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토사구팽 당한 명장 한신

labyrint 2010. 7. 24. 09:00
 
 불세출의 명장 한신은 역모죄로 비참한 최후를 마쳤지만, 누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신을 비롯한 장수들의 도움으로 천하를 통일한 한고조 유방은 한신뿐만 아니라 팽월을 비롯한 다른 장수들도 숙청했기 때문에 한신이 숙청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지요.
 다음의 이야기를 읽으면, 한신이 억울하게 모함을 받아 숙청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나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천하를 평정한 한왕은 한신을 초나라 왕에 봉하였습니다.

 하지만 한신이 다스렸던 초나라는 과거의 초나라를 여러 지역으로 나눈 것이였지요.
 한신이 초나라 왕이 된 후에 친구였던 종리매가 망명왔는데, 그는 항우의 맹장으로 만약 한신과 함께 반란을 일으킨다면 한나라의 운명은 풍전등화와도 같은 것이였지요.

 이때, 누군가 한신이 모반했다고 밀고하였는데, 한신이 모반했다고 오해한 유방은 진평의 계략에 따라 제후들을 소집하자 한신은 소집에 응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한신은 종리매의 목을 바치면 자신의 결백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하여 종리매의 목을 들고 갔지만 유방은 그를 체포했지요.

 유방은 한신의 무죄가 밝혀졌음에도 초나라 왕의 지위를 빼았고 회음후로 봉했습니다.

 실망한 한신은 유방을 원망하여 입궐하지 않았고 유방은 한신을 철저히 감시하였다고 합니다.

 어쩌면 이 때에 한신의 운명은 이미 정해졌던 것이 아닐지요.

 사기의 회음후 열전에는 한신이 진희와 함께 모반을 하려다 발각이 되어 처형당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다른 열전에는 진희가 처벌을 두려워 하여 반란을 일으켰다고 기록되어 있으니, 둘 중 하나는 진실이 아니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한신이 반란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한신을 죽이기 위해서 날조한 것일 가능성이 높지요.

 한신이 철저히 감시를 받았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한신이 반란을 일으킬 수 있는 상태도 아니였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는데, 한신의 반란을 밀고한 자의 이름이 기록되지 않았고 그가 어떤 상을 받았는지도 기록되지 않아서 오랫동안 한신의 모반에 대해서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었지요.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사기의 저자 사마천은 한신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후환이 두려워서 사실대로 기술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사기 열전에 진희가 처벌이 두려워서 반란을 일으켰다고 기록했으면서도 회음후 열전에서는 한신이 진희와 모반을 공모했다고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진실을 밝힐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닐지요.

 이 밖에도 사마천은 한신이 괴통의 말을 들어 망했다고 했는데, 이 말은 한신이 괴통의 괴변을 듣고 항복한 제를 공격하여 유방의 신임을 잃었고 결국 숙청당했다는 뜻이 아닐지요.

 한신이 처형당하기 전에 아녀자에게 속아서 죽게 되었다고 탄식하면서 죽었다는 기록 역시 한신이 모반을 계획하지 않았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한신은 연금에 가까운 상태였지만 자신이 스스로 찾아가지 않았다면 어쩌면 죽임을 당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한신은 한나라 장군들과 병사들에게 존경받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 잘못없는 한신을 무턱대고 죄를 뒤집어 씌여 죽일 수는 없었겠지요.

 하지만 한신은 여태후에 속아 자기 발로 입궐했고 여태후는 한신을 즉시 처형했다고 합니다.

 정확한 진실은 알 수 없지만 여러 가지 정황이나 사마천이 남긴 기록을 보면 아마도 한신이 반란을 일으키려다 처형당한 것이 아니라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임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지요.

 한신 뿐 아니라 팽월을 비롯한 다른 많은 무장들이나 많은 왕들이 반란에 연루되어 숙청당했다는 역사적인 사실 역시 한신이 억울하게 숙청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 주는 것이 아닐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