과 노비 면천제 등의 법령을 만들어 대대적인 개혁을 시행했다. 당시, 원나라 전국 각지에서 홍건적을 비롯한 한족이 반란을 일으켰는데, 이 중 장사성이 대운하의 요충지를 장악하자, 원나라에서 고려로 사신을 보내 응원군을 요청하였다


   이에 공민왕은 대도의 고려인을 주축으로 응원군을 결성하자는 최영의 의견을 받아들여 정병 2천에 모집병 3, 5천의 병력을 파병했고, 최영은 기황후의 주선으로 대도에서 18천의 고려인을 모집하여 원정에 나섰다. 최영이 이끄는 23천의 고려군은 연전연승하여 장사성이 점령했던 30여성을 원나라 조정에 돌려준 후 장사성의 근거지인 고우에서 원나라 사령관 탈탈이 이끄는 20만 원군과 합동 작전을 펼쳤다


   최영의 고려군이 용전분투하여 고우성의 성문을 열었지만, 탈탈은 고려군과 장사성군이 혈전을 벌이면, 내일 아군이 손쉽게 고우성을 점령할 수 있을 것이오.”라는 이사제의 말에 공격을 주저했다. 그때 천지를 개벽시킬 듯한 최영의 용맹을 본 탈탈은 20여 년 전 복면한 무리들을 이끌고 자신이 호위대장으로 있던 사신단을 기습했던 자가 최영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최영을 하옥시켰다


   이로 인해 고려군이 진영을 떠났고, 원나라 단독으로 고우성을 공격했지만, 토곤이 탈탈을 공이 없다 책망하여 해임시키자, 원군이 동요하는 틈을 타 공격에 나선 장사성군에게 원의 20만 대군이 궤멸당했다


   이후 원나라의 국력이 쇠약해지자, 공민왕은 고려에서 권세를 휘두르고 있던 기황후의 일가를 멸문시켰다. 기황후는 공민왕의 배신에 격노하였지만, 홍건적의 난으로 고려를 칠 여력이 없었다


   홍건적의 난이 진압된 1363, 죽은 줄 알았던 기철의 넷째 아들 기새의 부추김에 기황후는 공민왕을 폐하고 덕흥군을 왕위에 세운다는 조서를 발표했고, 이듬해 13641, 아이유시리다라가 2만 병력을 이끌고 고려 원정에 나섰지만, 수주에서 최영이 이끄는 고려군에 참패하여 퇴각하였다


   당시 원나라 조정은 기황후를 따르는 친황태자파와 기황후를 반대하는 친황제파로 나누어져 있었다. 기황후가 친황제파의 수장인 태평과 노적신을 해임시키자, 노적신은 패라첩목아에게 가서 거병을 부추겼다. 패라첩목아는 대도성을 점령하여 조정의 권력을 거머쥐었다. 이에 아이유시리다라가 자신을 지지하는 태원의 군벌 왕보보에게 가서 원군을 청하였다


   왕보보는 이듬해 거병을 일으켜 30만 대군을 이끌고 대도로 진격했고, 패라첩목아는 부하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1368, 명을 건국한 주원장이 원나라가 내전으로 국력이 약해진 틈을 타서 원나라 정벌에 나섰다. 다급해진 원나라 황제 토곤은 고려에 사신을 보내 응원군을 보내달라 청하였으나, 고려군은 끝내 오지 않았다. 기황후가 눈물을 흘리며 대도를 사수할 것을 간청했으나, 토곤은 대도를 버리고 만리장성 북쪽의 상도로 퇴각할 것을 결정했다. 도읍을 잃은 원나라는 그 여파로 중원의 땅을 모두 잃고, 결국 그들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몽고 초원으로 쫓겨가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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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어느 시골에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다. 그녀의 이웃에는 젊은 사내 두 명이 있었는데, 둘 다 그녀를 사랑하였다. 한 명은 무사였고 한 명은 선비였다. 두 사내 모두 기풍있고 준수한 남자였기에 그녀는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고민 끝에 결심했다.

   '둘 중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할 것이다.'

   무사는 그녀에게 적극적이었지만 선비는 소극적이었다. 그녀는 결심을 하고서도 여전히 누구를 선택할지 마음을 정할 수 없었다.

   어느 날, 무사가 그녀를 찾아와서 그녀 앞에서 무릎을 끓고 청혼하였다.

   "그대를 처음 본 순간부터 내, 그대를 사랑하였소. 그대에 대한 나의 사랑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며 나는 그대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것이오. , 그대없이는 살 수 없으니 부디 나의 청혼을 받아주시오."

   그녀는 무사의 청혼에 크게 감동을 받아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무사의 청혼을 받아들인 그녀는 선비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선비는 둘이 행복하기를 바란다며 유유히 떠나버렸다.

   그녀가 무사와 혼인 후 몇년간은 몹시 행복하였다. 하지만, 몇년이 더 지나자 무사의 태도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였고, 날이 갈수록 뜨거웠던 사랑도 식어 그녀는 그의 사랑에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그녀는 무사가 예전처럼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자 자신의 곁을 떠나버린 선비가 그리워졌다. 그녀는 무사가 집에 없을 때 선비가 예전에 주었던 편지들을 꺼내서 읽곤 하였다.

   어느 날, 그녀가 선비의 편지를 읽고 있을 때, 무사는 기별도 없이 불쑥 그녀의 방에 들어왔다. 무사는 그녀의 손에 들린 편지를 나꿔 채 읽었다. 선비의 편지임을 안 무사는 크게 화를 내며 선비의 편지들을 모두 갈기갈기 찢어 버린 후 그녀에게 고함을 질렀다.

   "아직도 이 녀석을 못잊었소?"

   그녀도 화를 내며 말했다.

   "당신은 변했어요. 당신이 저를 대하는 태도는 예전같지 않아요. 제가 당신 하녀인 것처럼 아무 기별도 없이 제 방에 들어온 후에 함부로 고함을 질러대는군요."

   "변한 건 내가 아니라 당신이오. 그러니 내가 없는 동안에 이 녀석의 편지를 몰래 읽은 것이 아니오?"

   "당신 정말 변해도 너무나도 변했군요. 이 편지는 예전부터 당신이 알았던 것이예요. 제가 그의 편지를 읽은 것이 마치 당신을 속이기라도 한 것처럼 말씀하시는군요."

   "속이는 것이 아니라면 어째서 내가 없을 때 몰래 읽은 것이오?"

   "당신이 오해할까봐 그랬어요. 제가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의 편지를 읽었다고 생각하세요?"

   "그것이 아니라면 되었어요."

   무사는 찢어진 편지 조각들을 모두 상자에 넣어 들고가서 태워버렸다. 그녀는 남편의 행동에 화가 났지만 자신이 몰래 선비의 편지를 읽었기 때문에 남편에게 미안한 생각도 들어 이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내에 대한 무사의 태도는 더욱 변하였다. 그녀가 밖에 나가면 하인을 보내 미행했고, 그녀에게 편지가 오면 먼저 뜯어서 읽은 다음에 봉합해서 그녀에게 건내주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남편이 몰래 자신의 편지를 훔쳐보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지만 그녀가 받는 편지마다 겉봉투가 찢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여 알게 되었다. 그녀는 화가 나서 무사에게 따졌다.

   "아내에게 온 편지를 몰래 뜯어 보는 것은 어느 나라 예법인가요? 어떻게 당신이 그럴 수 있어요? 그러고도 저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요?"

무사는 할 말이 없었다.

  "다시는 이러지 마세요. 계속 이런 식이라면 저도 가만히 있지 않겠어요."

   무사는 아내에게 사과했다. 남편의 사과를 받은 그녀는 이것도 모두 남편이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위안을 삼으면서 아내를 믿지 못하는 남편을 이해하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하인 한 명을 데리고 고을 친구의 집을 방문하였다. 그녀와 친구가 한창 담소를 나눌 때, 누군가 집밖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친구는 그녀의 하인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을 줄 알고 들어오게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다. 친구의 집 밖에서 서성이는 사람은 그녀 집안의 하인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친구의 집을 떠나 다른 친구의 집에 가면서 그녀가 데려온 하인에게 자신을 미행하는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결국 그녀는 남편의 하인이 자신을 미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자신을 미행한 하인이 집에 들어오자 다른 하인들을 시켜 묶은 후 인정사정없이 때리게 하였다.

   "주인의 뒤를 미행하다니 네가 나를 어떻게 보고 그러느냐?"

   그녀를 미행했던 하인은 울면서 말했다.

   "마님, 용서해주십이오. 저는 주인님의 분부대로 했을 뿐입니다."

    하인이 사실대로 말하자 그녀는 하인을 놓아주었다.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분노와 배신감에 부르르 떨었다. 남편을 더 이상 믿을 수도 사랑할 수도 없었기에 그녀는 떠날 것을 결심하여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녀가 짐보따리를 들고 대문을 나서려 할 때 남편이 나타나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무엇하는 것이오?"

   "더는 못참겠어요. 나가겠어요."

   "나가다니? 어디를 간다는 말이요?"

   "더 이상 당신과 살고 싶은 마음이 없으니 비키세요."

   무사는 그녀를 달래기 위해 사과했다.

   "부인, 나를 용서하시오. 당신이 나를 떠날까봐 두려웠기 때문에 하인을 시켜 당신을 미행했어요. 당신이 나가면 혹시 그 선비를 만나는 것이 아닐까 두려운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는 그러지 않겠으니 나를 용서하시오."

   "처음에는 당신이 이런 식으로 저를 의심하고 못믿는 것도 저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것이 사랑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당신은 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저를 단지 소유하고 싶을 뿐이예요. 그것은 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저를 당신의 소유물로 만드려는 욕심에 불과한 것이예요."

   "그렇지 않소. 나는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오. 내 평생 당신 이외의 어떤 여자도 사랑해 본 적이 없오. 나의 사랑을 믿어주시오."

   "아니예요. 당신은 저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저를 소유하고 싶었을 뿐이예요. 저를 당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던 것 뿐이예요. 당신은 제 행복에는 관심도 없고 오직 제가 당신을 떠날까봐 걱정만 했지요. 처음에는 그것도 사랑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당신의 욕심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았어요."

   무사는 아내에게 무릎 꿇으며 애원했다.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오. 나는 당신없이는 살 수 없으니 떠나려면 차라리 나를 죽이시오."

   "이제와서 이런다고 제가 당신에게 속을 줄 아세요? 이미 저는 당신에게 속아 시집와서 감시당하며 살아왔어요. 그 상처를 당신이 이해할 수 있나요? 저는 더이상 당신과 살 수 없어요. 저를 조금이라고 생각한다면, 이제 놓아주세요."

   "제발 이러지 마시오. 나는 당신을......"

   그녀는 남편의 말을 더 듣지도 않고 자신의 앞을 막고 서있는 남편의 옆으로 지나가버렸다. 무사는 자신이 무릎끓고 빌어도 아내가 마음을 돌리지 않자, 아내의 뒤를 계속 쫒아 가면서 애원했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결국 그녀는 남편을 떠나버렸다. 무사는 그녀가 화가 풀리면 돌아올지 모른다고 기대했지만, 그녀는 떠난 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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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비를 사랑한 다람쥐


   옛날에 아름다운 미녀 제비를 짝사랑하는 다람쥐가 있었다. 다람쥐는 우연히 날아가는 미녀 제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진 것이다. 미녀 제비와 알고 지냈던 다람쥐의 친구인 들쥐는 사랑에 빠진 다람쥐를 위해서 미녀 제비를 만나게 해주었다. 멀리서만 바라보던 미녀 제비를 만나게 된 다람쥐는 할 할 수 없이 기뻤다. 어느날, 다람쥐는 미녀 제비에게 자신의 진심을 고백했다.

   "제비님, 당신은 제가 본 가장 아름다운 미녀입니다. 저는 당신을 처음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당신을 잊어 본 적이 없습니다. 비록 제가 부족한 것이 많지만 저의 마음을 받아주세요."

   미녀 제비가 대답했다.

   "다람쥐님, 저는 당신의 마음을 받을 수 없어요. 저는 이미 사랑하는 제비가 있거든요. 그는 왕자 제비인데, 그도 저를 사랑해요. 우린 인연이 없나봐요. 그냥 친구가 되면 안될까요?"

   다람쥐는 미녀 제비가 자신의 사랑을 거절하자 몹시 슬펐지만 미녀 제비의 좋은 친구가 되었다. 얼마 후, 미녀 제비는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그로부터 수 년이 흘렀다.

   다람쥐는 친구인 들쥐에게 미녀 제비가 왕자 제비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말을 들었다. 다람쥐는 가슴이 찢어질듯 아팠다.

   "미녀 제비님은 지금 어디있지?"

   사실, 미녀 제비는 이미 미녀 제비가 아니였다. 실연의 상처를 받은 미녀 제비는 고향으로 돌아온 후 움직이지도 않고 울면서 계속 먹기만 해서 뚱뚱한 제비가 되었던 것이다. 뚱뚱해진 미녀 제비는 창피하여 둥굴에 숨어 지냈다. 

    들쥐는 이 사실을 알았지만 다람쥐가 상처를 받을까봐 미녀 제비가 돌아온 사실을 말하지 않았지만 다람쥐가 너무도 미녀 제비를 만나고 싶어하니, 할 수 없이 미녀 제비가 돌아온 사실을 알려주고 만나게 해주었다.

   "저기 너의 공주님이 있다."

   어쩐지 빈정대는 말투 한마디만 남긴 채 들쥐는 나가버렸다. 사실, 들쥐 역시 한때 미녀 제비를 사랑했었지만, 자신의 사랑을 거절한 미녀 제비에게 상처를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던 것이다.

    뚱뚱해진 미녀 제비는 다람쥐를 보자 너무도 기뻤다. 하지만 다람쥐는 미녀 제비의 돼지처럼 뚱뚱해진 모습을 보자 이 제비가 미녀 제비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기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외쳤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당신은 미녀 제비가 아니야."

   "다람쥐님, 저를 기억하지 못하시나요?"

   "아니야, 당신은 미녀 제비가 아니야."

   다람쥐는 미녀 제비의 변한 모습을 보자 눈 앞에 있는 뚱뚱한 제비가 미녀 제비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다람쥐가 자신을 몰라보자 미녀 제비는 큰 상처를 받아 울면서 말했다.

   "그래요, 저는 당신이 알던 그 제비가 아니예요. 잘 가세요."

   귀에 익은 갸냘픈 미녀 제비의 목소리였다. 다람쥐는 이제서야 눈 앞에 있는 뚱뚱한 제비가 미녀 제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목소리를 들으니 미녀 제비가 맞구나. 내가 정말 나쁘다. 미녀 제비가 저렇게 슬퍼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프구나.'

   "미녀 제비님, 미녀 제비님이 맞군요. 몰라 봐서 죄송해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잘지내지 못했어요. 저는 왕자 제비님의 버림을 받았고 이제는 이렇게 뚱보가 되었지요."

   "뚱보라니요? 조금 살이 찌셨지만 살만 빼면 다시 미녀 제비가 되지 않겠어요? 당신의 아름다움은 사라진 것이 아니니 용기를 내세요."

   다람쥐의 위로를 받은 미녀 제비는 그 날 이후 살을 빼기 사작했다. 다람쥐는 미녀 제비와 함께 운동을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지나자 미녀 제비는 살이 빠져 다시 미녀 제비가 되었다.

   예전처럼 날씬해진 미녀 제비가 하늘을 훨훨 날아 다니자 동물들은 '미녀 제비가 돌아왔다.'라고 소리쳤다.

   미녀 제비는 이미 오래전에 돌아왔지만 그들은 뚱뚱해진 미녀 제비를 몰라봤던 것이다. 이로써 미녀 제비는 예전의 아름다움과 명성을 되찾았다.

  그러던 어느날, 미녀 제비는 다람쥐에게 작별을 고했다.

   "다람쥐님, 당신은 나의 가장 좋은 친구예요. 하지만 저는 이제 떠나야되요. 왕자 제비님이 보고 싶어요. 당신이 그동안 저에게 잘해준 것을 생각하면 제가 떠나면 안되겠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제비 왕자님을 만나고 싶어요."

   미녀 제비는 왕자 제비가 지금쯤은 자신을 그리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미녀 제비는 왕자 제비를 다시 만나서 설득해 볼 생각이었다.

   '정말 죄송해요. 만약 왕자 제비님이 이번에도 저를 거절한다면 다시 돌아와 당신에게 나의 모든 것을 바치겠어요. 하지만 지금은 왕자 제비님이 너무 보고 싶어서 그럴 수 없어요. 정말 죄송해요.'

   미녀 제비는 다람쥐에게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왕자 제비가 자신을 받아주지 않으면 돌아오겠다는 말은 다람쥐의 자존심에 상처를 줄 것이었다. 다람쥐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제 걱정은 하지 말고 떠나세요. 저는 당신이 행복하길 바랄 뿐이예요."

   미녀 제비는 쏟아질 듯한 눈물을 참으며 날아올랐다.

   '안녕, 다람쥐님......'

   다람쥐는 하늘로 솟구친 미녀 제비를 보면서 생각했다.

   '왕자 제비님은 당신을 받아주지 않을거예요. 당신을 사랑했다면 버리지도 않았겠지요. 제발 돌아와 주세요. 저는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겠어요.'

   다람쥐는 미녀 제비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몹시 슬펐지만 언젠가 다시 미녀 제비를 볼 날을 위해서 눈물을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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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2월의 둘째 월요일에 그녀는 예쁘게 포장한 초콜릿 하나와 카드 한장을 코트의 주머니에 넣은 후에 학교로 발걸음을 향했다. 
오늘은 이 땅의 미혼 여성들의 심장을 콩닥콩닥 뛰게 만드는 발렌타인데이라서 그녀의 심장은 콩닥콩닥 뛰다 못해 팔딱팔딱 뛰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그녀는 준비한 초콜릿과 카드를 들고 마치 공주가 왕자님을 만나러 행차하는 것과 같은 당당한 걸음으로 미래에 그녀의 낭군이 될지도 모르는 범수를 찾아갔다. 초콜릿과 카드를 쥔 지혜의 손은 사시나무가 바람에 떨리듯이 떨렸다. 지혜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무거운 입을 열어 말했다.

   "나, 지혜라고 하는데... 혹시 기억하니?
   "당근 기억하지. 현주 친구쟎아."
   "기억해 줘서 정말 고마워."
   "고맙긴... 근데, 왜?"
   "이거..."


   지혜는 범수에게 준비한 초콜릿과 카드를 내밀었다. 범수가 지혜의 손에 든 초콜릿과 카드를 받자, 그녀의 두 뺨은 홍당무처럼 빨개졌다. 지혜는 새색시처럼 수줍은 표정을 지으면서 간신히 입을 열었다.

   "수업 끝나고 잠시 만날 수 있니?"
   "좋아. 어디서 만나지?"
   "정문에서 기다릴께." 

   수업이 끝나자 지혜는 학교 정문 앞에서 범수를 기다렸는데, 범수는 햇살처럼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지혜에게 다가왔다.

   "많이 기다렸니?"
   "아니, 방금 전에 왔어."
   "지혜야, 나... 이때까지 너처럼 인기가 많은 여자한테 카드나 선물을 받은 적이 없었어. 정말 고마워. 덕분에 평생 잊을 수 없는 발렌타인데이가 되었어."

   이렇게 해서 지혜와 범수는 발렌타인데이 커플이 되었다.
   지혜는 범수와 함께 학교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함께 먹었다. 지혜는 공주님이 된 것처럼 마음이 두리둥실 붕 떠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것 같아 자신의 음식을 범수에게 양보했지만 행복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지혜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서 라면을 두개나 삶아 먹었다.

   화요일,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밤을 샌 지혜는 늦잠을 잤다. 지혜는 아침도 먹지 않은 채로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이 달리고 또 달렸다. 교실에 도착하니 교실문은 성문처럼 굳게 닫혀있었고, 지각한 것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복도에 벌레라도 씹은 것처럼 얼굴을 찌푸리고 서있었다. 하필이면 이때 범수가 지혜의 반의 복도를 지나가면서 아는 채를 했다. 학교수업이 끝나자 담임선생님이 말했다.
   "오늘 청소는 오늘 지각한 사람이 한다."
   지혜는 수업이 끝나면 범수와 학교 근처의 비디오방에서 발렌타인데이 영화를 보려고 했지만, 청소가 늦게 끝나는 바람에 집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수요일, 지혜는 수업시간에 수업이 끝나면 범수와 뭘하고 놀까 딴 생각을 하다가 범수의 담임선생님께 걸렸다.
   "따라와."

   교무실에 끌려간 지혜는 자신의 담임선생님을 기다리던 범수와 눈이 마주 쳤다. 지혜는 부끄러워 두 뺨이 홍당무가 되었다.
   '범수 앞에서 이게 무슨 망신이람...'

   목요일, 수업이 끝나자 지혜는 범수를 기다렸다. 하지만 범수는 지혜에게 미안한 표정으로 할 일이 있다고 말한 후에 혼자 집으로 가버렸다. 지혜는 범수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려졌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어제 교무실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금요일, 지혜는 미술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았는데, 범수의 반에도 미술 수업이 있었다. 지혜는 범수에게 준비성이 없는 여자라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아 현주에게 미술 준비물을 빌렸다. 이때 지혜는 우연하게도 범수가 혜숙이라는 같은 반 여학생과 신나게 떠드는 장면을 목격하였다. 지혜는 질투심이 불처럼 일었지만, 혜숙이 범수에게 꼬리치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참았다.

   토요일, 지혜는 수업이 끝나자 정문에서 범수를 기다렸지만, 범수는 지혜에게 오늘을 어디 가야할 곳이 있어 내일 만나자고 말했다.  지혜는 심심해서 혼자서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표를 사려고 매표소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범수가 혜숙이와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다! 지혜는 화가 나서 달려가 범수의 뺨을 때렸다.
   "어디 가야한다는 곳이 여기였어?"
   지혜에게 뺨을 맞은 범수는 벌레씹은 표정으로 지혜를 한참 노려보다가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내일 너한테 말하려고 했어. 지혜, 너... 얼굴은 예쁜데... 하는 행동이 영 아니라서 헤어지려고 했어. 근데, 너 공부... 반에서 뒤에서 10등 안에 든다더라."
   지혜는 혜숙을 노려보았다.
   "혜숙아, 너지? 니가 말한거지?"
   "혜숙이가 말해주지 않았다고 해도 언젠가는 알게 될 건데... 뭘 그러니? 내가 니 고백을 받았을 때는 니가 최소한 중간은 되는 줄 알았어. 미안하다."
   지혜는 화가 나서 더 말하고 싶지 않아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일요일, 지혜는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참고서를 펴고 공부를 했다.
지혜의 어머니는 지혜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자 환하게 웃으면서 아버지에게 말씀하셨다.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여보, 지혜가 남자친구를 사귀더니 철이 들었나 봐요. 아침부터 일어나 공부를 하네요."
   "거봐. 내가 말했지. 남자친구가 생기면 오히려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될거라고. 범수는 부반장이고 반에서 3등이래요.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보고... 얼마나 좋아."
   지혜는 소리없이 눈물을 흘렸다. 


   조정우 창작소설(4년 전 글이라 부족한 점이 많은 점 양해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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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백설공주


왕자와 결혼한 백설공주는 신혼초기에는 왕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 몹시 행복하게 살았지만 세월이 흐르자 왕자는 권태기에 빠져 궁에 있는 아름다운 시녀들에게 한눈 팔게 되었다.

백설공주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었지만 언젠가는 왕자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신을 그리워하여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몇 해가 지나도록 왕자의 마음은 백설공주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백설공주는 자신보다 아름다운 여자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거울에게 물었다.

"거울아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는 누구지?"

"예전에는 당신 백설공주였지만지금은 왕자님의 새로운 사랑 하이디입니다."

"하이디가 왕자님의 새로운 사랑이라고그녀가 나보다 더 예쁘다고?"

열여섯의 꽃다운 나이의 하이디는 아름다운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전형적인 게르만족의 미녀로왕자와 먼 친척인 귀족 소녀였다.

근래 하이디가 왕자를 만난다는 소문이 있어 백설공주가 물을 때마다 왕자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지만이제 진실이 명백히 드러난 것이다.

백설공주는 왕자를 만나 진실을 물었다.

"왕자님이제 저보다 하이디를 더 사랑하고 계시나요진실을 말해주세요."

왕자는 더이상 숨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사실대로 말했다.

"백설공주정말 미안하오나는 하이디를 당신보다 더 사랑하오."

백설공주는 왕자의 말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지만 피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주세요왕자님이 어떻게 저한테 이럴 수 있지요?"

"백설공주미안하오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소."

왕자의 고백에 상처받은 백설공주는 궁전을 떠나 일곱 난쟁이들을 찾아갔다.

이제 백설공주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는 일곱 난쟁이들 뿐이었다.

백설공주는 실로 오랜만에 일곱 난쟁이들을 만나자 반가웠지만왕자가 자신을 버렸다는 설움이 복받쳐 그들을 보자마자 울기 시작했다.

백설공주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일곱 난쟁이들에게 말했다.

"왕자님은 이제 저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아요저는 어떻하지요마법이라도 부려 왕자님의 마음을 되돌려 놓고 싶어요."

하지만 일곱 난쟁이들은 마법사가 아니었다.

"공주님걱정 마세요이제 우리가 공주님을 돌봐드릴께요."

백설공주가 원한 것이 아니었지만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 일곱 난쟁이와 예전처럼 함께 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왕자의 기사들이 백설공주를 찾아왔다.

백설공주는 기사들이 자신을 데려가기 위해서 왔다고 생각해 몹시 기뻐하였다.

하지만 기사들은 왕자의 서찰을 가져와 백설공주에게 이혼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언젠가는 왕자가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백설공주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공주님저희들을 용서해주십시오저희는 왕자님의 명령을 따를 뿐입니다."

기사들은 왕자의 편지를 백설공주에게 전해주었다.

'백설공주그대는 무엄하게도 아무 말도 없이 떠났을 뿐만 아니라 왕세자비의 몸으로 일곱 남자와 함께 산다고 하니이는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오이제 그대와의 모든 인연은 끝났으니 이혼 서류에 서명하시오.'

얼음처럼 차가운 왕자의 편지를 읽은 백설공주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자존심 때문에 아무 말 없이 이혼 서류에 서명하였다.

왕자의 기사들은 백설공주에게 인사를 올린 후에 궁전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해서 왕자와 이혼하게 된 백설공주는 일곱 난쟁이들과 예전처럼 살았다항상 백설공주를 행복하게 만드려 노력하는 일곱 난쟁이들이 있기에 백설공주는 예전의 행복을 되찾을 수 있었다.

어느 날 일곱 난쟁이 중에도 키가 가장 작은 한스라는 난쟁이가 백설공주에게 말했다.

"공주님공주님이 떠난 후에 저는 정말 공주님이 그리웠어요."

"저도 여러분들이 그리웠어요."

"공주님우리들 중 누가 가장 그리웠는지말해 주실 수 있나요?"

"그게 무슨 말이지요누구를 가장 그리워했냐구요?"

"공주님저희들 중 누가 가장 그리웠는지 말씀해 주실 수 없나요?"

"그건......"

백설공주는 일곱 난쟁이들을 하나의 가족처럼 생각했기 때문에 특별히 그리운 난쟁이는 없었다백설공주에게 일곱 난쟁이들은 일곱명의 형제였을 뿐이다.

하지만 사랑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었던 백설공주는 한스가 자신을 여자로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한스는 계속 일곱 난쟁이들 중 누구를 더 그리워했는지 물었지만백설공주는 대답하지 않았다.

한스는 백설공주가 대답하지 않자 노골적으로 물었다.

"공주님우리 중 누구를 가장 사랑하세요?"

백설공주는 난데없는 한스의 물음에 몹시 화가 나서 말했다.

"이제 그만 하세요저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당신 같은 난쟁이를 어느 여자가 사랑하겠어요?"

얼음처럼 차가운 백설공주의 말에 상처받은 한스는 그날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이렇게 해서 백설공주는 여섯 난쟁이들과 살게 되었다.

백설공주는 한스가 떠난 이후로 그가 보고 싶어졌다.

'한스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늑대에게 잡혀 먹힌 것은 아닐지그날 내가 너무 심한 말을 했어진심이 아니었는데......'

걱정이 된 백설공주는 수소문 끝에 한스가 살고 있는 곳을 알아내 밀을 타고 찾아갔다

"한스보고 싶었어요그래요당신이 가장 그리웠어요이제 됬나요?"

"아니요되지 않았어요공주님저는 공주님을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사랑합니다."

"저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이러지 마세요."

한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백설공주는 한스에게 돌아오라 말했지만한스는 돌아가기를 거절했다.

"공주님공주님이 떠난 후에 저는 깨달았습니다공주님이 없는 세상은 암흑같은 어두운 세상이라는 사실을...... 언젠가 다시 공주님이 떠나면 저는 다시 암흑같이 어두운 세상에서 살아야 되겠지요그러느니 차라리 여기서 살겠어요."

백설공주는 한스의 고집을 꺽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돌아온 후 여섯 난쟁이들에게 맡겼다여섯 난쟁이들이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없었다.

"공주가 어떻게 니 짝이 될 수 있어바보처럼 행동하지마."

하지만 한스는 고집을 꺽지 않아 여섯 난쟁이들은 돌아가지 않을 수 없었다한스를 두고 돌아온 난쟁이들에게 백설공주가 말했다.

"어떻게 좀 해보세요."

"방법이 없어요저렇게 고집을 피우는데저러다가 늑대에 잡혀 먹혀도 할 수 없지요."

백설공주는 늑대에 잡혀 먹힐 수도 있다는 말에 몹시 걱정이 되어 생각했다.

'다시 가서 설득해 보자혹시라도 늑대에게 물려 죽으면......'

겨울이 되자 백설공주는 한스가 크게 걱정이 되었다날씨가 추워질수록 한스가 어떻게 추위를 견뎌내는지 더욱 걱정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백설공주가 찾아가니한스는 열병이 났으면서도 땔감도 없이 추운 집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바보어떻게 하면 돌아올건가요제가 떠날까요그게 당신이 원하는 것인가요?"

"아닙니다공주님이제 저는 얼마 못살거예요그러니 떠나지 마세요."

백설공주가 한스를 보니 열병이 심해 정말 죽을 것 같아 보였다백설공주는 한스를 억지로 말에 태워 의원에게 데려갔다.

백설공주는 한스가 다 죽어가는 모습을 보자 왠지 모르게 한스가 예전에 자신에게 한 말들이 마음에 와닿았다.

'공주님이 없는 세상은 암흑같이 어두운 세상같았어요......'

백설공주는 한스의 옆에서 간호하다 한스에게 연민의 정을 느꼈다.

자신을 짝사랑하다 죽어가는 한스를 보자 가슴이 아파 눈물이 앞을 가렸다.

'불쌍하게도 나 때문에 죽어가다니이렇게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거야.'

날이 갈수록 한스의 병은 더욱 위독해졌다.

한스의 병이 위중하여 목숨이 경각에 달하자 백설공주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한스제말 죽지 마세요죽으면 나와 결혼할 수 없잖아요."

한스는 백설공주의 고백을 듣자 마치 오뚜기처럼 벌떡 일어나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공주님정말이예요저와 결혼하겠다는 말씀......"

백설공주는 눈물을 떨구며 고개를 끄덕였다.

백설공주의 진심을 알게 된 한스는 너무도 행복한 나머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한스는 꾀병을 앓은 것처럼 며칠 만에 병이 다 나았다.

이렇게 해서 한스의 백설공주에 대한 짝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었다.

백설공주는 한스를 데려온 후에 여섯 난쟁이들에게 한스와 결혼하겠다는 결심을 밝혔다.

여섯 난쟁이들은 처음에는 자신의 귀를 의심할 정도로 놀랐지만백설공주의 진지한 표정을 보자그제야 진심으로 하는 말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여섯 난쟁이들은 백설공주가 한스와 결혼하면 영원히 함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들의 사랑을 축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황후] 단몇줄의 역사적 기록이 드라마적 판타지를 만들어 (주리니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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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자병법은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손무가 쓴 병서로 지난 2500년간 병법의 교과서처럼 쓰였다.

  오늘날에도 각기 각층의 다양한 독자들에게 애독되고 있는데, 진리는 하나로 통하는 것이니, 손자병법을 연애에도 응용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손자병법의 그 유명한 말 지피지기 백전불태를 통해 연애론 3가지를 살펴보겠다.

 

링크 글 : 기황후 17화 (네이버 웹소설 연재! 별점과 댓글로 성원부탁드려요)

 

 지피지기 백전불태에서 배우는 연애론 3가지

 

 

 1.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라.

 손자병법에 '지피지기 백전불태'라는 말이 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고도 알려진 이 말은 적을 알고 나를 알고 싸우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다.

 전쟁할 때 적장의 능력을 알고 나의 능력을 아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일이지만, 문제는 인간은 남은 과소평가하고 자신은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사를 보면, 적은 과소평가하고, 자신은 과대평가하여 패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은 과대평가하면서도 남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전쟁사를 보면 평범하기 짝이 없는 장수가 전투에서 몇번 이기면, 교만한 마음이 생겨 자신을 70전 70승의 불세출의 명장 치우천황보다 뛰어난 무적의 명장이라는 엄청난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사마천의 사기를 보면, 초나라 항우의 장수 용저가 중국 역사상 최고의 명장 한신을 얕보다가 참패하여 죽는 장면이 나온다.

 용저는 당대 유명한 맹장 경포를 대파하여 항우의 신임을 얻어 기용된 장수인데, 실은 경포가 용저에게 대패한 것은 항우가 직접 군대를 이끌고 온 줄로 잘못알아 싸우지도 않고 도망쳤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용저는 경포를 이긴 후 기고만장하여 항우조차 두려워했던 불세출의 명장 한신을 얕보다가 참패하는 우를 범하고 만 것이다.

 전쟁사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한 개인의 연애사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오래 살다보면, 한번 이상은 괜찮은 이성을 만나거나 대쉬를 받는 경우가 생기지만, 그때는 교만한 마음이 생겨 사랑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만난 상대는 과소평가하고, 자신은 과대평가하여 평생을 살아도 만나기 힘든 괜찮은 이성의 대쉬를 받아도 외면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남자는 자신을 과대평가하여 문제인 경우가 많은데, 여자는 자신을 과소평가하여 문제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주변을 보면 여성들 중에 매력적인데도 매력에 자신감이 없는 여성들이 많은데, 주변 남자들의 관심을 못받으면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 같다.

 남자는 20대 초중반 여성에 이성적인 관심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20대 후반이나 30대 여성들이 자신의 매력에 대해 자신감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은데, 매력지수는 자신감과 익숙함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이니,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겠다.

 자신의 매력을 과대평가하는 것도, 과소평가하는 것도 좋지 않으니,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2. 상대의 특성을 파악하라.

 손자병법에서 '지피지기'하라는 말은 능력이나 우월 정도를 평가하라는 뜻만이 아니라 모든 것을 파악하라는 뜻이다.

 적의 모든 것, 이를테면 전술이나 강점, 약점, 스타일, 병력수, 무기, 군량 등 전쟁의 승패에 관련된 모든 것을 파악하라는 것이다.

 전쟁에서 적과 싸울 때 승패에 관련되는 적의 모든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호감있는 이성에게 다가갈 때 상대의 특성을 잘 아는 것과 잘 모르는 것은 천양지판이다.

 감수성이 풍부한지, 겸손한지, 감성이 발달했는지, 소심한지, 내성적인지, 계산적인지, 의존적인지, 이해심이나 배려심이 있는지 등의 개인의 특성을 아는 것이 연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의 경우, 여자는 남자에게 복종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성중심적인 생각을 가진 남자가 많기 때문에 여자의 입장에서는 남자가 남녀평등적인지 남성중심적인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3. 승산이 없으면 물러서라.

 '지피지기 백전불태'가 성립되려면, 승산이 없으면 싸우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백전백승의 명장이라는 오기는 두배 이상 많은 적은 공격하지 않았다고 한다. 

 즉, 확실히 승산이 있을 때만 싸우겠다는 말이다.  

 적군과 아군의 힘을 객관적으로 비교해서 잘 파악한다면, 승산이 있는지 판가름이 날 것이니, 냉정하게 판단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전쟁에서 상대가 안되는 적과 싸움하면 필패하듯이, 연애도 안되는 상대에게 마음을 두면 실패하기 마련이다.

 요즘 주변을 보면, 연예인과의 결혼을 꿈꾸는 여성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냉정을 잃은 것으로 세월만 허송하기 십상이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 꿈을 버릴 수 없다는 여성들이 많은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연연하면, 자신에게 다가온 인연을 놓치는 경우가 많으니,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법무법인 강호 (저작권법 전문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조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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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욕구가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사랑이고 다른 하나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인간의 욕구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여자는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만들어 주는 남자를 사랑하게 되고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의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고 싶어하는 하는 경향이 있지요.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이 두 가지 욕구는 하나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남자와 여자는 사랑을 느끼는 방식이 달라서 남자는 애인의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고 싶어하는 여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은 애인의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고 싶어하는 여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 애인을 떠나게 만든 이야기입니다.

 

 남자는 사회적인 성공을 위해 항상 일을 우선으로 하여 애인에게 소흘했습니다. 여자는 애인이 자신에게 소흘하고 일을 우선으로 하자 상처받아 이별을 결심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자는 아직 애인을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애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일에 정신이 팔린 애인을 찾아가 자신과 일 중 어느 것을 더 사랑하냐고 물었습니다.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은 무엇이지요? 저예요? 아니면 일인가요?"
 "당신은 내가 사랑하는 유일한 여자요. 내 말을 믿지 못하오?"
 "
잘 알아요. 하지만 당신은 나보다 더 사랑하는 것이 있어요. 당신의 일이지요. 일이 첫째고 나는 두번째 밖에 안되요. 예전에는 당신이 일시적으로 바빠서 그런 줄 알았아요. 하지만 이제는 당신이 나보다 일을 더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나는 당신의 두번째가 되길 원하지 않아요. 이제 나와 일 중 하나를 선택하세요."

 여자는 남자가 자신의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면 헤어지겠다고 말한 것이었지만, 남자는 그녀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지금은 몹시 바쁘니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말했지요.
 
하지만 이미 결심을 굳힌 그녀는 그가 일 때문에 답변을 미루자 몹시 화가 나서 결별을 선언하고 떠나버렸습니다.
 
그는 그녀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해서 떠났다고 생각하고 떠나버린 그녀를 원망했지요.

 

 그녀가 떠난 30년 후...

 그는 다른 여인과 결혼해서 잘 살고 있었고, 그에게는 정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사랑하는 딸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였지요.

 하루는 그의 딸이 속상한 일이 있었는지 우울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딸에게 물었습니다.

 "남자친구와 싸웠니?"

 그의 딸은 남자친구를 사귄 후로 항상 밝은 얼굴을 하고 다녔는데, 몹시 우울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는 딸을 보니 남자친구와 싸웠을 것이라는 추측할 할 수 있었습니다.

 "네, 아버지... 그는 요즘 저는 안중에도 없이 항상 일에만 몰두해요. 오늘도 그와 약속이 있었는데, 일 때문에 취소했어요. 제가 그에게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서 정말 속상해요."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지. 일 때문에 사랑하는 여인에게 소흘했지......'

 그는 과거의 아픈 기억이 떠올랐지만 딸을 위로해 주려고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그가 자신의 일에 열심인 것도 모두 다 너와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가 아니겠니? 네가 이해해 줘야지."

 딸이 한숨을 쉬면서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저보다 일에 더 몰두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에게는 일이 첫째이고 저는 그 다음이지요. 저는 그의 두번째가 되고 싶지 않아요."

 그는 딸의 말을 듣자 갑자기 오래전에 그를 떠나버린 애인의 말이 생각이 나게 되었지요.

 '나는 당신의 두번째가 되길 원하지 않아요. 이제 나와 일 중 하나를 선택하세요.'

 딸이 하는 말이 어쩌면 떠나버린 그녀가 한 말이 어찌나 똑같은지 그는 이제서야 그녀가 떠난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고 싶었지만 그는 일을 우선으로 했기 때문에 그녀는 행복하지 못해 떠난 것이었지요.

 그녀가 떠난 것은 그녀가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가 애인의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고 싶어하는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지요.

 

 여자는 애인의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남자가 이러한 여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면 여자가 어째서 자신이 애인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떠나는 경우가 있는지 이해할 수 없겠지요. 


링크 글 :  기황후 15화 (네이버 웹소설 연재! 별점과 댓글로 성원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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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도가 튼 여우같은 여자와 여자의 마음을 작업으로 사로잡는데 선수인 바람둥이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

   눈치 9단인 여우같은 여자는 바람둥이를 보면 척보면 눈치채지 않을까 싶은데, 이유야 어떻든간에 잘 넘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여자들이 남자가 바람둥이임을 알고도 어쩌다보면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여우같은 여자가 바람둥이를 상대하는 방법을 배우면 좋지 않을까 싶다. 

   자, 여우같은 여자가 어째서 바람둥이에게 잘 넘어가지 않는지 이유를 살펴보겠다.


   여자들이 바람둥이에게 왠지 모르게 끌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 이유는 바람둥이는 여자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여 여자의 심리를 잘 알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의 외모를 칭찬받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여자의 심리나, 로맨틱한 분위기에 종종 휩쓸리는 여자의 무드나, 공주 대접을 받고 싶어하는 프린세스 컴플렉스, 이러한 여자의 심리를 이용하여, 여자에게 작업하여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역설적으로 여자가 바람둥이의 심리를 잘 알수있다면, 바람둥이의 작업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바람둥이 남자의 작업을 역이용해, 사로잡은 여우같은 여자의 이야기다. 

   어느 도시에 바람둥이를 짝사랑하는 여성이 있었다.

   사실, 그녀는 연애의 도사인 여우같은 여자로, 첫사랑과 너무나도 닮은 바람둥이에게 마음을 사로잡히고 만 것이다. 

   마음이 끌리는데 어쩌겠는가? 
   그리 예쁘지는 않아도 늘씬한 몸매로 외모에 자신이 있었던 그녀는 바람둥이 남자가 다니는 헬스클럽에 다니면서 그의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 
 
   그녀가 이따금 바람둥이에게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자, 바람둥이는 그녀의 호감을 눈치채고, 조용히 데이트를 신청하려고 했지만, 그녀는 바람둥이와 거리를 두었기 때문에 바람둥이는 결국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녀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지만 그녀는 도도하면서도 정중하게 거절했다.

   
   바람둥이 남자는 그녀가 자신에게 호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거절당하자 자존심이 상했을 뿐 아니라 망신을 당한 느낌이 들었다. 

   이는 여우같은 그녀의 치밀한 심리전이었다. 그녀는 바람둥이들은 여자에게 공개적인 데이트 신청을 거절당하면 오기가 생겨 여자가 받아줄 때까지 계속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심리를 역이용한 것이다. 

   실제로 바람둥이는 그녀에게 계속 데이트 신청을 했으니, 여우같은 그녀에게 말려들게 되었다. 여우같은 여자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바람둥이의 데이트 신청을 계속 정중하게 거절했다.
   지난 수년간 한번도 여자에게 데이트 신청을 거절당한 적이 없었던 그는 오기가 생겨 밤낮으로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연구하기에 이르렀다. 
   '언제까지 거절하는지 두고 보자.'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사랑에 빠진 것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바람둥이답게 그녀를 일회성 데이트 상대로 생각했지만, 밤낮으로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을 방법을 연구하다가 자신이 그녀에게 마음을 사로잡혔던 것이다. 

   그는 마침내, 사람들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그녀에게 애원하다시피 데이트 신청을 했다. 
   그녀는 바람둥이의 애절한 눈빛에서 바람둥이의 마음을 사로잡았음을 감지하고 조용한 곳에 가서 그가 말할 기회를 주었다. 
   그는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자신에 대한 바람둥이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생각한 그녀는 일단, 그의 데이트 신청을 받아주기로 결심했다. 

  여우같은 그녀의 심리전에 바람둥이가 사로잡히고 만 것이다. 

 데이트 신청을 거절당하여 오기가 생긴 그가 데이트 신청을 거절한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생각에 골똘하다가 결국은 사랑에 빠진 것이다. 
 자신의 데이트 신청을 거절한 여자를 속된 말로 넘기려 하다가 자신이 오히려 넘어간 꼴이었다. 

    

   분석해 보면, 바람둥이는 여우같은 그녀의 관심없는 척하는 내숭 떨기에 넘어간 것이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 그녀의 내숭에 마음을 사로잡힌 것이다.

  세상의 어떤 여자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던 바람둥이에게 무관심한 척하니, 오기가 생겨 작업으로 여우같은 그녀를 넘기려다 자신이 넘어간 것이었다.

  사실, 자신의 매력에 대해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자신에게 전혀 관심없는 이성을 보면, 왠지 오기가 생겨 관심없는 이성에게 괜찮은 이성으로 보이려고 하다, 오히려 자신이 먼저 호감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Posted by labyrint

    

   '김춘추', '장옥정' 출간에 이어 필자의 세번째 장편소설 '기황후'를 조만간 연재할 예정입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고려 여인으로 원나라의 황후에 오른 기황후, 그녀는 과연 명나라 역사학자의 주장대로 나라를 망친 여인이었을까요? 

   혹은 원나라의 황후로서 대륙을 지배한 천하의 여걸이었을까요? 

   필자는 후자로 보고 이 소설을 쓰게 된 것입니다. 

   몽고 제일주의로 이민족을 차별하기로 유명한 원나라에서 고려 여인인 그녀가 황후가 되었고, 그녀의 아들이 황위를 계승하여 북원을 창건하였으니, 이는 보통의 여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 것입니다. 

   아마도 기황후는 측천무후에 버금가는 카리스마를 발휘했을 것입니다. 

   제2황후로서 조정의 실권을 잡은 것만 봐도 그녀의 카리스마를 알 수 있지요. 

   무엇보다 당대 원나라 명장 확곽첩목아(몽고명 쿠쿠티무르 중국명 왕보보)가 그녀의 아들 아이유시리다라의 편에 서서 반란을 일으킨 패라첩목아에게 빼앗겼던 그녀의 권력을 되찾아 준 것만 봐도 보통 카리스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한가지 알려드릴 점은 아직 출판사를 찾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혹시, 제 소설에 관심이 있는 출판사 관계자가 계시다면 블로그나 메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labyrin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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