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샤의 결혼 10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타샤가 이제껏 참아온 것은 아직도 마음속 깊이 미하엘을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타샤는 조금만 참으면 미하엘의 마음이 돌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미하엘의 태도가 변화하지 않자 나타샤의 미하엘에 대한 사랑도 서시히 식어갔습니다.

 아니, 진작부터 식어갔지만 나타샤의 미하엘에 대한 사랑은 너무나도 깊었기 때문에 그녀의 바다같은 깊은 사랑이 마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귀족 태생인 나타샤는 자존심이 강했지만 진정한 사랑을 위해서는 자존심도 버려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동안 양보하며 참았습니다.

 하지만 미하엘이 이혼할 목적으로 이반까지 억지로 연루시키려고 하자 더이상 참을 수 없었지요.

 

 나타샤는 미하엘이 먼저 이혼 이야기를 꺼내자 맞받아쳐 말했습니다.

 "저도 당신이 원하면 언제든지 이혼해 드릴 수 있어요."

 

 미하엘은 나타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하루 빨리 안나하고 결혼하고 싶은 마음에 큰 소리로 말했지요.

 "이제는 완전히 대놓고 그의 편을 드는군. 당신은 나보다 이반을 더 사랑하는 것 같으니 이반에게 시집가는 것이 나을 것이오. 이제 당신과의 결혼은 아무 의미가 없어졌오."

 

 나타샤는 이반에게 이혼의 책임을 자신에게 전가하자 화가 나서 말했습니다.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그리고 마음대로 하세요. 당신이 이혼을 원하면 언제든지 해드리겠어요."

 

 이렇게 해서 미하엘은 나타샤와 이혼할 구실을 잡을 수 있었지요.

 미하엘은 나타샤가 이혼에 동의하자 안나에게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안나는 나타샤가 먼저 이혼을 요청했다는 말에 미하엘에게 결혼을 약속했지요.

 

 미하엘은 나타샤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당장은 나타샤가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을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오해가 풀릴 것이니 나타샤는 사람들의 동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지요.

 

 비록 이반이 어떤 식으로 나타샤의 결백을 밝힐지 미하엘은 알 수 없었지만, 이반은 똑똑한 사람이니 기다려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이반과의 결투는 이반이 받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취소되었습니다.

 

 미하엘은 아버지에게 나타샤가 이반을 사랑하는 것 같으니 이혼을 허락해 달라고 청하였습니다.

 미하엘의 아버지는 미하엘이 나타샤에게 결혼한 후에 잘해주지 못한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나타샤가 참지 못하고 문제를 만든 것에 대해 크게 화가 나서 아들의 이혼을 허락했지요.

 

 미하엘은 혹시라도 안나에게 불똥이 튈까봐 나타샤와 이혼한 후에도 당분간 안나를 만나지 않았습니다.

 나타샤는 이혼한 후에 친정집에 갔지만 그녀가 잘못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 그녀의 부모님은 그녀를 탓하지 않았지요.

 

 나타샤는 이혼했지만 이반은 나타샤에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그녀의 마음을 잘 몰랐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해야만 했기 때문이지요.

 

 

 시간이 지나자 이반과 나타샤와의 관계는 오해였음이 밝혀졌습니다.

 이반이 나타샤에게 전해준 귀걸이가 정말 나타샤가 이반의 누이동생에게 생일에 선물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미하엘이 안나와 결혼함으로서 나타샤가 남편 몰래 애인을 둔 것이 아니라 미하엘이 아내 몰래 애인을 두었던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졌지요.

 

 미하엘이 나타샤와 결혼한 후에 안나의 집에 자주 놀러간 사실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지만 미하엘의 아버지를 두려워 하여 함부로 말은 하지 못했지요.

 이렇게 해서 나타샤의 명예는 회복되었고 그녀는 사람들의 동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아무 잘못이 없었고 한 가지 잘못한 것이 있다면 양심없는 남편을 만난 것이었지요.

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