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보면 얼굴은 예쁘지만 성격이 강해 남자에게 인기없는 캐서린을 주인공이 온순하게 길들이는 이야기가 나온다.

   세상에는 매력적이지만 독선적인 남자들이 많이 있는데, 세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처럼 길들일 수만 있다면 좋지 않을까.

   '사랑의 포로'라는 말이 있다.

   사랑에 빠지면 포로가 된 것처럼 상대의 말에 꼼짝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리 독선적인 남자라도 사랑에 빠졌다면 밀고 당기기로 '말괄량이 길들이기'처럼 길들여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남자가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면 자존심이 상해도 상대의 뜻에 따를 수 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만약 독선적인 남자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면, 이별하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독선적인 남자가 결혼한 후에 자신의 성격을 고칠리는 만무하니 말이다.

   십중팔구는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그 성격을 평생 가지고 살 것이다.

   만약 당신이 독선적인 남자를 만났다면, 그 사람과 헤어지거나 그 사람의 성격을 고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독선적인 그 남자가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고칠 것이고,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고치지 않을 것이다.

 

 

    독선적인 남자를 사랑으로 굴복시킨 어느 지혜로운 소녀의 이야기가 있는데, 이 이야기를 읽으면 독선적인 남자는 어떻게 길들여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독선적인 남자 길들이기 (조정우 창작소설)



   옛날 유럽의 어느 나라에 아버지가 군장교인 소녀가 있었는데, 그녀는 아버지의 부관인 청년 장교와 미묘한 관계에 있었다. 둘은 서로에게 끌리면서도 서로 내색하지 않았다. 자존심이 강한 청년 장교는 소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고 아직 서로의 사랑을 확신하지 못했던 소녀 역시 청년에게 자신의 감정을 내색하지 않았다.

   소녀에게는 오빠가 있었는데, 청년 장교는 오빠와 친하게 지냈기 때문에 소녀가 보고 싶으면 언제라도 소녀의 오빠를 만나러 온 것처럼 가장하여 소녀를 만날 수 있었다.

소녀는 청년 장교가 오빠를 만나러 온 것이 아니라 자신을 만나러 온 것임을 알았지만 청년 장교가 소녀의 집에 찾아오면 반갑게 맞이 하였다.

    소녀는 청년 장교를 좋아했지만 그의 성격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자존심이 너무 강했을 뿐만 아니라 성질이 급했고 독선적이었던 것이다.

   무엇이든 자신을 합리화했고 가끔은 불같이 화를 내기도 했다.

   소녀는 청년 장교를 좋아했지만 그의 이러한 성격을 알게 되자 이런 생각을 하였다.

   '저렇게 성질 급하고 독선적인 남자에게 시집갈 수는 없는 일이다. 그가 자신의 성격을 고치지 않는다면 나는 그와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소녀의 마음을 알지 못했던 청년 장교는 소녀에게 청혼하기로 결심하고 소녀를 만나러 그녀의 집에 찾아 갔다.

   옛날에는 여자에게 먼저 청혼하기 전에 그녀의 부모에게 결혼을 먼저 허락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였기 때문에 청년 장교는 먼저 소녀의 아버지에게 그녀와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했다.

   소녀의 아버지는 자신의 부관인 청년 장교의 급한 성격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가 천성적으로는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여 딸이 원한다면 결혼해도 좋다고 허락하였다.

   청년 장교는 소녀를 만나서 말하였다.

   "나와 결혼해 주겠소? 당신의 아버지도 이미 당신과의 결혼을 허락하셨소."

   청년 장교는 소녀가 자신의 청혼을 받아 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대답은 의외였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지금 당장 대답해 드릴 수가 없군요. 저에게 3일간의 생각할 여유를 주세요."

   청년 장교의 독선적이고 급한 성격을 알게 된 소녀는 그와 결혼할 마음이 없었지만 그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체면을 세워 주려고 3일간의 시간을 달라고 한 것이다.

   청년 장교는 소녀가 내숭을 떠느라고 3일 후에 다시오라고 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돌아갔다.


   3일이 지나 청년 장교는 다시 소녀를 찾아왔다.

   소녀는 청년 장교에게 말했다.

   "저는 아직 나이가 어려 결혼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 그러니 당신의 청혼은 받아들이지 못하겠어요."

   청년 장교는 소녀가 처음부터 자신의 청혼을 거절할 것을 결심했으면서도 3일 후에 오라고 한 것은 자신의 체면을 세워주려고 한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크게 화를 내며 말했다.

   "이미 나의 청혼을 거절하기로 작정했다면 3일 전에 하지 그랬소? 그러면 두 번이나 찾아오는 수고를 하지 않았을 것 아니오? 나의 청혼을 거절한 이유나 말해주시오."

   소녀는 그가 자존심에 상처를 받지 않도록 노력했는데도 오히려 그가 화를 내며 청혼을 거절한 이유를 묻자 화가 나서 그 이유를 솔직하게 말해버렸다.

   "당신처럼 성질이 급하고 독선적인 남자와 평생을 함께 살 수는 없기 때문이예요."

   소녀의 직설적인 답변에 청년 장교는 화가 났지만 청혼을 거절한 여자에게 화를 내는 것은 신사답지 못한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어 화를 참고 소녀에게 말했다.

   "당신의 뜻을 알았으니 이만 물러가겠소."

   비록 청혼을 거절하기는 했지만 소녀는 청년 장교가 자신의 급한 성격을 고친 후에 다시 청혼해 주기를 바랬다.

 

   1년이 지난 후에 청년 장교는 다시 찾아와서 소녀에게 청혼했다.

   혹시라도 소녀의 마음이 변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녀의 답변은 처음과 다를 바 없었다.

   "저에게 3일 간의 여유를 주시겠어요?"

   "지금 답변해 주길 바라오. 어차피 당신의 답변은 바뀌지 않을 것 아니오."

   "저는 아직 어려서 결혼을 할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당신의 청혼을 받아들이지 못하겠어요."

   청년 장교는 이번에는 화내지 않고 말했다.

   "그건 이유가 되지 않소. 진짜 이유를 말해주시오."

   "당신은... 성질이 급하고 독선적이어서... 당신의 청혼을 받아들일 수 없어요."

   "그 말은 내가 나의 급하고 독선적인 성격을 고친다면 나의 청혼을 받아주겠다는 것이오?"

   소녀는 그의 태도가 변한 것을 보고 기뻤지만 내색하지 않고 말했다.

   "그래요. 당신의 급하고 독선적인 성격을 고친다면 당신의 청혼을 수락할 수 있어요."

   "내가 약속하겠소. 앞으로 나의 급하고 독선적인 성격을 고치겠소. 그러니 나의 청혼을 받아주시오."

   하지만 소녀는 수많은 남자들이 결혼 전에 거짓 약속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바뀐 그의 태도를 믿을 수 없었다.

   "사람이 말로는 무슨 말을 못하겠어요? 당신의 행동이 바뀐다면 그때가서 결정하겠어요."

   "어째서 나를 믿지 못하는 것이오? 당신이 나의 청혼을 받아준다면 나의 급하고 독선적인 성격을 고치겠다고 약속하겠소."

   "만약 고치신다면... 당신의 청혼을 받아들이겠어요. 고치신 후에 말이지요."

   소녀도 물러서지 않았다.

   비록 그의 태도가 바뀌어 기뻤지만 왠지 그의 말이 진심이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소녀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자 그는 화를 내며 말했다.

   "그렇게 나를 믿지 못한다면 어떻게 나와 함께 살 수 있겠소?"

   "보세요. 벌써 화를 내시잖아요. 이러고도 저에게 무작정 믿어달라고 하시나요?"

   청년 장교는 소녀의 요구를 들어주는 척하여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고 했지만 실패한 것이다. 

   소녀가 이번에도 청혼을 거절하자 화가 난 청년 장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가버렸다.

 

   얼마 후에 전쟁이 발발하자 청년 장교는 군대로부터 소집 명령을 받았다.

   그는 소녀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왔다. 작별인사를 하면서 또 다시 그녀에게 청혼하였다.

   "내가 전쟁에서 돌아오면 나와 결혼해 주시오. 당신을 사랑하오."

   그와의 만남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에 소녀는 슬픈 생각이 들어 자신의 본심을 말했다.

   "저도 당신을 사랑해요. 하지만 당신이 급하고 독선적인 성격을 고치지 않는다면 나는 당신의 청혼을 받아들일 수 없어요."

   소녀가 또 다시 자신의 청혼을 거절하자 그는 화가 나서 나가려 했다.

   "이만 가보겠소."

   이때 소녀가 갑자기 외쳤다.

   "잠깐만요..."

   청년 장교는 혹시나 그녀의 마음이 바뀌어 청혼을 받아주는 것이 아닐까 기대했지만 소녀의 말은 그의 기대와 달랐다.

   "제가 당신이 무사히 돌아오게 해달라고 기도할께요.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

   자신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소녀의 말에 그는 감동되었다.

   "고맙소."

   짧막한 인사와 함께 그는 떠났다.


   전쟁터에 간 청년 장교는 소녀가 몹시 그리웠다.

   소녀가 자신의 급하고 독선적인 성질을 고치면 청혼을 받아주겠다고 말했는데도 공연히 자존심 때문에 고집을 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전쟁 중이지만 소녀가 자신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왠지 전쟁터에서 죽지 않고 살아돌아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녀는 영혼이 맑은 여자니까 하나님이 그녀의 기도를 들어 주셔서 나는 이번 전투에서 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큰 위안이 되었다. 그는 생각했다.

   '하루라도 그녀의 사랑을 받고 싶고 단 한번만이라도 그녀가 나를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는 전쟁이 끝날 쯤에는 자신의 급하고 독선적인 성격을 거의 고치게 되었다.


   전쟁이 끝나자 그는 다시 소녀를 찾아 왔다.

   "당신과 나의 남은 여생을 보내고 싶소. 나의 청혼을 받아 주시오."

   소녀는 그가 무사히 돌아온 것이 너무나도 반가웠지만 그가 변화했는지는 알 수 없어 청혼을 수락하지 않을 것을 결심했다.

   "저에게 3일간의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그러나 창년 장교는 소녀에게 말하였다.

   "3일이 아니라, 3년, 아니 30년이라도 기다릴 수 있소. 왜냐하면 나는 당신 없이는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오. 나는 변했소. 내가 이미 예전에 내가 아니라는 사실을 당신이 믿지 못한다면 당신이 믿을 때까지 기다리겠소."

   소녀는 이제 그가 변했다는 말을 믿을 수 있었다.

   그는 3일간 기다려 달라는 그녀의 말에 화내지도 않았고 그의 부드러워진 태도는 예전과는 정말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소녀는 지금 당장 그의 청혼을 받아들일 생각은 없었다. 그의 변화된 모습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3일이 되어 그가 다시 찾아와 소녀에게 왼쪽 무릎을 끓고 청혼하였다.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오. 나의 청혼을 받아주시오. 나는 깨달았소. 당신이 없는 나의 삶은 태양이 없는 세상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은 저 푸른 하늘처럼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을 하나님께 맹세하겠소."

   청년 장교의 말이 감동이 된 소녀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당신의 청혼을 받아들이겠어요. 저는 당신이 변화했다는 말을 이제 믿을 수 있어요. 그동안 제가 당신의 청혼을 거절한 것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변화하기를 기다렸기 때문이예요. 이제 당신이 변했다는 것을 알았으니 저도 당신의 착한 아내가 되겠어요."

   이렇게 해서 소녀는 청년 장교와 결혼하게 되었다. 소녀와 결혼한 청년 장교는 더 이상 독선적이지도 않았고 성질이 급한 사람도 아니었다.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란 사랑에 빠지면, 독선적인 사람도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변화하지 않는다면, 진정으로 사랑에 빠지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리 상대가 매력적이라고 해도 성격에 문제가 있다면, 고치거나 변화할 때까지 기다린 후에 사랑을 받아주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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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