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샤의 결혼 9화 


 이반 미하엘과 약속한 날짜에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 나타샤가 사는 미하엘 집에 찾아 갔습니다.

 미하엘은 집 근처에 있다가 이반이 자신의 집에 들어가면 자신도 집에 들어가 이반과 다투기로 했지요.

 

 이반은 미하엘의 하인들에게 나타샤에게 전해 줄 물건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반이 나타샤와 예전부터 친하게 지낸 사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하인들은 아무 생각없이 나타샤를 불렀습니다.

 

 이반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나타샤는 깜짝 놀랐지요.

 나타샤는 꾸밀 사이도 없이 이반을 만났습니다.

 

 "당신이 여기 왠 일이세요?"

 "당신에게 이걸 돌려주려고 왔어요."

 "이건... 제가 당신 누이에게 생일선물로 준 것인데요. 도로 가져 가세요."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이건 진귀한 물건인데 어찌 받겠소?"

 "만약 제가 돌려받는다면 생일에 선물로 준 것을 돌려받는 치사한 사람이 되지 않겠어요? 도로 가져 가세요."

 

 이반은 거듭 사양했습니다.

 

 "누이도 이해할테니 그냥 받으세요."

 

 이렇게 서로 귀걸이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이에 남편이 들어왔습니다.

 

 미하엘은 큰 소리로 이반에게 말했습니다.

 

 "이반, 내가 얼마 전에 다시는 내 아내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 내 말을 못알아 들었나?"

 "여보, 오해 마세요. 그는 예전에 제가 그의 누이에게 선물한 귀걸이를 돌려주려고 왔을 뿐이예요."

 

 미하엘은 아내가 쥐고 있었던 귀걸이를 뺏어들고 나타샤에게 소리쳤습니다.

 

 "당신 지금 그걸 말이라고해? 저 인간 편들어주는거야? 난 이 귀걸이 본 적이 없어."

 "제가 결혼하기 전에 준 선물이예요."

 

 미하엘은 나타샤가 이반을 편들어 주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말을 나더러 믿으라는 것이오? 정말 당신 저 인간하고 작당을 한 것이오?"

 "사실이니 믿어주세요."

 

 미하엘은 이반을 노려보는 척하면서 말했습니다.

 

 "이반, 내가 경고했지? 내 아내에게 얼씬 거리지 말라고. 당신에게 결투를 신청하겠오. 당신이 원하는 시간과 방법을 말해 주시오. 언제 어떤 방법이라도 받아 주겠소."

 "당신이 오해하는 것이니 나는 당신의 결투를 받지 않겠소.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소."

 

 나타샤는 미하엘에게 결투를 말렸지만 소용없었지요.

 미하엘은 이반이 나가자 따라 나가면서 다시 결투를 신청했습니다.

 

 "당신에게 결투를 신청하겠오. 당신이 원하는 시간과 방법을 말해 주시오. 언제 어떤 방법이라도 받아 주겠소."

 

 이반은 못들은 척하고 나가버렸습니다.

 모두 각본대로 였지만 미하엘은 귀걸이가 정말 나타샤가 이반의 누이에게 선물한 것이라는 점은 몰랐습니다.

 

 오늘 일이 미하엘과 나타샤의 깨끗한 이혼을 위한 사전의 각본대로 벌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나타샤는 미하엘에게 애원하였습니다.

 

 "당신 제발 결투를 취소하세요. 당신이 오해하는 것이예요. 무고한 사람을 죽이면 당신도 편하지 못할 거예요. 게다가 당신이 죽을 수도 있어요."

 "말도 안되는 소리. 나는 군인이고 그는 군인이 아닌데 어찌 나를 이길 수 있겠소?"

 "그는 명사수예요. 나는 예전에 그가 사격하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당신보다 총솜씨가 더 뛰어나니 당신이 질거예요."

 

 나타샤는 이반이나 미하엘 둘 중 누구도 다치길 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하엘은 나타샤가 이반이 다칠 것을 걱정하여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화가 났습니다.

 

 이혼할 때 하더라도 아직 그는 그녀의 남편이었고 그가 나타샤를 전혀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화가 난 미하엘은 보다 실감나게 나타샤에게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당신은 이반을 비호하고 또한 이반이 나를 이길 것이라고 큰 소리치는군. 이반이 그렇게 좋으면 내가 이혼해 줄 테니 그에게 가서 사시오."

 

 나타샤가 미하엘에게 시집온 후로 미하엘이 그녀에게 이혼이라는 말을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나타샤는 남편이 화를 내면서 이혼에 대한 말을 꺼낸 것이 의도적이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지요. 

 


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