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초고왕 37화
어제 근초고왕 37화를 포스팅한 후 보니, 어색한 부분과 부족한 부분이 있어 2000자를 추가하고, 많은 문장을 수정했습니다.
부여구는 백성들이 헌납한 재물로 진(晉)의 상단으로부터 식량을 매입하였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연의 모사 양유는 모용황을 찾아가 아뢰었다.
"소신이 들으니, 부여가 흉년이 들어 진으로부터 식량을 구한다 하나이다. 부여에 식량을 매매하는 진의 상단을 매수하여 밀정을 투입한다면, 부여 정벌에 큰 도움이 될 것이오니, 이 일을 소신에게 맡겨주소서."
모용황은 용좌를 치며 감탄했다.
"좋은 계책이로다. 그대에게 모든 것을 일임할 터이니, 뜻대로 하라."
모용황의 윤허가 떨어지자, 양유는 부여에 식량을 매매하는 진(晉)의 상단을 매수하여 수백명의 한(漢)족 출신의 밀정을 보냈다.
모용황은 부여 정벌에 유다른 집착을 가지고 있었다. 60년전인 285년 아버지 모용외가 한때 부여를 정복하였으나 진(晉)의 원조로 실패하였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절세의 미녀라 소문난 부여의 여혜 공주를 연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혜 공주가 부여구와 혼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모용황은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새 삼라만성이 얼어붙는 겨울이 찾아왔다. 연이 부여의 도성 부여성을 침략하려면 요하강을 건너야하는데, 요하강은 한겨울이 되면 꽁꽁 얼어붙어 군대가 도강할 수 있었기 때문에 모용황은 겨울에 요하강이 얼어붙었을 때 부여를 정벌할 생각이었다.
요하강이 꽁꽁 얼어붙자, 모용황은 대전회의를 소집하여 부여 정벌을 논의했다. 양유가 모용황에게 아뢰었다.
"소신이 듣건데, 지금 고구려 태왕 사유는 국력을 다해 병력을 키우고 있다 하나이다.
고구려의 창끝은 우리 연을 노리는 것이 틀림없사오니, 부여를 치기 전에 먼저 고구려를 굴복시켜야 될 것이옵니다."
모용황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고구려를 굴복시킬 방책이 있는가?"
"소신이 남소성에 보낸 밀정에 의하면 지금 남소성에는 정병이 5천 뿐이라 하니, 남소성을 탈취하소서. 남소성은 고구려의 요충지일 뿐만 아니라 고구려가 육로로 용성으로 진군할 때 필히 거쳐야하는 길이오니, 남소성을 탈취한다면, 고구려가 감히 연을 넘보지 못할 것이옵니다."
"좋다. 허면, 누구를 보내면 좋겠는고?"
양유가 대답하기도 전에 모용각과 모용패가 거의 동시에 앞으로 나오며 아뢰었다.
"소자 패를 보내주소서."
"소자 각을 보내주소서."
양유가 말했다.
"두 왕자 저하를 함께 보내는 것이 좋을 듯 하옵니다."
모용황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각아, 내 너에게 기병 2만기를 줄 터이니, 패를 데리고 가거라."
모용각은 모용패와 함께 기병 2만기를 이끌고 남소성으로 향했다.
남소성의 성주 고화는 사유의 친척으로 척후병으로부터 연군이 온다는 소식을 듣자, 즉시 환도성으로 전서구를 띠우고 봉화를 올렸다. 남소성에는 5천의 병력밖에 없었다. 연군이 남소성에 이르자, 고화는 결연한 표정으로 병사들을 향해 외쳤다.
"남소성은 고구려군이 용성으로 진군할 때 필히 지나야하는 요충지다. 우리가 임무를 다하지 못하여 남소성을 오랑케들에게 빼았긴다면, 연에 볼모로 잡혀계시는 태후마마와 왕후마마를 모셔오기 요원하여 질 터이니, 무슨 면목으로 폐하를 뵐 수 있겠는가?목숨을 버려서라도 성을 지키는 것이 신하된 도리일 것이다. 이 몸은 나라에 목숨을 바칠 각오로 싸울 것이니, 그대들 또한 목숨을 바칠 각오로 싸우라."
고구려군은 창을 치켜 들며 우뢰같은 함성을 질렀다.
"고구려 만세! 천자 폐하 만세! 태후마마 만세! 왕후마마 만세!"
고구려군의 우뢰같은 함성소리에 연군은 싸우기도 전에 기가 꺽였다. 모용각은 근심어린 표정을 지으며 모용패에게 물었다.
"고구려군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듯 하니, 밤에 야습하는 것이 상책이 아니겠느냐?"
"지당하신 말씀이옵니다. 소제가 들으니, 남소성의 성주 고화는 명장이나, 그의 수하 장수들은 모두 범장이라 하더이다. 허니, 성동격서(동쪽을 칠 듯이 소리를 내어 속인 후 서쪽을 치는 전술)의 전략이 상책이옵니다. 허장성세로 고화를 유인한 후 나머지 병력으로 방비가 소흘한 곳을 친다면, 날이 밝기 전에 능히 남소성을 탈취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다만, 남소성을 탈취하기 전에 고구려의 구원군이 당도한다면,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이에 대비하여 2천기를 남소성으로 오는 길목에 매복시켜 대비토록 하는 것이 좋을 듯 하옵니다."
모용각은 이제 겨우 약관의 나이인 모용패의 세심한 계책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필승의 계책이로구나! 좋다. 너의 계책을 쓰겠다."
칠흑처럼 어두운 밤이 되자, 모용각은 기병 6천기를 이끌고 서문을 공격했다. 모용각은 모용패의 계책대로 후방에 수천개의 깃발을 든 허수아비를 만들어 배치한 후 병사들에게 수백개의 휏불을 들게 하였다. 남소성에서 보기에는 후방에 대군이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남소성에는 4대문이 있어 대문마다 5백기로 지키게 하고 나머지 3천기는 중앙에 두었는데, 연군의 허장성세에 속은 고화는 중앙에 있는 2천기를 서문에 투입했다.
연군은 충차와 운거를 동원하여 서문에 맹공을 퍼부었지만, 고구려군은 용맹스럽게 연군의 맹공을 막았다. 치열한 전투가 전개되고 있을 때 동문을 맡은 장수 재철로부터 전령이 당도했다.
"지금 동문은 1만이 넘어보이는 대군의 공격을 받고 있나이다. 전황이 시급하오니, 속히 구원군을 보내주소서."
고화는 이제서야 연군의 성동격서 전술에 속은 사실을 깨달았다.
'아뿔사! 놈들의 성동격서에 속았구나!'
고화는 즉시 병력 2천을 모아 동문으로 갔지만, 이미 연군은 동문을 부수고 성안으로 파도처럼 밀려 들어오고 있었다. 고화는 죽기를 각오하고 싸웠지만, 파도처럼 밀려들어오는 연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치열한 공성전 끝에 고화가 사로잡혔고, 얼마 후 남소성은 연군의 수중에 떨어졌다.
한편 사유는 염모를 대장으로 고밀을 부장으로 임명하여 기병 1만기를 주어 남소성을 구원토록하였는데, 진군 중에 척후병으로부터 남소성 함락의 비보가 전해졌다.
고밀이 분노로 치를 떨며 말했다.
"무도한 선비 오랑케들의 퇴로를 차단한 후 다시는 고구려를 넘보지 못하게 섬멸해야 하옵니다.
염모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태후마마와 왕후마마께서 연에 볼모로 잡혀있으니, 경거망동해서는 아니되네."
염모는 명을 내려 환도성에 전서구를 띠웠다.
남소성 함락의 비보를 들은 사유는 주먹으로 용상을 치며 분개했다.
"무엇이? 고화가 하루도 버티지 못하였단 말이냐? 내, 고화를 믿었건만, 어찌......"
고무가 한숨을 길게 내쉰 후 사유에게 말했다.
"남소성에는 본래 1만의 정병이 있었으나, 지난 번 부여 정벌 때 5천의 병력을 차출한 후 아직 복귀시키지 못한 까닭에 5천뿐인 병력으로 2만에 이르는 연의 대군을 막기는 역부족이었을 것이옵니다."
사유는 충격과 분노로 말을 잇지 못했다. 여노가 비분강개하여 사유에게 아뢰었다.
"폐하, 소신이 듣건데, 모용패에 대한 모용황의 총애가 남다르다 하오니, 대군을 파견하여 퇴로를 끊어 모용각과 모용패를 생포하소서. 하오면, 모용황이 감히 태후마마와 왕후마마께 위해를 가하지 못할 것이옵니다."
구부가 사유에게 아뢰었다.
"아니될 말이옵니다. 태후마마와 어마마마께서 연에 볼모로 잡혀 계시온데, 만약 생포하지 못한다면 어찌하겠나이까? 불가하나이다."
고무가 사유에게 아뢰었다.
"저 선비족은 무도하기 짝이 없어 침략을 묵과한다면, 또 다시 침략할 것이 명약관화한데, 어찌 보고만 있을 수 있겠나이까? 어차피 저들은 순순히 어마마마와 왕후마마를 보내지 아니할 터이니, 여노의 계책대로 연군의 퇴로를 차단하여 모용패와 모용각을 포한 후 어마마마와 왕후마마와 교환하는 것이 어떻겠사옵니까?"
사유는 잠시 생각한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리할 수는 없네. 일이 뜻대로 되지 아니한다면, 그 화를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여노가 사유에게 아뢰었다.
"폐하께서 근심하는 바를 소신이 어찌 모를 수 있겠나이까? 하오나, 연이 무도하게도 동맹을 깨고 아국의 영토를 탈취하였사오니, 어찌 수수방관할 수 있겠나이까? 만약 이번에 저들의 침략을 수수방관한다면, 마음놓고 고구려를 침략할 터이니, 사직이 위태로워질 것이옵니다. 저들에게 고구려의 힘을 보여주소서."
사유는 여노의 말에 대답하지 않은 채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어마마마, 어찌하면 좋겠나이까? 왕후, 어찌하면 좋겠소?'
잠시 대전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주태후의 오라버니 국상 주영이 무거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폐하, 저 무도한 선비 오랑케가 아국을 침범한 것을 묵과한다면, 또 다시 침범할 것이 자명하옵니다. 이번 기회에 무도한 선비 오랑케들에게 아국의 힘을 보여준다면, 감히아국을 업신여기지도 태후마마와 왕후마마께 위해를 가하지도 못할 것이오니, 속히, 명을 내려 퇴로를 차단하소서."
사유는 숙고 끝에 용상에서 일어나 입을 열었다.
"저 무도한 선비 오랑케가 고구려의 영토를 함부로 침략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싸울 것이다. 염모에게 퇴로를 차단하라 명을 전하거라."
사유의 명이 떨어지자, 대전의 시종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봉화를 올리고 전서구를 띠웠다. 사유가 고무에게 말했다.
"무야, 내 너에게 기병 2만기를 줄 터이니, 오랑케 놈들에게 고구려의 힘을 보여주거라. 어마마마와 왕후의 안위가 달렸으니, 반드시, 이겨야 하느니라. 이길 자신이 있느냐?"
"소제, 목숨을 바칠 각오로 싸워 기필코 3년전의 치욕을 씻겠나이다."
환도성에서 보낸 전서구로부터 사유의 명을 받은 염모는 남소성을 우회하여 연군의 퇴로를 차단하였다. 연의 척후병이 모용각에게 보고하였다.
"왕자 저하, 염모와 고밀이 이끄는 고구려군이 아군의 퇴로를 차단하였나이다."
사유가 연에 사신을 보내 화의를 청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느긋이 고구려의 사신을 기다리고 있던 모용각에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무엇이? 고구려의 태후와 왕후가 아국에 볼모로 잡혀있거늘, 어찌 감히 아군의 퇴로를 막을 수 있단 말이냐?"
모용각은 모용패를 불러 상의했다.
"고구려가 무엄하게도 아군의 퇴로를 차단하였으니, 어찌하면 좋겠느냐?"
모용패는 잠시 생각한 후 입을 열었다.
"염모와 고밀은 천하의 용장이니, 가벼이 군을 움직여서는 아니될 것이옵니다. 우리가 원정온 것은 부여 정벌에 앞서 고구려의 기세를 꺽고자하였던 것이니, 전면전으로 확대되어서는 아니될 것이옵니다. 일단 전서구를 띠워 아바마마의 뜻을 여쭈소서."
모용황은 염모와 고밀이 이끄는 고구려군이 남소성을 점령한 연군의 퇴로를 차단했다는 소식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용황은 두 아들의 생사가 걱정되어 즉시 양유를 불렀다. 모용황은 부여 정벌에 앞서 남소성을 탈취하라는 계책을 내었던 양유가 원망스러웠지만, 내색하지 않고 물었다.
"고구려의 태후와 왕후가 짐의 손아귀에 있거늘, 고구려가 감히 남소성을 점령한 아군의 퇴로를 차단하였다 한다. 어찌하면 좋겠는가?"
양유는 숙고한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번 원정은 애시당초부터 부여 정벌에 앞서 고구려를 견제하고자 했던 것이옵니다. 이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으니, 고구려와 화친하는 것이 좋을 듯 하옵니다. 소신을 고구려로 보내주소서. 소신이 좋은 말로 사유를 설득하겠나이다."
"아니될 말이오. 화의가 성립되지 못한다면, 저들이 그대를 보내주겠소? 짐이 그대를 잃는다면, 누구와 천하의 패권을 논하며, 어찌 이 나라를 다스릴 수 있겠소? 다른 사람을 보내겠소."
"소신을 아끼는 폐하의 하해같은 성은에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하오나, 소신에게 방책이 있사오니, 심려치 마소서."
"무엇인가?"
"8년전 연을 배신하고 고구려로 망명간 동수와 남소성을 바꾸는 것이 어떻겠나이까?동수에 대한 사유의 신망이 두터우니, 동수의 죄를 묻지 아니하는 조건이라면, 이번 일을 무사히 마무리 지을 수 있을 듯 하옵니다. 부디,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동수는 연의 명장으로 8년전 모용황의 동생 모용인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패하여 사로잡혀 모용인을 따르다 모용인의 난이 진압되자 처벌을 두려워하여 고구려로 망명간 장수였다. 이때 모용황은 모용인을 따르던 장수들을 대부분 사사시켰는데, 이들 중에 뛰어난 명장이 많았기 때문에 연으로서는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었다. 모용황은 한숨을 길게 내쉰 후 양유에게 말했다.
"그대의 뜻대로 하라."
양유는 떠나기 전에 대장군 한수를 찾아가 책 한권을 주며 말했다.
"여기에 부여를 정벌할 방책을 적어두었으니, 이 몸이 돌아오지 못한다면, 그대가 폐하께 전해주시오."
한수는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하겠소. 헌데, 어찌 폐하께 직접 전해드리지 아니하는 것이오?"
양유는 잠시 뜸을 들인 후 입을 열었다.
"돌아오지 못할 수 있도 있으니 그런 것이외다."
"헌데, 어찌 고구려로 가는 것이오?"
양유는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아시다시피, 고구려와 부여는 우리 연을 불구대천의 원수로 여기고 있고, 진(晉)제 사마담은 명장 환온을 중용하여 호시탐탐 연을 노리고 있는데, 만약 진이 고구려, 부여와 삼국동맹을 맺고 우리 연을 친다면, 나라의 존망이 위태롭게 될 것이오. 하여 이를 방비하기 위해서는 삼국 중 가장 약한 부여를 정복하는 것이 상책이오. 헌데, 부여는 부여구를 대장군으로 등용한 이래 하루가 달리 국력이 강해지고 있으니, 더 강해지기 전에 정복해야만 하오. 그러기 위해서는 고구려와의 동맹이 절실하니, 내가 고구려에 가고자 하는 것이오."
"부디, 무사히 귀환하시기 바라겠소."
양유는 환도성에 당도하여 사유를 알현하였다.
"대연(大燕)의 사신, 양유가 태왕을 뵙나이다."
양유는 백발에 반백의 수염의 노신으로 범상치 않은 기상이 풍겨졌다. 사유는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
"짐은 충심으로 대연의 폐하를 섬겼거늘, 어찌 폐하께서는 짐의 충정심을 모르시고, 아국의 성을 빼았으셨는고? 대연의 사신은 해명토록하라."
"태왕께서 충심으로 폐하를 섬기신다면, 군대를 물리는 것이 마땅할 것이옵니다. 어찌 폐하께 맞서려 하시나이까?"
사유는 위엄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군신간에도 지켜야할 도리가 있거늘, 대국의 군대가 연유도 없이 아국을 침략하였으니, 어찌 군대를 물릴 수 있겠는가? 남소성에서 퇴각한다면, 군대를 물릴 것이나, 퇴각하지 아니한다면, 군대를 물릴 수 없다. 그대는 폐하께 짐의 뜻을 전해드리거라."
양유는 사유가 순순히 말을 듣지 않자 억지를 부렸다.
"폐하께서 남소성을 치신 연유는 대연의 역신 동수가 남소성에 있다는 소식을 들으시고 명하신 것이나, 성안을 샅샅이 뒤져도 동수는 없었나이다. 이는 실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으나, 모든 것이 대연의 역신 동수가 고구려에 있어 벌어진 일이오니, 태왕께서 폐하께 충정심을 보이시려면, 속히, 동수를 고구려로 송환하소서."
동수는 선태왕 미천왕의 총신 여노와 의형제를 맺어 사유는 정리상 그를 연으로 돌려보낼 수 없었다. 하지만, 주태후와 주왕후의 귀환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수는 이미 고구려인이 되어 폐하를 섬기고 있으니, 폐하께 잘 말씀드려주게나."
"그리하겠나이다. 허나, 이번 전쟁은 동수로 일어난 일이니, 태왕께서는 마땅히 군대를 물려야 할 것이옵니다. 허면, 폐하께서는 양국의 평화를 위해서 동수를 용서하시겠다고 말씀하셨나이다."
사유는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어 침묵하였다. 양유의 말이 이어졌다.
"이번 일을 계기로 연과 고구려의 동맹 관계가 더욱 견고해진다면, 양국에 큰 이득이 될 것이옵니다. 연과 고구려가 부여를 양분한다면, 고구려는 남소성의 수십배나 되는 영토를 획득할 수 있을 터이니, 큰 이득이 아니겠사옵니까? 부디, 폐하의 깊으신 뜻을 따르소서."
사유는 숙고 끝에 입을 열었다.
"폐하의 뜻에 따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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