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미혼이었지요.

 그는 어느 여인을 위하여 많은 시들을 썼는데, 그의 시들에는 애절한 사랑 고백이 담겨 있었기에 그가 누군가를 사랑했었다는 사실은 분명했고 사람들은 그녀가 누구인지 궁금했지만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그녀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지요.

 20여년이 지난 후에 그 여인이 나타났습니다.

 그 시인이 애절하게 사랑했던 그 여인...

 그녀는 그 시인이 자신에게 보냈던 연애편지들을 누군가에게 팔았고 그의 연애편지에는 그녀의 이름이 적혀 있었기 때문에 죽은 시인의 친구들을 통해서 그녀가 누구인지 알 수 있게 되었지요.

 죽은 시인의 시를 좋아했던 한 기자는 그녀의 거처를 수소문해서 마침내 그녀를 만날 수 있었지요.

 당시 많은 사람들은 그녀가 죽은 시인의 연애편지를 판 것에 대해서 좋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만약 그녀가 죽은 시인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면 팔지 않았겠지요.
 많은 사람들은 설령 그녀가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녀가 그의 연애편지를 판 것이 죽은 시인에게 너무 냉정한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기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죽은 시인은 죽은 직후에 유명해졌지만, 그녀가 편지를 판 시기는 20여년이 지나서였기 때문이지요.
 기자는 그녀가 그동안 죽은 시인의 편지를 간직했으니, 그녀가 시인을 사랑한 것이 틀림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어렵게 그녀를 만난 기자는 그녀에게 질문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그를 사랑했다면 그가 당신에게 남긴 연애편지를 팔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의 사랑은 짝사랑에 불과한 것이었나요?"

 기자의 질문을 듣자 그녀는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저도 정말 팔고 싶지 않았지만 남편이 죽고 나서 생활이 어려워져서 팔지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저의 마음을 이해할 것이라고 믿어요."

 그녀는 답변을 회피했지만 기자는 그녀의 눈물을 통해서 그녀도 그 시인을 사랑했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지요.

 아마도 그들이 서로 사랑했다는 사실은 그들만의 비밀이 아니었을지요. 

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