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강공주가 바보 온달에게 시집간 이유 3화 
 

 세월이 흘러 평강공주도 어느새 16살이 되었습니다.

 당시 여자들은 16살이 되면 시집갈 나이였기 때문에 평원왕은 상부의 고씨의 아들에게 평강공주를 시집보내기로 결심하고 평강공주를 불러 자신의 뜻을 알렸지요.
 "공주야, 너도 이제 시집갈 나이가 되었구나. 상부의 고씨 아들은 인품이 뛰어나고 천성이 바르기 때문에 너와 잘 어울일 것이다. 내 이미 뜻을 정했으니 나의 뜻에 따르거라."
 바보 온달을 자신과 맺어주겠다는 평원왕의 농담을 진심으로 믿고 자란 평강공주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네? 아바마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온달님을 저의 낭군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뭐라고? 네가 제 정신인게냐?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단 말이냐?"
 "아바마마께서는 소녀가 어릴 적에 울면, 저를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낼 것이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평원왕은 오래 전에 한 말이라고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지만, 평강공주가 말을 듣고 기억이 나자 크게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하하... 그건 내가 너에게 농담으로 한 말인 줄 몰랐느냐?"
 "소녀... 몰랐습니다."
 "내가 어찌 공주인 너를 그런 하챦은 자에게 보내겠느냐. 농담은 잊어버리고 내 말대로 하거라."
 "아바마마, 소녀 오래전에 온달님께로 마음을 정하였기 때문에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 네가 지금 진심으로 한 말이냐?"
 바보 온달을 자신의 낭군이 될 사람으로 생각했던 평강공주의 마음 속에는 온달이라는 이름이 깊이 새겨졌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아바마마, 소녀 아바마마의 뜻을 감히 받들 수 없습니다. 아바마마께서는 이미 저를 온달에게 맺어 주겠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허허... 공주야, 나의 농담을 정말 믿었다는 말이냐?"
 "농담이라니요. 결혼은 중대사인데, 어찌 일국의 군주가 농담으로 말할 수 있습니까? 군자는 식언하지 않는다고 배웠습니다. 이 나라 백성들의 아버지이신 아바마마가 식언을 하실 수 있습니까?"

 평원왕은 공주가 자신의 농담을 진담으로 믿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어이가 없었습니다.
 "공주야. 내가 제 정신이 아닌게냐? 어찌 말도 안되는 말로 이 아비를 설득하려고 하느냐?"
 "저는 온달님께 이미 마음을 바쳤습니다. 제 마음을 돌이키기에는 너무 늦었으니 아바마마... 부디 통촉하여 주서소."
 "네가 제 정신이 아니로구나. 어찌 미천한 백성을 공주인 네가 남편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
 "아바마마, 소녀의 마음 이미 정했으니 저의 마음을 헤아려 주옵소서."
 "듣기 싫다.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한다면 너를 딸로 여기기 않을테니 네가 알아서 해라. 나와 부녀의 인연을 끊던지... 바보 온달에게 시집가던지... 네가 알아서 해라."

 평원왕은 진노하였지만, 이 정도로 말했으니 평강공주가 마음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온달에게 시집갈 것을 결심한 평강공주는 어머니인 왕후에게 자신의 뜻을 말하고 작별인사를 드렸지요.
 욍후는 공주의 말에 깜작 놀라 울면서 설득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평강공주는 자신이 어떻게 바보 온달을 낭군으로 받아들였는지 왕후에게 말했지요.
 "어머니, 제가 비록 아바마마의 뜻을 오해하여 온달님을 낭군으로 생각하고 살았지만, 여자의 마음이란 한번 정을 주면 그 정을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돌이킬 수 없으니 허락하여 주소서."


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