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를 사랑한 다람쥐


   옛날에 아름다운 미녀 제비를 짝사랑하는 다람쥐가 있었다. 다람쥐는 우연히 날아가는 미녀 제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진 것이다. 미녀 제비와 알고 지냈던 다람쥐의 친구인 들쥐는 사랑에 빠진 다람쥐를 위해서 미녀 제비를 만나게 해주었다. 멀리서만 바라보던 미녀 제비를 만나게 된 다람쥐는 할 할 수 없이 기뻤다. 어느날, 다람쥐는 미녀 제비에게 자신의 진심을 고백했다.

   "제비님, 당신은 제가 본 가장 아름다운 미녀입니다. 저는 당신을 처음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당신을 잊어 본 적이 없습니다. 비록 제가 부족한 것이 많지만 저의 마음을 받아주세요."

   미녀 제비가 대답했다.

   "다람쥐님, 저는 당신의 마음을 받을 수 없어요. 저는 이미 사랑하는 제비가 있거든요. 그는 왕자 제비인데, 그도 저를 사랑해요. 우린 인연이 없나봐요. 그냥 친구가 되면 안될까요?"

   다람쥐는 미녀 제비가 자신의 사랑을 거절하자 몹시 슬펐지만 미녀 제비의 좋은 친구가 되었다. 얼마 후, 미녀 제비는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그로부터 수 년이 흘렀다.

   다람쥐는 친구인 들쥐에게 미녀 제비가 왕자 제비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말을 들었다. 다람쥐는 가슴이 찢어질듯 아팠다.

   "미녀 제비님은 지금 어디있지?"

   사실, 미녀 제비는 이미 미녀 제비가 아니였다. 실연의 상처를 받은 미녀 제비는 고향으로 돌아온 후 움직이지도 않고 울면서 계속 먹기만 해서 뚱뚱한 제비가 되었던 것이다. 뚱뚱해진 미녀 제비는 창피하여 둥굴에 숨어 지냈다. 

    들쥐는 이 사실을 알았지만 다람쥐가 상처를 받을까봐 미녀 제비가 돌아온 사실을 말하지 않았지만 다람쥐가 너무도 미녀 제비를 만나고 싶어하니, 할 수 없이 미녀 제비가 돌아온 사실을 알려주고 만나게 해주었다.

   "저기 너의 공주님이 있다."

   어쩐지 빈정대는 말투 한마디만 남긴 채 들쥐는 나가버렸다. 사실, 들쥐 역시 한때 미녀 제비를 사랑했었지만, 자신의 사랑을 거절한 미녀 제비에게 상처를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던 것이다.

    뚱뚱해진 미녀 제비는 다람쥐를 보자 너무도 기뻤다. 하지만 다람쥐는 미녀 제비의 돼지처럼 뚱뚱해진 모습을 보자 이 제비가 미녀 제비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기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외쳤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당신은 미녀 제비가 아니야."

   "다람쥐님, 저를 기억하지 못하시나요?"

   "아니야, 당신은 미녀 제비가 아니야."

   다람쥐는 미녀 제비의 변한 모습을 보자 눈 앞에 있는 뚱뚱한 제비가 미녀 제비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다람쥐가 자신을 몰라보자 미녀 제비는 큰 상처를 받아 울면서 말했다.

   "그래요, 저는 당신이 알던 그 제비가 아니예요. 잘 가세요."

   귀에 익은 갸냘픈 미녀 제비의 목소리였다. 다람쥐는 이제서야 눈 앞에 있는 뚱뚱한 제비가 미녀 제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목소리를 들으니 미녀 제비가 맞구나. 내가 정말 나쁘다. 미녀 제비가 저렇게 슬퍼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프구나.'

   "미녀 제비님, 미녀 제비님이 맞군요. 몰라 봐서 죄송해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잘지내지 못했어요. 저는 왕자 제비님의 버림을 받았고 이제는 이렇게 뚱보가 되었지요."

   "뚱보라니요? 조금 살이 찌셨지만 살만 빼면 다시 미녀 제비가 되지 않겠어요? 당신의 아름다움은 사라진 것이 아니니 용기를 내세요."

   다람쥐의 위로를 받은 미녀 제비는 그 날 이후 살을 빼기 사작했다. 다람쥐는 미녀 제비와 함께 운동을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지나자 미녀 제비는 살이 빠져 다시 미녀 제비가 되었다.

   예전처럼 날씬해진 미녀 제비가 하늘을 훨훨 날아 다니자 동물들은 '미녀 제비가 돌아왔다.'라고 소리쳤다.

   미녀 제비는 이미 오래전에 돌아왔지만 그들은 뚱뚱해진 미녀 제비를 몰라봤던 것이다. 이로써 미녀 제비는 예전의 아름다움과 명성을 되찾았다.

  그러던 어느날, 미녀 제비는 다람쥐에게 작별을 고했다.

   "다람쥐님, 당신은 나의 가장 좋은 친구예요. 하지만 저는 이제 떠나야되요. 왕자 제비님이 보고 싶어요. 당신이 그동안 저에게 잘해준 것을 생각하면 제가 떠나면 안되겠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제비 왕자님을 만나고 싶어요."

   미녀 제비는 왕자 제비가 지금쯤은 자신을 그리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미녀 제비는 왕자 제비를 다시 만나서 설득해 볼 생각이었다.

   '정말 죄송해요. 만약 왕자 제비님이 이번에도 저를 거절한다면 다시 돌아와 당신에게 나의 모든 것을 바치겠어요. 하지만 지금은 왕자 제비님이 너무 보고 싶어서 그럴 수 없어요. 정말 죄송해요.'

   미녀 제비는 다람쥐에게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왕자 제비가 자신을 받아주지 않으면 돌아오겠다는 말은 다람쥐의 자존심에 상처를 줄 것이었다. 다람쥐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제 걱정은 하지 말고 떠나세요. 저는 당신이 행복하길 바랄 뿐이예요."

   미녀 제비는 쏟아질 듯한 눈물을 참으며 날아올랐다.

   '안녕, 다람쥐님......'

   다람쥐는 하늘로 솟구친 미녀 제비를 보면서 생각했다.

   '왕자 제비님은 당신을 받아주지 않을거예요. 당신을 사랑했다면 버리지도 않았겠지요. 제발 돌아와 주세요. 저는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겠어요.'

   다람쥐는 미녀 제비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몹시 슬펐지만 언젠가 다시 미녀 제비를 볼 날을 위해서 눈물을 참았다.


조정우 인터파크 인터뷰 : 로맨틱한 역사소설가가 바라본 기황후의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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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