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샤의 결혼 12화


 이반의 청혼을 받은 나타샤는 처음으로 행복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의 행복은 부모님을 의지한 철없던 행복이었고 미하엘을 만난 후에 있었던 행복은 허상이었지요.

 나타샤는 미하엘이 단 한순간도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녀는 이혼한 후에 무도회에서 있었던 당황스러운 일도 미하엘이 자신과 결혼할 사이라는 헛소문을 퍼뜨렸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미하엘이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런 거짓된 방법으로 자신에게 다가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미하엘은 결혼한 이후로 한번도 그녀에게 잘해준 적이 없었지요.

 미하엘도 나름대로 노력은 했겠지만 진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은 아니었지요.

 미하엘의 태도는 마치 아내에게 잘해주는 것이 아주 특별한 선심이라도 쓰는 것 같았습니다.

 그녀는 미하엘에게 잘해주면 그가 예전에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사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것을 참으면서 인내하면 언젠가는 사랑의 결실이 맺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지요.

 하지만 이제는 그것은 그녀 혼자만의 착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처음부터 그의 사랑은 진실한 사랑이 아니었으니 그녀가 어떻게 해도 그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나타샤는 이제 미하엘에 대한 기억을 다 떨쳐 내었습니다.

 가끔은 미하엘이 자신을 버린 것이 고마울 정도였지요.

 미하엘이 자신을 버리지 않았다면 그녀는 이반을 사랑하지 않았을테니까요.

 처음부터 이반과 결혼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처음부터 이반과 결혼했다면 그녀의 가족과 이반의 가족, 그리고 무엇보다 이반이 그토록 큰 고통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팠지요.

 하지만 그때는 이반을 사랑하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가끔은 이반이 좀 더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왔다면 혹은 미하엘처럼 극적으로 다가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었지만 그런 생각을 해봤자 이제와서 아무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앞으로 나는 그를 위해서 기도하고 그를 위해서 음식을 하고...

그를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어.'

 나타샤는 수많은 상처들이 머리속을 여전히 맴돌아 괴로워질 때가 있지만 이반을 위해서라도 울지 않고 행복하게 살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했습니다.


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