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어부지리의 고사로 나라를 구한 소대

labyrint 2010. 6. 28. 09:00

 "우리가 어부지리로 16강에 올라갔네."
 "어부지리는 아닌데요."
 이번 월드컵 대회에 대표팀이 어부지리로 16강에 올라갔다는 말을 하시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부지리란 말은 둘이 서로 싸우다가 제3자에게 이득을 준다는 뜻으로 비록 아르헨티나의 그리스 전 승리와 그리스의 나이지리아 전 승리가 대표팀의 16강 진출에 큰 도움이 되었지만, 어부지리는 아니지요.

 '어부지리'라는 말은 전국시대의 유명한 유세가 소대의 일화에서 나온 고사로 조개의 살을 먹으려는 새와 이에 대한 복수로 조개가 조개껍데기를 오므려 새의 부리를 놓아주지 않아 지나가던 어부가 새와 조개를 모두 잡았다는 우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을 '소진 장의처럼 말을 잘한다'는 말이 있는데,
소대는 소진 장의 중에 한사람이자, 합종책으로 유명한 소진의 아우로 소대의 활약은 소진에 못지 않았지요.

 전국시대에 합종책으로 유명한 유세가 소진이 죽자 그의 아우였던 소대는 형인 소진에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일찌기 연나라와 제나라를 오가면서 명성을 떨쳤고 연나라 소왕이 앙숙인 제나라를 공격하기 위해서 널리 인재를 불러들이면서 연나라를 떠났던 소대를 다시 불러 중용하였습니다.

 

 명장 악의 장군이 이끄는 연나라는 제나라에 대승하여 제나라 영토의 대부분을 점령한 적도 있었지만, 제나라가 반격하여 빼았긴 국토의 대부분을 회복하자 연나라는 제나라와 전쟁으로 피폐해 졌고, 조나라의 혜문왕이 이 틈을 타서 연나라를 공격하려고 하자 연나라는 소대를 보내 조의 혜문왕을 설득했지요.
 이 때 소대는 어부지리라는 유명한 고사를 남기며 조의 혜문왕을 설득했습니다. 

 두 나라의 악연은 유명한 장평대전에서 시작합니다. 
 장평대전에서 조나라의 장수 조괄은 진나라의 명장 백기에게 대패하여 40만 대군이 땅에 묻히며 조나라는 대단히 위험한 상황에 빠졌습니다.
 이틈을 타서 연나라는 조나라를 공격했지만, 조나라는 명장이 많고 병사들의 전투경험이 많아 연나라는 조나라에 패했지요.
 이 때문에 조나라는 연나라에 원한을 가졌고, 연나라가 제나라와의 전쟁으로 피폐해지자 이번에는 조나라가 연나라를 복수하려고 했지요. 
 이때 소대가 연나라를 위하여 어부지리의 우화로 조왕을 설득하였던 것이지요.

 조나라와 연나라가 싸우면 두나라가 피폐해져 진나라만 이득을 볼 것이라고 말하니,
결국 조왕은 군대를 거두었지요.

 
 소대는 형인 소진의 합종책을 이어 받아 제후들이 진나라와 대적하게 만들었고 진나라가 한나라와 조나라를 멸망시키려 하자 소대는 진나라 재상 범수와 진나라 대장군 백기와의 라이벌 관계를 이용하여 조나라를 구하였습니다.

 이처럼 연나라와 조나라를 말 한마디로 구한 소대의 활약은 합종책을 성공시킨 소진에 못지 않았지요.

 

 소대는 형인 소진이 죽은 후에 연나라의 왕을 찾아갔고 연나라 왕은 소대를 우대했지만 연나라 왕이 제나라의 침략으로 죽자 연나라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새로 왕위에 오른 연나라 소왕이 소대에게 간곡히 청하여 다시 연나라로 돌아오게 한 후에 중용하였지요.

 

 제나라의 민왕이 야심을 가지고 이웃 나라들을 공격하자 연나라 소왕은 악의를 기용하였고 악의는 제후들을 설득하여 제나라를 공격할 계획을 세웁니다.

 제나라를 치기 위한 초, 위, 조, 한, 연 5개국 연합군이 결성되었고 연합을 주도한 연나라가 중심이 되어 악의 장군을 상장군으로 하여 제나라를 공격하여 크게 이겨 한때 제나라 영토의 대부분을 점령하였지요.

 

 명장 악의 장군의 활약이 결정적이었겠지만 진을 제외한 5개국 연합군이 결성될 수 있도록 제후들을 설득시킨 것은 소대였습니다.

 이 후에 연나라가 명장 악의를 파면한 후에 제나라에 크게 패하면서 어려움에 빠진 틈을 타서 조나라가 연을 치려 하자 소대는 조나라 혜문왕을 찾아가 어부지리라는 유명한 고사를 남기며 설득합니다.

 연나라와 조나라가 싸우면 이 틈을 타서 진나라가 조나라를 공격할 것이니 결국 이득을 보는 것은 진나라뿐이라고 설득하였지요.

 

 진나라의 명장 백기가 조나라의 40만 대군을 장평에서 전멸시키고 조나라의 수도 한단을 공격하자 조나라에서는 소대를 시켜 진나라 소왕의 신임을 받았던 재상 범수를 설득시켰습니다.

 소대는 범수에게 진나라가 조나라를 멸망시키면 소왕은 천자가 될 것이고 백기가 일등공신이 되면 백기보다 낮은 자리에 앉게 될 것이니 차라리 조에게 땅을 할양케 하고 철군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범수는 소왕에게 비록 장평의 싸움에서 크게 이겼지만 병사들이 크게 지쳤으니 땅을 할양받고 병사들을 철수시켜 병사들에게 휴식을 주는 것이 좋겠다고 하자 소왕은 이에 동의하여 백기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백기는 범수를 원망하여 둘의 사이는 아주 나빠졌지요.

 

 이 때문에 백기는 병을 빙자하여 전투에 나가지 않았고 범수는 이러한 백기를 모함하여 소왕은 결국 명장 백기에게 자결할 것을 명령합니다.

 진나라가 계속되는 조나라와의 전투에서 연전연패하자 진의 소왕은 백기를 죽인 것을 크게 후회하였고 범수는 소왕이 백기의 자결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게 물을 것을 두려워하여 재상의 자리를 물러났습니다.

 

 소대의 활약으로 조나라를 위기에서 구했을 뿐 아니라 진나라의 명장 백기를 자결하게 만들고 재상 범수까지 물러나게 만들었으니 일석삼조였지요.

 소진의 합종책이 장의에 의해 깨어진 것에 비해서 소대는 연나라와 제후들이 연합하여 제나라를 치도록 설득하는데 크게 공헌했고 조나라가 연나라를 공격하려 하자 어부지리라는 유명한 고사로 조나라를 설득시켰고 조나라가 진나라의 공격으로 위기에 빠졌을 때는 진나라의 재상 범수와 대장군 백기의 라이벌 관계를 이용하여 진나라가 철수하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훗날 제후들을 설득하여 일시적으로 합종책을 다시 성공시키기도 하지요.
 
비록 소대의 명성이 형인 소진에 미치지는 못하였지만 그의 활약은 소진에 못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