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부활'을 읽어 보셨나요?
 네플류도프를 진정으로 사랑했던 카츄샤의 사랑은 여자의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우쳐 주면서도 카츄샤가 네플류도프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네플류도프는 러시아의 귀족 청년으로 친척집에 갔다가 그 집의 하녀인 카츄샤를 만났습니다.
 카츄샤는 네플류도프를 사랑했지만 귀족 청년과 하녀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네플류도프는 카츄샤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냥 자신을 잘 따르고 좋아하는 예쁜 하녀에게 이성적인 호기심을 가진 정도가 아닐지요.

 한 때는 자신을 사랑했던 카츄샤를 순수하게 대했던 네플류도프는 타락한 천사가 되어 카츄샤에게 돌아왔습니다.
 네플류도프는 카츄샤를 유혹했고 카츄샤는 군입대를 압둔 그에게 몸을 허락하고 말았지요.
 네플류도프는 카츄샤에게 매춘 여성이 받는 정도의 돈만 남기고 홀연히 떠났습니다.
 카츄샤는 네플류도프의 변심한 태도에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그녀는 임신한 후에는 신경질적으로 변하여 주인집에서 품위를 잃은 행동을 하여 쫒겨 났지요.
 결국 그녀가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진짜 매춘부가 되는 방법뿐이었지요.
 세상은 더이상 그녀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으니까요.
 매춘부가 된 카츄샤는 살인누명을 쓰고 법정에서 그녀의 첫사랑이었던 네플류도프를 만났지요.
 
 이 모든 불행이 네플류도프 때문에 일어났기 때문에 카츄샤는 그를 미워하였지요.
 하지만 네플류도프가 카츄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자 마침내 그녀는 그를 용서했을 뿐 아니라 예전처럼 다시 그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네플류도프는 카츄샤와 결혼할 것을 결심했지만 카튜샤는 그의 행복을 위해서 그와 헤어질 것을 결심하지요.
 카츄샤는 네플류도프를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에 그의 청혼을 거절하고 동료 죄수에게 시집갈 것을 결심했습니다.
 네플류도프는 카츄샤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서 청혼을 거절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카츄샤를 붙잡지 않았지요.
 
 저의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카츄샤가 네플류도프의 청혼을 거절한 이유는 네플류도프의 사랑을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사랑보다는 죄의식이나 책임감 때문에 카츄샤와 결혼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지요.
 좀 더 네플류도프가 카츄샤에게 자신의 사랑을 확신시켜 주었다면, 쉽게 말해서 모든 것을 버리고 카츄샤와 결혼해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카츄샤가 믿게 만들 수 있었다면 그녀는 네플류도프의 청혼을 수락했을 지도 모르지요.

 개인적으로 네플류도프의 적극적이지 못한 태도가 아쉬웠습니다.
 그는 카츄샤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설득하지 않았지요.
 그녀의 선택을 존중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그녀를 사랑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었을지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놓아준 카츄샤의 사랑은 위대한 것이었지만 이러한 그녀를 설득하지 못한 네플류도프의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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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