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53화까지 연재했는데, 삼국지는 워낙에 방대한 내용이라 300회이상 연재할 예정입니다. 책으로는 5권에서 10권 정도의 분량이라 수년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저의 삼국지가 기존 삼국지와 가장 다른 점 세가지는,
 첫째, 나관중의 삼국지가 아닌, 진수의 삼국지를 바탕으로 썼다는 점입니다.
 나관중의 삼국지가 역사와 전혀 다른 점이 많은데도 사람들은 나관중의 삼국지를 그대로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진궁인데, 진궁은 원래 조조의 부하로 조조가 천하의 패권을 차지하는데 기반을 세운 명참모였습니다. 하지만, 의협심이 강한 진궁은 조조가 서주에서 무차별 학살을 하자 반발하여 장막과 장막의 동생 장초와 공모하여 조조를 배신하고 여포를 불러들였습니다. 
 진궁은 아마도 여포의 용맹에 자신의 지략을 합치면, 천하에 당할 자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인데, 문제는 여포가 진궁의 말을 여러차례 듣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진궁은 여포를 따라 죽음을 택하였지만, 조조는 자신의 부하였던 진궁의 가족을 대단히 우대하였습니다.
 사서에 의하면 조조는 진궁을 아들처럼 대했다고 합니다. 조조는 진궁의 충직한 성정을 알았기에 자신의 잘못으로 진궁이 떠난 것을 알았기에 진궁의 배신에도 불구하고 진궁의 가족을 대단히 우대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처럼 나관중의 삼국지는 정사 삼국지와 다른 점이 너무 많아 정사 삼국지를 바탕으로 소설을 써야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역사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관우와 초선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전개해나건다는 것입니다. 관우가 죽은 후에는 조식과 견후의 로맨스를 이어 역사 로맨스 소설로서의 삼국지를 쓰고자 합니다.
 관우과 초선의 로맨스와 조식과 견후의 로맨스는 비록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중국 역사상 최고의 영웅이라 할 수 있는 관우와 중국 4대 미녀의 한사람인 초선의 로맨스는 언젠가 영화나 책으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분명하고, 중국 역사상 최고의 시인 중 하나인 조식과 절세가인이라는 견후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도 글로 쓰면 명작이 될 수 있는 좋은 소재임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적벽대전의 영웅 주유와 초선의 뒤를 잇는 절세미녀 소교의 사랑 이야기도 그려 삼색의 사랑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자 합니다. 


 셋째, 손견, 손책, 주유를 비롯한 영웅들을 새로운 관점으로 부각시켰다는 점입니다.
 손견은 불과 수만의 병력으로 20만 대군의 동탁군을 상대로 연전연승한 천하의 명장이지만, 나관중의 삼국지는 손견의 공을 유비 삼형제에게 돌리는 바람에 손견의 활약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화웅을 죽인 것도 손견이었고, 여포를 격파한 것도 손견이었지만, 삼국지에는 모두 유비 삼형제의 공으로 바꾸어 놓아 천하의 명장, 손견의 활약상이 나관중에 삼국지에는 잘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사 삼국지를 바탕으로 손견이 동탁군을 격파한 이야기에 큰 비중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손견의 뒤를 이은 손책과 주유도 좀 더 주요한 인물로 등장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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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희는 뒤태가 아름다운 여자다.
 모델 뺨치는 늘씬하고 매혹적인 몸매에 긴생머리, 그리고 백옥처럼 희고 고운 피부...... 정말로 아름다운 뒤태를 가졌다.
 나와 그녀가 손을 잡고 거리를 횡보할 때 그녀의 뒷모습을 본 남자들은 나를 부러워할 것이다. 
 뒤태에 한해서는 세상에 그 누구에게도 뒤질 것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얼굴은 그리 미인이 아니었다. 
 얼굴에 잡티 하나없었고, 귀여운 미소를 지녀 매력이 있기는 했지만, 그녀의 뒤태가 사람들의 시선을 매혹하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평범한 얼굴이었다. 
 예전에 내 친구 영수는 그녀에게 이런 농담을 한 적이 있다.
 무도회에 마스크를 쓰고 가면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을거라고. 한심한 녀석, 그걸 칭찬이라고 했는가? 그녀는 영수의 말을 듣자 안색이 변할 정도로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 

 나는 자존심에 상처받은 그녀를 위로해 주려고 "너, 요즘 따라 정말 예뻐 보인다."는 말을 했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어 우리는 친해졌고 결국 사귀게 되었다. 
 백수인 나로서는 로또 대박에 부럽지 않은 대박이 터진 것이다.
 사실 그녀 또한 백조였다.
 백수와 백조의 만남은 천생연분이라고 했던가? 
 이유야 어떻든 간에 우리는 마음이 잘 맞는 찰떡궁합 커플이었다.
 그녀는 항상 내가 하자는데로 했고, 나를 배려해주었고, 나는 그러한 그녀는 몹시 사랑하였다.
 나에게 그녀는 천사이자, 유일한 삶의 희망이었다. 
 
 어느 날 그녀는 나에게 제안을 했다.
 자격증을 따서 취직하자고.
 결혼을 하려면 백수와 백조 생활에서 탈피해야 하지만, 경기가 나쁜 요즘에 좋은 직장을 구하기 힘드니 자격증을 따서 새 출발을 하자는 것이다.
 나는 그녀의 의견에 절대 공감했고, 우리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올랐다.
 그래, 해보자. 그녀와 결혼하려면, 장모님(나는 그녀의 어머님을 그렇게 불렀다)의 인정을 받아야 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파부침주의 각오로 무엇인가를 해야만 했다. 파부침주란 파를 부친 술이라는 말이 아니라 배를 가라앉히고 솥을 깨어 3일분의 식량만 배급한 후에 죽을 각오로 싸워 적군을 이겼다는 항우의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그러한 각오로 공부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 인생의 새로운 목표를 향해서 나갔다.
 나는 28살의 적지 않은 나이로 웹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컴퓨터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나와 동갑인 그녀는 공시(공무원 시험)를 준비했다.
 우리는 서로를 격려하며 이를 악물고 공부해서 2년 후에 나는 웹 디자이너가 되었고, 그녀는 공시에 합격했다. 그녀는 정말 내 인생의 복덩이다. 나는 그녀가 내 여자친구라는 것이 자랑스러웠고,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녀 또한 나의 진심을 알아주었기 때문에 세상에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커플이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나와 그녀는 각자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느라 일주일에 한번도 만나기 힘들었고, 가끔 만나도 예전처럼 즐겁게 시간을 보내지 못했지만, 나는 우리가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그다지 개의치 않았다.


 (후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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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비를 사랑한 다람쥐

 

 
옛날에 아름다운 미녀 제비를 짝사랑하는 다람쥐가 있었습니다.

 다람쥐는 우연히 날아가는 미녀 제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진 것이지요.

 미녀 제비와 알고 지냈던 다람쥐의 친구인 들쥐는 사랑에 빠진 다람쥐를 위해서 미녀 제비를 만나게 해주었습니다.

 멀리서만 바라보던 미녀 제비를 만나게 된 다람쥐는 기뻤지요.

 다람쥐는 미녀 제비에게 자신의 진심을 고백했습니다.

 "미녀 제비님, 당신은 제가 본 가장 아름다운 미녀입니다.

 저는 당신을 처음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당신을 잊어 본 적이 없습니다.

 비록 제가 부족한 것이 많지만 저의 사랑을 받아주세요."

 미녀 제비가 대답했습니다.

 "다람쥐님, 저는 당신의 마음을 받을 수 없어요. 저는 이미 사랑하는 제비가 있거든요. 그는 왕자 제비인데, 그도 저를 사랑해요. 우린 인연이 없나봐요. 그냥 친구가 되면 안될까요?"

 다람쥐는 미녀 제비가 자신의 사랑을 거절하자 몹시 슬펐지만 미녀 제비의 좋은 친구가 되었지요.

 미녀 제비는 얼마 후에 떠나버렸습니다.

 

 수 년이 지났습니다.

 다람쥐는 친구인 들쥐에게 미녀 제비가 왕자 제비의 배신을 당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다람쥐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미녀 제비님은 지금 어디있지?"

 미녀 제비는 이미 미녀 제비가 아니였습니다.

 실연의 상처를 받은 미녀 제비는 고향으로 돌아온 후에 움직이지도 않고 울면서 계속 먹기만 해서 뚱뚱한 제비가 되었습니다.

 뚱뚱해진 미녀 제비는 창피하여 둥굴에 숨어 지냈지요.

 들쥐는 이 사실을 알았지만 다람쥐가 상처를 받을까봐 처음에는 다람쥐에게 미녀 제비가 돌아온 사실을 말하지 않았지만 다람쥐가 너무나도 미녀 제비를 만나고 싶어하자 할 수 없이 미녀 제비가 돌아온 사실을 알려주고 만나게 해주었지요.

 

 "저기 너의 공주님이 있다."

 들쥐는 나가버렸습니다.

 뚱뚱해진 미녀 제비는 다람쥐를 보자 너무 기뻤지요.

 하지만 다람쥐는 미녀 제비의 돼지처럼 뚱뚱해진 모습을 보자 이 제비가 미녀 제비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외쳤습니다.

 "아니야, 그럴리 없어. 당신은 미녀 제비가 아니야."

 "다람쥐님, 저를 기억하지 못하시나요?"

 "아니야, 당신은 미녀 제비가 아니야."

 다람쥐는 미녀 제비의 변한 모습을 보자 눈 앞에 있는 뚱뚱한 제비가 미녀 제비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다람쥐가 자신을 몰라보자 미녀 제비는 큰 상처를 받아 울면서 말했지요.

 "그래요, 저는 당신이 알던 그 제비가 아니예요. 잘 가세요."

 다람쥐는 이제서야 눈 앞에 있는 뚱뚱한 제비가 미녀 제비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목소리를 들으니 미녀 제비가 맞구나. 내가 정말 나쁘다. 미녀 제비가 저렇게 슬퍼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프구나. 미녀 제비를 위로해 주어야겠다.'

 "미녀 제비님, 미녀 제비님이 맞군요. 몰라 봐서 죄송해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잘지내지 못했어요. 저는 왕자 제비님의 버림을 받았고 이제는 이렇게 뚱보가 되었지요."

 "뚱보라니요? 조금 살이 찌셨지만 살만 빼면 다시 미녀 제비가 되지 않겠어요? 당신의 아름다움은 사라진 것이 아니니 용기를 내세요."

 다람쥐의 위로를 받은 미녀 제비는 그 날 이후 살을 빼기 사작했습니다.

 다람쥐는 미녀 제비와 함께 운동을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미녀 제비는 살이 빠져 다시 미녀 제비가 되었습니다.

 

 예전처럼 날씬해진 미녀 제비가 하늘을 훨훨 날아 다니자 동물들은 '미녀 제비가 돌아왔다.'라고 소리쳤지요.

 미녀 제비는 이미 오래전에 돌아왔지만 그들은 뚱뚱해진 미녀 제비를 몰라봤던 것이지요.

 미녀 제비는 예전의 아름다움과 명성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미녀 제비는 다람쥐에게 작별을 고했습니다.

 "다람쥐님, 당신은 나의 가장 좋은 친구예요. 하지만 저는 이제 떠나야되요. 왕자 제비님이 보고 싶어요. 당신이 그동안 저에게 잘해준 것을 생각하면 제가 떠나면 안되겠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제비 왕자님을 만나고 싶어요."

 미녀 제비는 왕자 제비가 지금쯤은 자신을 그리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는 왕자 제비를 다시 만나서 설득해 볼 생각이었지요.

 '정말 죄송해요. 만약 왕자 제비님이 이번에도 저를 거절한다면 다시 돌아와 당신에게 나의 모든 것을 바치겠어요. 하지만 지금은 왕자 제비님이 너무 보고 싶어서 그럴 수 없어요. 정말 죄송해요.'


 미녀 제비는 다람쥐에게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왕자 제비가 자신을 받아주지 않으면 돌아오겠다는 말은 다람쥐의 자존심에 상처를 줄 테니까요.

 다람쥐는 말했습니다.

 "제 걱정은 하지 말고 떠나세요. 저는 당신이 행복하길 바랄 뿐이예요."

 미녀 제비는 눈물이 흘렀지만 흐르는 눈물을 참으면서 날아 올랐습니다.

 '안녕, 다람쥐님......'

 다람쥐는 미녀 제비를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왕자 제비님은 당신을 받아주지 않을거예요. 당신을 사랑했다면 버리지도 않았겠지요. 제발 돌아와 주세요. 저는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겠어요.'

 다람쥐는 미녀 제비가 떠나자 몹시 슬펐지만 언젠가 다시 미녀 제비를 볼 날을 위해서 눈물을 참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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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의 봉사활동으로 어느 양로원을 방문했다.
 양로원에 있는 할머니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던 중에 할머니 한분께서 우리의 방문에 관심도 없다는 듯이 사진첩만 쳐다보고 있어 내가 가까이 다가가 인사했다.
 "할머님, 안녕하세요? 저는 사랑교회에서 온 이은주예요. 이거 좀 드세요."
 나는 교회에서 나누어 준 떡을 할머니께 드렸다.
 할머니는 나에게 고맙다고 말한 후에 떡을 드셨다.
 할머니는 아들이 하나있지만, 아들이 자식 교육 때문에 미국으로 가서 양로원에 있게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자식 교육이 뭔데, 살아계신 부모님을 두고 미국까지 간 것일까?'
 할머니의 존함은 이순자였다. 이순자 할머니는 할아버지께서 10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하셨는데, 할아버지는 아들에게 어머니를 모시는 조건으로 아파트를 물려 주셨다고 한다. 하지만 아들은 그 돈으로 자식을 유학시키려고 미국으로 떠났으니, 할아버지께서 아신다면 통곡을 할 일이다.
 "할머니께서도 따라 가시지요? 손자하고 살면 좋쟎아요."
 "며느리하고 손주가 날 싫어해. 지네들끼기 살게 내버려 둬야지."
 나는 한숨을 쉰 후에 말했다.
 "그래도 따라 가시지요. 아드님은 할머니를 보고 싶어할거 아니예요."
 할머니의 두 뺨에서는 눈물이 흘러 내렸다.
 뭔가 말하고 싶은 것이 있지만, 말하시지 못하는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왠지 모르게 말없이 눈물을 흘리는 할머니의 모습을 잊을 수 없어 다음 주에도 양로원을 찾아갔다.
 할머니는 나를 보자 마치 자식이라도 온 것처럼 반겨 주셨다.
 나는 이후부터 매주 양로원을 찾아가 할머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할머니는 어린 시절 교회에서 피아노를 치실 정도로 교회를 열심히 나가셨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교회를 나가지 못했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할머니께 교회를 나올 것을 권유해서 매주 할머니의 손을 붙잡고 교회를 나갔다.
 할머니의 손자는 할머니를 싫어했지만, 할머니는 손자를 몹시 사랑하신 것 같다.
 할머니는 항상 입버릇처럼 나를 손자의 며느리 삼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손자도 나와 같은 20살이었는데, 나는 자신의 할머니를 싫어하는 손자와 결혼할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한겨울이 되어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 독감에 걸렸는데, 고열증상과 두통이 있어 당분간 할머니를 만나지 못했었다.
 어느 날 나는 혼자 교회에 와서 주보를 살펴보고 있었는데, 주보에 어디선가 본 이름이 있었다.
 '고 이순자 집사.'
 '그럴리가 없어. 할머니께서는 얼마전까지 멀쩡하셨는데.'
 나는 교회의 목사님을 통해서 이순자 할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셨음을 확인했다.
 장례식은 고인의 뜻에 따라 교회에서 치루어졌는데, 할머니의 장례식에 아들과 며느리와 손자가 미국에서 찾아왔다.
 아들은 땅을 치면서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 이 불효자를 용서하세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 놈의 자식 교육이 뭔지, 어머니를 내버려 두고 가다니 제가 제 정신이 아니었어요."
 손자도 할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쏟았다.
 
 여름방학이 되자 나는 하계수련회에 갔는데, 우연하게도 할머니의 손자를 만났다.
 할머니의 손자의 이름은 이상현이었는데, 이번 학기에 우리나라의 대학으로 편입한 그는 할머니의 장례식에서 나를 보았다고 하면서 할머니와 내가 무슨 관계냐고 물었고, 나는 내가 할머니를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말해주었다.
 나는 교회에서 상현이와 친해지게 되었는데, 내가 사랑했던 나를 사랑했던 이순자 할머니의 손자라는 사실에 왠지 모르게 호감이 갔던 것 같다.

 나는 나도 모르게 상현이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그는 어느 크리스마스에 나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은주야, 나, 사실은 너를 사랑해. 어쩌면 우리 할머니를 사랑했던 너의 따뜻한 마음씨에 이끌려 너를 사랑하게 된 건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나는 너를 사랑해. 내 마음을 받아 주겠니?"
 "상현아, 고백해 줘서 고마워. 사실은 나도 니가 좋았어.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너를 보면 할머니가 생각나고, 할머니가 생각나면 니가 생각났어."
 상현이가 나에게 고백한지 1000일이 되었을 때 상현이는 나에게 청혼하였다.
 나는 얼마후에 상현이와 결혼하여 할머니의 증손자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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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산타 할아버지께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를 잠깐만이라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들어주실지 모르겠어요. 아빠는 저에게 착하게 살면 산타 할아버지께서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신다고 하셨고, 저는 지난 1년동안 아빠말 잘 듣는 착한 어린이로 살았으니 산타 할아버지께서 저의 소원을 들어주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수업이 끝나자 저는 유치원에서 주는 점심을 먹고 유치원 차를 타고 집에 왔어요.
 집에 온 저는 엄마에게 줄 선물과 카드를 사로 문방구에 갔는데, 오다가 한 아줌마를 만났어요.

 직장에서 일을 마친 나는 서은이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과 케이크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지만,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웃에게 서은이를 봤는지 물어 봤지만 서은이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어 경찰에 신고한 후에 서은이를 찾았다.

 저는 아줌마의 집에서 엄마를 기다렸지만, 엄마는 나타나지 않으시고, 대신에 험상 굳게 생긴 아저씨 두명이 나타났어요. 얼굴에 큰 점이 있는 아저씨 하나가 아줌마에게 귓속말로 뭐라고 속삭였는데, 아줌마는 저를 힐끗쳐다보더니 눈물을 글썽거렸어요. 아줌마의 눈물을 보니 오늘 엄마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어요. 
 "꼬마야, 전화번호가 몇 번인지 말해봐. 아버지를 부를테니까."

 내가 초조한 마음으로 서은이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서은이를 납치한 유괴범이였다. 유괴범은 서은이를 잘 데리고 있으니 3000만원을 마련하면 서은이를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얼굴에 큰 점이 있는 아저씨는 방에 들어가서 전화를 했는데, 아저씨는 아빠에게 3000만원이나 되는 돈을 가져다 달라고 아빠를 협박했어요.
 저는 이제서야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아 눈물을 참을 수 없었어요.
 아줌마를 몹시 좋아하게 되었는데, 아줌마가 저를 속였다는 사실이 너무 슬펐거든요.
 아저씨는 제가 울자 인상을 쓰면서 저를 때리려고 했어요. 아줌마가 말리는 바람에 저는 맞지 않았지만, 아저씨는 험악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아 저는 겁이 나서 울음을 그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저녁 때가 되자 아저씨들은 밖으로 나갔는데, 아줌마는 휴대폰으로 아빠에게 전화했어요. 
 "서은이를 데리고 있는 사람입니다. 자세한 것은 만나서 말씀드릴테니, 지금 서은이 아파트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만나요."
 아줌마는 저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서 택시를 잡았어요. 아저씨가 따라올께 조마조마했는데, 저는 갑자기 영화의 주인공이 된 느낌이 들었지요.

 나는 경찰에 신고한 후에 서은이를 데리고 있다는 아가씨가 시킨데로 집 근처의 스타벅스 근처에서 가스총를 든 경비 아저씨와 함께 아가씨를 기다렸다.
 "아빠!" 
 서은이는 택시에서 내리자 마자 나를 불렀다.
 나는 서은이를 두손으로 꼭 앉은 후에 아가씨에게 말했다. 
 "그 사람들은 어디있소? 아가씨 이름은 뭐요?"
 "지금쯤 달아났을거예요. 정말 죄송해요. 제 이름은 지영이라고 해요."
 "죄송하면 답니까? 각오하세요."
 "아빠, 아줌마가 절 구해주셨어요. 아줌마는 아무 잘못이 없어요."
 서은이는 눈물을 글썽였다.
 이때 경찰이 도착했다.
 서은이의 눈물에 마음이 약해진 나는 그녀를 용서해 줄 것을 결심하여 경찰에게 아가씨는 서은이의 보모인데, 함께 납치되었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아저씨, 정말 감사합니다."
 그녀는 나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 후에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염치없는 줄 알지만, 가끔... 서은이를 보러 와도 되나요?"
 "아빠, 나, 아줌마하고 같이 살면 안되?"

 1년 후 크리스마스 이브......
 나의 아내가 된 지영이가 서은이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과 케이크를 사들고 들어왔다.
 나는 지영이를 서은이의 보모로 고용하였는데, 서은이가 지영이를 잘 따를 뿐만 아니라 왠지 모르게 세상을 떠난 아내와 닮았다는 느낌이 들어 몇 달 전에 결혼했다.
 저녁을 먹은 후에 지영이는 서은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면서 말했다.
 "산타 할아버지께서 바쁘셔서 우리 서은이 선물을 나에게 주고 그냥 가셨단다. 자, 여기...... 산타 할아버지께서 우리 서은이에게 주시는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산타 할아버지는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 어린이에게는 꼭 선물을 주신단다."

 지영이는 사랑스럽고 마음이 따뜻한 여자다. 나는 서은이의 엄마가 세상을 떠난 후에 요즘처럼 행복한 적이 없었다.
 서은이는 작년 크리스마스에 산타에게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를 잠시만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기도했었는데, 산타가 정말 서은이의 기도를 들어주셔 서은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엄마를 보내주신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지영이가 산타가 보낸 선물이라면, 지영이는 내 생애의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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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으로부터 20년전 크리스마스 이브에 피터는 데이지와 눈싸움을 한 후에 눈사람을 만들었는데, 피터는 그때의 추억으로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자 데이지가 몹시 그리워져 다시 데이지의 소식을 들으러 고향을 찾았습니다.

 

 피터는 잭의 집을 찾아갔는데, 데이지와 헤어진지 20년이나 되어 한번만이라도 데이지를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윌슨 부인이 데이지라고 착각하고 있는 피터는 자신의 이름을 밝힌 후에 하인들에게 주인 마님의 어릴 적 친구이니 만나게 해달라고 말했지요.
 "윌슨 부인께 전해주시오. 어릴 적 친구 피터가 찾아 왔다고요. 그럼 분명히 나오실 겁니다."
 
 하인들의 말을 전해듣고 나온 레이첼은 이미 세상을 떠난 데이지가 찾았던 피터를 보자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습니다.

 "피터, 왜 이제서야 돌아왔니? 데이지가 너를 얼머나 기다렸는지 아니?"

 "데이지는 잘 살고 있지요?"

 레이철인 데이지가 잘 살고 있냐는 피터의 물음에 슬픈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습니다.

 "그녀는... 아직 너를 기다리고 있어."

 

 레이철은 피터가 데이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았기 때문에 데이지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말하지 못한 것이지요.

 하지만 피터는 레이첼의 슬픈 표정을 보자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피터는 자신의 직감이 틀리기를 바라면서 데이지의 집으로 달려갔지요.

 

 데이지의 집에 도착한 피터는 곧바로 데이지 일가의 공동묘지로 항하였습니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랬지만, 피터는 어렵지 않게 데이지의 묘비를 발겼했지요.

 '데이지 존슨 1870 ~ 1896'


 피터는 통곡하면서 말했습니다.
 "데이지, 나의 사랑... 미안해. 모두 내 잘못이야. 10년전 내가 고향에 돌아왔을 때 너에 대한 소식을 좀 더 자세히 알아봤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이럴 수가... 네가 이렇게 일찍 떠날 것을 알았다면... 난 결코 고향을 떠나지 않았을텐데..."

 언니 레이철에게 피터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케서린은 언니의 무덤 근처에서 통곡하는 피터를 보자 원망하는 마음이 들어 피터를 때리면서 말했지요.
 "왜 이제서야 돌아오셨나요? 데이지 언니가 얼마나 당신을 그리워 했는지 아세요?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세요? 왜? 왜?"
 케서린은 혹시라도 피터가 자존심이 상해 떠나버리면, 언니의 유언을 전해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피터를 때리던 손을 멈춘 후에 통곡하면서 말했습니다.
 "언니, 언니가 기다리던 사람이 왔어. 언니, 이제 더이상 울지마."
 
 데이지는 피터를 기다리다가 지쳐 눈물을 흘린 적이 많아 케서린은 데이지가 울때 마다 위로 하면서 말했지요.
 "언니, 울지마. 때가 되면 올거야. 피터는 언니만 사랑했다며? 그러니 꼭 올거야."
 케서린은 피터를 보자 데이지가 자주 울던 기억이 나서 자신도 모르게 묘비에다 말한 것이지요.
 피터도 케서린도 털석 주저 않은 채로 울었는데, 피터는 정신을 차리자 눈바닥위에 주저앉은 케서린이 걱정이 되어 케서린을 일으켜 세우면서 말했습니다.
 
 "그만 일어나자. 날씨가 추워 이러다 감기걸리겠다."
 케서린은 10년전의 아픈 기억이 나자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지요.
 "언니는 10년 전... 당신과 함께 했던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억하면서 눈사람을 만들다 심한 독감에 걸려..."
 
 피터는 데이지가 자신과 눈사람을 만들던 추억으로 눈사람을 만들다가 독감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는 캐서린의 말을 듣자 눈물이 쏟아졌지만, 케서린이 추운 날씨에 너무 울면 독감에 걸릴 것이 걱정이 되어 케서린을 데리고 집에 들어갔지요.
 케서린은 집에 들어가자 피터에게 데이지의 편지를 전해주면서 말했습니다.
 "읽어 보세요. 언니의 유언이 그 편지를 당신에게 전해달라는 것이였어요. 언니는 당신의 주소를 알아내서 편지를 보내려고 했지만, 언니는 당신의 주소를 몰라 보낼 수 없었어요."

 피터는 편지봉투를 뜯은 후에 케서린이 준 편지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피터, 난 지금 심한 독감에 걸렸는데, 계속 심해지는 것이 심상치 않은 것 같아.
  아마도 네가 나의 편지를 읽을 때는 난 이 세상 사람이 아닐거야. 
  하지만 난 떠나기 전에 나의 진심이라도 너에게 말해주고 싶어. 
  네가 떠난 이후에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 남자도, 내가 진심으로 사랑한 남자도, 너라는 사실을 깨달었어.    
  네가 떠난 후에 잭하고 헤어진 후에 네가 오기를 기다렸지만, 너는 돌아오지 않았지. 
  피터... 혹시, 내 말에 상처받아서 돌아오지 않는거니?
  내 말에 상처받았다면, 나를 용서해줘.
  사랑이란 떠난 후에서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 같아.
  잘못을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은 경우가 많은 것 같아.
  피터, 나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써둔 일기장들이 있어. 
  거기엔 우리가 어렸을 때 함께 놀았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일기가 적혀있어. 
  내가 떠나면 이걸 너에게 주겠지만, 나를 잊기 전에는 읽지 않았으면 좋겠어.
  추억이란 아름다운 것이지만, 추억에 묻혀 살수는 없으니까. 
  내가 떠나면 나를 그리워하지 말고, 좋은 여자를 만나서 결혼하기를 바래.
  
  안녕, 피터! 너의 영원한 사랑 데이지가...' 
  

 피터는 데이지의 편지를 읽은 후에서야 깨달았습니다.

 '나는 데이지를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한번도 데이지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한 적이 없었지. 데이지, 나는 너를 진심으로 사랑했어.'

 피터는 이제서야 데이지의 진심을 깨달았지만, 피터의 깨달음은 너무 늦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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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후 크리스마스 이브......

 피터는 10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에 데이지와 눈싸움을 한 후에 눈사람을 함께 만든 추억이 떠올랐지요.

 '그녀는 지금 잘 살고 있을까?'

 피터는 고향을 떠난 후에 데이지가 정말 잭과 결혼했는지, 혹은 다른 사람과 결혼했는지, 지금 잘 살고 있는지 등의 궁금한 생각이 들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피터는 데이지가 어떻게 사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10년만에 고향을 찾아왔지요.

 

 하지만 피터는 데이지나 데이지 가족과 마주 칠 용기가 나지 않아 잭의 동네로 가서 잭의 이웃집 아주머니에게 데이지에 대해서 물었지요.

 "저는 피터입니다. 저를 기억하십니까?"

 "피터? 아... 기억하지. 정말 오랜만이군. 왠일이지?"

 "제 옛날 친구가 궁금해서요. 데이지를 아십니까?"

 "데이지? 누구지?"

 "그녀는 잭의 부인으로 존슨씨의 둘째 딸입니다."

 "난 그녀의 이름은 잘 모르는데... 그냥 존슨씨의 딸이라는 것 밖에... 잘 살고 있겠지. 마을 최고의 부자와 결혼했으니..."

 "그렇겠군요."

 

 피터는 데이지가 잘 살고 있다는 말을 듣자 다시 고향을 떠나 살던 곳으로 돌아갔지요. 

 하지만 아주머니가 말한 존슨씨의 딸은 데이지가 아니라 언니 레이첼이였습니다. 

 피터가 떠나자 데이지는 피터를 그리워하여 잭과 헤어졌고, 잭은 데이지 대신에 언니 레이첼을 사랑하게 되어 결혼한 것이지요.

 피터가 마을을 잠시 다녀간 줄 모르는 데이지는 10년전 피터와의 즐거웠던 크리스마스 이브를 떠올리면서 혼자서 눈사람을 만들면서 생각했습니다.
 '피터...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거니? 난 네가 몹시 그리운데... 넌 내가 그립지 않니? 내가 너를 철부지라고 말해서 아직도 화나서 돌아오지 않는거니? 아니면 벌써 다른 여자와 결혼해서 살고 있는거니? 설령 네가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고 해도 네가 보고 싶어.'

 그 날 데이지는 심한 독감에 걸렸습니다.
 데이지는 날씨가 몹시 추웠는데도 10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에 피터와 눈사람을 만들던 추억이 생각나 눈사람을 만들다가 독감이 걸린 것이지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탈진된 데이지는 점점 독감이 심해지더니 폐렴으로 발전하여 회복이 힘들 정도로 병이 악화되었습니다.

 어느 날 데이지는 아주 심한 기침을 하면서 자신이 가망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언니는 이미 시집갔고 부모님은 일을 하러 나가셔 집에는 여동생인 캐서린만 남아 있어 캐서린을 불러 말했지요.
 "캐서린... 부탁할께 있어. 내가 어렸을 때... 나에게 피터라는 친구가 있었어. 그는 오직... 나만을 사랑했지만... 나는 다른 남자를 사랑했기 때문에... 아무 말도 없이 어디론가 떠나버렸지. 그를 만나면 전해 주려고 편지를 썼는데, 이제 내가 떠나면... 내가 이 편지를 전해줄 수 없으니... 네게 부탁하마. 내 일기장도 모두 피터에게 전해줘."
 
 캐서린은 언니가 유언처럼 말하자 울면서 말했지요.
 "언니, 그게 무슨 소리야. 나를 버리고 언니만 가면 어떻게? 안되, 절대 안되."
 데이지는 캐서린을 쓰다듬으면서 말했습니다.
 "케서린, 가고 가지 않는 것은...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일이란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는... 헤어져도 우린 천국에서... 다시 만날 수 있으니 언니가 떠나도 너무 슬퍼하지마."
 "아냐, 언니! 언니, 힘을 내. 언니가 떠나면 나는 외로워 어떻게. 큰 언니는 시집갔고, 부모님은 일하러 나가면 난 외로워 어떻게 살란 말이야. 언니, 제발 힘내... 알았어?"
 
 데이지는 떠나지 말라는 케서린에게 고개를 끄덕인 후에 얼마후에 잠이 들었지요.
 하지만 데이지는 잠이 든 후에 다시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데이지는 세상을 떠났지만, 피터는 이 사실을 알지 못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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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으로부터 백여년 전 어느 영국의 마을에 피터라는 16세의 소년이 있었습니다.

 피터는 6살 때 부모님을 잃은 후에 아버지의 친구였던 우유 목장 주인 존슨씨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었지요.
 피터가 하는 일은 목장에서 생산된 우유를 배달하는 일이었는데, 그는 그동안 시계고치는 기술을 배워 도시로 가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지만 존슨씨의 딸 데이지를 사랑하여 떠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데이지는 금발의 16세의 아름다운 소녀로 피터와 어릴 때 부터 친하게 지낸 소꼽친구였지요.
 데이지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은 피터를 항상 따뜻한 마음으로 보살펴 주어 피터에게 데이지는 때로는 어머니 같은, 때로는 누나 같은, 때로는 애인 같은 여자였습니다.
 피터는 자신을 오랫동안 보살펴 준 데이지와 결혼하고 싶어했는데, 결혼한 후에 도시로 가서 시계점을 열 생각으로 항상 부지런하게 일하면서 돈을 모았지요.
 
 눈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브에 피터는 데이지의 집에 초대받았습니다.
 데이지의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 두살 많은 언니 레이첼과 어린 여동생 케서린이 있었는데, 여동생은 늦둥이로 이제 겨우 3살이었습니다.
 데이지의 아버지인 존슨씨는 피터의 아버지의 친구로 피터의 아버지가 죽은 후로는 피터를 보살펴준 고마운 분이셨는데, 크리스마스 때마다 산타클로스의 복장을 하고 딸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면서 피터에게도 선물을 줄 정도로 피터에게 잘해주었지요.

 피터가 데이지의 가족과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낸 후에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자, 데이지가 피터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면서 말했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내가 너에게 주는 선물이야."
 피터는 그동안 데이지의 아버지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적은 있었지만, 데이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기뻐하면서 말했지요.
 "너한테 선물을 받다니 오늘은 내 평생 최고의 크리스마스 이브야. 정말 고마워."

 데이지는 피터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데이지에게 아직 사랑의 확신은 없었습니다.
 데이지가 피터와 함께 집 주변을 둘러보니, 하늘에서는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고 땅에는 눈이 수북히 쌓여 있었지요.
 데이지는 하늘을 쳐다보면서 피터에게 물었습니다.
 "아름답다. 저 많은 눈들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데이지의 질문을 들은 피터가 하늘을 쳐다보면서 데이지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각하고 있을 때 데이지는 갑자기 눈을 뭉쳐 피터에게 던진 후에 도망치면서 말했지요.
 "바보! 나한테 속았지? 용기있으면 따라와봐."
 피터는 눈을 동그랗게 뭉친 후에 데이지를 따라가면서 외쳤지요.
 "넌 도망칠 수는 있어도 숨을 수는 없어. 두고 보자."
 데이지와 피터는 눈싸움을 한 후에 눈사람을 만들었습니다. 
 동심의 세계에 빠진 데이지와 피터는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냈지요.


 크리스마스가 지난 후에 데이지는 송년 파티에서 잭이라는 청년을 만나 사랑에 빠졌습니다.
 잭은 윌슨씨의 아들로 아버지 윌슨은 큰 목장을 경영하는 부자였는데, 데이지의 아버지 존슨씨의 친구였지요.
 만난 지 한달도 되지 않아 데이지는 잭과 장래를 약속할 정도로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데이지는 피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잭을 더 사랑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요.

 얼마 후에 데이지는 피터를 만나 자신이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말했지요.
 "피터, 나 잭을 정말 사랑해. 나에 대한 너의 마음은 잘 알지만, 난 그 사람 정말 사랑하는 것 같아."
 피터는 데이지의 말을 듣자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잭이 바람둥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데이지에게 말했지요.
 "잭이라고? 그 남자... 바람둥이야. 형편없는 남자라고."

 피터는 우유배달을 하면서 아주머니들에게 잭이 바람둥이라고 여러 차례 들은 적이 있어 확신하여 말했지만, 데이지는 피터가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형편없는 남자라고 말하자 화가 나서 말했지요.
 "형편없는 남자라고? 잭은 너 따위 철부지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사람이야."
 데이지는 피터가 잭을 질투하여 모함하는 것이라고 오해하여 피터를 철부지라고 말한 것이지요.

 피터는 데이지가 자신을 철부지라고 말하자, 화가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지요.
 피터는 데이지가 결혼한다고 말하자, 데이지와의 모든 인연은 끝났다는 생각이 들어 짐을 꾸려 마을을 떠나 어느 도시에 정착했습니다.
 피터는 시계고치는 기술을 배웠기 때문에 시계공이 되어 쉽게 정착할 수 있었지요.
 피터는 데이지가 생각날 때마다 당장이라도 고향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데이지가 바람둥이 잭과 결혼할 것이라는 생각이 나면 질투심이 솟아 돌아 가지 못했지요.

 데이지는 피터가 떠나자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한 남자는 잭이 아니라 피터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잭과 헤어진 후에 피터를 기다렸지만 피터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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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돌아온 희진이는 자신이 아플 때 병문안 왔던 친구들이 보고 싶어 어머니에게 학교에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희진이의 어머니는 희진이의 건강이 걱정되어 의사에게 전화로 희진이가 학교에 가도 되는지 물어보았지요.
 희진이를 담당했던 의사는 희진이의 병은 마음에서 온 것이니 학교에 가도 좋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오후가 되자 희진이의 친구들이 몰려 왔습니다.
 희진이가 퇴원하자 희진이의 어머니는 담임선생님께 알려드렸고, 담임선생님은 희진이의 반 친구들에게 이 소식을 전해주었기 때문이지요.
 반장인 현철이는 희진이에게 언제부터 학교에 나올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희진이는 이미 의사선생님께 학교에 나가도 좋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밝은 표정으로 대답했지요.

 "내일부터!"

 희진이의 이웃에 사는 현주가 희진이에게 말했습니다.
 "희진아, 그럼 내일 나하고 학교에 같이 가자. 내가 우리 어머니께 학교에 올 때 갈 때 태워달라고 말씀드릴께."

 "와~ 고마워, 현주야."
 "현주야, 니가 희진이 책가방도 들어줄래?"

 옆에 있는 현철이가 현주에게 부탁하듯이 말했지요.
 "니가 말하지 않아도 그럴꺼니까 걱정마라. 근데, 너 희진이..."

 현주는 현철이가 희진이를 좋아하는지 물어보려다가 아직 건강이 좋지 않은 희진이를 자극할까봐 말하다 만 것이지요.
 현주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서 희진이에게 말했습니다.

 "희진아, 너... 빨리 건강해져야되. 알지?"
 "알았어. 빨리 건강해질께..."

 희진이를 좋아하는 현철이는 희진이가 내일 학교에 오려면 지금은 편히 쉬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 친구들에게 나가자는 눈치를 준 후에 말했습니다.

 "희진아, 미안하지만... 우리 숙제할게 있어서... 그만 가봐야 되겠다. 미안해, 내일 다시 보자."
 
 희진이의 어머니도 희진이가 내일 학교에 가려면 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희진이의 친구들에게 말했습니다.
 "나중에 또 놀러 와라."

 현주는 내일 희진이에게 차를 태워줄 것을 약속했기 때문에 희진이의 어머니께 말했습니다.
 "어머님께 내일 몇시에 갈 수 있는지 여쭈어 볼께요."
 "현주야, 정말 고맙구나."

 현주는 예전에 희진이가 입원했던 병원을 찾아온 적이 있어 희진이의 어머니께서는 현주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지요.
 
 희진이의 반 친구들이 모두 나가자 희진이는 어머니께 미소지으면서 말했습니다.
 "엄마, 친구들을 보니까 몸도 마음도 좋아졌어요. 이제 저 병 모두 나았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희진이의 어머니는 희진이의 건강이 생각보다 빨리 회복되고 있는 것 같아서 눈물을 글썽이면서 말했지요. 
 "그래, 걱정하지 않으마. 하지만... 무리하면 안된다. 몸이 좋지 않으면, 선생님께 말씀 드리거라."

 희진이는 어머니께서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자 다시는 아프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 '따르릉'라고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희진이의 어머니는 현주의 전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재빨리 전화를 받았지요.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현주의 어머니예요. 내일 희진이를 몇 시에 데려가는 것이 좋을까 여쭈어 보려고 전화드렸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신경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가 시간을 맞출테니... 편한 시간에 와주세요."
 "아니예요. 현주에게 이야기 들었어요. 희진이가 좋은 시간에 바래다 줄께요."

 희진이의 어머니는 현주의 어머니께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희진이가 좀 더 자고 갈 수 있게 8시 30분에 와달라고 부탁하였지요.

 다음 날...

 현주는 정확하게 8시 30분에 희진이의 집의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희진이는 어머니의 손을 붙잡고 나와 현주의 차에 탔습니다.
 희진이의 어머니는 현주의 어머니께 감사하였지요.

 "정말... 뭐라고 감사해야 할지... 바쁘실텐데..." 
 "그런 말씀 마세요. 서로 돕고 살아야지요. 게다가 현주도 학교에 같이 갈 친구가 생겨서 좋구요."

 현주가 희진이를 보고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희진아... 나중에 나 맛있는거 사줘. 나 떡복이 좋아하는데..."
 
 희진이도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알았어. 오늘 사줄까?"
 "아니... 나중에 니가 건강해지면..."

 희진이의 어머니는 현주가 떡복이를 좋아한다고 말하자 현주에게 말했습니다.
 "오늘이라도 우리집에 놀러 와라. 내가 파는 것보다 더 맛있게 해주마."

 현주의 어머니는 희진이 어머니에게 말했습니다.
 "아니... 괜챦아요. 얘는 제가 해주는 떡복기 먹으면 되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참! 희진이 어머님도 지금 회사에 출근하시지요? 괜챦으시면 제가 태워다 드릴께요. 제가 오늘은 시간이 있어서요."

 희진이의 어머니는 현주의 어머니의 친절을 사양했지만, 현주의 어머니가 계속 권하지 할 수 없이 차에 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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