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장이 소년의 첫사랑 4화



 이때 '딩동딩동'하고 초인종이 울렸다.
 "누구지? 어머니도 아버지도 아닐텐데... 잠깐만 기다려..."
 현주의 어머니는 현주가 철수와 재미있게 놀 수 있게 자리를 비워준 것이고, 아버지는 8시에나 들어오시기 때문에 현주는 누가 왔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현주가 현관문 구멍으로 보니 초등학교 친구들이 8명이나 몰려왔다.

 현주는 당황하는 표정으로 철수에게 말했다.
 "초등학교 친구들이네... 어쩌지?"
 "어째긴 어째? 같이 놀면 되지? 먹을 것도 많은데..."
 "다 여자애들이야."
 "뭐, 어때? 난 상관없는데..."

 현주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폰으로 물었다.
 "누구세요?"
 "현주야, 우리왔어. 오늘 너 생일 맞지?"

 현주는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현주의 친구들은 거실에 있는 철수를 보자 웃으면서 말했다.
 "어머, 현주야, 너 남자친구니?"
 "어, 그래..."
 "어쩐지 생일인데도 연락이 없어서... 많이 서운했는데... 흥... 좋은 소식을 숨기고 있었구나."
 "사귄지 얼마 안되..."

 현주의 친구들은 각자 가져온 생일선물을 현주에게 준 후에 거실의 소파에 앉았다.
 "얘들아, 정말 고마워..."
 "고맙긴... 근데, 우리... 니가 초대하지 않아서 쪼끔 섭섭했었는데... 와서 보니까... 이해해... 호호..."
 "우린 니가 새 친구들 만나서 우릴 헌신짝처럼 버린 줄 알았다... 호호..."

 사실 현주도 초등학교 친구들을 초대하고 싶었지만, 초대할 수 있는 남자가 철수뿐이라서 어색할까봐 친구들을 초대하지 않았는데, 친구들이 제 발로 걸어와 주자 반갑기는 했다.

 현주는 철수와 자신의 초등학교 친구들을 서로 소개시켜 주었다.
 "얘들아, 얘는 철수고... 철수야... 이 쪽부터 차례로... 희진이, 영희, 혜숙이, 순정이, 경희, 연선이, 미연이, 소연이..."
 
 철수는 현주의 친구들에게 먼저 인사했다.
 "반갑다. 나, 철수야."
 "현주한테 잘해줘. 아니면... 알지? 호호..."

 현주는 친구들의 말에 같이 웃으면서 말했다.
 "얘들아, 겁주지마..."
 "너, 벌써부터 남친편들기야? 어머... 사귄지 얼마 되었다구... 호호..."

 현주는 친구들이 배가 고플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말했다.
 "너희들, 기다려. 내가 음식을 가져올께."
 
 현주는 친구들에게 말은 했지만, 철수만 초대해서 음식을 넉넉하게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이 되었다.
 '케익하고 과자하고... 떡복이하고... 이것저것 먹다보면... 허기는 면하겠지...'

 이때 희진이가 말했다.
 "현주야, 음식은 나중에 하고... 먼저 생일선물 뜯어보기 하자..."
 
 현주도 친구들이 가져온 생일선물이 궁금하여 하던 일을 멈추고 거실로 돌아와 소파에 앉았다.
 희진이는 재빨리 철수가 가져온 선물의 포장을 뜯었다.

 현주는 철수의 카드와 선물의 포장을 살짝 뜯은 후에 다시 봉해놓아서 친구들은 철수의 선물이 가장 궁금하였던 것이다.
 현주는 철수의 고백이 담긴 카드를 뺀 후에 친구들에게 철수에게 받은 선물을 보여주려고 했지만, 철수의 선물은 이미 희진이의 손에 있었다.

 현주는 희진이에게 외쳤다.
 "잠깐!"
 하지만 희진이는 이미 포장을 뜯어 철수의 카드를 펼치고 있었다.
 "천사처럼 아름다운 현주야.
너의 14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희진이는 철수가 현주에게 준 카드를 큰 소리로 읽었다.
 현주는 희진이의 손에 있는 카드를 빼았으려고 했지만, 희진이는 소파에 올라가 계속 읽었다.
 "선물이 마음에 들지 모르지만, 내 성의니까 부담없이 받아줘."
 현주는 큰 소리로 희진이에게 외쳤다.
 "이리줘."
 현주의 외침에도 희진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카드를 계속 읽었다.
 "너에 대한 내 마음은 절대 변하지 않을거야. 너를 사랑하는 철수가..."

 카드를 다 읽은 희진이는 그제서야 현주에게 카드를 돌려주었다.
 카드를 돌려받은 현주는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
 희진이는 웃으면서 현주에게 말했다.

 "우리끼리 무슨 비밀이 있다고 그래? 나도 남자친구한테 카드 받으면, 보여주면 되쟎아. 호호..."
 "어디 두고 보자."

 현주는 희진이에게 '어디 두고 보자.'고 말했지만, 미소를 지으면서 친구들의 선물을 하나씩 뜯어보았다.
 책, 화장품, 루즈, 귀걸이 등 다양한 선물이었다.

 현주의 친구들은 모두 정성이 가득해 보이는 선물을 준비했다.
 현주는 친구들의 선물에 따뜻한 정을 느꼈다.
 "고마워, 모두들......"


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