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육계는 병법 36계 중에 제34계로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자신의 몸을 희생시켜 적을 속이는 작전이다.

    고육계의 대표적인 사례는 중국 삼국시대 오나라의 명장 주유가 황개와 짜고 위나라의 조조를 속인 것이다. 


   그 유명한 적벽대전을 앞두고 황개는 오나라의 대장군 주유에게 조조를 속이기 위해서 매질을 자청했다.


   영리한 조조를 속이려면 정말 그럴 듯해야만 했기 때문에 황개와 주유는 사전에 치밀한 각본을 짰다.


   주유와 미리 사전에 계획한 각본대로 황개는 장수들의 회의에서 주유에게 대드는 척했고 주유는 몹시 화가 난 척하면서 황개에 매질할 것을 명령했다. 


   심한 매질을 당한 황개는 주유에게 불만이 있는 것처럼 위장하여 조조에게 거짓으로 투항의 뜻을 밝혔다.  


    조조는 첩자를 통해 황개가 주유의 명령으로 심하게 매질당한 일을 보고 받았기 때문에 황개의 거짓 항복을 의심하지 않았다.


    조조가 주유와 황개의 연극에 속아 넘어가자 황개는 투항하기로 약속한 날에 배를 타고 투항하는 척하다 조조군의 배에 불을 질렀고, 때마침 불기 시작한 동남풍을 탄 불은 삽시간에 다른 배들에 번져 오나라는 적벽대전에서 위나라를 격파할 수 있었다. 


    황개의 고육계는 정말 위기에 몰린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벌인 일이지만, 닭잡을 때 소잡는 칼을 쓰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아주 절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고통을 피하면서도 고육계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해, 황개처럼 자신의 몸을 희생시키지 않고도 아픈 척하거나 다친 척하여 상대를 속일 수 있다면 자신의 몸을 상하게 만들 필요가 없을 것이다. 

    삼국지를 보면 사마의가 대장군 조상이 자신을 감시하자 조상이 사람을 보냈을 때, 얼마 살지 못할 것처럼 아픈 척하여 조상을 속인 후, 조상이 방심하는 틈을 타 반란을 일으켜 조상을 죽인 일화가 나온다. 

    사마의가 조상을 속인 작전도 고육계라고 할 수 있으니 고육계가 반드시 궁여지책으로 자신의 몸을 희생시켜 적을 속이는 계책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고육계는 진퇴양난에 빠져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쓰는 계책이라 할 수 있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고육계를 연상시키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데, 남자가 여자친구가 화가 났을 때, 여자친구의 화를 풀어줄 수 있는 뽀족한 방법이 없으면 일부러 넘어지거나 아픈 척하여 여자친구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예전에 필자가 티비에서 본 한 장면은 삼국지에 나오는 고육계를 연상시켰다.

   두 연인이 서로 싸우다가 화가 난 여자가 남자친구 쪽으로 물건들을 던졌는데, 남자는 여자친구가 휴지같은 부드러운 물건을 던질 때는 피하다가 딱딱한 물건을 던지자 피하지 않고 일부러 맞았다.

   자신이 딱딱한 물건에 맞으면 여자친구의 연민을 불러 싸움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여자는 남자친구가 피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던졌기 때문에 남자친구가 자신이 던진 것에 맞자 미안한 생각에 화가 풀려 둘은 쉽게 화해할 수 있었다. 


   성공적으로 화해는 했지만 이와같은 고육계는 고통이 따른다는 문제점이 있다. 

   어차피 고육계가 좋은 의도로 사용된다면 고통이 따르지 않는 고육계가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예전에 인기있었던 미국 드라마 '케빈은 13살'에 고육계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있었는데, 장난꾸러기 케빈이 친구에게 여자친구 위니의 흉을 보아 위니를 격분시켰지만 케빈은 위니가 화가 나 집에 찾아오자 몹시 아픈 척하며 위니의 분노를 간신히 비껴 날 수 있었다.

    케빈은 화가 몹시 난 상태에서 찾아온 위니에게 심한 감기에 걸린 척하면서 침대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았지만 위니도 바보는 아니었기 때문에 케빈을 그냥 두지는 않았다. 

    화가 난 위니는 케빈의 침대를 흔들면서 케빈을 위협했지만 아픈 척하며 꾀병을 부리는 케빈을 끝내 때리지 못하고 돌아갔는데, 마치 부모님이 자식을 때리려 하다가도 자식이 겁을 먹으면 마음이 약해져 때리지 못할 때가 있듯이 위니도 케빈이 아픈 척하자 아픈 척하는 것을 알고도 마음이 약해져 화가 나도 케빈을 때리지 못한 것이 아닐까. 

    케빈의 아픈 척하기 작전은 위니의 모성애를 자극하는데 성공한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이처럼 고육계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쓰게 되는 작전이지만 남자의 입장에서 여자의 모성애만 자극할 수 있다면 고통이 없이도 고육계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자에게만 모성애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남자에게도 부성애가 있다.

    여자도 남자의 부성애를 자극하여 어쩔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데, 여자들은 남자친구와 사소한 일로 싸운 후에 후회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소한 일로 싸웠기는 해도 남자친구의 잘못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과할 마음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드라마를 보면 이러한 상황에 있는 여자가 남자친구와 자연스럽게 화해하기 위해 멀쩡하게 걸어가다 갑자기 발을 삔 척하여 남자친구의 부축을 받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여자는 하이힐을 신고 걷다가 발목을 삐끗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여자가 발을 삔 척을 해도 남자는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둘은 자연스럽게 화해하게 되었다. 

    이와같은 고육계는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아무런 희생없이 자신의 사랑과 자존심을 동시에 지킬 수 있으니 유용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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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aby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