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집

화이트데이의 러브레터 1화

labyrint 2010. 10. 13. 10:30

 올해 10살인 희진이의 부모님께서는 최근에 이혼하여 어머니의 집에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다른 여자와 눈이 맞아 희진이의 부모님은 이혼하게 되었지요.
 희진이와 같은 또래인 철수는 1년 전에 희진이를 피아노 학원에서 만난 이후에 희진이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철수는 희진이와 같은 동네에 살지 않아 이러한 사실을 몰랐지요.

 어느 화이트데이... 철수는 예쁜 카드를 만들어 희진이에게 사탕과 함께 주었습니다.
 물론 카드에는 사랑의 고백이 담겼지요.
 하지만 부모님의 이혼으로 속상한 희진이는 철수에게 화를 내면서 말했습니다.

 "필요 없으니까 가!"
 "내가 뭘 잘못했니?"
 "몰라!"

 희진이는 철수가 주는 카드와 사탕을 받지 않고 현관문을 닫아 버렸습니다.
 철수는 피아노 학원에서 상냥했던 희진이가 갑자기 딴 사람이 된 것 같아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뭔가 속상한 일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철수는 희진이의 집 우편함에 자신의 카드를 넣어두고 떠났습니다.
 희진이는 철수가 우편함에 카드를 두고 가자 호기심에 꺼내서 읽었지요.

 카드에는 주소와 자신을 사랑한다는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희진아, 나 기억하지? 우리 같은 피아노 학원 다녔쟎아. 나 이사가서 다시는 이쪽으로 올 수 없어. 하지만, 그렇게 먼 곳은 아니니 우리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꺼야. 버스로 한시간 정도인데, 사랑은 국경을 넘어라는 말도 있쟎아. 자주 만나지 못해도 편지라도 했으면 좋겠어. 내 생각 어때? 카드에 편지가 있는데, 그 안에 우리집 주소가 있으니, 답장해줘.'

 '흥, 누가 답장해 줄까봐 주소를 썼어?'
 갑자기 부모님의 이혼으로 심통이 난 희진이는 예전의 친구였던 철수의 카드를 책상위에 그냥 두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희진이는 철수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철수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희진이는 철수의 카드를 찾았지만, 카드는 없었습니다.
 희진이는 어머니께 물어보았지요.

 "엄마, 카드 하나 못보셨어요?"
 "쓰레기와 구분하기 위해서 내가 어디다 두었는데..."
 "어디요?"

 희진이의 어머니는 전업 주부였는데, 이혼한 후에 직장에 다니면서 살림까지 했기 때문에 정신이 없으셨던 것이지요.
 희진이의 어머니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다 두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희진이에게 물었습니다.

 "어디다 두었는지 모르겠네. 중요한 거니?"
 "피아노 학원에서 아는 애가 준건데..."
 "내가 어디다 두었더라..."

 어머니는 희진이가 화이트데이에 받은 카드인 줄 모르고, 청첩장인 줄 알고 어딘가에 정리해둔 것이지요.
 희진이의 어머니는 이혼 후에 경제적인 형편이 좋지 않아서 결혼식에 갈 형편이 못되었습니다.

 그래서 철수가 희진이에게 준 카드가 청첩장인 줄 알고 청첩장을 모아두는 곳에 두었던 것이지요.
 찾아갈 형편은 못되었지만, 나중에 시간이 나면 기도라도 해주어야 되겠다는 생각에 한 곳에 모아두고 있었지요.
 희진이의 어머니는 청첩장과 카드를 한 곳에 두었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해 철수의 카드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희진이는 최근에 어머니께서 이혼으로 심신이 지쳤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더이상 어머니의 신경을 쓰게 만들고 싶지 않아 말했지요.
 "아니예요, 신경쓰지 마세요."

 희진이는 집을 샅샅이 되져 철수의 카드를 찼았지만, 카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희진이는 철수가 버스 한 시간 거리라고 카드에 썼던 것을 기억했지만, 그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아 난감했지요.
 '도데체 어디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