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2화

창작집 2013. 3. 10. 10:00

  


 선덕여왕 2화


 
당태종은 문득 무왕이 어떻게 선화공주를 설득했는지 궁금해졌다. 
 "선화공주는 순순히 무왕을 따라갔는가?"
 "절에 유폐되었던 선화공주는 호위 병사들을 따돌려 탈출한 후에 무왕과 함께 신라를 떠났다 하옵니다."
 "그가 백제의 왕자인줄 모르고 따라갔는가?"
 "금지옥엽인 공주가 어찌 필부를 따라가겠사옵니까? 무왕이 자신의 신분을 말했을 것이라고 생각되옵니다."
 "공주가 사라졌다면 전국 각처를 이 잡듯 검문하였을 터인데, 어찌 신라를 빠져나갈 수 있었는고?"
 "소신이 추측컨대, 진평왕은 서동이 무왕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여 육로만 봉쇄하였으니, 무왕은 배를 타고 백제로 돌아간 듯합니다."

 당태종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의 추측이 맞을 걸세. 백제는 예로부터 항해술이 뛰어났지. 허나, 미녀를 얻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돌보지 않다니...... 무왕도 보통이 아닐세."

 "무왕으로서는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옵니다."
 "어째서인고?"
 "무왕은 당시 백제의 태자가 아니었사옵니다. 왕이 되기 위해서는 뭔가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행동이 필요했을 것이옵니다. 무왕이 백제로 돌아간 얼마 후에 백제의 법왕이 승하하여 무왕은 대신들의 추대를 받아 왕위에 올랐는데, 선화공주의 도움이 컸다 하옵니다."


 당태종은 선화공주가 무왕을 어떻게 도왔는지 궁금하여 물었다.
 "무왕은 어찌 왕이 되었는고?"

 "소신이 아는 바로는 무왕은 탐라국으로 가서 탐라왕에게 자신이 즉위한다면 탐라국을 독립시켜 줄테니 도와달라고 했고, 진평왕에게는 자신이 왕이 된다면 탐라국을 신라에게 줄 뿐만 아니라 신라를 침범하지 않을테니 도와달라고 했다고 하옵니다. 탐라왕은 무왕의 말을 믿고 도와주었고, 진평왕은 기왕에 이렇게 되었으니 무왕을 사위로 인정한 후에 막대한 양의 황금을 보내 무왕을 도왔다고 하옵니다."
 "하하하...... 딸을 빼았긴 진평왕의 마음이 오죽했겠나. 딸이 이미 무왕과 혼인하였으니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걸세. 그래, 그 후에 어떻게 되었나?"
 "무왕은 신라로부터 막대한 황금을 받았지만, 산에서 발견한 것으로 소문낸 후에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어 민심을 얻었다고 합니다. 백제의 법왕이 죽자 백제의 민심은 무왕에게 기울어져 백제의 귀족과 중신들은 무왕을 왕으로 맞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하옵니다. 왕위에 오른 무왕은 약조대로 탐라국을 독립시켰으나, 탐라국은 그 후에도 백제를 상국으로 섬겨 조공을 바쳤으니, 눈속임에 불과한 것이옵니다. 이후 무왕은 신라에 사신을 보내 탐라국이 독립하였으니, 약조를 지킬 수 없게 되었다며 양해하여 달라 하였다 하옵니다."
 "진평왕은 어찌 하였는고?"
 "진평왕은 탐라국을 치려했으나, 신라의 중신들은 신라의 병사들이 해전에 익숙하지 못한 관계로 만류하여 끝내 탐라국을 치지 못했다 하옵니다. 신라의 중신들은 무왕이 신라를 기만한 것이라 하며 진평왕에게 백제를 칠 것을 청하였으나, 진평왕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옵니다."
 "하하하...... 물에 빠지면 나무조각이라도 잡듯 진평왕은 사위르 믿지 않을 수 없었겠지. 의심이 들어도 사위를 믿고 싶었을게야."
 "진평왕은 사신을 보내 무왕에게 약조대로 빌려간 황금을 돌려달라 하였으나, 무왕은 약조를 이행하지 않았사옵니다. 이에 진평왕은 무왕에게 기만당했다 생각하여 군사를 내어 백제를 쳤사옵니다. 그 이후로 백제와 신라는 다시 앙숙 관계가 되었다 하옵니다."

 당태종은 무왕의 책략에 감탄하였다.

 '무왕...... 범상한 인물이 아니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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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