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보며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 바로 차은재가 소이정을 떠난 이유였다.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꽃보다 남자' 홈페이지에 가서 이에 대한 스토리를 읽고나서야 차은재가 소이정을 떠난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도 확실한 것은 아니고 추측할 수 있을 뿐이었다. 


    소이정과 차은재의 관계를 요약하면, 어렸을 때부터 소이정과 우정을 맺은 차은재는 소이정에게 모성애와 사랑 사이에서 미묘한 감정을 느끼다가 점차적으로 사랑의 싹이 터서 소이정을 사랑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발렌타인데이에 소이정에게 고백하기로 결심한 차은재는 소이정에게 두 빌딩의 옥상에 있는 '사랑해'라는 간판과 '마이정'이라는 간판이 아침 7시가 되면 '마이정'의 '마'자가 햇빛에 가려 '사랑해 이정'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발렌타인데이에 소이정에게 빌딩에 아침 7시가 되면 빌딩의 옥상에 올라와 보라고 한 것 같다.

    하지만 소이정은 이것을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차은재는 소이정이 자신의 말대로 아침 7시에 빌딩의 옥상에서 '사랑해 이정'이라는 자신의 사랑의 고백 메시지를 보았지만,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았다고 오해하여 마음에 상처를 입어 소이정을 떠난 것 같다.

    여자는 로맨틱한 고백을 받기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고백도 로맨틱하게 하고 싶은 경우가 있는데, 차은재는 소이정에게 로맨틱한 고백을 하려다가 소이정이 차은재의 메시지를 보지 못하는 바람에 오해가 생긴 것이다. 

    소이정을 사랑했던 차은재는 소이정도 자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고백했지만, 뜻밖의 거절을 당하자 '그가 나를 여자로 보지 않고 누이로 생각했다'고 오해한 것 같다.

 

    차은재는 소이정이 자신의 고백을 받아줄 것이라고 예상한 것 같지만 오해로 인하여 그녀가 받은 상처는 너무나도 컸기 때문에 소이정에게 작별인사도 하지 않고 아무 메시지도 남기지 않고 떠나 그녀를 사랑했던 소이정에게도 마음의 상처를 주게 된 것이다.

    차은재가 소이정에게 작별인사나 메시지도 없이 떠난 것은 차은재가 소이정을 오해하여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사람이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으면 원망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으니 말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었지만, 서로 사랑했다고 믿었을 경우에 원망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이정이 그동안 여자를 사랑하지 못한 것은 차은재로 인한 마음의 상처 때문에 다른 여자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차은재는 추가을의 도움으로 소이정과 재회하여 소이정의 진심을 알게 되자 오해로 인해서 자신이 소이정에게 준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 주기 위해서 아침 7시에 옥상위에서 볼 수 있는 '사랑해 이정'이라는 자신의 과거의 메시지를 소이정이 보기를 원했다. 

    옥상에서 '사랑해 이정'이라는 차은재의 과거의 메시지를 보게 된 소이정은 차은재가 떠난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둘은 서로 사랑했지만 소이정이 차은재의 메시지를 보지 못해 오해가 생겨 소이정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은 차은재가 떠난 것이다. 

 

   하지만 지금 차은재는 소이정의 형과 만나고 있었기 때문에 과거의 관계로 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만약 차은재가 소이정에게 돌아간다면, 결과적으로 소이정은 형의 연인을 빼았는 것이고 차은재는 둘 사이에서 갈등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도 차은재는 소이정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녀와 추가을과의 대화를 보면 차은재는 여전히 소이정을 깊이 사랑하고 있는 것 같다.

    소이정의 진심을 알게 된 차은재는 소이정의 행복을 위해서 소이정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꽃보다 남자'의 홈페이지에는 차은재가 유학을 떠난다고 되어있었다.

    유학을 떠나는 것은 소이정도 자신도 서로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드라마에서 소이정이 스웨덴으로 떠난 것도 차은재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든다. 

    차은재의 선택은 소이정, 추가을, 소이정의 형 등 세 명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그녀는 세 사람 모두와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이들 중 누구의 마음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차은재의 소이정에 대한 사랑이 비록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차은재는 소이정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소이정으로 생긴 마음의 상처는 거의 치료가 된 것으로 보여진다. 

 

    드라마를 보면 차은재의 표정이 밝아진 장면이 나오는데, 소이정을 진심으로 사랑한 그녀는 소이정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했을지 모른다.

    자신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도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마음에 큰 위안이 되었을 것이다.


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