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한국 증시가 저평가되었다는 것이 사실일까?

labyrint 2010. 7. 25. 06:01


 신문을 보면 한국 증시가 세계적으로 저평가되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자주 볼 수 있지만 아직 선진국이 아닌 한국 증시가 저평가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복지가 잘 된 선진국도 아니고 연 성장율이 높은 이머징 마켓도 아니기 때문이지요.
 최근에 미국증시가 많이 떨어졌는데, 반면에 한국증시의 낙폭이 작아 저절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가 해결된 것 같습니다.
 세계 최고의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의 PER이 12까지 떨어져 상장기업의 PER이 10에 가까운 한국증시가 저평가되었다고 말하기 어렵게 되었지요.

다음은 한국증시가 저평가되었다는 말에 대한 반론입니다.


 한국 증시가 저평가되었다는 것이 사실일까?


1.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평균 PER이 10에 불과하다.


 저평가된 주식은 저평가된 이유가 있다는 말이 있지요.

 먼저 한국 기업들은 미 기업에 비해서 시가총액 규모가 작거나 유통 주식수가 적어 기관이 투자하기 힘든 기업이 많다는 점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지요.

 기업들의 순익의 규모도 S&P 500 지수의 기업의 2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요.

 기업의 PER이 10이라고 해도 순익이 100억~500억인 회사와 1조~5조인 회사를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한 미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인 것에 비해 한국 기업들은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많지요.

 게다가 현재 유럽 국가들의 평균 PER도 10 정도로 한국 기업들의 PER 10 이 저평가가 아니라 고평가일지도 모르지요.



2. 코스피 기업의 평균 PBR이 1.5 이하이다.


 현금성 자산보다 부동산, 자회사 자산이 비교적 많은 한국 기업들의 자산은 그 가치가 하락할 수 있지요. 이러한 자산의 가치는 불경기에 크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문제점이 있지요.

 특히 자회사의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회사는 자회사의 주가가 폭락하면 담보 부족으로 자금 압박에 직면할 수도 있지요.



3. 한국 증시는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저평가 되었다.


 중국, 인도, 베트남 증시의 폭락에서 볼 수 있듯이 아시아 주식 시장이 최근에 과열된 경향이 있습니다.

 소위 이머징 마켓으로 많은 돈이 몰린 결과지요.

 아시아 기업들의 평균 PER은 현재 선진국인 유럽 기업들의 PER보다 훨씬 높은데 과거에는 유럽 기업들의 PER이 높았지요.

 이머징 마켓의 주가 변동은 선진국의 증시보다 변동성이 커서 다시 아시아 기업들의 평균 PER이 유럽 기업들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이 이머징 마켓으로 분류되지만 한국 증시는 이머징 마켓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과 단순히 비교하기는 힘들지요.



 4.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평균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다.


 기업의 부채비율은 낮을수록 좋지만 사실 부채비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채 상환 능력입니다.

 만약 부채가 3조인 기업의 연 순익이 1000억인 기업이 부채를 모두 갚으려면 단순 수치상으로 30년이 걸리겠지요.

 결국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 유상 증자나 전환 사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많겠지요.

 이러한 기업이 자산이 많아서 부채 비율이 낮다고 해도 그렇게 재무구조가 좋은 기업이라고 말하기 힘들 것입니다.

 한국 기업들의 자산 중 상당수는 공장부지나 자회사 주식이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자산은 매각이 쉽지 않고 불경기에 더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부동산이 폭락하거나 자회사 주가가 폭락한다면 부채비율은 급격히 올라갈 수 있겠지요.

 최소한 기업의 순익이 부채의 10% 정도는 되어야 좋은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요.

 순익이 총부채의 5%가 되지 않는 기업은 대출 이자가 급등할 경우 순익이 급감할 수 있으니까요.



 5. 한국 주식시장은 저평가되었다.


 저평가의 기준은 상대적입니다.

 최근에 연 순익이 10조가 넘는 세계적인 초우량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의 PER이 12까지 떨어졌으니, 한국 기업들의 평균 PER이 10이하라고 해도 의미있는 수준의 저평가라고 보기 힘들지요.

 코스피 상장 기업의 연평균 순익은 1000억이 되지 않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순익은 이보다 100배 이상이 많은 10조가 넘지요.

 단순히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평균 순익이 10 이하이므로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보다 저평가되었다고 말하기는 힘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