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시골에 아름다운 처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귀족청년이 여행을 하다가 그 시골처녀의 집에 묶게 되었지요.
 귀족청년은 아름다운 시골처녀를 보자 첫눈에 반했습니다.
 시골처녀에게 귀족청년은 백마 탄 왕자처럼 느껴졌지요.


 둘은 사랑에 빠져 결혼을 약속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귀족청년과 시골처녀가 결혼하려면 귀족청년의 완고한 아버지의 허락을 받아야만했지요.


 귀족청년이 시골처녀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을 정말 사랑하지만 아버지의 뜻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지금 당장 당신을 데려갈 수 없어요. 반드시 돌아올 테니 나를 믿고 기다려 주시겠소?"

 

 귀족청년을 너무나도 사랑한 시골처녀는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고 그에게 말했습니다.
 "영원히 당신을 기다릴 테니 걱정말고 다녀오세요. 만약 당신의 아버님이 결혼을 반대하여 저와 결혼할 수 없다면 당신의 하녀라도 좋으니 저를 데려가 주세요."

 

 시골처녀의 사랑에 감동받은 그는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아버지를 설득시킬테니 너무 걱정마세요. 곧 좋은 소식을 가지고 돌아올테니 믿고 기다려 주세요."

 귀족청년은 시골처녀가 영원히 기다리겠다는 말에 안심하고 떠났지요.


 그런데 그가 집으로 돌아가자 그를 짝사랑했던 귀족소녀가 그에게 대쉬하여 그는 삼각관계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귀족소녀는 그가 오랫동안 시골처녀의 집에 머무른 이유가 그가 시골처녀를 좋아해서라고 추측하여 그와 시골처녀를 이간시키려고 이야기를 만들어 말했지요.

 

 "예전에 제가 아는 귀족청년이 시골에서 아가씨 하나를 데려온 걸 본 적이 있어요. 전 처음에 그가 하녀 하나를 데려 온 줄 알았어요. 그런데 결혼하는 걸 보고 정말 놀랐어요. 그의 부모님은 거의 화병이 날 지경이었지요. 하지만 그 여자는 신데렐라가 되었지 뭐예요. 저는 그 시골처녀가 귀족청년을 진심으로 사랑했다고 믿지 않아요. 신데렐라가 되고 싶었을 뿐이겠지요. 요즘 시골처녀들이 얼마나 교활한데요. 귀족청년이 자기 집 근처로 가면 온갖 아양을 떨면서 꼬리친다니까요."

 

 귀족청년과 시골처녀의 사이를 질투한 귀족소녀가 만들어 낸 말이였지만, 귀족청년은 그녀의 말에 흔들렸습니다.

 그는 시골처녀의 순수한 사랑을 믿었지만 귀족소녀의 말에 흔들려 아버지를 설득하기 이전에 자신을 설득해야 했지요.

 

 '그녀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일까?'

 그는 오랜 시간을 고민했습니다.

 그는 부모님께 시골처녀에 대해서 언급조차 하지 않은채 고민만 하다가 어느 덧 석 달이 지났습니다.

 

 석 달 넘게 그녀를 보지 않자 그에게 그녀의 존재는 조금씩 잊혀지기 시작했고 반 년이 지났을 때는 시골처녀에 대한 그의 뜨거웠던 사랑은 식어버렸지요.

 그의 사랑이 식어버리자 그는 부모님과 갈등하면서 시골처녀와 결혼할 용기가 나지 않아 그녀와의 결혼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녀에게 면목이 없구나. 그녀도 나를 보지 않으면 언젠가는 나를 잊고 다른 남자에게 시집가겠지.'

 귀족청년은 시골처녀에게 아무 말도 없이 귀족소녀와 결혼하였습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시골처녀는 귀족청년이 돌아올 것을 기다렸지요.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는 돌아오지 않았고 그녀로서는 그의 소식을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시골처녀는 항상 귀족청년이 떠난 길에서 그를 기다렸지만, 귀족청년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지요.

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