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백설공주'에는 남자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불편한 진실이 감추어져 있다.

   그것은 공주는 오로지 왕자를 기다리고 난쟁이는 왕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백설공주는 왕자보다 일곱 난쟁이를 먼저 만났지만, 결코 이성적인 감정은 가지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동화 '백설공주'에서 왕자가 상징하는 것은 이상형이고, 난쟁이가 상징하는 것은 여자의 왕자가 될 수 없는 인기없는 남자가 아닐까 싶다. 

   일곱 난쟁이들이 목숨을 걸고 백설공주를 지켜준다 한들, 결국 백설공주는 언젠가는 일곱 난쟁이들을 떠나 왕자를 만나지 않겠는가 말이다. 

   다만, 한가지 가능성은 있다. 

   그것은 왕자를 만나지 못한 경우다. 

   동화속의 백설공주는 왕자를 만났지만, 만약 백설공주가 왕자를 만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될까. 

   만약 왕자를 만나지 못했다면, 백설공주는 계속 난쟁이들과 지내다가 언젠가는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계기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세상의 모든 여자는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지만,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인기없는 남자와 사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주변에 이런 일이 있었다. 

   인기 절정의 퀸카가 있었는데, 눈이 어찌나 높은지, 주변에서 관심이 가는 남자를 만난 적이 없을 정도였다. 

   대학시절부터 퀸카였던 그녀는 대학졸업 후 10년 가까이 솔로로 외로움을 타며 지내다, 어느 화이트데이에 고백해온 남자에게 뭔가 필링이 와서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말을 남긴 후 고민 끝에 고백을 받아준, 기적 같은 일이 있었다. 

   아마 그 남자는 자신의 고백이 받아질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마음이라도 후련해질 것 같아 고백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외로움 속에서 그녀는 마침내 눈이 낮아져 고백을 받아버리고 만 것이다. 

   그녀는 왜 눈이 낮아진 것일까. 

   한마디로 공주급 퀸카는 자존심이 워낙 쎄기 때문에 절대 대쉬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역시 자존심이 쎈 킹카들도 만나기 힘들고, 결국 주변 남자들 중 자신에게 대쉬하는 남자에게 마음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여자가 행복을 느끼는 사랑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백마탄 왕자 같은 멋진 남자를 만날 때 가슴이 떨리는 사랑.

   다른 하나는 자신을 진실로 사랑하는 남자에게 모성애를 느끼며 가슴이 찡해지는 사랑. 

   여자는 모성애를 느끼면 마음이 움직인다 할까, 마치 동화 미녀와 야수에서 미녀가 야수를 사랑하게 되었듯이, 모성애를 느껴 가슴이 찡해지면 누구라도 사랑하게 될 수 있는 것이 여자의 마음이 아닐까. 

   물론 모든 여자가 그런 건 아니지만 말이다. 

   주변을 보면, 확실히 여자는 모성애를 느끼면 마음이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처음엔 호감이 없던 남자도 시간이 지나 정들면, 고백받았을 때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로 마음이 열리게 되고, 그러다 모성애를 느끼게 되면, 왕자보다 더 사랑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마치 평강공주가 바보 온달을 사랑하게 된 것처럼 여자는 사랑의 확신이 생기면 왕자가 나타나도 사랑이 흔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정들고 모성애를 느끼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에 확신이 생기면 백마탄 왕자가 부럽지 않은 것이 여자의 마음이다.

   그러니, 남자들이여, 희망을 가지자.



   동화 '백설공주'를 보면 백설공주가 백마 탄 왕자와 함께 떠나면서 일곱 난쟁이들에게 작별인사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한가지 궁금한 것은 만약 백마탄 왕자가 백설공주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면 백설공주가 난쟁이를 선택할 수 있느냐다. 

   왕자의 배신에 상처받은 백설공주는 백마 탄 왕자에 대한 환상이 깨어졌을지 모르겠다. 

   여자가 가지고 있는 백마 탄 왕자에 대한 환상은 크게 두가지인데, 하나는 백마 탄 왕자가 언젠가는 나타날 것이라는 믿음이고, 다른 하나는 백마 탄 왕자가 자신만 사랑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여자가 백마 탄 왕자를 만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지만, 여자가 백마 탄 왕자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기는 더욱 힘든 일이다. 

   한마디로 백마 탄 왕자는 바람기가 있다는 말이다. 

   결국 여자가, 백마 탄 왕자가 자신만 일편단심으로 사랑할 가능성이 낮다는 현실을 깨닫는다면, 난쟁이처럼 인기없는 남자에게도 희망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백설공주가 백마 탄 왕자의 버림을 받는다면, 결국 자신을 일편단심으로 사랑하는 일곱 난쟁이 같은 남자를 사랑하게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필자가 쓴 이 소설을 읽어보면, 모든 남자에게 언젠가는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돌아온 백설공주 (창작소설)


 

   왕자와 결혼한 백설공주는 신혼초기에는 왕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 몹시 행복하게 살았지만 세월이 흐르자 왕자는 권태기에 빠져 궁에 있는 아름다운 시녀들에게 한눈 팔게 되었다.

   백설공주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었지만 언젠가는 왕자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신을 그리워하여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몇 해가 지나도록 왕자의 마음은 백설공주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백설공주는 자신보다 아름다운 여자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거울에게 물었다.

   "거울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는 누구지?"

   "예전에는 당신 백설공주였지만, 지금은 왕자님의 새로운 사랑 하이디입니다."

   "하이디가 왕자님의 새로운 사랑이라고? 그녀가 나보다 더 예쁘다고?"

   열여섯의 꽃다운 나이의 하이디는 아름다운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전형적인 게르만족의 미녀로, 왕자와 먼 친척인 귀족 소녀였다.

   근래 하이디가 왕자를 만난다는 소문이 있어 백설공주가 물을 때마다 왕자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이제 진실이 명백히 드러난 것이다.

   백설공주는 왕자를 만나 진실을 물었다.

   "왕자님, 이제 저보다 하이디를 더 사랑하고 계시나요? 진실을 말해주세요."

   왕자는 더이상 숨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사실대로 말했다.

   "백설공주, 정말 미안하오. 나는 하이디를 당신보다 더 사랑하오."

   백설공주는 왕자의 말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지만 피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왕자님이 어떻게 저한테 이럴 수 있지요?"

   "백설공주, 미안하오.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소."

   왕자의 고백에 상처받은 백설공주는 궁전을 떠나 일곱 난쟁이들을 찾아갔다.

   이제 백설공주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는 일곱 난쟁이들 뿐이었다.

   백설공주는 실로 오랜만에 일곱 난쟁이들을 만나자 반가웠지만, 왕자가 자신을 버렸다는 설움이 복받쳐 그들을 보자마자 울기 시작했다.

   백설공주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일곱 난쟁이들에게 말했다.

   "왕자님은 이제 저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아요. 저는 어떻하지요? 마법이라도 부려 왕자님의 마음을 되돌려 놓고 싶어요."

   하지만 일곱 난쟁이들은 마법사가 아니었다.

   "공주님, 걱정 마세요. 이제 우리가 공주님을 돌봐드릴께요."

   백설공주가 원한 것이 아니었지만,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 일곱 난쟁이와 예전처럼 함께 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왕자의 기사들이 백설공주를 찾아왔다.

   백설공주는 기사들이 자신을 데려가기 위해서 왔다고 생각해 몹시 기뻐하였다.

   하지만 기사들은 왕자의 서찰을 가져와 백설공주에게 이혼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언젠가는 왕자가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백설공주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공주님, 저희들을 용서해주십시오. 저희는 왕자님의 명령을 따를 뿐입니다."

   기사들은 왕자의 편지를 백설공주에게 전해주었다.

   '백설공주, 그대는 무엄하게도 아무 말도 없이 떠났을 뿐만 아니라 왕세자비의 몸으로 일곱 남자와 함께 산다고 하니, 이는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오. 이제 그대와의 모든 인연은 끝났으니 이혼 서류에 서명하시오.'

   얼음처럼 차가운 왕자의 편지를 읽은 백설공주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자존심 때문에 아무 말 없이 이혼 서류에 서명하였다.

   왕자의 기사들은 백설공주에게 인사를 올린 후에 궁전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해서 왕자와 이혼하게 된 백설공주는 일곱 난쟁이들과 예전처럼 살았다. 항상 백설공주를 행복하게 만드려 노력하는 일곱 난쟁이들이 있기에 백설공주는 예전의 행복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일곱 난쟁이들 중에도 키가 가장 작은 한스라는 난쟁이가 백설공주에게 말했다.

   "공주님, 공주님이 떠난 후에 저는 정말 공주님이 그리웠어요."

   "저도 여러분들이 그리웠어요."

   "공주님, 우리들 중 누가 가장 그리웠는지, 말해 주실 수 있나요?"

   "네? 그게 무슨 말이지요? 누구를 가장 그리워했냐구요?"

   "네, 공주님. 저희들 중 누가 가장 그리웠는지 말씀해 주실 수 없나요?"

   "그건......"

   백설공주는 일곱 난쟁이들을 하나의 가족처럼 생각했기 때문에 특별히 그리운 난쟁이는 없었다. 백설공주에게 일곱 난쟁이들은 일곱명의 형제였을 뿐이다.

   하지만 사랑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었던 백설공주는 한스가 자신을 여자로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한스는 계속 일곱 난쟁이들 중 누구를 더 그리워했는지 물었지만, 백설공주는 대답하지 않았다.

   한스는 백설공주가 대답하지 않자 노골적으로 물었다.

   "공주님, 우리 중 누구를 가장 사랑하세요?"

   백설공주는 난데없는 한스의 물음에 몹시 화가 나서 말했다.

   "이제 그만 하세요. 저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당신 같은 난쟁이를 어느 여자가 사랑하겠어요?"

   얼음처럼 차가운 백설공주의 말에 상처받은 한스는 그날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이렇게 해서 백설공주는 여섯 난쟁이들과 살게 되었다.

   백설공주는 한스가 떠난 이후로 그가 보고 싶어졌다.

   '한스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늑대에게 잡혀 먹힌 것은 아닐지. 그날 내가 너무 심한 말을 했어. 진심이 아니었는데......'

   걱정이 된 백설공주는 수소문 끝에 한스가 살고 있는 곳을 알아내 밀을 타고 찾아갔다

   "한스, 보고 싶었어요. 그래요, 당신이 가장 그리웠어요. 이제 됬나요?"

   "아니요. 되지 않았어요. 공주님, 저는 공주님을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사랑합니다."

   "저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이러지 마세요."

   한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백설공주는 한스에게 돌아오라 말했지만, 한스는 돌아가기를 거절했다.

   "공주님, 공주님이 떠난 후에 저는 깨달았습니다. 공주님이 없는 세상은 암흑같은 어두운 세상이라는 사실을...... 언젠가 다시 공주님이 떠나면 저는 다시 암흑같이 어두운 세상에서 살아야 되겠지요. 그러느니 차라리 여기서 살겠어요."

   백설공주는 한스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돌아온 후 여섯 난쟁이들에게 맡겼다. 여섯 난쟁이들이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없었다.

   "공주가 어떻게 니 짝이 될 수 있어? 바보처럼 행동하지마."

   하지만 한스는 고집을 꺾지 않아 여섯 난쟁이들은 돌아가지 않을 수 없었다. 한스를 두고 돌아온 난쟁이들에게 백설공주가 말했다.

   "어떻게 좀 해보세요."

   "방법이 없어요. 저렇게 고집을 피우는데, 저러다가 늑대에 잡혀 먹혀도 할 수 없지요."

   백설공주는 늑대에 잡혀 먹힐 수도 있다는 말에 몹시 걱정이 되어 생각했다.

   '다시 가서 설득해 보자. 혹시라도 늑대에게 물려 죽으면......'

   겨울이 되자 백설공주는 한스가 크게 걱정이 되었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한스가 어떻게 추위를 견뎌내는지 더욱 걱정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백설공주가 찾아가니, 한스는 열병이 났으면서도 땔감도 없이 추운 집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바보, 어떻게 하면 돌아올건가요? 제가 떠날까요? 그게 당신이 원하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공주님, 이제 저는 얼마 못살거예요. 그러니 떠나지 마세요."

   백설공주가 한스를 보니 열병이 심해 정말 죽을 것 같아 보였다. 백설공주는 한스를 억지로 말에 태워 의원에게 데려갔다.

   백설공주는 한스가 다 죽어가는 모습을 보자 왠지 모르게 한스가 예전에 자신에게 한 말들이 마음에 와닿았다.

   '공주님이 없는 세상은 암흑같이 어두운 세상같았어요......'

   백설공주는 한스의 옆에서 간호하다 한스에게 연민의 정을 느꼈다.

   자신을 짝사랑하다 죽어가는 한스를 보자 가슴이 아파 눈물이 앞을 가렸다.

   '불쌍하게도 나 때문에 죽어가다니. 이렇게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거야.'

   날이 갈수록 한스의 병은 더욱 위독해졌다.

   한스의 병이 위중하여 목숨이 경각에 달하자 백설공주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한스, 제말 죽지 마세요. 죽으면 나와 결혼할 수 없잖아요."

   한스는 백설공주의 고백을 듣자 마치 오뚜기처럼 벌떡 일어나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고,공주님, 정말이예요? 저와 결혼하겠다는 말씀......"

   백설공주는 눈물을 떨구며 고개를 끄덕였다.

   백설공주의 진심을 알게 된 한스는 너무나도 행복한 나머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한스는 꾀병을 앓은 것처럼 며칠 만에 병이 다 나았다.

   이렇게 해서 한스의 백설공주에 대한 짝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었다.

   백설공주는 한스를 데려온 후에 여섯 난쟁이들에게 한스와 결혼하겠다는 결심을 밝혔다.

   여섯 난쟁이들은 처음에는 자신의 귀를 의심할 정도로 놀랐지만, 백설공주의 진지한 표정을 보자, 그제야 진심으로 하는 말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여섯 난쟁이들은 백설공주가 한스와 결혼하면 자신들도 백설공주와 함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들의 사랑을 축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의 연재 웹소설 왕총아를 톡소다 웹소설 공모전에 출품했으니, 성원 부탁드립니다. 

왕총아 연재 톡소다 사이트↓

법무법인 강호 (저작권법 전문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조정욱 변호사 블로그)

신재하 문예창작교실 (문창과, 작가지망 수강생 모집, 분당 미금역선릉역)


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