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타샤의 결혼 5화
안나가 지금 아내가 있는 남자와 만나고 있다는 것도 그녀가 착한 여자는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지요.
이반은 나타샤의 순수한 사랑을 미하엘에게 설득시킬수 있다면, 미하엘이 안나와 헤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반은 미하엘에게 편지를 보냈지요.
이반은 편지에 미하엘과 어릴 적부터 알고 지냈기 때문에 언제 한번 만나자고 썼지요.
미하엘은 처음부터 나타샤가 결혼하기 전에 이반과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나타샤가 그의 누이와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나타샤는 그 날 이반의 누이를 만나러 간 것이 아니라 이반을 만나러 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요.
하지만 미하엘은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어 나타샤를 나무라지 못했을 뿐이지요.
미하엘은 안나를 사랑하여 이미 나타샤와 이혼할 결심을 했지만 자신의 명예와 아버지의 명예, 무엇보다 안나의 명예에 손상이 갈 것을 우려하여 나타샤가 먼저 이혼을 요구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미하엘은 이반이 나타샤를 데려갔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신과 안나는 아무 장애없이 결혼할 수 있을 것이니까요.
미하엘의 아버지는 엄격하여 아무 이유없이 자신의 아들이 아내와 이혼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하엘은 나타샤가 먼저 이혼을 요구하기를 기다렸지요.
미하엘은 이반이 예전부터 나타샤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이반에게 나타샤를 데리고 갈 것을 제안할 생각이었습니다.
미하엘은 나타샤가 집에 없을 때 그녀의 편지들을 뒤진 적이 있는데, 이반의 편지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직설적으로 사랑한다는 말은 없었지만 남자가 여자에게 편지를 자주 보내는 일 자체가 사랑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니 미하엘은 이반이 나타샤를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지요.
성급한 청혼으로 원하지도 않는 결혼을 한 그는 하루빨리 나타샤와의 결혼생활을 끝내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나타샤와 자신을 위해서 좋은 일이라고 믿었지요.
그는 이반에게 내일 저녁에 군사령부에서 만나자는 내용의 답장을 보냈지요.
하루가 지나 약속 시간이 되기도 전에 이반은 군사령부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밤새 미하엘을 설득시킬 궁리를 했지요.
그도 인간이니 나타샤가 아직도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면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지요.
미하엘은 이반을 반갑게 맞이 했습니다.
이반이 아주 친한 친구인 것처럼 반갑게 맞이 했지요.
이반이 자신의 친구가 아니라면 이곳에 찾아올 이유가 없으니까요.
미하엘이 이곳을 약속 장소로 정한 이유는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군사령부에서 하는 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기 때문이지요.
미하엘은 부하들의 눈을 의식해서 말했습니다.
"반갑네, 이게 얼마만인가! 이반은 나의 오랜 친구지. 단둘이 할말이 많으니 모두 나가있게."
하지만 부하들은 이미 미하엘의 아내가 이반의 집을 방문한 일을 알고 있어 둘이 서로 결투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나갔지요.
밝히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하려고 저러는 것이라고 짐작하고 모두 자리를 비켜 주었습니다.
"앉게나..."
둘 사이에서 잠시 침묵이 흘렀지요.
미하엘이 먼저 침묵을 깨고 말했습니다.
"이반, 우린 예전에 한때 친구였지. 솔직히 말해주게 아내와 무슨 관계인가? 예전에 아내의 방에서 자네의 편지 한 묶음을 찾았네. 자네를 나무라지 않을테니 사실대로 말해보게."
"장군님이 저를 나무랄 일이 과연 있을까요? 저는 나타샤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고 편지는 그녀가 당신을 만나기 전에 쓴 것입니다. 그것이 잘못입니까? 나타샤가 제 집에 찾아왔지만 그것은 내 누이에게 할 말이 있어서지 저를 보자고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나타샤에게 누이를 기다리라는 말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나타샤도 저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요."
"사실... 나는 자네를 예전부터 만나고 싶었네. 내 아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네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지. 그녀는 요즘 내가 집에 들어가도 반갑게 맞이하지 않네. 그녀는 자네가 준 편지를 방에 두고 항상 읽고 있네. 마치 사랑하는 연인이 준 편지처럼... 나는 그녀를 나무랄 생각이 없네. 모두 내가 부덕한 탓이니까. 나는 그동안 일 때문에 바빠서 그녀에게 소흘했고 그녀의 마음은 나에게서 멀어졌지. 나는 이런 사랑없는 맹목적인 결혼생활을 더 하고 싶지 않네."
"이혼하시겠다는 말씀인가요?"
"그렇네. 그녀의 마음이 이미 나를 떠났는데 그녀의 몸을 데리고 있어서 무엇하겠나? 나는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 그녀를 놓아 주기로 했네."
"당신은 정말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 그녀를 놓아 주겠다는 건가요? 당신의 행복이 아니라?"
"무슨 소리인가?"
"당신은 나타샤와 이혼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까? 하지만 당신의 아버지는 엄격하셔서 나타샤의 잘못이 없다면 이혼을 허락하지 않으시겠지요. 그러니 나타샤가 저를 좋아한다는 핑계로 이혼하려는 것 아닙니까?"
미하엘은 이반이 자신의 마음을 꾀뚫어 보듯이 말하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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