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은 아들과 며느리 둘 사이에 틈이 생기자 나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조나단에게 제시카는 며느리일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제자였기 때문에 아들인 데이빗에게 제시카에게 보다 많은 사랑과 관심으로 대해줄 것을 부탁하였지요.
 데이빗은 아버지인 조나단에게 말했습니다.


 "전 제시카를 진심으로 사랑해요. 하지만... 결혼한지 10년이 되었는데, 제가 얼마나 바쁜지 이해하지 못해서 속상해요. 아버지께서 좀 잘 말씀해 주세요. 제가 얼마나 그녀를 사랑하는지... 제가 얼마나 바쁜지..."

 아들인 데이빗의 말을 들은 조나단은 이번에는 며느리인 제시카를 자신의 방으로 불러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조나단은 제시카에게 데이빗의 말을 전해주면서 교수가 얼마나 바쁘고 힘든 일인지 설명해주었지요.

제시카는 조나단에게 말했습니다.

 "저도 알아요, 아버님. 제가 왜 제 남편이 바쁜 걸 모르겠어요... 저도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하지만... 저는 그가 저를 대하는 태도가 예전과 다른 것 같아서... 저보다 일을 더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조나단은 제시카에게 데이빗이 했던 말을 전해주었습니다.
 "그건 오해다. 데이빗은 너를 정말 사랑한다. 오늘 내가 데이빗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에게 너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해달라 하더구나."

 남편인 데이빗의 진심을 알게 된 제시카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말했습니다.
 "전... 가끔 데이빗이 대학교수를 그만 두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물론...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알지만요. 제가 데이빗을 처음 만났을 때로 돌아갔으면 정말 좋겠어요."

 제시카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조나단은 며느리인 제시카의 눈물을 보자 갑자기 40년 전에 헤어진 여자친구 아만다의 눈물과 아만다의 말이 생각났지요.

 "저는 당신의 두번째로 남고 싶지 않아요."

 조나단은 제시카와의 대화를 하던 중에 깨달았습니다.
 아만다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대학교수를 버리고 떠날 수 있냐고 물었지만, 그것은 아만다의 진심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조나단은 아만다가 떠나기 전에 교수를 그만 둘 수 있냐고 물은 것은 정말 교수를 관두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일보다 사랑하는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지요.
 조나단은 아만다의 진심을 깨닫게 되자 갑자기 눈물을 흘렸습니다.

 제시카는 시아버지인 조나단이 갑자기 눈물을 흘리자 조십스럽게 물었지요.
 "아버님... 왜 우세요?"
 "별 일 아니다."
 
 제시카는 시아버지인 조나단이 우는 이유가 자신이 남편인 데이빗이 교수를 관두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말했지요.

 "제가 데이빗에게 교수를 관두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은... 진심이 아니예요. 그것 때문에 그러세요? 저는 그렇게 나쁜 아내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제시카의 말에 조나단은 더욱 확실하게 아만다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만다가 원했던 것은 조나단이 교수직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일보다 자신을 더 사랑한다는 확신을 얻고 싶었던 것이었지요.

 얼마 후에 데이빗과 제시카는 화해하여 예전처럼 다정한 부부가 되었습니다.
 아들과 며느리가 화해하는 모습을 보자 조나단은 아만다의 마음도 며느리인 제시카의 마음과 같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조나단은 40 년전에 헤어졌던 연인 아만다가 간절하게 보고 싶어지게 되었지요.

 조나단은 데이빗과 제시카에게 아만다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만약 아만다가 살아있다면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지요.
 제시카는 40년이 지나도록 변하지 않은 시아버지의 사랑에 감명받아 찬성하였고, 데이빗도 아버지의 행복을 위해서 찬성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