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우의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머리말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연재소설) 머리말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여자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에 아버지인 평원왕으로부터 "네가 잘 우니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내야 되겠다."는 말을 들어온 평강공주는 결혼할 나이가 되자, 아버지 평원왕의 결혼 명령을 거역하고 출궁한 후에 바보 온달과 결혼했지요.
심리학적으로 아버지의 명령을 어기고 바보 온달과 결혼한 평강공주의 마음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버지의 농담을 진심으로 오해한 어린 평강공주는 바보 온달을 자신의 낭군이라고 생각하였고, 결국 순수한 평강공주의 마음에는 온달에 대한 사랑이 생겨 온달의 그녀의 마음에 자리잡게 된 것이지요.
요즘도 사람들이 인터넷 채팅을 하면 정이 들어 얼굴도 보지 않고 서로 연애하는 경우가 있는데, 남녀간의 만남이 쉽지 않았던 옛날에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평강공주가 바보 온달에게 시집간 이유에 대해서 중국 드라마에서 잠깐 언급이 되었다는 것이지요.
언젠가 보았던 청나라를 배경으로 한 중국 드라마에서 평강공주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청나라의 만주족은 고구려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이겠지요.
청나라 황제가 우연히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서 사랑에 빠졌습니다.
황제는 자신이 황제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도 그녀의 사랑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신분을 숨긴채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고 노력했지만 그녀의 마음을 얻지 못하자 황제의 신하가 그녀를 설득하려고 했지요.
황제의 신하가 그녀에게 황제의 신분을 밝히고 황제에게 시집올 것을 권유했지만 그녀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약혼자가 있으니 돌아가라고 했습니다.
신하가 계속 그녀를 설득하려고 하자, 그녀는 그에게 말했습니다.
"평강공주가 바보 온달에게 시집간 이유를 아시나요? (중략)
전 이미 한 남자에게 나의 마음을 주었으니, 제 마음을 바꾸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이 말을 전해들은 황제는 자신이 그녀에게 빨리 청혼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겠지요.
이 이야기는 허구에 불과하지만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결혼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이해하기 쉽게 만들지요.
그녀는 평강공주가 바보온달에게 시집간 이유와 자신이 황제의 청혼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같다고 했는데 어째서 일까요?
평강공주의 마음속에는 이미 바보 온달이 있었기 때문에 아버지의 명령을 거역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지요.
왕은 그녀에게 농담삼아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낸다고 했지만 순진한 그녀는 그 말이 진심인 줄 알고 바보 온달을 자신의 낭군이 될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살았는데, 어느날 갑자기 다른 사람한테 시집가라고 하자 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지요.
왜냐하면 이미 그녀의 마음속에는 온달이라는 남자가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여자의 감성적인 사랑은 한 남자에게 마음을 빼았겨 사랑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아무리 멋진 남자가 나타나도 마음을 움직이기 힘든 경우가 있지요.
최근들어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이야기가 실제가 아니라 설화라는 주장을 하는 역사학자들이 있지만, 이러한 여자의 심리를 이해한다면 그렇게 황당한 이야기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이야기는 정서인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기록되어있는 것을 볼 때 역사적인 사실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평강공주가 실존 인물이 아니고 온달 장군이 실존 인물이 아니라면, 김부식이 이들의 이야기를 삼국사기에 기록하지 않았겠지요.
앞으로 역사학자들이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역사적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머리말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