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0년전 크리스마스 이브에 피터는 데이지와 눈싸움을 한 후에 눈사람을 만들었는데, 피터는 그때의 추억으로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자 데이지가 몹시 그리워져 다시 데이지의 소식을 들으러 고향을 찾았습니다.

 

 피터는 잭의 집을 찾아갔는데, 데이지와 헤어진지 20년이나 되어 한번만이라도 데이지를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윌슨 부인이 데이지라고 착각하고 있는 피터는 자신의 이름을 밝힌 후에 하인들에게 주인 마님의 어릴 적 친구이니 만나게 해달라고 말했지요.
 "윌슨 부인께 전해주시오. 어릴 적 친구 피터가 찾아 왔다고요. 그럼 분명히 나오실 겁니다."
 
 하인들의 말을 전해듣고 나온 레이첼은 이미 세상을 떠난 데이지가 찾았던 피터를 보자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습니다.

 "피터, 왜 이제서야 돌아왔니? 데이지가 너를 얼머나 기다렸는지 아니?"

 "데이지는 잘 살고 있지요?"

 레이철인 데이지가 잘 살고 있냐는 피터의 물음에 슬픈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습니다.

 "그녀는... 아직 너를 기다리고 있어."

 

 레이철은 피터가 데이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았기 때문에 데이지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말하지 못한 것이지요.

 하지만 피터는 레이첼의 슬픈 표정을 보자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피터는 자신의 직감이 틀리기를 바라면서 데이지의 집으로 달려갔지요.

 

 데이지의 집에 도착한 피터는 곧바로 데이지 일가의 공동묘지로 항하였습니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랬지만, 피터는 어렵지 않게 데이지의 묘비를 발겼했지요.

 '데이지 존슨 1870 ~ 1896'


 피터는 통곡하면서 말했습니다.
 "데이지, 나의 사랑... 미안해. 모두 내 잘못이야. 10년전 내가 고향에 돌아왔을 때 너에 대한 소식을 좀 더 자세히 알아봤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이럴 수가... 네가 이렇게 일찍 떠날 것을 알았다면... 난 결코 고향을 떠나지 않았을텐데..."

 언니 레이철에게 피터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케서린은 언니의 무덤 근처에서 통곡하는 피터를 보자 원망하는 마음이 들어 피터를 때리면서 말했지요.
 "왜 이제서야 돌아오셨나요? 데이지 언니가 얼마나 당신을 그리워 했는지 아세요?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세요? 왜? 왜?"
 케서린은 혹시라도 피터가 자존심이 상해 떠나버리면, 언니의 유언을 전해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피터를 때리던 손을 멈춘 후에 통곡하면서 말했습니다.
 "언니, 언니가 기다리던 사람이 왔어. 언니, 이제 더이상 울지마."
 
 데이지는 피터를 기다리다가 지쳐 눈물을 흘린 적이 많아 케서린은 데이지가 울때 마다 위로 하면서 말했지요.
 "언니, 울지마. 때가 되면 올거야. 피터는 언니만 사랑했다며? 그러니 꼭 올거야."
 케서린은 피터를 보자 데이지가 자주 울던 기억이 나서 자신도 모르게 묘비에다 말한 것이지요.
 피터도 케서린도 털석 주저 않은 채로 울었는데, 피터는 정신을 차리자 눈바닥위에 주저앉은 케서린이 걱정이 되어 케서린을 일으켜 세우면서 말했습니다.
 
 "그만 일어나자. 날씨가 추워 이러다 감기걸리겠다."
 케서린은 10년전의 아픈 기억이 나자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지요.
 "언니는 10년 전... 당신과 함께 했던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억하면서 눈사람을 만들다 심한 독감에 걸려..."
 
 피터는 데이지가 자신과 눈사람을 만들던 추억으로 눈사람을 만들다가 독감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는 캐서린의 말을 듣자 눈물이 쏟아졌지만, 케서린이 추운 날씨에 너무 울면 독감에 걸릴 것이 걱정이 되어 케서린을 데리고 집에 들어갔지요.
 케서린은 집에 들어가자 피터에게 데이지의 편지를 전해주면서 말했습니다.
 "읽어 보세요. 언니의 유언이 그 편지를 당신에게 전해달라는 것이였어요. 언니는 당신의 주소를 알아내서 편지를 보내려고 했지만, 언니는 당신의 주소를 몰라 보낼 수 없었어요."

 피터는 편지봉투를 뜯은 후에 케서린이 준 편지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피터, 난 지금 심한 독감에 걸렸는데, 계속 심해지는 것이 심상치 않은 것 같아.
  아마도 네가 나의 편지를 읽을 때는 난 이 세상 사람이 아닐거야. 
  하지만 난 떠나기 전에 나의 진심이라도 너에게 말해주고 싶어. 
  네가 떠난 이후에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 남자도, 내가 진심으로 사랑한 남자도, 너라는 사실을 깨달었어.    
  네가 떠난 후에 잭하고 헤어진 후에 네가 오기를 기다렸지만, 너는 돌아오지 않았지. 
  피터... 혹시, 내 말에 상처받아서 돌아오지 않는거니?
  내 말에 상처받았다면, 나를 용서해줘.
  사랑이란 떠난 후에서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 같아.
  잘못을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은 경우가 많은 것 같아.
  피터, 나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써둔 일기장들이 있어. 
  거기엔 우리가 어렸을 때 함께 놀았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일기가 적혀있어. 
  내가 떠나면 이걸 너에게 주겠지만, 나를 잊기 전에는 읽지 않았으면 좋겠어.
  추억이란 아름다운 것이지만, 추억에 묻혀 살수는 없으니까. 
  내가 떠나면 나를 그리워하지 말고, 좋은 여자를 만나서 결혼하기를 바래.
  
  안녕, 피터! 너의 영원한 사랑 데이지가...' 
  

 피터는 데이지의 편지를 읽은 후에서야 깨달았습니다.

 '나는 데이지를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한번도 데이지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한 적이 없었지. 데이지, 나는 너를 진심으로 사랑했어.'

 피터는 이제서야 데이지의 진심을 깨달았지만, 피터의 깨달음은 너무 늦었지요.


 데이지의 일기장 (중편)


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