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와 캐서린은 시녀들의 처소로 돌아가 공주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때 로라의 친구인 시녀 낸시가 들어와 말했습니다.
 "로라, 공주님께서 부르시니 어서가봐. 캐서린, 공주님께서 너는 왕비님의 시녀가 되었으니, 왕비님께 가서 인사드리라고 말씀하셨어."

 로라와 캐서린은 낸시의 말을 듣자 이별이 가까이 왔음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지요.
 하지만 캐서린은 로라에게 미소지으면서 말했습니다.
 "로라, 공주님께 정말 감사하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된 것은 너 때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항상... 정말 고마웠어."

 로라는 낸시에게 잠시 시간을 달라는 눈치를 주었습니다.
 낸시가 나가자 로라는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캐서린에게 말했지요.
 "케이트, 이제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날지... 다시 만날 그날까지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래."
 "로라, 너도... 다시 만날 때는 더 행복한 모습으로 만났으면 좋겠어. 그리고... 로라... 너에게 빛진 것이 많아... 정말이야... 결코 너의 우정... 잊을 수 없을거야."

 로라는 자신과의 우정을 잊을 수 없다는 캐서린의 말을 듣자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습니다.
 "케이트, 나도 너를 결코 잊을 수 없을거야. 그리고... 나에게 고마워할 일은 없어...
공주님께서 하신 일이니 나에게 고마워 할 필요없어."
 "그래도 네가 공주님께 잘 말씀드리지 않았다면... 힘들었을거야."
 "글쎄... 그렇지 않을거야. 공주님께서는... 아니야... 아무튼 우린 친구니까 나에게 고마워 할 필요가 없어. 진정한 친구는 모든 것을 나누는 것이니까."
 "너와 같은 친구를 가진 것에 대해서... 얼마나 하나님께 감사드렸는지 넌 모를거야..."

 캐서린은 로라가 자신에게 보여준 친절을 잊을 수 없어 갑자기 눈물을 흘렸습니다.
 "너와 헤어지고 싶지 않은데... 윌리엄 기사님... 생각날 것 같아서... 너와 함께 가지 못해... 날 이해해 주겠니?"

 "케이트... 나도 마찬가지인 걸... 나도... 왕비님의 시녀로 너와 함께 남고 싶지만... 공주님이 외로우실 것 같아서..."
 "로라, 넌 공주님게 충성스러운데... 난 너무 이기적인 시녀라는 생각이 들어..."
 "아니야... 넌 원래 시녀가 아니라... 공주님께서 너를 윌리엄 기사님께 짝지어 주려고 거두어 준 것일 뿐이야... 정말 시녀가 너처럼 그랬으면... 공주님께 많이 혼났을걸?"

 로라는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캐서린은 로라의 말이 사실임을 알 수 있었지요.
 "그래... 맞아... 공주님은 나를 야단치신 적이 없어..."

 로라와 캐서린은 캐서린이 시녀였다면 공주님께 많이 혼났을 것이라는 말에 웃었습니다.
 잠시 후에 로라는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근데, 케이트... 나한테 비밀이 있는데... 너한테만 말해주고 싶어..."

 캐서린은 로라가 자신에게 비밀을 말해주겠다고 하자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지요.
 로라는 행복한 표정으로 캐서린에게 미소를 지은 후에 말했습니다.
 "나 사실은 좋아하는 분이 있는데..."
 "피터... 기사님 아니니?"
 
 로라는 사실 윌리엄의 친구인 피터 기사를 좋아하고 있었는데, 로라는 캐서린이 자신의 마음을 알자 놀란 표정으로 물었지요.

 "케이트, 어떻게 알았니?"
 "우연하게 보았어... 피터 기사님께서 너를 쳐다보는 눈빛... 네가 피터 기사님을 쳐다보는 눈빛..."

 로라는 캐서린에게 부끄러운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케이트... 나도 너처럼 왕비님의 시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야. 그럼, 항상 피터 기사님을 만날 수 있으니까... 그분은... 나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야... 단지... 아직... 그분의 부모님의 허락을 못 받아서..."

 "공주님께서 도와주시면 안되니?"
 "공주님께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야... 게다가 왕비님은 피터를 자신의 친척과 결혼시키길 원하셔서... 하지만 그분께서 나에게 약속하셨어. 언젠가는 나를 데려가겠다고... 부모님을 설득할 시간을 달라고 말씀하셨어. 내가 여기 있어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 같아서... 공주님을 따라가는거야."
 
 "로라... 나는 네가 너무 부럽구나. 너는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니... 나는..."
 "케이트, 그렇게 실망할 필요없어. 피터 기사님도 처음부터 나를 사랑하신 것은 아니었어. 처음에는... 모두 다 우리 공주님을 사랑하셨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나에게 마음이 열리셨던 거야. 케이트, 너도 너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 수 있기를 바래. 윌리엄 기사님께서 너를 사랑하게 되면 가장 좋겠지만... 그러지 않을 수도 있쟎아. 나도... 사실은..."

 캐서린은 로라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지요.
 로라도 한때 윌리엄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로라, 말하지 않아도 알아. 너도 윌리엄 기사님을 사랑했다는 사실을... 공주님도 아마..."

 캐서린은 공주님도 윌리엄 기사에게 어느 정도 마음이 있다고 말하려다가 그러한 말이 공주에게 큰 무례라는 사실을 깨달아 말을 멈추었지요.
 사실 로라와 공주도 한때 윌리엄을 좋아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공주는 처음에는 윌리엄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잘생긴 얼굴에 삶을 초월하는 충성심에 윌리엄을 사랑하게 되었지요.

 로라도 윌리엄을 좋아했지만, 공주가 윌리엄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윌리엄을 포기한 후에 피터의 사랑을 받아주었던 것이지요.
 로라는 캐서린이 온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이 모든 사실을 꾀뚫어 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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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서린은 초조한 마음으로 로라를 기다렸습니다.
 '로라가 공주님께 꾸중듣는 것은 아닐까? 올 시간이 되었는데...'
 이때 로라가 돌아왔습니다.
 
 "케이트, 공주님께서 부르셔... 네 뜻을 확인하고 결정하시겠데..."
 "정말 고마워, 로라."
 "고맙긴... 나는 걱정이 되는데... 왕비님은 엄격하셔서..."
 "왕비님의 다른 시녀들도 있는데... 나라고 다르겠니? 왕비님께 충성하고 잘 모실테니 걱정하지마."
 "사실은... 내가 왕비님의 시녀들 중에 친한 사람이 없어서... 걱정이야..."
 "로라, 항상 나를 걱정해 줘서 고마워..."
 "케이트, 나와 스코틀랜드에 함께 가지 않겠니?"
 "그건..."
 "알겠어, 케이트... 공주님께 가자. 공주님께서 기다리고 계서."

 캐서린은 로라와 함께 공주의 처소로 갔습니다.
 공주는 캐서린에게 말했지요.
  "캐서린, 내가 너의 의견도 묻지 않고 윌리엄경에게 너를 부탁했지만... 나는 그것이 너를 위해서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너는... 나와 생각이 다르구나."
 
 캐서린은 공주의 표정과 말투에서 공주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캐서린은 무릎을 꿇은 후에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말했지요.

 "공주님, 항상 저를 아껴주신... 공주님의 은총...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항상 공주님을 근심하게 만든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공주님의 은총은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캐서린... 네가 나를 근심하게 만든 것은 아니다... 캐서린, 너의 뜻이 그러하다면... 너를 왕비님의 시녀로 갈 수 있도록 힘써보겠다. 하지만, 이 문제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만약 왕비마마께서 너를 받아주지 않으신다면... 너도 나를 따라오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구나."
 
 캐서린은 스코틀랜드로 가고 싶지 않았지만, 더이상 공주의 뜻에 따르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공주에게 말했지요.
 "만약... 왕비님께서 저를 받아주시지 않으신다면... 저도 공주님을 따르겠습니다."
 "캐서린, 로라에게 이미 들었겠지만... 왕비님은 대단히 엄격하신 분이시다. 하지만 내가 왕비님께 잘 말씀드릴테니... 걱정하지 말거라."
 
 캐서린은 공주가 왕비에게 잘 말씀드리겠다고 말하자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지요.
 "공주님의 은총,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캐서린, 나에게 그런 말은 할 필요없다. 그만 물러가보거라."

 공주는 캐서린에게 물러가보라는 말을 한 후에 어디론가 가버렸습니다.
 로라는 공주가 왕비에게 캐서린의 일을 부탁하려고 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지요.
 
 
 공주는 캐서린의 일을 부탁하기 위해서 왕비의 처소에 갔습니다.
 왕비는 결혼준비로 한창 바쁠 공주가 갑자기 자신을 찾아오자 호기심이 생겨 공주에게 물었지요.
 "공주, 준비할 것이 많아 바쁠텐데... 나에게 어쩐 일이요?"
 "왕비님께 부탁드릴 것이 있어 왔습니다."
 "무슨 부탁이오? 공주가 나에게 부탁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인 것 같소. 말해보시오. 내가 도울 수 있다면 들어주겠소."

 공주와 왕비의 나이는 얼마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공주는 자신과 나이가 비슷한 왕비를 어머니로 대우한다는 것이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때는 서먹한 사이가 지속된 적이 있지요.
 하지만 왕비가 아들을 낳자 한살도 되지 않은 동생과 가까워지면서 둘은 서먹했던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왕비는 공주가 처음으로 하는 부탁을 거절하면 왕비의 위신이 서지 않는다는 생각에 아주 힘든 부탁이 아니라면 공주의 부탁을 들어줄 생각이었습니다.
 공주는 왕비에게 조심스럽게 말했지요.
 "소녀의 시녀 캐서린은 윌리엄과 짝지어 주려고 데려왔는데, 윌리엄이 캐서린과의 결혼을 원하지 않아 이곳에 남겨 두고 갈까 합니다. 왕비님께서 거두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왕비는 공주의 부탁이 너무 쉬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웃으면서 말했지요.
 "윌리엄은 공주의 호위를 맡는 기사일 뿐만 아니라 윌리엄의 아버지는 나의 호위를 맡은 적이 있소. 그러한 인연이 있으니... 내 캐서린을 잘 키워서 윌리엄에게 짝지어 주겠소. 그럼, 되겠소?"

 공주는 왕비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말하자, 미소지으면서 말했지요.
 "왕비님께서 그렇게 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공주, 나에게 감사할 것 없소. 모두 나라를 위해서 폐하를 위해서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겠소. 공주의 시녀인 캐서린을 윌리엄에게 시집보내면... 윌리엄도 우리에게 충성할 것이 아니겠소. 그러니... 나에게 감사할 필요가 없소... 호호호..."

 공주는 왕비의 말투가 너무 계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왕비의 호의에 대해서 진심으로 감사하면서 말했지요.
 "왕비님, 소녀의 청을 들어주시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온데... 한가지 청이 더 있습니다."
 "무엇이든 말해보시오."
 "윌리엄경을 스코틀랜드에 데려갈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왕비는 고개를 가로 저으면서 말했습니다.
 "공주... 그건... 안될 것 같소. 비록 우리가 스코틀랜드와 동맹을 맺지만... 윌리엄경  같은 뛰어난 기사를 스코틀랜드에 내줄 수는 없소. 공주... 공주에게 충성스러운 기사를 데려가고 싶은 마음... 나도 알지만... 그건... 안되겠소."
 
 공주는 왕비가 한마디로 거절하자 실망하여 말했지요.
 "왕비님, 알겠습니다. 소녀는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공주는 왕비의 처소에서 물러나면서 왕비에게 처음부터 윌리엄을 데려갈 것을 부탁하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습니다.
 왕비가 들어줄 수 있는 부탁은 들어주겠다고 말했을 때 윌리엄을 스코틀랜드에 데려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면, 캐서린을 왕비에게 맡길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지요.

 '내 생각이 짧았구나. 윌리엄을 스코틀랜드로 데려간다면 캐서린을 왕비님께 부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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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리엄이 캐서린을 동생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하자, 공주는 기쁜 마음으로 궁전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공주는 캐서린을 윌리엄과 맺어주기 위해서 읠리엄의 하녀였던 캐서린을 데려왔지만, 윌리엄이 캐서린과 결혼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난감했었지요.
 하지만 윌리엄이 생각보다 쉽게 캐서린을 자신의 동생으로 받아들이자 안도할 수 있었지요.

 '이제 캐서린은 좋은 가문의 딸이 되었으니, 편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겠구나.'
 
 공주는 궁전에 도착하자 로라를 불러 말했습니다.
 "로라, 일이 잘 해결되었다. 윌리엄이 캐서린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야 되겠지만, 윌리엄이 잘 알아서 할 것이라고 본다. 가서 캐서린에게 사실대로 말해주어라. 캐서린에게 윌리엄과 혼인시켜주겠다고 말했는데... 캐서린에게 미안하구나. 내가 캐서린을 잘 타이르거라... 명문가문의 딸이 되었으니... 앞으로는...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캐서린의 혼처도 윌리엄의 부모님께서 알아서 잘 해주실 것이다. 그리고 내가 캐서린의 부모님께 이미 양해를 구했으니, 그것도 캐서린에게 잘 말해주거라. 부모님께서도 흔쾌히 허락하셨다. 부모의 마음이란 그런 것이 아니겠느냐? 로라, 네가 캐서린에게 잘 말해주거라."
 "공주님의 분부에 따르겠습니다."

 로라는 캐서린이 윌리엄이 그녀와의 결혼을 거절한 것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 되었지만, 찾아가서 사실대로 말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로라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캐서린의 처소가 가서 캐서린을 만났지요.

 "케이트, 너에게 말할이 있어."
 "로라, 말하지 않아도 알아. 윌리엄 기사님이... 나와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셨지?
로라, 처음부터 난... 기대도 하지 않았서... 단지... 다시 그분이 살고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야. 하녀로라도..."

 로라는 캐서린이 윌리엄의 하녀라도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듣자, 뭔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케이트, 사실은 그것 때문에 왔어. 케이트, 내 말 잘 들어... 공주님께서... 너를 윌리엄 가문에 보내기로 하셨어. 윌리엄 기사님의 동생으로..."

 캐서린은 로라의 말에 놀라면서 말했습니다.
 "뭐라고 했니? 그건... 안되! 로라, 공주님을 뵙게 해주겠니?"

 로라는 캐서린이 윌리엄의 동생이 되지 않겠다고 말하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케이트, 미안해. 너와 상의도 없이 정해서...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너는 왕비님의 시녀가 되거나 공주님을 따라 스코틀랜드로 가야해. 그래도 상관없겠니?"
 
 캐서린은 윌리엄에 대한 미련이 있어 스코틀랜드로 갈 마음이 전혀 없었습니다.
 윌리엄은 공주에게 스코틀랜드로 따라 가겠다고 말했지만, 아직 공주는 결정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캐서린은 아직 이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지요.
 캐서린은 로라에게 말했습니다.

 "로라... 나... 왕비님의 시녀가 되겠어. 제발, 공주님께 그렇게 말씀드려 주겠니?"
 "캐서린... 왕비님께서는 시녀들에게 아주 엄격하셔... 그래도 괜챦겠니?"
 "그래도 좋아. 윌리엄 기사님의 동생이 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알았어... 공주님께... 뭐라고 말씀드리지? 할 수 없지..."
 "공주님을 뵙게 해줄 수 있겠니?"
 "안되, 케이트. 공주님께서 화내실지도 몰라. 그러니 너는 가만히 있어. 내가 다 해결할께."
 "나 때문에 너한테 피해줄 수 없어. 로라, 나를 공주님께 데려가줄래?"
 "안되! 요즘 공주님께서... 예민하셔서... 내가 아주 잘 말씀 드려야 될 거 같아. 그러니 나에게 맞기고, 너는 여기서 기다려."
 "로라, 정말 미안해."
 "아니야... 사실은... 내가 공주님께... 너를 윌리엄 기사님께 보내자고 했어. 다 내 잘못이야."
 "아니야, 로라. 니가 날 위해서 그랬다는 거 알아. 그러니 미안하게 생각하지마. 오히려 내가 미안하지... 네 짐이 되서..."
 "우린 친구인데, 짐은 무슨 짐이니... 케이트, 나 이만 공주님께 가볼께... 다녀올테니, 잘 있어."
 "부탁해, 로라."
 "케이트, 난 이만 가볼께. 내가 돌아올 때까지... 걱정말고... 잘있어."

 로라는 캐서린에게 잘있으라고 인사한 후에 공주님의 처소가 갔습니다.
 로라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주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캐서린이 무어라고 하더냐?"
 "공주님... 캐서린이... 월리엄 기사님의 동생이 되지 않겠다고 합니다. 모두 제 잘못이예요. 제가 캐서린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공주님... 저를 용서해주세요."

 공주는 캐서린이 윌리엄의 동생이 되지 않겠다는 로라의 말을 듣자 짜증내면서 말했습니다.
 "싫다면 어찌 하겠다는 것이냐?"
 "왕비님의... 시녀가 되겠다고 합니다."

 로라는 공주가 화내지 않고 짜증만 내자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생각했습니다.
 '공주님께서 그렇게 화내지 않으셔서 정말 다행이야.'

 공주는 잠시 생각한 후에 로라에게 말했지요.
 "왕비마마께서는 나보다 훨씬 엄격하셔 캐서린이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구나."
 "공주님... 하지만... 캐서린은 스코틀랜드로 가지 않겠다고 하니...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공주는 캐서린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서 로라에게 캐서린을 불러 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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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리엄은 자신이 오랫동안 연모했던 공주가 스코틀랜드 왕자에게 시집갈 것이라는 소식에 충격을 받아 말을 타고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공주와 결혼하는 것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공주를 다시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더 가슴아팠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캐서린이 생각났습니다.
 '공주가 떠나고 나면 캐서린은 시녀로 남을 수도 공주를 따라 떠나기도 힘들 것이다.'
 
 윌리엄은 캐서린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캐서린은 공주의 시녀였기 때문에 공주가 떠나면 함께 떠나야 되지요.
 떠나지 않으려면 왕의 시녀가 되어야 하는데, 왕의 시녀는 다른 남자에게 시집갈 수 없으니 캐서린은 왕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평생을 궁전에서 외롭게 살아야 하는 것이지요.

 윌리엄은 캐서린을 도와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의 친구 중에 캐서린과 결혼할 사람이 없는지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윌리엄의 친구들은 대부분이 기사였기 때문에 캐서린에게 관심이 없었지요.

 윌리엄은 캐서린의 혼처를 알아보기 위해서 동료 기사인 피터의 집에 갔습니다.
 피터는 왕비를 호위하는 임무를 맡은 기사였는데, 왕비의 시녀로 갈 수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지요.
 피터는 월리엄을 보자마자 말했습니다.

 "소식 못 들었나? 공주님께서 오늘 자네 집에 방문한다네. 자네가 여기 와있으면 공주님을 만날 수 없지 않은가? 공주님께서는 자네를 떠나기 전에 좋은 곳에 추천하실 것이라고 들었네. 어서 가보게. 공주님을 기다리게 해서는 안되지."
 "피터, 알려주어서 고맙네. 자네와 상의할 것이 있으니, 나중에 다시 오겠네."
 "윌리엄, 아마 공주님께서 이미 자네 집에 계실 것일세. 자네의 말은 지쳐보이니 나의 말을 타고 가게나. 잠깐만 기다리게."

 피터는 하인에게 자신의 말을 데려오라고 명령하였지요.
 윌리엄은 피터의 친절에 감사했습니다.
 "피터, 정말 고맙네."
 "친구끼리 이 정도를 가지고 뭘 고맙다고 하나? 나한테 할 말이 있다면 궁전으로 오게. 나도 왕비님께서 호출하셨네."

 피터의 하인이 말을 데려오자, 윌리엄은 피터에게 작별인사를 한 후에 말에 올라탔습니다.
 윌리엄은 이번이 공주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말을 채찍질하여 빠르게 집으로 돌아갔지요.
 집에 도착해 보니 공주의 마타와 공주의 호위병사들이 보였는데, 윌리엄은 공주가 이미 도착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지요.

 윌리엄을 기다리던 하인이 윌리엄을 보자 말했습니다.
 "도련님, 어디 계셨습니까? 공주님께서 와계십니다."
 "알겠다."

 윌리엄은 공주의 호위를 책임지는 기사여서 공주의 호위병사들은 모두 자신의 부하였습니다.
 호위병사들은 반가운 표정으로 윌리엄에게 인사하였지만, 윌리엄은 마음이 급해 미쳐 답례인사도 하지 않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집에 들어가보니 공주의 시녀 낸시가 윌리엄을 공주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였지요.
 공주는 윌리엄의 저택의 거실에서 월리엄의 부모님과 함께 이야기 중이였습니다.
 윌리엄은 공주를 보자 예를 갖추어 인사를 올렸지요.

 공주가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윌리엄 경, 그대가 없어 그대를 기다리고 있었소."
 "공주님, 송구하옵니다."

 윌리엄의 어머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윌리엄, 공주님께서 너와 상의할 것이 있다고 하시는구나. 우리는 이만 물러가마."
 
 윌리엄의 부모님께서는 공주와 윌리엄이 말 할 수 있게 자리를 비워주었습니다.
 공주는 자신의 옆에 있는 호위병들에게 나가라는 눈치를 주었지요.
 윌리엄 자신이 공주를 지키는 호위 기사였기 때문에 호위병사들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았으니까요.
 호위병사들은 윌리엄과 공주가 할 말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공주가 윌리엄에게 말했습니다.
 "윌리엄경, 그대에게 캐서린 문제를 상의하려고 왔소."
 "공주님, 말씀해 주십시오."
 "캐서린을 정말 아내로 맞이할 생각이 없는 것이오?"
 "송구하옵니다. 공주님."
 
 윌리엄은 캐서린을 좋아했지만, 사랑하는 것은 아니었지요.
 공주는 윌리엄이 재차 거절하자, 한숨을 쉬면서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할 수 없군... 윌리엄, 그럼... 캐서린을 그대의 동생으로 받아들 일 수는 있겠소?"
 
 윌리엄은 캐서린을 동생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지만, 캐서린을 아끼는 마음이 있었고 캐서린의 상황이 난처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외면할 수 없어 말했습니다.
 "그 방법 밖에 없다면... 캐서린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공주는 윌리엄이 마지 못해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자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내가 그대에게 고맙다고 해야 되겠소?"
 
 윌리엄은 공주가 캐서린을 아끼는 것도 자신을 아끼는 마음이 있어서라는 생각이 들어 공주에게 왼쪽 무릎을 꿇고 감사를 표시했지요.
 "공주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공주님의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윌리엄, 그대가 좋다고 하니 다행이오. 그대의 부모님께 캐서린을 동생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씀하시오. 나는 이만 가보겠소. 하지만, 내가 강요하는 것은 아니니, 부모님과 잘 상의해서 결정하시오."
 "공주님, 캐서린과는 상의를 하셨는지요."
 "아직 말하지 못했소. 그대가 원하지 않으면 성사되지 않으니 그대에게 먼저 물어보는 것이 순서가 아니겠소."
 "만약 캐서린이 원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왕비마마의 시녀로 보낼 것 같소.

 윌리엄은 캐서린이 왕비의 시녀로 가는 것이 더 좋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공주의 표정이 좋지 않을 걸 보니 그것이 그렇게 좋은 것이 아닌 것 같아 말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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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가 윌리엄에게 캐서린과 결혼할 것을 제안한 얼마 후에 스코틀랜드 왕자가 공주에게 청혼장을 보냈습니다.
 공주는 스코틀란드 왕자를 이미 만난 적이 있는데, 공주는 대단히 아름다워 스코틀랜드 왕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었지요.

 영국의 왕은 공주와 스코틀랜드의 왕자가 결혼하여 양국의 동맹을 강화시키기를 원했기 때문에 공주는 스코틀랜드 왕자의 청혼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지요.
 공주는 스코틀랜드 왕자와 결혼할 것이 결정되자, 로라를 불러 말했습니다.

 "로라, 내가 떠나기 전에 캐서린 문제를 해결하고 싶구나. 내가 떠나면 그녀를 좋은 곳에 시집보낼 수 없게 될 것이다. 네가 윌리엄경을 만나 설득해야 될 것 같다. 공주인 내가 다시 나선다면, 기사에게 결혼을 원하지도 않는 강요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냐? 로라, 윌리엄경을 만나 나의 뜻을 전하거라. 만약 윌리엄이 캐서린과 결혼하기 싫다면, 다른 기사에게 시집보내겠다고 말이다."
 "공주님, 제가 윌리엄 기사님을 설득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겠서요."

 로라는 공주님의 명령으로 윌리엄을 호출했는데, 공주와 스코틀랜드 왕자와의 결혼이 확정되었으니 이제 윌리엄도 캐서린과 결혼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로라는 윌리엄을 만나자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윌리엄 기사님, 공주님께서 스코틀랜드 왕자님의 청혼을 받아들이셨습니다."
 
 공주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윌리엄은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생각보다 빠른 공주의 결혼소식에 충격을 받아 할 말을 잊었습니다.
 하지만 침착한 표정으로 로라에게 말했지요.

 "로라, 공주님께 축하드린다고 전해드려라. 그것 때문에 나를 부른 것인가? 지금 공주님을 뵐 수 있는가?"
 
 윌리엄은 한번이라도 공주를 더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로라에게 공주를 알현할 것을 청하였지요.
 로라는 윌리엄이 공주를 빨리 잊어야 캐서린과 결혼에 대해서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윌리엄의 요청을 거절하였지요.

 "윌리엄 기사님, 지금 공주님은 바쁘셔서 알현할 수 없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윌리엄은 공주와 다시는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로라는 윌리엄이 공주의 결혼소식에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하루빨리 캐서린의 결혼문제를 윌리엄과 상의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 말했지요.

 "윌리엄 기사님, 괜챦으시다면 캐서린의 결혼문제에 대해서 상의드리고 싶습니다."
 "말해보게."
 "공주님께서는 떠나시기 전에 캐서린을 좋은 곳에 시집보내려고 하십니다. 공주님께서는 윌리엄경을 생각하고 계신데... 윌리엄경은 정말 캐서린에게 마음이 없으신가요?"

 윌리엄은 캐서린과 결혼한다는 것은 생각한 적이 없었고, 지금은 공주의 결혼소식으로 충격을 받은 상태로 캐서린과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요.
 "로라, 공주님께서 나를 생각해주시고, 또한 캐서린을 생각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캐서린과 결혼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으니, 공주님께서 좋은 혼처를 구해주셨으면 하네. 네가 공주님께 잘 말씀드리거라."

 윌리엄에게 캐서린은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윌리엄이 비록 공주의 결혼소식에 충격을 받았지만, 로라가 캐서린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정신을 가다듬고 로라에게 캐서린을 부탁했지요.
 로라는 윌리엄이 캐서린을 거절했다는 사실을 알면 캐서린이 깊은 상처를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습니다.

 "윌리엄 기사님, 당신은 캐서린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으시는군요. 그녀는 당신만 사랑하는데, 어찌 다른 남자에게 시집가려고 하겠어요?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겠지요. 하지만 시간이 없어요. 만약 공주가 떠나면 캐서린은 버림받을거예요. 제발 한번 생각이라도 해보세요."
 
 "로라, 다시 생각해도 마찬가지란다. 나는 캐서린을 동생으로 생각했을 뿐... 결혼해서 평생을 돌봐줄 자신이 없구나. 서로 불행질 뿐이야. 네가 캐서린과 공주님께 잘 말씀드리거라."
 
 로라는 다시 생각해도 마찬가지라는 윌리엄의 말에 포기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윌리엄은 로라에게 작별인사를 한 후에 떠났습니다.
 윌리엄은 지금 제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말을 탄 윌리엄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지요.
 윌리엄은 말을 잡은 채 말이 가는데로 달려갔습니다.

 로라는 윌리엄이 떠나자 한숨을 쉬면서 생각했습니다.
 '캐서린이 이 사실을 알면... 충격이 큰 텐데... 어쩌지?'
 로라는 공주를 만나 윌리엄의 뜻을 전했지요.
 윌리엄의 뜻을 전해들은 공주는 탄식하면서 말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내가 괜히 캐서린을 시녀로 만든 것 같구나. 캐서린은 하녀가 되어 윌리엄 곁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제 어쩌면 좋을까?"
 "공주님, 만약 윌리엄 기사님이 캐서린과 결혼하지 않겠다면, 캐서린을 윌리엄 기사님과 의남매로 맺을 수는 없을까요?"
 "글쎄다... 한가지 방법이 있기는 하다만..."
 "무슨 방법이지요?"
 "윌리엄의 아버지에게 캐서린을 양녀로 받아줄 것을 청하면 되지만... 윌리엄의 아버지나 캐서린이 찬성할지 모르겠구나. 윌리엄의 아버지는 내가 설득할 수 있을게다. 하지만 케서린은... 찬성하지 않을게다."

 로라는 공주가 윌리엄의 아버지를 설득할 수 있다는 말에 기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공주님, 캐서린은 제가 책임지고 설득할께요. 그럼 되나요?"
 공주는 로라를 쳐다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습니다.
 "캐서린을 윌리엄에게 보내는 방법은 그 방법밖에 없을 것 같구나. 그렇게 하지꾸나."
 로라는 공주가 시녀에 불과한 캐서린을 아끼는 마음에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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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공주도 윌리엄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왕은 공주를 스코틀랜드의 왕자에게 시집보내 양국이 군사적으로 동맹을 맺을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공주는 윌리엄을 자신의 시녀와 혼인시켜 곁에 두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윌리엄은 공주의 시녀들 중 그 누구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주라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지요.
 이때 공주 앞에 나타난 것이 캐서린이었습니다.

 공주는 윌리엄이 자신이 특별히 준 금화를 캐서린에게 선물한 것을 보고 둘 사이를 오해하여 캐서린을 시녀로 입궐시킨 후에 윌리엄에게 시집보낼 생각을 했지요.
 공주는 이제 윌리엄만 동의한다면 캐서린과 맺어줄 생각이었습니다.

 공주도 윌리엄이 자신을 연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자신은 이미 스코틀랜드의 왕자에게 시집갈 운명이었기 때문에 윌리엄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결국 캐서린과의 결혼을 동의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공주는 윌리엄과 캐서린과의 결혼문제를 상의하기 위해서 윌리엄을 불렀습니다.
 공주의 호출을 받은 윌리엄은 공주가 살고 있는 궁전에 도착하여 공주를 알현했습니다.
 공주는 윌리엄에게 말했습니다.

 "윌리엄경, 그대와 상의할 것이 있어 그대를 불렀소."
 "공주님, 이 윌리엄은 공주님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바칠 수 있으니 말씀해주십시오."

 윌리엄은 공주가 조심스러운 태도로 말하자, 혹시라도 공주가 자신에게 청혼하는 것은 아닐까 상상하면서 공주의 말을 기다렸지요.
 "윌리엄경, 이제 우리도 작별할 시간이 된 것 같소."
 "네? 공주님...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나는 스코틀랜드의 왕자와 결혼하게 될 것 같소. 내가 이 나라를 떠나도 아버지께 충성을 바쳐주었으면 하오."

 윌리엄은 공주를 세상의 그 무엇보다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주가 스코틀랜드의 왕자에게 시집갈 것이라는 말에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지요.
 사실 윌리엄도 자신이 공주와 결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던 것이지요.

 윌리엄은 공주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침묵을 지켰습니다.
 공주는 윌리엄이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보이자 연민의 정을 느꼈지요.
 공주는 크게 한숨을 쉰 후에 윌리엄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떠나면 캐서린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소. 오늘 내가 그대를 부른 것도 캐서린의 혼인 문제를 상의하고 싶어서 불렀소."

 윌리엄은 공주가 캐서린의 혼인 문제를 상의하고 싶다는 말에도 무덤덤하게 말했습니다.
 "공주님께서 캐서린의 혼처를 구해주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공주는 윌리엄이 캐서린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윌리엄이 캐서린의 혼인 문제에 별 반응을 하지 않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공주는 윌리엄이 캐서린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윌리엄경, 캐서린은 정말 좋은 여자일 뿐만 아니라 그대를 몹시 사랑하오. 만약 그대가 캐서린과 결혼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오.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오?"

 윌리엄은 캐서린에게 연민의 정을 느꼈을 뿐 사랑하는 것은 아니었고, 한번도 캐서린과 결혼하는 것을 생각한 적이 없어 공주에게 말했지요.
 "캐서린은... 저의 아무 사이도 아니고... 그녀와 결혼하는 것은 생각해 본 적도 없습니다."
 
 공주는 윌리엄이 분명히 거절의 의사를 밝히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윌리엄에게 말했습니다.
 "경의 뜻을 알겠소. 이만 물러가시오."

 사실 윌리엄이 캐서린에게 조금의 감정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윌리엄은 공주가 스코틀랜드의 왕자와 결혼할 것이라는 말에 충격을 받아 다른 생각은 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캐서린과의 결혼에 대해서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공주의 처소를 나온 윌리엄은 공주가 캐서린에게 다른 좋은 혼처를 구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여 더이상 캐서린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충격을 받은 윌리엄은 모든 것을 잊고 싶었을 뿐이지요.

 윌리엄은 나라에 큰 공을 세운 후에 왕에게 공주를 달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고 공주가 떠나게 되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괴로웠습니다.
 '결국은 이렇게 끝나는가?'

 궁전을 떠난 윌리엄은 말을 타고 어디론가 미친듯이 질주하였습니다.

 
 공주는 윌리엄이 캐서린과 결혼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캐서린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로라를 불러 상의했습니다.
 "로라, 나는 캐서린을 윌리엄경과 짝지어 주려고 그녀를 시녀로 입궁시켰는데, 윌리엄은 캐서린이 마음에 없다고 하는구나. 캐서린은 윌리엄만 생각하는 것 같던데... 이제 어쩌면 좋겠냐?"
 "사랑은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지만, 윌리엄경에서 시간을 주는 것이 어떨지요. 월리엄경은 그동안 공주님을 연모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갑자기 캐서린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것이 어떨지요."

 공주는 로라의 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지요.
 "그래, 그것도 일리가 있는 말이구나. 한번 기다려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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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라는 미소를 지으면서 캐서린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공주님의 시녀가 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모를거야. 예쁘지 않으면 되고 싶어도 될 수 없어."

 "예쁘지 않으면 될 수 없다고? 나는 내가 예쁘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공주님의 시녀들 중 일부는 기사님같이 나라에 중요한 인물들과 결혼해서 그들과 왕실과의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역활을 하게 되있어. 공주님께서 너를 시녀로 받은 이유도 그런 뜻이 있는 것 같아. 더 자세한 것은 나중에 더 말해줄께. 하지만 비밀이다. 시녀들이 이 사실을 알면 안되."


 "공주님께서 너를 신임하시는구나."

 "맞아. 하지만 너도 노력하면 공주님의 신임을 받을 수 있을거야. 내가 도와줄께."

 "로라, 모든 면에서 정말 고마워. 네가 보여준 친절은 절대로 잊지 않을거야."

 "서로 친절하고 서로 위해주면 되쟎아. 그게 친구 아니니?"
 "정말 고마워, 로라."

 캐서린은 다음 날부터 시녀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캐서린은 글을 읽지 못했기 때문에 글 읽는 것을 먼저 배웠고, 궁중의 예절과 함께 말타기와 활쏘기도 배웠습니다.



 캐서린은 활쏘기 시간이 가장 즐거웠습니다.

 윌리엄이 시녀들에게 활쏘기를 가르쳐 주었기 때문입니다.
 윌리엄은 시녀들의 눈을 의식해서인지 캐서린을 마치 모르는 사람처럼 대했고 그녀의 이름도 부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끔 눈이 마주치면 눈짓으로 마치 잘 지내냐고 물어 보는 것 같아 그녀도 고개를 살짝 움직여 답하였지요.
 윌리엄은 캐서린을 궁전에서 만나도 아는 척하지 말라는 공주의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지요.


 공주는 윌리엄에게 캐서린을 원한다면, 신부로 데려갈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윌리엄은 캐서린과의 결혼은 생각한 적도 없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요.
 공주는 월리엄이 캐서린과의 결혼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윌리엄이 하녀였던 캐서린과 결혼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더이상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윌리엄은 캐서린을 좋아하였지만, 공주를 훨씬 더 사랑하였기 때문에 캐서린과 결혼할 마음이 없었지요.
 윌리엄은 캐서린을 데려갈 수 있다는 말을 공주로부터 들은 후에 머리가 복잡해져 캐서린을 예전처럼 편하게 대할 수 없어졌습니다.


 캐서린과 눈이 마주쳐도 그냥 모르는 척했지요.
 캐서린은 이러한 윌리엄의 태도가 조금은 섭섭했지만 궁중의 법도 때문이라고 이해하였지요.
 그런데 캐서린은 윌리엄이 공주를 대하는 태도에서 윌리엄이 공주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습니다.

 윌리엄은 공주가 활쏘는 동작을 세심하게 지켜 보았는데, 공주의 활쏘는 동작이 잘못되어도 지적하지 않고 공주를 응시하기만 했지요.

 가끔은 넉나간 표정으로 공주를 쳐다보기도 하였지요.


 '도련님께서는 공주님을 사랑하시는구나...'

 캐서린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활쏘기를 배웠기 때문에 그녀의 활쏘기 실력은 좀처럼 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공주는 캐서린을 조용히 불러 말했습니다.

 "캐서린, 너는 내가 왜 너를 거두었는지 아느냐?"

 "공주님, 저는 잘 모르옵니다."

 "윌리엄 기사와 너를 맺어주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캐서린은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네가 그와 결혼하는 일은 모두 나라를 위해서다. 왕실은 윌리엄경과 같은 유능한 기사가 보다 왕실에 충성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나의 시녀 중 한 사람을 그와 맺어주려고 한다. 나는 윌리엄이 너를 아끼는 것을 보고 너를 윌리엄의 배필로 정하였다. 내 뜻을 알겠느냐?"


 "하지만 그 분은 저를 사랑하지 않아요. 저는 느낄 수 있어요. 그 분이 저에게 공주님의 금화를 준 것은 저를 불쌍하게 생각해서지 저를 좋아해서가 아니었어요. 그분이 저를 사랑하지도 않는데, 어찌..."

 "사랑이란 하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란다. 네가 좀 더 교양을 쌓고...  또 내가 너에 대해서 그에게 좋게 이야기한다면 그의 생각이 달라 질 수도 있으니 나의 뜻에 따라 주길 바란다."

 "저는 공주님의 시녀입니다. 무조건 공주님의 뜻을 따르겠어요."



 캐서린은 공주님의 배려에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네가 윌리엄경을 좋아해서 다행이구나. 나중에 기회를 봐서 그에게 말해 볼 것이다. 너는 그때까지 마음의 준비를 해라."

 "하지만 공주님, 그분의 부모님께서 허락하실까요?"

 "누가 감히 나의 뜻을 막을 수 있단 말이냐? 윌리엄경이 너와 결혼할 마음이 없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아무도 나의 뜻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공주의 태도는 단호했습니다.

 캐서린은 공주의 단호한 태도에 대해서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지만 아무튼 공주가 자신과 윌리엄 경을 맺어주기로 결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너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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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8 회 태자의 사냥 계획
 
 다음 날 태자는 평원왕을 찾아가 고상이 평강공주와 결혼할 마음이 있다는 사실과 평강공주를 평생 변함없이 보살펴 주겠다는 맹세를 한 사실을 전해주었습니다.
 태자의 말을 들은 평원왕은 크게 기뻐하면서 말했지요.
 "하하하, 참 잘 되었구나. 나는 예전부터 고상을 눈여겨 보았었다. 그처럼 충성스럽고 문무를 겸비한 젊은 장군은 이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들지 않느냐? 평강도 아마 그와 같은 남자를 좋아할 것이다."

 태자는 고상이 평강공주에게 잘못보인 일을 알고 있어 평원왕에게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평강이 고상을 좋아하지 않는 듯 합니다. 하지만 아직 평강이 고상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니 심려하지 마옵소서."

 평원왕은 평강공주의 고집이 센 것을 알았기 때문에 태자의 말을 듣자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평강공주는 어릴 적부터 고집이 세어 한번 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반드시 했고, 한번 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은 절대 하지 않았지요.
 평강공주가 검술을 배운 것도 평원왕이 한사코 말렸지만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아 배운 것이었습니다.
 반면에 유학은 그다지 배우지 않았지요.

 당시 고구려에서는 학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유학을 기본적으로 배웠지만, 평강공주는 실용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유학을 거의 배우지 않았습니다.
 평원왕은 평강공주가 유학을 배우려고 하지 않자 여러 차례 야단쳤지만, 끝내 평강공주의 고집을 꺽을 수 없었지요.

 평원왕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태자에게 말했습니다.
 "대원아, 평강은 고집이 세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라고 한다면 오히려 반발심만 생길지도 모르니, 이 일은 조심스럽게 추친해야 될 것 같구나. 평강이 자연스럽게 고상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 좋겠다."
 
 태자는 평강공주가 용맹한 고상의 늠름한 모습을 보게 되면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평원왕에게 말했지요.
 "아바마마, 제가 평강공주에게 사냥을 가자고 제안하겠습니다. 그리고 고상에게 호위의 책임을 맡기겠습니다. 평강이 고상의 늠름한 모습을 보면 마음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평원왕은 태자의 말이 끝나자 마자 말했습니다.
 "그거 좋은 생각이구나. 나도 같이 가겠다. 평강이 고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고, 내가 고상을 도와주어야 되겠구나. 하하..."
 "아바마마께서 나서신다면 평강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더 수월할 것이옵니다."
 "이 일을 빨리 매듭짓고 싶으니 내일 사냥을 가는 것이 좋겠다. 내일 오전에 사냥을 간 후에 돌아와 식사를 함께 하자꾸나." 

 태자는 고상의 부모님도 함께 초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말했지요.
 "고상의 부모님도 초대하는 것이 어떨지요."
 "아직은 때가 아니다. 아직 평강의 마음도 모르지 않으냐. 내가 전에 했던 말들을 명심하거라."
 "아바마마의 뜻 명심하겠습니다. 소자는 이만... 물러 가겠습니다." 


 평원왕에게 인사를 올리고 왕의 처소를 나온 태자는 평강공주를 만나서 사냥을 함께  가자고 말했지요.
 "공주야, 너와 함께 사냥을 가고 싶구나. 내일 시간을 낼 수 있느냐?"
 "내일이요? 좋습니다."

 평강공주는 원래 사냥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태자가 오랜만에 사냥을 떠나자고 하자 거절할 수 없었지요.
 태자는 평강공주가 사냥을 가자는 제안에 순순히 응하자 기뻐하면서 말했습니다.
 "아바마마께서 사냥을 가시고 싶다고 하셔서 네 생각이 났다."
 "그렇다면 어찌 저에게 먼저 아바마마의 뜻이라고 말하지 않으시고 오라버니의 뜻인 듯이 말씀하셨는지요." 

 태자는 사냥을 좋아하지 않는 평강공주가 오라버니인 자신을 얼마나 따르는지 궁금하여 아버지인 평원왕이 먼저 사냥갈 것을 제안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지요.
 "그게 뭐 그리 중요하냐? 평강아, 이제 너도 시집갈 나이가 되었으니,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없지 않느냐? 그러니 앞으로 종종 사냥을 가자구나. 내 생각이 어떠냐?"

 태자는 고상이 평강공주와 자주 사냥을 갈수있다면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평강공주에게 앞으로 자주 함께 사냥을 가자고 말했습니다.
 평강공주는 앞으로 이 나라의 왕이 될 태자의 호의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지요.
 "오라버니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평강공주는 태자의 뜻에 따르겠다고 대답한 후에 생각했지요.
 '내가 온달님을 쫒아 궁에서 나가면, 오라버니의 도움이 필요할지 모른다. 오라버니만이라도 나를 이해해주신다면 좋으련만...' 
 평강공주는 자신이 바보 온달과 결혼하면, 태자의 도움이 절실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태자가 하는 말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태자는 이러한 평강공주의 마음도 모르고 혼자 생각했지요.
 '평강공주는 어렸을 때 부터 내 말을 잘 따랐으니, 내가 고상에 대해서 좋게 말하면 고상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태자는 평강공주에게 내일의 사냥 계획을 말했습니다.
 "내일 오전에 함께 사냥을 한 후에 돌아와 아바마마와 함께 식사하자꾸나."
 "어마마마는 오시지 않으십니까?"

 평강공주가 태자에게 왕후는 오지 않냐고 묻자, 태자는 왕후도 평강공주의 배필이 누군지 알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 평강공주에게 말했지요.
 "어마마마도 모셔갈 생각이다. 아직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어마마마도 오실 것이다."
 "어마마마는 사냥을 좋아하지 않으시지 않습니까?"
 "네가 시집가기 전에 이렇게 우리 가족이 함께 모이는 것도 쉽지 않으니, 어마마마도 내일 분명히 오실 것이다." 
 
 평강공주는 왕후도 올 것이라는 태자의 말을 듣자 밝게 미소지으면서 말했지요.
 "잘 되었군요. 오랜만에 어마마마가 아바마마와 좋은 시간을 보내셨으면 해요."
 평강공주의 어머니인 왕후는 이미 40이 넘어 평원왕의 총애를 잃어 평원왕은 왕후의 거처에 자주 들리지 않았던 것이지요.
 왕후는 태자와 평강공주의 친어머니였습니다. 

 태자는 평강공주의 말에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했지요.
 "내일은 아바마마도 어마마마께 하고 싶은 말이 많으실게다. 왠지 내일이 기대되는구나. 그럼, 난 이만 가보겠다."
 "오라버니, 살펴가소서."
 "너도 잘 있거라. 내일 보자꾸나."
 태자는 평강공주에게 잘 있으라는 인사를 한 후에 발걸음을 왕후의 처소로 향했습니다.



 그동안 스토리 구성이 잘 안되어 포스팅이 지연되었지만, 앞으로는 주 2회 씩 포스팅할 예정이니 많은 성원부탁드립니다.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1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2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3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4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5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6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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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이 재미있으시다면 추천을 눌러 저에게 힘을 보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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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3 편 철수의 계획

 
 
혜숙에게 발렌타인데이에 편지를 받은 철수는 다가올 화이트데이에 혜숙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할 계획을 세우기 사직했습니다.

 그녀가 발렌타인데이에 철수에게 친구가 되자는 내용의 편지를 준 것은 아마도 철수의 사랑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철수는 생각했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시인의 편지를 받은 한참 후에서야 시인의 마음을 받아주셨다. 혜숙의 마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철수는 처음부터 혜숙의 마음이 그렇게 빨리 열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철수는 조금씩 혜숙의 호감을 얻어 사랑을 이룰 계획이지요.


 철수는 먼저 혜숙의 편지에 답장을 한 후에 3월 봄을 맞아 혜숙에게 편지를 받은 것을 봄이 온 것에 비유하여 혜숙의 호감을 얻을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제 봄이 왔으니 사랑의 꽃이 피겠지?' 화이트데이 전까지 3장의 편지를 작성하자. 첫번째 편지는 혜숙이 친구가 되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서 고마움을 표시하는 편지를 쓰고, 두번째 편지에는 따뜻한 봄이 온 것을 사랑의 싹이 트기 시작한 것에 비유하는 편지를 쓰고, 마지막으로 화이트데이에 나의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를 쓰자.'


 철수는 하루종일 편지를 쓰는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떻게 답장해야 혜숙의 마음에 들지 몰라 하루종일 고민했기 때문이지요.

 혜숙의 진심을 몰라 아직 성급하게 나갈 마음은 없었습니다.


 철수는 이번 화이트데이에 혜숙이 자신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아도 언젠가는 받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다음 날 철수는 아침을 먹은 후에 혜숙에게 편지를 전하러 혜숙의 집에 갔습니다.

 철수는 이제 혜숙과 친구가 되었으니 초인종을 마음껏 눌러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내어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누구세요?"

 혜숙의 목소리가 들리자 철수는 대답했습니다.

 "나 철수야, 잠깐 볼 수 있니?"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혜숙은 철수가 아침 일찍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이미 머리까지 빗고 기다리고 있었지요.

 그녀는 대문을 열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될지 몰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미소만 지었습니다.


 "답장을 가져왔어."

 철수는 혜숙에게 편지를 내밀었습니다.

 혜숙은 철수가 주는 편지를 받으면서 말했습니다.

 "답장이 빠르네. 난 한 달 후에나 받을 줄 알았는데."

 "네 마음이 변하기 전에 총알같이 답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뭐야? 내 마음이 그렇게 카멜레온처럼 빨리 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아니, 그게 아니라... 말이 그렇다는 거지... 아무튼 빠른게 좋을 것 같아서... 미인을 기다리게 하면 안된다는 말이 있쟎아..."


 혜숙은 '미인을 기다리게 하면 안된다.'는 철수의 말에 피식 웃으면서 말했지요.

 "근데, 왜 나를 한달 넘게 기다리게 만들었니?"

 "말했쟎아, 아르바이트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정말 하려고 마음먹으면 무얼 못했겠니?"

 "편지는 마음을 담아 정성이 들어야 되쟎아... 정신이 없는데, 어떻게 편지를 쓰니?"

 "그랬구나..."


 혜숙은 철수의 편지내용이 궁금하여 편지를 뜯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철수의 시선이 의식되 편지봉투를 쳐다보면서 철수가 말하기를 기다렸습니다.

 혜숙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철수가 말했습니다.

 "너처럼 예쁜 친구가 생길 줄 꿈에도 몰랐어. 정말 은 친구가 될께. 원한 너의 친구가 되고 싶어."

 "믿어도 되겠지?"

 "당연하지. 언제 내가 한번이라도 허튼 소리했니? 내가 이때까지 너에게 한 말은 모두 사실이고, 그때나 지금이나 나의 마음은 같아."

 "든든한 친구가 생겨서 나도 좋아. 그런데, 나... 어디 볼 일이 있어서 곧 나가봐야해..."

 "어, 알겠어...  그럼 안녕..."

 "안녕..."


 혜숙은 철수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인사한 후에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사실 혜숙은 어디 볼 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철수의 편지 내용이 궁금해서 서둘러 철수에게 작별인사를 한 것이지요.
 혜숙에게는 철수의 편지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었기 때문이지요.
 철수는 혜숙이 집으로 들어가자 발걸음을 집으로 돌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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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3 편 발렌타인데이에 생긴 일 


 혜숙은 발렌타인데이가 다가오자 편지지와 편지봉투를 문장구에서 샀습니다.

 집에도 편지지와 편지봉투는 많이 있었지만 예쁜 것이 하나 필요했으니까요.

 혜숙은 철수가 발렌타인데이에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철수에게 줄 편지를 작성했습니다.


 '언젠가는 오겠지. 그 여자애... 그렇게 예쁜 것 같지도 않던데. 그동안 내가 철수에게 너무 쌀쌀맞게 대하니까 포기한 걸꺼야. 길에서 만나서 친절하게 인사하면 다시 예전처럼 나를 좋아하지 않을까?'

 밤이 되자 혜숙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철수는 아침식사를 마친 후에 포장한 선물을 주머니에 넣은 후에 어머니께 점심을 먹고 오겠다고 말씀드리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철수의 어머니는 오늘이 발렌타인데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철수가 발렌타인데이에 자신이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선물을 주려고 나간다고 생각하지는 못했지요.
 한국에서 발렌타인데이는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에게 선물을 주는 날이니까요.

 철수도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제 영희와 이야기하다가 남들이 하지 않을 때 자신만 선물하는 것이 어쩌면 혜숙의 기억에 더 오래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선물을 준비한 것이지요.



 혜숙의 집에 이른 철수는 용감하게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에 철수의 편지를 읽고 있었던 혜숙은 누군가 초인종을 누르자,

 "누구세요?"

 "혜숙이 있어요? 저 철수라고 하는데, 잠깐 볼 수 있을까요?"


 철수는 혜숙의 목소리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긴장이 되서 모르는 척하고 말했지요.

 철수의 목소리를 들은 혜숙은 깜짝 놀라면서,

 "잠깐만요." 라고 말하고 나서 거울을 쳐다본 후에 밖으로 나가 대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철수야... 무슨 일이야?"


 혜숙은 발렌타인데이는 여자가 남자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 관례라서 철수가 편지를 들고 올 것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해 철수가 무슨 일로 왔는지 궁금했습니다.

 철수는 편지를 꺼내어 혜숙에게 주었고, 혜숙은 철수가 주는 편지를 받고나서 편지를 뚫어지게 쳐다 보았습니다. 


 철수가 발렌타인데이에 편지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아 갑자기 당황스러워서 자신도 모르게 철수가 준 편지를 뜯어보지도 않고 쳐다보게 되었지요.

 혜숙이 편지를 응시하고 있자 철수는 선물을 꺼내어 혜숙에게 주었습니다.


 "이게 뭐야?"

 "초콜릿이야..."

 "왠 초콜릿? 발렌타인데이는 여자가 남자한테 주는 날인데..."

 "나도 알아...  하지만... 주면 안되니? 사실은 크리스마스에 주려고 했는데... 내가 바빠서... 여태까지..."


 철수는 한 달 반이나 혜숙에게 편지를 쓰지 않아서 그동안 바빠서 오지 못했다는 사실을 혜숙에게 알리고 싶어 어제 산 초콜릿을 크리스마스에 주려고 했다고 둘러대었지요.


 "어쩐지... 그동안 안보여서 난 니가 해외여행이라고 떠난 줄 알았어."

 "그동안 아르바이트 좀 했어..."

 "돈은 좀 벌었니?"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거든..."

 "돈도 안주고 일시키는 곳도 있니?"

 "출판쪽은 책이 출간된 후에 일시불로 주는 경우도 있어..."

 "그렇구나...  뭘 출판하는데? 설마 너 시집이라도 쓴 거니?"

 "아니야, 내가 뭘... 시를 쓴다고... 그냥... 검토작업이라고 할까... 그런 일이야..."

 "너도 글 참 잘쓰던데... 나중에라도 혹시 니가 책 쓰면 나한테도 알려줘... 나도 하나 사고 싶어..."

 "글쎄, 아직...  그런 날이 오려면...  한 5년 뒤쯤이나..."

 "잠깐만 기다려봐..."


 철수에게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한 혜숙은 자신의 편지를 방에서 가져 나와 철수에게 건네 주었습니다.

 "내 편지야... 편지는 원래 주고 받는 것인데...  그동안 받기만 해서 미안해...  나중에 다시 보자... 나 어디 나가봐야 하거든..."


 철수에게 미리 작성해 놓은 편지를 준 혜숙은 쑥스러운 생각이 들어 어디 나가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철수에게 인사한 후에 방으로 들어와 버렸습니다.

 철수는 혜숙이 자신에게 줄 편지를 미리 작성해 놓았다는 생각이 들자 기분이 너무 좋아 하늘을 나를 것같이 행복했습니다.


 철수는 혜숙의 편지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궁금하여 혜숙의 집 앞에서 편지봉투를 살며시 뜯어 보았지요.

 편지봉투를 고이든 철수는 편지를 읽었습니다.

 '그동안 네가 보낸 편지 잘 읽었어. 사실은 나도 예전부터 답장을 하려고 했는데... 뭐라고 해야할지 몰라서 어쩔까 하다가 답장을 하지 못했어. 너의 나에 대한 마음은 잘 알겠는데... 난...  아직 어리고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누군가의 사랑을 받아줄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아. 그래서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우리 우선은 그냥 친구로 지냈으면해. 그럼 나중에 다시 보자.'


 철수는 예상치 못한 혜숙의 편지 내용에 손이 떨려 잘못하면 편지를 떨어뜨릴 뻔 했습니다.

 철수는 혜숙의 편지를 생각하면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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