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잉글랜드의 에반젤린 공주는 변장술에 뛰어났는데, 어느 봄날 궁전 정원에서 화원의 꽃을 감상하던 중에 시들어 죽은 야생화를 보자 자신도 언젠가는 죽은 야생화처럼 시들어 늙어버리면 세상의 그 어떤 남자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울한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결국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이 늙어도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는 남자가 아니면 절대 결혼하지 않을 것을 결심했지만, 에반젤린 공주의 아버지 마이클 왕은 잉글랜드와 앙숙 관계인 스코틀랜드와의 평화를 위해 에반젤린 공주와 스코틀랜드의 로버트 왕자를 혼인시키기로 결정했다. 


   청혼장을 보낸 후 청혼하러 런던 궁전에 온 로버트 왕자의 진심을 시험하기 위해 에반젤린 공주는 추녀로 변장한 채 로버트 왕자를 접견했는데, 로버트 왕자는 에반젤린 공주가 추녀인 줄 알고, 에반젤린 공주가 스스로 청혼을 취소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에반젤린 공주에게 자신이 본 여자 중 가장 못생겼다는 말로 모욕해 에반젤린 공주와 청혼을 취소하기로 합의했다.


   나중에 속은 사실을 깨달은 로버트 왕자가 이를 따지기 위해 에반젤린 공주의 처소를 찾아갔고, 이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에반젤린 공주의 진짜 얼굴을 본 로버트 왕자는 무릎꿇고 사과해 에반젤린 공주의 마음을 움직여 3년 후에 다시 청혼하기로 합의했지만, 마이클 왕은 에반젤린 공주에게 로버트 왕자의 청혼을 받아들일 것을 강요했다. 


   반발한 에반젤린 공주는 추녀로 변장한 채 궁전을 빠져가나 로버트 왕자에게 몸을 의탁하려 했지만, 에반젤린 공주에 앞서 궁전을 빠져나간 로버트 왕자의 행차 행렬을 꼬박 이틀이 걸려 런던에서부터 국경까지 추격했음에도 간발의 차이로 놓치고 말았다. 


   이때 에반젤린 공주의 말 란슬롯이 탈진해 쓰러졌지만, 국경의 잉글랜드 병사들의 도움으로 탈진해 쓰러진 란슬롯을 회복시켰고, 국경 근처에서 거지 소녀 위니를 만나 로버트 왕자의 기사들이 국경을 지나갈 때까지 위니의 집에 묵기로 했다. 


   얼굴은 못생겼지만 마음은 천사처럼 착한 위니는 자신에게 단팥빵 하나를 통채로 준 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에반젤린 공주를 위해 머리카락을 잘라 일주일 분의 빵을 샀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스코틀랜드 기사가 오지 않아 빵이 한 개만 남게 되었다.


   위니가 머리카락을 잘라 빵을 산 사실을 안 에반젤린 공주 역시 머리카락을 잘라 빵을 사려했지만, 위니의 만류로 빵을 살 다른 방법을 모색하던 중 에반젤린 공주의 머리를 묶은 금실로 짠 머리끈을 팔면 된다는 사실을 생각해냈다.


   머리끈의 가치는 에반젤린 공주의 백마 란슬롯을 팔 것을 제안한 상인 머독의 리어카에 있는 물건 전부를 팔아도 살 수 없을 정도였지만, 교활한 머독에게 속아 일주일 분의 빵과 교환하고 말았다. 


   에반젤린 공주가 국경에 온지 10일째가 된 날, 토마스가 찾아와 국경의 잉글랜드 병사들의 책임자 짐에게 에반젤린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를 보면 억류한 후 런던으로 전령병을 보내라는 명을 내렸지만, 짐은 자신의 아이돌인 에반젤린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를 억류할 수 없다며 병사들과 함께 토마스의 명에 따르지 않을 것을 결의했다. 


   스코틀랜드 왕궁이 있는 에든버러 성에 당도한 토마스는 로버트 왕자를 접견해 잉글랜드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가 로버트 왕자를 찾아오면 넘겨줄 것을 요구했지만, 로버트 왕자는 토마스의 요구에 대답하지 않은 채 대화의 화제를 돌려 간접적으로 거부의 의사를 밝혔다. 


   토마스가 떠나자 로버트 왕자는 로렌스에게 자신의 기사단을 이끌고 잉글랜드로 가서 잉글랜드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를 기사도의 명예를 걸고 모셔오라는 명을 내렸다. 


   에반젤린 공주가 국경에 온지 2주째가 되는 날, 에반젤린 공주는 아침 일찍 일어나 스코틀랜드 기사들의 소식을 알아보기 위해 국경에 있는 잉글랜드 병사들을 찾아갔지만, 헛탕을 치고 돌아가던 중 멀리서 '말도둑을 잡아주세요!'라고 외치는 위니의 목소리와 반대쪽에서 란슬롯이 히히힝 거리는 소리를 들었지만, 점점 가깝게 들려오는 위니의 목소리가 난 쪽으로 사력을 다해 달려갔으나, 이미 말도둑이 란슬롯을 끌고 종적을 감춘 후였다.

 

   위니의 손을 잡고 잉글랜드 병사들이 있는 국경으로 달려간 에반젤린 공주는 짐에게 도움을 청했고, 근무지 이탈죄로 처벌받는 것을 각오한 짐과 함께 나란히 말을 달려 란슬롯을 되찾으러 나섰다.


   이때 다른 국경 울타리 쪽에서 란슬롯이 히히힝 거리는 소리가 들려오자 짐은 에반젤린 공주에게 병사들을 데려오라 말했지만,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이 타고 있던 말에게 병사들을 불러오라 말했고, 말은 마치 에반젤린 공주의 말을 알아들은 듯 병사들이 있는 국경 쪽으로 달려갔다. 


   짐은 에반젤린 공주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말도둑을 잡아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한 후 혼자서 란슬롯이 히히힝 거리는 소리가 들려온 국경 울타리 쪽으로 갔지만, 에반젤린 공주는 짐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말을 끌고 몰래 짐을 뒤따랐다. 


   짐이 국경 울타리에 도착했을 때는 열 명의 말도둑들이 자신들과 공모한 머독이 란슬롯을 끌고 국경 울타리를 월경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란슬롯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머독이 란슬롯을 달래도 꼼짝도 하지 않자 화가 치민 말도둑 두목 빌이 말채찍으로 후려치려는 순간, 숨어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짐이 나서 말도둑들을 총으로 겨누며 꼼짝마라 했지만, 빌은 오히려 짐에게 거래를 제안하려 했다. 


   짐은 말도둑 열 명을 혼자 상대하는 것은 무리라 생각해 빌에게 란슬롯을 두고 가면 월경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겠다 제안했지만, 빌은 짐의 제안에 따르지 않았고, 이때 위험을 무릅쓰고 짐을 뒤따라온 에반젤린 공주가 순간의 기지를 발휘해 "지원병이 왔어요."라고 외친 동시에 란슬롯의 고삐를 잡고 있는 머독을 향해 말을 몰았고, 깜짝 놀란 머독이 말고삐를 놓치자 란슬롯은 머독을 앞발로 걷어찬 후 에반젤린 공주를 향해 달려갔다. 


   에반젤린 공주는 타고 있던 짐의 말을 짐에게 보낸 후 란슬롯을 타고 달아났지만, 무거운 총을 짊어진 짐이 말도둑들에게 잡힐까봐 짐에게 병사들을 데려오라 말한 후 뒤쫓아오는 말도둑들을 위니의 동네로 유도했다. 


  승마의 달인인 에반젤린 공주는 갈수록 말도둑들과의 거리를 벌이며 달아났으나, 2주일 전에 탈진했던 영향 탓에 란슬롯이 숨을 헐떡거리며 말도둑들에게 따라잡히자 도망치는 것을 포기하고 빌에게 자신의 말이 잉글랜드 공주의 것임을 밝힌 후 협상을 제의했지만, 빌은 에반젤린 공주를 인질로 삼아 월경할 작정이었다. 


   말도둑들의 인질이 되어 월경하면 짐과 엇갈릴 것을 우려한 에반젤린 공주는 일부러 낙마해 시간을 지체시켰고, 그 사이 짐이 병사들을 데려와 에반젤린 공주를 구출하고 말도둑들을 포위해 체포했다. 


   짐은 에반젤린 공주를 인질로 삼은 말도둑들을 용서하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에반젤린 공주는 짐에게 말해 말도둑들이 교수형을 당하지 않고 정직하게 살 수 있도록 선처하도록 했다. 


   에반젤린 공주가 집으로 돌아와 위니와 함께 빵을 먹으며 란슬롯을 되찾은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을 때 에반젤린 공주의 선처로 새 삶을 살게 된 빌이 머독을 잡아와 무릎꿇고 용서를 빌게하자, 에반젤린 공주는 머독에게도 정직하게 살 기회를 주기 위해 용서해주었고, 머독은 위니가 돌려줄 것을 요구한 금실 머리끈을 돌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품속에 있던 유리 손거울까지 돌려주었다. 


   에반젤린 공주의 유리 손거울을 빼앗았던 여관 주인과 잘 아는 사이였던 머독은 여관 주인이 전당포 영업을 하는 자신에게 유리 손거울의 값을 알아봐달라 부탁하자 훔쳐 가로챘던 것이다. 머독이 돌려준 유리 손거울은 머독이 란슬롯에게 걷어차였을 때 유리가 깨어졌으나 에반젤린 공주는 나중에 유리를 갈면 된다며 문제삼지 않았다. 


   빌과 머독이 돌아간 후 에반젤린 공주와 위니는 침대에 걸터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때 에반젤린 공주는 위니가 짐에게 호감이 있다는 사실과 짐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위니와 이야기를 나누다 에반젤린 공주는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것도 힘들 정도로 더욱 피곤해져 한숨 자는 것이 좋겠다고 했고, 위니가 동의하며 에반젤린 공주를 침대에 눕힌 후 자신도 침대에 누웠다. 


   얼마 되지 않아 위니는 잠 들었고, 에반젤린 공주는 잠이 오지 않아 침대에 누운 채 깨어진 유리 손거울로 먼지 투성이였을 뿐만 아니라 때가 타서 군데군데 검게 변한 자신의 얼굴을 보고 한바탕 웃은 후 짐과 위니를 맺어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이때 로버트 왕자가 보낸 스코틀랜드 기사단이 위니의 동네에 나타났다.


   에반젤린 공주는 재빨리 집밖으로 뛰어나가 손을 들며 외쳐 스코틀랜드 기사단을 불렀지만, 속도를 내 달리고 있던 스코틀랜드 기사단은 에반젤린 공주의 외침을 듣지 못하고 지나쳐 가버리고 말았다. 에반젤린 공주가 재빨리 란슬롯을 타고 추격해 외치자 에반젤린 공주의 외침을 들은 스코틀랜드 기사 하나가 말을 돌려 에반젤린 공주에게 다가가 자신들을 부른 이유를 물었다.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이 잉글랜드 공주의 친구이며 스코틀랜드 왕자에게 인도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스코틀랜드 기사는 추녀로 변장한 채 평민 여인이 입는 스목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에반젤린 공주의 말을 믿지 않았다. 스코틀랜드 기사들 중 한명이 빈정거리는 투로 에반젤린 공주의 외모를 비하하자 에반젤린 공주는 어처구니가 없어 할 말을 잃었고, 스코틀랜드 기사단은 말을 돌려 그냥 가려고 했다. 


   이때 에반젤린 공주가 탄 란슬롯이 천하의 명마임을 알아본 로렌스는 에반젤린 공주가 자신들이 찾는 레이디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스코틀랜드 기사들을 나무란 후 에반젤린 공주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자신들이 찾는 레이디가 맞는지 물었다. 


   이에 에반젤린 공주는 잉글랜드 공주의 인장이 찍힌 통행증을 로렌스에게 보여주었고, 에반젤린 공주가 자신들이 찾는 레이디임을 확인한 로렌스와 스코틀랜드 기사단 모두가 말에서 내려 에반젤린 공주에게 고개를 숙여 용서를 구했다.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에게 용서를 구한 이들에게 자신과 동행할 친구를 태울 마차를 구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로렌스가 일단 스코틀랜드 국경을 넘은 후 마차를 구해주겠다 제안하자 에반젤린 공주가 로렌스의 제안을 받아들여 스코틀랜드 기사단을 따라 국경 울타리 문으로 갔다.


   에반젤린 공주가 위니와 함께 스코틀랜드 기사단과 동행해 국경 울타리 문에 이르자 곧바로 짐이 병사들을 시켜 울타리 문을 열어주었지만, 때마침 멀리서 말을 몰아 달려오는 토마스가 총을 쏴 국경을 폐쇄하라는 명을 내렸다. 어서 국경을 넘으라는 짐의 재촉에도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이 토마스의 명을 무시하고 국경을 통과하면 짐과 잉글랜드 병사들이 곤란해질까봐 국경을 넘을 것을 거절했다. 


   토마스가 울타리 문을 향해 말을 달려올 때 좋은 생각이 떠오른 로렌스가 에반젤린 공주의 머리에 면사포를 씌우고, 말을 탄 스코틀랜드 기사들이 말을 움직여 란슬롯을 탄 에반젤린 공주와 위니를 가리게 하여 스코틀랜드 기사단 중에 그녀가 있을 것이라 추측하고 국경을 폐쇄하라는 명을 내린 토마스의 눈을 속였다. 


   토마스가 짐과 병사들에게 스코틀랜드 기사단 중 여인을 못 보았는지 확인했지만, 짐과 병사들이 이구동성으로 못 보았다고 거짓말하자, 국경 폐쇠를 조속히 풀 것을 요구한 로렌스의 압박에 토마스는 국경을 폐쇄하라는 명을 철회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기사단이 국경 울타리 문을 통과하려는 순간, 스코틀랜드 기사들이 탄 말들 사이로 위니의 치마가 토마스의 눈에 뜨여 탄로나고 말았다. 결국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을 위해 토마스에게 거짓말한 짐과 병사들을 구하기 위해 자청하여 토마스에게 런던으로 따라가는 대신에 짐과 병사들을 나무라지 않겠다는 토마스의 약속을 받았다.


    짐은 자신들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으니 스코틀랜드 기사단을 따라 국경을 넘어가라 말했지만, 에반젤린 공주는 짐과 잉글랜드 병사들은 자신의 가족과 마찬가지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신들이 가족이나 마찬가지라는 에반젤린 공주의 말에 감명받은 짐이 에반젤린 공주에게 자신들이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말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하자, 에반젤린 공주는 짐에게 자신이 국경으로 돌아올 때까지 위니를 돌봐줄 것을 부탁했다.

 

    에반젤린 공주와 짐의 대화가 끝나자 로렌스가 에반젤린 공주에게 스코틀랜드 기사단은 자신들의 명예를 걸고 에반젤린 공주의 곁을 지키며 보호할 것을 밝혔고, 이 사실을 토마스에게 통보했다.  


   토마스는 에반젤린 공주와 로렌스의 대화 중에 끼어들어 에반젤린 공주에게 실례하지만 공주가 행방불명된 사실을 아는지 물었지만, 에반젤린 공주는 토마스에게 실례가 되는 줄 안다면 하지 말아야한다며 훈계하듯 말한 후 로렌스와의 대화를 마칠 때까지 잠시 기다려 달라 말했다. 


   로렌스와의 대화를 마친 에반젤린 공주는 공주가 행방불명된 사실을 안다고 말했고, 토마스가 이어 공주의 행방을 아는지 묻자 에반젤린 공주는 공주의 행방을 알고 있지만 자신과 공주 사이의 비밀이라며 대답하지 않았고, 이렇게 말하는 에반젤린 공주는 품위가 흘러 넘쳐 토마스는 에반젤린 공주의 품위에 눌려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토마스가 말문이 막히자 에반젤린 공주가 자신을 억류하라는 명을 내린 사람이 누군지 질문을 던졌다. 토마스는 기밀에 해당하는 일이라 밝힐 수 없는 점을 양해해달라 말했지만, 에반젤린 공주는 토마스가 대답하지 않아도 누군지 알만하다 말했고, 토마스가 정말 그녀가 누구인가를 알고 있는지 궁금해 그녀에게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묻자 에반젤린 공주는 레이디 제인을 말한 것이라 대답했다. 


   에반젤린 공주가 말한대로 토마스에게 에반젤린 공주를 억류하라는 명을 내린 사람은 잉글랜드 궁전의 시녀들을 총괄하는 시녀장인 레이디 제인이었다. 에반젤린 공주에 못지 않은 미녀라 소문이 났을 정도로 빼어난 금발에 푸른 눈의 미인인 레이디 제인은 안젤리카 왕비의 자리를 노리고 에반젤린 공주를 억류하라는 명을 내린 것이다.


   한편, 토마스를 따라가 런던의 궁전에 이른 에반젤린 공주는 안젤리카 왕비의 처소로 불러가 눈물을 흘리며 안젤리카 왕비와 재회했다. 안젤리카 왕비는 밀가루 가면을 쓴 에반젤린 공주의 피부가 상했을까봐 걱정되어 밀가루 가면을 떼어내었는데, 에반젤린 공주의 얼굴이 말짱한 것을 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안젤리카 왕비는 에반젤린 공주에게 '그간의 고생이 여간하지 않았을 텐데, 이제 그만 궁전으로 돌아오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했지만, 공주가 뜻을 꺾지 않자 왕비가 로버트 왕자의 서신을 보여주며 공주를 설득했지만, 공주가 어렸을 때만 해도 왕비를 극진히 사랑했던 아버지 마이클 왕이 변심한 것을 지켜봐온 공주는 뜻을 꺾지 않았다.  


    이렇게 안젤리카 왕비와 에반젤린 공주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에반젤린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를 직접 심문하는 것이 좋겠다는 레이디 제인의 의견을 받아들인 마이클 왕이 안젤리카 왕비의 처소를 찾아오자, 에반젤린 공주가 마이클 왕에게 자신이 목욕을 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 하면 기다려 주실 것이라 안젤리카 왕비에게 말한 후 마사지 팩으로 쓰는 밀가루 반죽 덩어리를 욕실로 가져가 밀가루 가면을 만들기 시작했고, 안젤리카 왕비는 에반젤린 공주의 말대로 마이클 왕에게 말해 위기를 넘겼다. 


    순간의 기지로 위기를 넘긴 에반젤린 공주는 한 시간만에 변장을 마치고 욕실에서 나왔다. 마이클 왕은 욕실에서 나온 그녀를 보자 얼굴을 빼곤 모든 것이 에반젤린 공주와 흡사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그녀가 바로 밀가루 가면을 쓴 에반젤린 공주 자신이었으니 얼굴을 빼곤 똑같을 수 밖에. 안젤리카 왕비가 그녀가 공주를 많이 닮아 딸처럼 아끼고 있다는 말을 듣고서야 정신을 차린 마이클 왕이 에반젤린 공주의 행방을 묻자, 그녀는 공주는 지금 스코틀랜드 국경 근처에 있다는 사실 밖에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그녀의 말을 믿은 마이클 왕은 그녀가 스코틀랜드로 가려한다는 사실을 알자 그녀를 스코틀랜드로 보내줄지 궁전에 데리고 있을지 생각해보겠다고 말한 후 떠났다. 이때 레이디 제인이 안젤리카 왕비의 처소 밖에서 뭔가를 엿들려다 에리카에게 발각되어 에리카가 발소리로 신호를 보냈고, 에반젤린 공주가 에리카의 발소리를 듣고 누군가 엿듣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하자 안젤리카 왕비가 방문을 열다 방문에 머리를 부딛친 레이디 제인은 안젤리카 왕비에게 꾸중을 듣고 쫓겨났다. 


   에리카의 방해로 안젤리카 왕비의 처소에서 엿듣지 못해 에리카에게 앙심을 품은 레이디 제인은 마이클 왕을 찾아가 안젤리카 왕비,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 에리카 세 사람이 공모해 공주의 행방을 숨기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지어내 보고했고, 레이디 제인의 거짓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마이클 왕은 세 사람을 떼어놓기 위해 에리카에게 공주가 돌아올 때까지 자신의 처소로 와서 시중을 들 것을 명한 후 에반젤린 공주를 공주의 처소로 옮기라는 명을 내렸다. 레이디인의 거짓말에 속은 마이클 왕은 에반젤린 공주를 심문할 작정이었던 것이다.


   안젤리카 왕비는 에반젤린 공주가 레이디 제인을 따라 자신의 처소를 떠나자 어떻게 해서든 마이클 왕이 추녀로 변장한 에반젤린 공주를 심문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이 마이클 왕의 심문에 답변할 테니 에반젤린 공주를 심문하지 말 것을 간청했다. 마이클 왕이 이를 받아들여 안젤리카 왕비가 공주의 행방에 대해 아는 것을 다 말해준다면, 에반젤린 공주를 심문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이때 안젤리카 왕비는 에반젤린 공주가 궁전을 떠나기 전에 스코틀랜드 왕자에게 몸을 의탁할 것을 자신에게 말한 사실을 밝혔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마이클 왕은 왕비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며 나무랐고, 에반젤린 공주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다면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는데, 책임을 지라는 말은 왕비의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뜻이었다.

 

   결혼하기 전에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던 마이클 왕의 말에 자존심이 상한 안젤리카 왕비는 마음 같아서는 왕비의 자리에서 물러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자신이 왕비의 자리에서 물러나면 레이디 제인이 왕비의 자리를 물려받을 터, 에반젤린 공주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왕비의 자리를 지킬 것을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한편 안젤리카 왕비의 처소 밖에서 안젤리카 왕비와 마이클 왕의 말을 엿들었던 레이디 제인은 마이클 왕에게 자신이 에반젤린 공주를 심문하도록 허락해줄 것을 청했고, 마이클 왕이 이를 허락하자 레이디 제인은 에반젤린 공주를 심문했지만, 추녀로 변장한 에반젤린 공주를 여러 차례 비꼬았지만, 에반젤린 공주가 재치있게 맞받아치는 말에 당해 화가 난 레이디 제인은 공주의 행방을 말하지 않으면 마이클 왕에게 보고해 하옥시키겠다고 에반젤린 공주를 위협했다. 


   레이디 제인은 마이클 왕에게 에반젤린 공주가 공주의 행방에 대해 숨기는 것이 있는 것 같다는 말로 모함해 그녀를 하옥시킬 것을 마이클 왕에게 말했지만, 마이클 왕은 공주의 친구인 그녀를 하옥시키는 것이 내키지 않아 허락하지 않고 공주의 처소에 억류시키도록 하였다. 


   레이디 제인은 공주의 처소에 있는 에반젤린 공주에게 다시 찾아가 마이클 왕이 에반젤린 공주를 공주의 처소에 억류하라는 명을 내린 사실을 말하며 늦기 전에 공주의 행방에 대해 말할 것을 재촉했지만, 에반젤린 공주가 레이디 제인에게 자신은 관대한 사람이니 자신을 모함해도 나중에 선처를 호소하면 용서해 줄 생각이지만, 왕비님을 모함하면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레이디 제인은 너무도 당당한 에반젤린 공주의 말에 주눅이 들어 도망치듯 처소를 떠나버렸다. 


   이 무렵 십여 명의 호위 기사단을 이끌고 런던에 당도한 로버트 왕자는 로렌스에게 마이클 왕에게 가서 자신이 접견을 요청한다 전하라는 명을 내렸는데, 궁전으로 가던 중에 에반젤린 공주의 호위기사 리처드가 찾아와 지난 20여일 동안 있었던 일을 설명한 후에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를 구출해줄 것을 청했고, 로버트 왕자는 목숨을 걸고 레이디를 보호할 생각이라는 리처드에게 자신도 목숨을 걸고 레이디를 구출해낼 생각이라는 사실을 말했다. 


   이때 자신의 처소에 억류되어 있던 에반젤린 공주는 왕비의 자리를 노리는 레이디 제인의 모함을 막을 방도를 생각하느라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다 좋은 생각이 떠올라 손뼉을 치며 자신도 모르게 '내가 스코틀랜드에서 일인이역을 하면 되겠구나.'하고 중얼거렸는데, 이 말을 레이디 제인이 엿듣고 처소로 들어와 스코틀랜드에서 일인이역을 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따져 물었다. 


   에반젤린 공주가 일인이역이란 공주의 친구 역할과 왕비의 딸 역할을 말하는 것이라 해명하자 레이디 제인은 더 이상 따질 말이 없어 물러 가려 했는데, 이때 에리카가 들어와 로버트 왕자가 곧 에반젤린 공주를 접견하러 올 것임을 알리자 에반젤린 공주는 기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마이클 왕을 접견한 후 자신을 접견하러 온 로버트 왕자와 인사를 나눈 에반젤린 공주는 로버트 왕자에게 자신을 구해주기 위해 이곳까지 온 것에 대해 감사를 표시한 후에 자신을 스코틀랜드로 데려가 달라 부탁하며 마이클 왕을 설득할 방법을 알려 주었는데, 이때 처소 밖에서 누군가가 엿듣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자, 레이디 제인이 처소 밖에서 엿듣고 있음을 알아차린 에반젤린 공주는 로버트 왕자에게 레이디 제인이 엿듣고 있음을 알렸고, 화가 난 로버트 왕자가 문을 확 열어젖힐 때 이마를 부딪친 레이디 제인에게 마이클 왕을 다시 접견할 것을 요청했다.


   에반젤린 공주가 자신을 스코틀랜드로 데려가면 틀림없이 에반젤린 공주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한 말을 믿은 로버트 왕자는 만약 에반젤린 공주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죄를 받을 것을 약속했고, 마이클 왕은 로버트 왕자의 요구를 받아들여 에반젤린 공주를 방면했다. 


   레이디 제인의 모함만 듣고 에반젤린 공주를 공주의 처소에 억류하긴 했지만, 마이클 왕은 에반젤린 공주가 자신의 딸인 사실조차 꿈에도 모른 채 정이 들어 에반젤린 공주가 앞으로 런던의 궁전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허락하자, 불안해진 레이디 제인은 에반젤린 공주를 제거하기로 결심했다. 


   방면되어 자유의 몸이 된 에반젤린 공주는 작별인사를 나누기 위해 자신의 처소를 찾아온 안젤리카 왕비와 마이클 왕에게 작별인사를 올린 후 궁전을 나섰는데, 로버트 왕자로부터 스코틀랜드로 와서 에반젤린 공주를 호위할 것을 제안받은 리처드도 에반젤린 공주와 함께 궁전을 나섰다. 


   런던의 궁전을 나선지 1주일만에 국경에 이른 에반젤린 공주는 리처드에게 첫눈에 반한 위니를 짝지어 주기 위해 서로를 소개시켜주었고, 리처드는 위니를 위니 아가씨라 부르며 존칭했지만, 위니는 리처드에게 자신을 위니라 불러달라 했다.


   에든버러의 궁전에 이른 에반젤린 공주는 리처드와 위니와 함께 에든버러 궁전에 거처하게 되었는데, 로버트 왕자의 누이동생인 샬롯 공주는 잘생긴 리처드에게 반해 리처드의 호감을 얻기 위해 처음에는 에반젤린 공주와 위니에게 친절을 베풀었지만, 리처드가 위니에게 특별한 애정이 있는 것처럼 보이자 질투심을 참지 못해 자리를 떠나고 말았다. 


   샬롯 공주가 리처드에게 호감이 있음을 깨달은 에반젤린 공주가 리처드에게도 샬롯 공주에게 호감이 있는지 궁금해 힐끗 바라보자, 리처드는 자신을 힐끗 바라본 에반젤린 공주의 의도를 깨닫고 샬롯 공주에게 아무 호감이 없다는 듯 살며시 고개를 흔들어 보였다. 

   이어 리처드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샬롯 공주에게 아무 호감이 없음을 표현하자, 에반젤린 공주는 위니에게 샬롯 공주는 리처드에게 호감이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리처드는 샬롯 공주에게 호감이 없음이 분명하다고 속삭였다. 

   이 말을 듣자 위니는 의아한 얼굴로 리처드가 그녀에게 호감이 있지 않냐고 속삭여 물었고,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을 리처드와 위니를 짝지어줄 생각이라며 위니와 리처드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 이에 깜짝 놀란 위니가 로버트 왕자와 리처드의 귀에까지 들리게 자신과 리처드가 잘 어울린다는 말이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되물었다. 

  위니의 말을 들은 로버트 왕자와 리처드가 의외라는 듯 에반젤린 공주를 바라보자, 에반젤린 공주는 리처드와 위니가 아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말한 후 리처드의 생각을 물었다. 

   갑작스러운 에반젤린 공주의 물음에 리처드가 말문이 막히자, 로버트 왕자가 웃으며 자신도 에반젤린 공주의 말에 동감한다며 리처드의 생각을 물었고, 뭐라 말할지 몰라 잠시침묵하던 리처드는 숙고 끝에 자신 따위가 위니 아가씨에게 잘 어울릴리가 있겠냐고 말했는데, 자신을 우회적으로 거절한 말임을 눈치챈 위니는 울고 싶을 정도로 침울해졌다. 


   이때 에반젤린 공주가 리처드에게 지난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잘 생각해 보라 말하자, 리처드는 숙고의 숙고를 거듭한 끝에 자신과 위니를 짝지어 주려는 에반젤린 공주의 뜻을 받아들여 위니에게 청혼했다. 


   위니는 리처드의 청혼에 감격해 이게 꿈이 아닌지 에반젤린 공주에게 물었으면서도 정작 못생긴 자신이 잘생긴 리처드와 결혼할 자격이 모르겠다며 리처드의 청혼을 선뜻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때 에반젤린 공주가 위니는 정말 예쁘고 리처드와 결혼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지만, 위니는 샬롯 공주가 리처드에게 호감이 있는 것 같은데, 잘생긴 리처드가 아름다운 샬롯 공주와 자신보다 잘 어울리지 않을까 반문하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니의 마음속에 자격지심이 있음을 깨달은 에반젤린 공주가 위니가 청혼을 받아들일 것을 설득하고 있는데, 네 사람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샬롯 공주는 위니가 리처드의 청혼을 받아들일까봐 '그만 하세요!'라고 소리쳤다. 


   샬롯 공주가 자신들의 말을 엿들었음을 알아차린 로버트 왕자는 샬롯 공주에게 에반젤린 공주와 위니는 소중한 손님이니 예의에 어긋나지 않도록 유의하라 타이른 후 50명의 호위병들을 인솔해 에반젤린 공주, 위니, 리처드를 별장으로 인도했다. 


   별장에 당도하자 로버트 왕자는 리처드에게 에반젤린 공주와 위니를 호위하는 임무를 맡긴 후 자신이 데려온 50명의 호위병들 중 30명의 호위병들에게 잉글랜드 공주의 호위기사인 리처드의 명에 따를 것을 명하고 떠났다. 


  로버트 왕자가 20명의 호위병들을 데리고 떠나자, 위니와 함께 별장 안으로 들어간 에반젤린 공주는 위니에게 거실에서 기다려줄 것을 부탁해 위니를 거실에 남겨두고 혼자 방에 들어가 품속에서 꺼낸 깨어진 손거울을 보며 밀가루 가면을 떼어내었다.

   근 한달만에 제 얼굴을 되찾은 에반젤린 공주는 면사포를 꺼내 얼굴을 가리고 거실로 나가 위니에게 기다려 달라 양해를 구한 후 별장 거실에 있는 뒷문으로 나가 얼굴을 씻기 위해 연못으로 가는 중에 리처드가 뒤쫒아와 그녀를 호위해 주었다.


   7일동안 세수를 못했던 에반젤린 공주는 연못가에서 세수를 끝낸 후 예의를 지키기 위해 고개를 돌린 채 서 있는 리처드에게 지난 일주일 동안 세수를 하지 못했을 테니, 세수를 하지 않겠냐며 세수할 것을 권했고, 리처드는 처음에는 자신은 세수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했지만, 에반젤린 공주가 거듭 권하자 그녀가 있는 연못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재빨리 세수를 했다. 


   세수를 끝낸 후 무심코 고개를 돌리는 순간, 연못에 비친 에반젤린 공주를 본 리처드는 그녀를 별장으로 인도했고 별장에서 지극히 아름다운 공주의 모습으로 위니를 만난 에반젤린 공주는 위니에게 리처드의 청혼을 받을 것을 권했는데, 이때 에반젤린 공주가 별장에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온 로버트 왕자가 한시라도 빨리 그녀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인기척조차 하지 않고 별장 문을 열어젖히고 안으로 들어왔다. 


   에반젤린 공주는 그간 로버트 왕자가 보여준 호의에 대해 고마움의 표시로 키스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마음이 통한 것인지, 텔레파시가 통한 것인지, 로버트 왕자는 에반젤린 공주에게 "에반젤린 공주, 손에 키스를 해도 되겠소?"하고 허락을 구했고, 에반젤린 공주는 "물론이지요."라고 말해 허락했다. 


  로버트 왕자의 손 키스를 통해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도 로버트 왕자와 사랑에 빠졌음을 깨달았고, 결국 로버트 왕자에게 궁전으로 거처를 옮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로버트 왕자는 에반젤린 공주와 위니를 준비한 마차에 태우고 궁전으로 향했다. 


   어느새 에든버러 궁전에서 1마일 떨어진 홀리우드 사원에 이르자 로버트 왕자는 만약 결혼하게 되면 홀리우드 사원에서 결혼식을 올릴 것을 제안했고, 에반젤린 공주는 바로크 양식의 아름다운 홀리우드 사원을 보자 행복한 상상에 젖었다. 


   로버트 왕자, 에반젤린 공주, 위니가 에든버러 궁전에 이르자 샬롯 공주가 마중나왔는데, 샬롯 공주는 화장 하나 하지 않은 에반젤린 공주가 자신보다 훨씬 아름다운 것을 보자 질투심을 느꼈다. 

   로버트 왕자가 자신의 부모님 중 먼저 자신의 아버지 앨버트 왕에게 에반젤린 공주를 소개시켜 주기 위해 앨버트 왕의 처소 쪽으로 가자 말하자, 에반젤린 공주는 위니에게 자신이 앨버트 왕과 루이즈 왕비에게 인사하고 돌아올 때까지 샬롯 공주가 위니에게 내어준 처소에서 기다리고 있으라 말했지만, 이미 샬롯 공주는 위니에게 내어준 처소 뿐만 아니라 에반젤린 공주에게 내어준 처소까지 자신의 사촌 언니인 마리 공주가 쓰도록 예약한 이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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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abyrint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잉글랜드의 에반젤린 공주는 변장술에 뛰어났는데, 어느 봄날 궁전 정원에서 화원의 꽃을 감상하던 중에 시들어 죽은 야생화를 보자 자신도 언젠가는 죽은 야생화처럼 시들어 늙어버리면 세상의 그 어떤 남자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울한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결국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이 늙어도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는 남자가 아니면 절대 결혼하지 않을 것을 결심했지만, 에반젤린 공주의 아버지 마이클 왕은 잉글랜드와 앙숙 관계인 스코틀랜드와의 평화를 위해 에반젤린 공주와 스코틀랜드의 로버트 왕자를 혼인시키기로 결정했다. 


   청혼장을 보낸 후 청혼하러 런던 궁전에 온 로버트 왕자의 진심을 시험하기 위해 에반젤린 공주는 추녀로 변장한 채 로버트 왕자를 접견했는데, 로버트 왕자는 에반젤린 공주가 추녀인 줄 알고, 에반젤린 공주가 스스로 청혼을 취소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에반젤린 공주에게 자신이 본 여자 중 가장 못생겼다는 말로 모욕해 에반젤린 공주와 청혼을 취소하기로 합의했다. 


   나중에 속은 사실을 깨달은 로버트 왕자가 이를 따지기 위해 에반젤린 공주의 처소를 찾아갔고, 이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에반젤린 공주의 진짜 얼굴을 본 로버트 왕자는 무릎꿇고 사과해 에반젤린 공주의 마음을 움직여 3년 후에 다시 청혼하기로 합의했지만, 마이클 왕은 에반젤린 공주에게 로버트 왕자의 청혼을 받아들일 것을 강요했다. 


   반발한 에반젤린 공주는 추녀로 변장한 채 궁전을 빠져가나 로버트 왕자에게 몸을 의탁하려 했지만, 에반젤린 공주에 앞서 궁전을 빠져나간 로버트 왕자의 행차 행렬을 꼬박 이틀이 걸려 런던에서부터 국경까지 추격했음에도 간발의 차이로 놓치고 말았다. 


   이때 에반젤린 공주의 말 란슬롯이 탈진해 쓰러졌지만, 국경의 잉글랜드 병사들의 도움으로 탈진해 쓰러진 란슬롯을 회복시켰고,  국경 근처에서 거지 소녀 위니를 만나 로버트 왕자의 기사들이 국경을 지나갈 때까지 위니의 집에 묵기로 했다. 


   얼굴은 못생겼지만 마음은 천사처럼 착한 위니는 자신에게 단팥빵 하나를 통채로 준 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에반젤린 공주를 위해 머리카락을 잘라 일주일 분의 빵을 샀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스코틀랜드 기사가 오지 않아 빵이 한 개만 남게 되었다.


    위니가 머리카락을 잘라 빵을 산 사실을 안 에반젤린 공주 역시 머리카락을 잘라 빵을 사려했지만, 위니의 만류로 빵을 살 다른 방법을 모색하던 중 에반젤린 공주의 머리를 묶은 금실로 짠 머리끈을 팔면 된다는 사실을 생각해냈다. 


   머리끈의 가치는 에반젤린 공주의 백마 란슬롯을 팔 것을 제안한 상인 머독의 리어카에 있는 물건 전부를 팔아도 살 수 없을 정도였지만, 교활한 머독에게 속아 일주일 분의 빵과 교환하고 말았다. 


   에반젤린 공주가 국경에 온지 10일째가 된 날, 토마스가 찾아와 국경의 잉글랜드 병사들의 책임자 짐에게 에반젤린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를 보면 억류한 후 런던으로 전령병을 보내라는 명을 내렸지만, 짐은 자신의 아이돌인 에반젤린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를 억류할 수 없다며 병사들과 함께 토마스의 명에 따르지 않을 것을 결의했다. 


   스코틀랜드 왕궁이 있는 에든버러 성에 당도한 토마스는 로버트 왕자를 접견해 잉글랜드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가 로버트 왕자를 찾아오면 넘겨줄 것을 요구했지만, 로버트 왕자는 토마스의 요구에 대답하지 않은 채 대화의 화제를 돌려 간접적으로 거부의 의사를 밝혔다. 토마스가 떠나자 로버트 왕자는 로렌스에게 자신의 기사단을 이끌고 잉글랜드로 가서 잉글랜드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를 기사도의 명예를 걸고 모셔오라는 명을 내렸다. 


   에반젤린 공주가 국경에 온지 2주째가 되는 날, 에반젤린 공주는 아침 일찍 일어나 스코틀랜드 기사들의 소식을 알아보기 위해 국경에 있는 잉글랜드 병사들을 찾아갔지만, 헛탕을 치고 돌아가던 중 멀리서 '말도둑을 잡아주세요!'라고 외치는 위니의 목소리와 반대쪽에서 란슬롯이 히히힝 거리는 소리를 들었지만, 점점 가깝게 들려오는 위니의 목소리가 난 쪽으로 사력을 다해 달려갔으나, 이미 말도둑이 란슬롯을 끌고 종적을 감춘 후였다. 


   위니의 손을 잡고 잉글랜드 병사들이 있는 국경으로 달려간 에반젤린 공주는 짐에게 도움을 청했고, 근무지 이탈죄로 처벌받는 것을 각오한 짐과 함께 나란히 말을 달려 란슬롯을 되찾으러 나섰다. 


   이때 다른 국경 울타리 쪽에서 란슬롯이 히히힝 거리는 소리가 들려오자 짐은 에반젤린 공주에게 병사들을 데려오라 말했지만,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이 타고 있던 말에게 병사들을 불러오라 말했고, 말은 마치 에반젤린 공주의 말을 알아들은 듯 병사들이 있는 국경 쪽으로 달려갔다. 


   짐은 에반젤린 공주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말도둑을 잡아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한 후 혼자서 란슬롯이 히히힝 거리는 소리가 들려온 국경 울타리 쪽으로 갔지만, 에반젤린 공주는 짐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말을 끌고 몰래 짐을 뒤따랐다. 


   짐이 국경 울타리에 도착했을 때는 열 명의 말도둑들이 자신들과 공모한 머독이 란슬롯을 끌고 국경 울타리를 월경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란슬롯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머독이 란슬롯을 달래도 꼼짝도 하지 않자 화가 치민 말도둑 두목 빌이 말채찍으로 후려치려는 순간, 숨어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짐이 나서 말도둑들을 총으로 겨누며 꼼짝마라 했지만, 빌은 오히려 짐에게 거래를 제안하려 했다. 


   짐은 말도둑 열 명을 혼자 상대하는 것은 무리라 생각해 빌에게 란슬롯을 두고 가면 월경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겠다 제안했지만, 빌은 짐의 제안에 따르지 않았고, 이때 위험을 무릅쓰고 짐을 뒤따라온 에반젤린 공주가 순간의 기지를 발휘해 "지원병이 왔어요."라고 외친 동시에 란슬롯의 고삐를 잡고 있는 머독을 향해 말을 몰았다.


   깜짝 놀란 머독이 말고삐를 놓치자 란슬롯은 머독을 앞발로 걷어찬 후 에반젤린 공주를 향해 달려갔다. 에반젤린 공주는 타고 있던 짐의 말을 짐에게 보낸 후 란슬롯을 타고 달아났지만, 무거운 총을 짊어진 짐이 말도둑들에게 잡힐까봐 짐에게 병사들을 데려오라 말한 후 뒤쫓아오는 말도둑들을 위니의 동네로 유도했다. 


   승마의 달인인 에반젤린 공주는 갈수록 말도둑들과의 거리를 벌이며 달아났으나, 2주일 전에 탈진했던 영향 탓에 란슬롯이 숨을 헐떡거리며 말도둑들에게 따라잡히자 도망치는 것을 포기하고 빌에게 자신의 말이 잉글랜드 공주의 것임을 밝힌 후 협상을 제의했지만, 빌은 에반젤린 공주를 인질로 삼아 월경할 작정이었다. 


   말도둑들의 인질이 되어 월경하면 짐과 엇갈릴 것을 우려한 에반젤린 공주는 일부러 낙마해 시간을 지체시켰고, 그 사이 짐이 병사들을 데려와 에반젤린 공주를 구출하고 말도둑들을 포위해 체포했다. 


   짐은 에반젤린 공주를 인질로 삼은 말도둑들을 용서하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에반젤린 공주는 짐에게 말해 말도둑들이 교수형을 당하지 않고 정직하게 살 수 있도록 선처하도록 했다. 


   에반젤린 공주가 집으로 돌아와 위니와 함께 빵을 먹으며 란슬롯을 되찾은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을 때 에반젤린 공주의 선처로 새 삶을 살게 된 빌이 머독을 잡아와 무릎꿇고 용서를 빌게하자, 에반젤린 공주는 머독에게도 정직하게 살 기회를 주기 위해 용서해주었고, 머독은 위니가 돌려줄 것을 요구한 금실 머리끈을 돌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품속에 있던 유리 손거울까지 돌려주었다. 


   에반젤린 공주의 유리 손거울을 빼앗았던 여관 주인과 잘 아는 사이였던 머독은 여관 주인이 전당포 영업을 하는 자신에게 유리 손거울의 값을 알아봐달라 부탁하자 훔쳐 가로챘던 것이다. 머독이 돌려준 유리 손거울은 머독이 란슬롯에게 걷어차였을 때 유리가 깨어졌으나 에반젤린 공주는 나중에 유리를 갈면 된다며 문제삼지 않았다. 


   빌과 머독이 돌아간 후 에반젤린 공주와 위니는 침대에 걸터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때 에반젤린 공주는 위니가 짐에게 호감이 있다는 사실과 짐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위니와 이야기를 나누다 에반젤린 공주는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것도 힘들 정도로 더욱 피곤해져 한숨 자는 것이 좋겠다고 했고, 위니가 동의하며 에반젤린 공주를 침대에 눕힌 후 자신도 침대에 누웠다. 


   얼마 되지 않아 위니는 잠 들었고, 에반젤린 공주는 잠이 오지 않아 침대에 누운 채 깨어진 유리 손거울로 먼지 투성이였을 뿐만 아니라 때가 타서 군데군데 검게 변한 자신의 얼굴을 보고 한바탕 웃은 후 짐과 위니를 맺어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이때 로버트 왕자가 보낸 스코틀랜드 기사단이 위니의 동네에 나타났다.


   에반젤린 공주는 재빨리 집밖으로 뛰어나가 손을 들며 외쳐 스코틀랜드 기사단을 불렀지만, 속도를 내 달리고 있던 스코틀랜드 기사단은 에반젤린 공주의 외침을 듣지 못하고 지나쳐 가버리고 말았다. 


   에반젤린 공주가 재빨리 란슬롯을 타고 추격해 외치자 에반젤린 공주의 외침을 들은 스코틀랜드 기사 하나가 말을 돌려 에반젤린 공주에게 다가가 자신들을 부른 이유를 물었다.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이 잉글랜드 공주의 친구이며 스코틀랜드 왕자에게 인도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스코틀랜드 기사는 추녀로 변장한 채 평민 여인이 입는 스목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에반젤린 공주의 말을 믿지 않았다. 


   스코틀랜드 기사들 중 한명이 빈정거리는 투로 에반젤린 공주의 외모를 비하하자 에반젤린 공주는 어처구니가 없어 할 말을 잃었고, 스코틀랜드 기사단은 말을 돌려 그냥 가려고 했다. 


   이때 에반젤린 공주가 탄 란슬롯이 천하의 명마임을 알아본 로렌스는 에반젤린 공주가 자신들이 찾는 레이디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스코틀랜드 기사들을 나무란 후 에반젤린 공주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자신들이 찾는 레이디가 맞는지 물었다. 


   이에 에반젤린 공주는 잉글랜드 공주의 인장이 찍힌 통행증을 로렌스에게 보여주었고, 에반젤린 공주가 자신들이 찾는 레이디임을 확인한 로렌스와 스코틀랜드 기사단 모두가 말에서 내려 에반젤린 공주에게 고개를 숙여 용서를 구했다.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에게 용서를 구한 이들에게 자신과 동행할 친구를 태울 마차를 구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로렌스가 일단 스코틀랜드 국경을 넘은 후 마차를 구해주겠다 제안하자 에반젤린 공주가 로렌스의 제안을 받아들여 스코틀랜드 기사단을 따라 국경 울타리 문으로 갔다. 


   에반젤린 공주가 위니와 함께 스코틀랜드 기사단과 동행해 국경 울타리 문에 이르자 곧바로 짐이 병사들을 시켜 울타리 문을 열어주었지만, 때마침 멀리서 말을 몰아 달려오는 토마스가 총을 쏴 국경을 폐쇄하라는 명을 내렸다. 어서 국경을 넘으라는 짐의 재촉에도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이 토마스의 명을 무시하고 국경을 통과하면 짐과 병사들이 곤란해질까봐 국경을 넘을 것을 거절했다. 


   토마스가 울타리 문을 향해 말을 달려올 때 좋은 생각이 떠오른 로렌스가 에반젤린 공주의 머리에 면사포를 씌우고, 말을 탄 스코틀랜드 기사들이 말을 움직여 란슬롯을 탄 에반젤린 공주와 위니를 가리게 하여 스코틀랜드 기사단 중에 그녀가 있을 것이라 추측하고 국경을 폐쇄하라는 명을 내린 토마스의 눈을 속였다. 


   토마스가 짐과 병사들에게 스코틀랜드 기사단 중 여인을 못 보았는지 확인했지만, 짐과 병사들이 이구동성으로 못 보았다고 거짓말하자, 국경 폐쇠를 조속히 풀 것을 요구한 로렌스의 압박에 토마스는 국경을 폐쇄하라는 명을 철회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기사단이 국경 울타리 문을 통과하려는 순간, 스코틀랜드 기사들이 탄 말들 사이로 위니의 치마가 토마스의 눈에 뜨여 탄로나고 말았다. 결국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을 위해 토마스에게 거짓말한 짐과 병사들을 구하기 위해 자청하여 런던으로 따라가는 대신에 짐과 병사들을 나무라지 않겠다는 토마스의 약속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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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 소문난 잉글랜드 왕국의 에반젤린 공주는 어느 화창한 봄날 궁중 정원에서 흐드러지게 활짝 핀 꽃들을 감상하던 중 시들어 죽어 있는 야생화를 발견하자, 자신도 언젠가 죽은 야생화처럼 시들어버리면 세상의 그 어떤 남자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자신이 늙어도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는 남자가 아니라면 절대 결혼하지 않을 것을 결심했다. 


   이러한 결심을 하게 된 이유는 에반젤린 공주의 아버지 마이클 왕이 한때 유럽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평을 받았던 그녀의 어머니 안젤리카 왕비가 나이가 들자 젊은 시녀들에게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이었다. 에반젤린 공주는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버림받게 되자 어머니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이러한 결심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여자도 늙으면 버림받는 것은 여자의 외모만 보는 남자와 결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에반젤린 공주는 여자의 외모보다 마음을 더 중시하는 남자를 찾기 위해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가면에 밀가루 반죽을 여기저기 더덕더덕 붙여 더없이 못생긴 추녀로 변장한 채 몰래 궁전을 나섰다.


    에반젤린 공주는 궁전을 벗어나자마자 더없이 못생긴 얼굴로 인해 거리에서 행인들의 조롱을 받던 중 마주친 건달 쟈크에게 희롱당해 도움을 청하기 위해 가면을 벗으려는 찰나에 때마침 나타난 그녀의 호위기사 리처드가 쟈크를 때려 눕혀 쫓아냈다.


    추녀로 변장한 에반젤린 공주를 알아보지 못한 리처드가 누구냐고 묻자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이 에반젤린 공주의 친구라 밝힌 후 이전부터 자신을 사모해왔던 리처드를 시험하기 위해 호위를 부탁했다.


    하지만, 에반젤린 공주가 행방불명된 줄 안 마이클 왕의 명을 받고 그녀를 찾아나선 마이클 왕의 호위기사 토마스가 리처드에게 궁전으로 돌아와 에반젤린 공주를 찾으라는 명을 내리자, 그녀는 리처드가 늦게 돌아가면 불이익을 당할까봐 리처드와 함께 말을 타고 궁전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에반젤린 공주가 궁전을 떠난 사이에 스코틀랜드에서 사신을 보내 스코틀랜드 왕자의 청혼장을 보내왔는데, 이전부터 스코틀랜드 왕자와 에반젤린 공주를 짝지어 주기로 결심한 마이클 왕은 궁전으로 돌아온 에반젤린 공주에게 스코틀랜드의 청혼장을 보여주며 청혼을 받아들일 것을 권유했지만, 사실상 강요나 마찬가지였다. 


   마이클 왕의 일방적인 청혼 권유에 반발한 에반젤린 공주는 궁여지책으로 궁전을 떠나 잠적하기로 결심했고, 어머니 안젤리카 왕비의 허락을 구한 후, 자신의 처소로 돌아와 리처드를 불렀다. 


   에반젤린 공주는 리처드에게 스코틀랜드 왕자가 청혼장을 보내온 것과 마이클 왕이 자신에게 스코틀랜드 왕자와 결혼할 것을 종용하고 있음을 알리고 나서 추녀로 변장한 채 면사포를 쓰고 리처드와 함께 마차를 타고 런던 시내를 드라이브한 후 리처드에게 추녀로 변장한 자신과 결혼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마음에 오직 에반젤린 공주 뿐인 리처드는 결혼의 당사자가 추녀로 변장한 에반젤린 공주 자신이라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고 에반젤린 공주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고 말았다. 


   이로서 리처드는 에반젤린 공주의 청혼을 거절한 셈이 되었고, 궁전을 떠나 잠적해 자신의 신분을 감춘 채 추녀로 위장해 리처드와 결혼하려 했던 에반젤린 공주의 계획이 어긋나고 말았다.


   스코틀랜드 왕자가 에반젤린 공주에게 청혼하기 위해 호위기사와 호위병들을 이끌고 런던을 방문하자, 에반젤린 공주는 청혼장에 변함없는 사랑을 맹세한 스코틀랜드 왕자를 시험하기 위해 추녀로 변장한 채 스코틀랜드 왕자를 접견했다. 


    에반젤린 공주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소문만 믿고 그녀와 결혼하려고 했던 로버트 왕자는 추녀로 변장한 에반젤린 공주의 못생긴 얼굴을 보자 오히려 "잉글랜드 공주,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소문은 헛소군이었군요. 당신은 아름답기는 커녕 내가 본 여자 중에 가장 못생겼소."라고 말해 에반젤린 공주의 자존심을 건드려 그녀 스스로 청혼을 취소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로버트 왕자에게 실망한 에반젤린 공주는 지금 당장 청혼을 취소해줄 것과 다시는 자신의 처소를 찾아오지 않겠다고 약속해줄 것을 요구했다. 에반젤린 공주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을 이중으로 약속한 후 숙소로 돌아온 로버트 왕자는 자신의 호위기사 로렌스의 논리정연한 말을 듣자 뒤늦게서야 자신이 속은 사실을 깨닫고 다시 에반젤린 공주를 찾아가 접견을 요청했지만, 에반젤린 공주가 접견을 받아들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판사판으로 시녀들을 밀치고 에반젤린 공주의 처소로 들어갔다. 


   이때서야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에반젤린 공주를 보고 반한 로버트 왕자는 한번만 기회를 더 달라며 무릎꿇고 애원했다. 로버트 왕자가 무릎꿇고 애원하자 마음이 약해진 에반젤린 공주는 로버트 왕자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운 후 자신이 청혼을 받아줄 수 없는 이유를 솔직히 말한 후 자신을 포기해줄 것을 부탁했지만, 로버트 왕자가 자신의 목숨이 다하도록 에반젤린 공주만을 사랑할 것을 거듭 맹세했다. 


    마음이 흔들려 로버트 왕자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심한 에반젤린 공주는 일단 청혼을 취소하고 스코틀랜드로 돌아간 후, 만약 3년이 지나도 자신에 대한 그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청혼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에반젤린 공주의 뜻에 따르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라 생각한 로버트 왕자는 마이클 왕을 찾아가 사실대로 말하며 삼년 후에 다시 청혼하겠으니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지만, 마이클 왕은 말도 안되는 요구라며 로버트 왕자에게 내일까지 기다려달라 거듭 권한 후 에반젤린 공주에게 늦어도 내일까지 로버트 왕자의 청혼을 수락할 것을 강요했다. 


   반발한 에반젤린 공주는 겉으로는 마이클 왕의 뜻을 따르는 척 했지만, 궁전을 떠날 것을 결심한 후 어머니 안젤리카 왕비를 찾아가 로버트 왕자에게 몸을 의탁할 뜻을 밝혔다. 


   안젤리카 왕비는 걱정되었지만, 에반젤린 공주가 원하지도 않는 결혼을 밀어 부치는 것이 더 걱정되어 에반젤린 공주의 가출을 허락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젤리카 왕비가 가출을 허락하자 에반젤린 공주는 안젤리카 왕비와 작별 키스를 주고 받고서 작별 인사한 후 곧바로 궁전을 빠져나왔지만, 때마침 궁전을 빠져나온 로버트 왕자의 행차 행렬을 구경나온 거리의 인파에 밀리는 바람에 로버트 왕자의 행차 행렬을 놓치고 말았다. 


   곧 성문이 닫힐 시간이라 생전 처음으로 뛰어 리처드의 집으로 가서 마차를 준비해 줄 것을 부탁했지만, 3년 전에 자신이 리처드에게 선물했던 백마 란슬롯을 보자 마차로 로버트 왕자를 추격하기에는 늦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란슬롯을 빌려 리처드와 함께 로버트 왕자를 추격했다.


   급히 전속력으로 말을 몰아 추격했음에도 에반젤린 공주와 리처드가 템스 강 바로 앞에 있는 성문에 이르렀을 무렵에는 이미 로버트 왕자가 일행들을 이끌고 런던을 떠난 후였을 뿐만 아니라 마이클 왕이 행방불명된 에반젤린 공주를 찾기 위해 성문을 폐쇠시켜 더 이상 로버트 왕자를 추격할 수 없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에반젤린 공주가 리처드에게 성문이 다시 열릴 때까지 호위해줄 것을 부탁했는데, 리처드는 처음에는 다소 장난기 있는 행동으로 무릎꿇고 두 손을 모아 충성 맹세했다.


   이때 에반젤린 공주가 웃으며 미소짓자 에반젤린 공주가 미소짓는 모습에 마음을 사로잡힌 리처드는 그녀가 자신이 아는 여인 중 에반젤린 공주 다음으로 매력적인 분이라 고백하며 예전에 에반젤린 공주가 자신에게 제안한 결혼 제안을 수락할 뜻을 밝혔고, 난데없는 리처드의 고백에 에반젤린 공주는 당황하여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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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abyrint

    

   따스한 봄날, 잉글랜드 헨리 왕의 외동딸인 안젤리카 공주는 베일을 쓴 채 마차를 타고 런던 시내를 잠행하던 중 온갖 꽃들과 가로수들이 만개한 런던 시내를 횡보해보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 없어 마부 톰에게 마차를 세우게 하자, 시녀 소피가 호위 기사도 없이 시내를 횡보하다 건달들이라도 만나면 누가 공주님을 호위하겠냐며 손을 잡으며 말렸지만, 안젤리카 공주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마차에서 내렸다. 안젤리카 공주를 따라 마차에서 내린 소피는 안젤리카 공주가 마차에서 멀리 떨어진 시내 쪽으로 걸어가자 걱정되어 간곡히 부탁하며 말렸지만,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곁에는 언제나 자신을 호위하는 수호 천사가 있다며 듣지 않았다. 

   

   시내 한복판으로 걸어가던 중 꽃 시장에서 걸음을 멈춘 안젤리카 공주는 꽃 시장에 있는 튤립 꽃다발을 보자 친어머님같은 계모 엘레너 왕비에게 선물하려고 '어머님께서 튤립을 좋아하시니, 튤립 꽃다발을 하나 사야겠어'라고 중얼거렸고, 이 말을 들은 꽃 시장 상인들이 우르르 몰려와 각자의 튤립 꽃다발을 내밀려 서로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하자 당황한 안젤리카 공주가 소피의 손에 끌려 시장을 빠져나오려던 찰나, 상인들이 안젤리카 공주의 팔을 붙들며 꽃다발을 살 것을 강요했다.  


   몹시 당황한 안젤리카 공주는 꽃다발은 필요없으니 놓아달라 소리치며 몸부림쳤지만, 상인들은 사겠다고 말했으니 꽃다발 하나는 사야한다며 생떼를 썼고, 안젤리카 공주는 어쩔 수 없이 급히 호주머니에게 금화를 꺼내 자신의 팔을 붙잡은 상인에게 던져주었지만, 오히려 상인은 안젤리카 공주의 금화를 보자 욕심이 생겨 안젤리카 공주가 상인 모두한테 금화를 주기 전에는 놓아주면 안 된다고 외치며 놓아주지 않았다. 


   다른 상인이 안젤리카 공주를 아씨라 호칭하며 놓아달라 외치는 소피마저 붙잡자 소피가 다급한 나머지 얼떨결에 안젤리카 공주에게 공주님의 수호 천하는 어디에 있냐고 외치자 안젤리카 공주는 놀랍게도 '수호 천사님, 제발 저를 구해주세요!'라고 외쳤다. 


   꽃 시장 상인들은 상인으로 위장한 건달들로 건달 하나가 베일과 드레스 사이로 드러난 흰눈처럼 하얗고 비단처럼 고운 목선의 안젤리카 공주의 얼굴을 보려고 베잇을 벗기려는 순간, 건달이 갑자기 어디에 맞은 것처럼 외마디를 지르며 몇 미터로 떨어진 곳으로 나자빠졌는데, 이때 나타난 노부인이 안젤리카 공주의 수호 천사로 모든 마법사들이 경외하는 대마법사 헤더였다. 


   대마법사 헤더는 부메랑처럼 날아다니는 지팡이로 건달들을 때려 쫓아버린 후 안젤리카 공주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주문을 외워 자신의 모든 마법을 전수했지만, 정작 안젤리카 공주 자신은 헤더의 마법을 전수받았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헤더가 떠나자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가 쫓아버린 건달들이 돌아오기 전에 빨리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피의 손을 잡고 톰이 마차를 세운 쪽으로 달려갔지만, 톰은 보이지 않고, 놀랍게도 수천의 총을 든 병사들이 안젤리카 공주의 마차를 겹겹이 에워싸고 있었고, 이 광경을 보고 놀란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마저 에워쌌다. 


   수천의 병사들은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가 마녀와 한 패거리라 모함한 꽃 시장의 건달들의 말을 듣고 그녀들을 에워싼 것이었다. 병사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장교가 안젤리카 공주에게 베일을 벗을 것을 요구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 위해 베일을 벗으려 했는데, 바로 그 순간 백마를 탄 금발의 기사가 병사들 사이를 뚫고 나타났으니 다름 아닌 안젤리카 공주의 호위기사 레오나드였다. 


   레오나드는 안젤리카 공주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병사들의 대장인 아놀드에게 '이 숙녀분들은 공주님과 가까운 분들이니, 아무 조건없이 보내주시오'라고 말하자, 아놀드는 안젤리카 공주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여 사과한 후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를 보내주었다. 


   톰이 건달들에게 붙잡혀 갔을까봐 걱정된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와 소피와 함께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며 톰을 찾던 중 때마침 지나가던 병사들에게 톰의 행방을 묻자 톰이 궁전의 병사들에게 붙잡혀 갔음을 알게 되었다.


   안젤리카 공주는 톰을 구하기 위해 소피와 함께 레오나드의 백마를 타고 최대한의 속도로 궁전으로 달려갔지만, 두 사람이 탄 말이라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 않자 답답한 나머지 말이 날개라도 달려 단숨에 궁전으로 날아갔으면 좋을 텐데라고 중얼거렸는데, 바로 이때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으니,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가 탄 레오나드의 백마가 히히힝거리더니 마치 새처럼 하늘 위로 달리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이 탄 말이 하늘 위를 나르는 것이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어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지만, 소피가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말하자 꿈이 아님을 깨닫고 헤더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헤더는 자신이 밑에서 지팡이를 타고 날고 있어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가 떨어지면 받을 테니 안심하라 말했고, 이 말을 듣자 안젤리카 공주는 안심이 되었지만, 소피는 그래도 무서워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에게 말을 내려오게 해달라 말했지만, 헤더는 공주님의 주문으로 나르고 있는 말이라 자신이 내려오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사이에 레오나드의 백마가 궁전의 마당에 착지하자 궁전에 있던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와 총구를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를 향해 겨누자, 안젤리카 공주는 급히 베일을 벗기려 했지만, 손이 말고삐에 걸려 벗길 수 없어 소피에게 베일을 벗기라 말했지만, 소피는 병사들이 총구를 자신들을 향해 겨눈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말에서 떨어져 발을 삐는 바람에 안젤리카 공주의 베일을 벗길 수 없게 되었다. 


   베일을 벗을 수 없게 된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병사들에게 확인시켰지만, 마녀를 두려워하는 병사들은 말을 타고 하늘을 난 안젤리카 공주가 마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젤리카 공주의 목소리를 확인하고도 마녀가 안젤리카 공주의 목소리를 흉내낸 것일지도 모른다며 안젤리카 공주에 대한 포위를 풀지 않았다. 


   병사들이 자신의 신분을 믿지 못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병사들에게 엘레너 왕비를 불러줄 것을 요청했고, 때마침 엘레너 왕비가 나타나 안젤리카 공주임을 알아보고 병사들에게 명을 내려 안젤리카 공주의 손에 걸린 말고삐를 풀어주게 하여 레오나드의 말에서 내려오게 해주었다. 이후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에게 놀라운 말을 들었으니, 바로 헤더가 사악한 마법을 전수해 인간의 영혼을 파멸시키는 사악한 마법사라는 말이었다.


   엘레너 왕비가 사악한 마녀라는 헤더의 말보다는 헤더가 사악한 마법사라는 엘레너 왕비의 말을 믿게 된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이 헤더의 마법을 전수받은 것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소피가 모는 마차를 타고 런던에서 가장 유명한 마법사 루디를 찾아갔는데, 때마침 루디는 마법사 루디라 쓰여진 간판이 달린 건물에서 마술 공연 중이었고, 안젤리카 공주는 건물 입구에 있던 표를 파는 청년 벤자민에게 금화 하나를 주고 표를 사서 루디의 마술 공연장에 들어갔다. 


    이때 루디의 마술 공연은 청중들에게 마지막 마술 공연인 공간 이동 마술을 보여줄 순서였는데, 루디는 공간 이동 마술의 대상자로 안젤리카 공주에게 공간 이동 마술이 속임수라 속삭인 소피를 가리키며 무대로 나와줄 것을 요청했고,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마술이 진짜 마술인지 확인하고 싶어 소피에게 루디의 요청에 응할 것을 지시했다. 


   안젤리카 공주의 지시로 공간 이동 마술의 대상자가 된 소피는 건물 근처로 공간 이동을 했을 것이란 루디의 말과는 달리 건물 근처 어디에도 없었다. 때마침 건물 밖으로 나온 루디는 소피가 건물 근처 어디에도 없으니 되찾아달라는 안젤리카 공주의 요구에 응해 자신의 거처로 안젤리카 공주를 인도해 공간 이동 마술을 써 소피를 되찾으려 했지만, 소피가 나타나지 않자 헤더의 도움을 요청할 것을 안젤리카 공주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헤더가 인간의 영혼을 파멸하는 사악한 마법사라는 엘레너 왕비의 말을 믿은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제안을 거절하며 다른 방법이 없냐고 물었고, 루디는 수정 구슬을 보며 다른 방법을 찾던 중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에 못지 않은 마법의 힘을 지녔음을 알게 되어 안젤리카 공주에게 마법의 힘으로 소피를 찾을 것을 제안했다. 


   이에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말대로 소피를 되찾는 주문을 걸었지만, 첫번째 시도에서는 자신에게 마법의 힘이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소피를 되찾는데 실패했지만, 두번째 시도에서는 자신에게 있는 마법의 힘을 믿고 주문을 걸어 누군가의 마법으로 아프리카로 이동했던 소피를 되찾는데 성공한다. 


   소피가 그동안 누군가의 마법으로 아프리카로 이동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신변의 위협을 느낀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말대로 호위기사인 레오나드를 불러 루디와 함께 자신을 호위해 궁전으로 돌아갈 것을 지시했다. 결국 안젤리카 공주의 마차는 레오나드가 몰고 루디의 마차는 루디의 조수 벤자민이 몰았는데, 안젤리카 공주의 마차가 궁전의 정문 앞에 당도해 루디가 마차를 돌려 돌아가려는 순간, 루디를 체포하라는 명을 받은 엘러너 왕비의 병사들이 루디를 총으로 겨누며 손을 들고 투항할 것을 명했지만, 루디는 공간 이동 마술을 써 벤자민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에게 루디는 자신을 궁전까지 호위해준 것 이외에 아무 잘못이 없으니 루디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어줄 것을 간절히 부탁했지만, 엘레너 왕비는 마법을 쓰는 것 자체가 사악한 일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젤리카 침묵하자 엘레너 왕비는 루디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는 것은 헨리 왕의 결정에 맞기자며 헨리 왕에게 루디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어도 될지 물어봐주겠다고 말했다. 


   이후 엘레너 왕비는 안젤리카 공주에게 헨리 왕이 찾고 있으니 자신과 함께 헨리 왕을 보러가자고 말해 둘은 헨리 왕의 처소로 함께 갔는데, 이때 헨리 왕은 스페인의 페르난도 왕자를 안젤리카 공주의 신랑감으로 내정한 사실을 밝혔고,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은 이미 레오나드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페르난도 왕자와 결혼하지 않을 뜻을 밝혔지만, 안젤리카 공주가 자신의 뜻에 따르지 않으려 하자 흥분한 헨리 왕은 호통을 치며 아버지의 명이니 결혼할 마음의 준비를 할 것을 명했다. 


   안젤리카 공주는 눈짓으로 엘레너 왕비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엘레너 왕비는 못 본 척하고 외면했고, 이후부터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가 그동안 자신을 친딸처럼 대해온 것이 진심이 아닌 것으로 생각했는데, 때마침 엘레너 왕비가 위선자라고 말하는 헤더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동안 헤더가 엘레너 왕비에 대해 나쁘게 말할 때마다 화를 내왔던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의 말에도 화를 내지 않자 헤더는 안젤리카 공주의 처소에 있는 거울을 통해 18년 전에 당시 시녀였던 엘레너 왕비가 안젤리카 공주의 친모였던 앨리스 왕비를 말에서 떨어뜨리는 광경을 환상으로 목격하게 되었다. 


    18년 전의 일이었지만, 친어머니가 말에서 떨어지는 생생한 광경을 보자 안젤리카 공주가 '악'하고 비명을 지르며 비명을 지르듯 '안 돼!'하고 외치자 헤더는 한손으로 안젤리카 공주의 손을 잡으며 진정시켰는데, 바로 이때 헤더의 입에서 '억'하는 신음 소리가 나왔으니, 엘레너 왕비가 나타나 지팡이로 헤더의 머리를 때려 헤더가 쓰러지며 신음한 것이다. 


   이때 헤더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엘레너 왕비가 의식을 잃은 헤더를 지팡이로 때려 죽이려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의 팔을 붙잡아 말렸지만, 엘레너 왕비가 팔을 놓지 않으면 왕비의 명을 거역한 죄로 다스리겠다고 말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의 팔을 놓는 동시에 마법으로 헤더를 소피가 이동했던 아프리카로 이동시켰다. 


   의식을 잃은 헤더가 걱정된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에게 헤더를 붙잡아오겠으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말한 후 공간 이동 마술로 소피를 데려가 레오나드의 집을 찾아간 후 레오나드와 소피와 함께 헤더가 있는 아프리카로 공간 이동하였다. 


   헤더는 여전히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에게 자신이 헤더의 마법을 통해 거울로 엘레너 왕비가 앨리스 왕비를 말에서 떨어뜨리는 광경을 보았음을 말했지만, 레오나드는 헤더의 마법을 통해 본 환상이 진실을 보여주었다고 어찌 장담할 수 있겠냐 반문하며 믿지 않았다. 


   안젤리카 공주는 답답해 한숨을 내쉬며 헤더의 의식이 돌아와야 자신이 본 환상을 레오나드는 물론 아버님께 보여줄 수 있을 텐데라고 중얼거렸는데, 바로 이때 헤더가 의식이 돌아와 안젤리카 공주가 본 환상은 안젤리카 공주는 물론 그 누구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 말했다.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에게 그 이유를 묻자 헤더는 자신이 마법을 잃었음을 밝혔다. 

    헤더는 엘레너 왕비의 지팡이에 머리를 맞았을 떼 엘레너 왕비의 마법을 잃는 주문에 당해 마법을 잃었던 것이다.  

    이후 헤더는 안젤리카 공주에게 궁전으로 돌아가 엘레너 왕비와 맞서 싸우라 말했고,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의 말을 받아들여 레오나드와 소피와 함께 궁전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했는데, 헤더만 혼자 두고 가기가 걱정되어 런던의 어느 폐가에 숨어 있던 루디와 벤자민을 아프리카로 공간 이동시켜 데려와 헤더를 돌봐줄 것을 부탁한 후 작별인사했다.


   공간 이동 마술로 아프리카에서 레오나드, 소피와 함께 돌아온 안젤리카 공주는 소피가 자신의 처소에서 망을 봐달라 말한 후에 레오나드를 집에 바래다 주었는데, 이때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를 사랑하고 있다는 말과 레오나드 이외엔 어떤 남자와도 결혼하지 않을 것이란 자신의 진심을 레오나드에게 고백했다. 


   안젤리카 공주의 진심을 듣자 감격한 레오나드는 왼쪽 무릎을 꿇고 안젤리카 공주의 뜻을 따를 것을 밝혔다. 


    이때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운 후 레오나드의 새끼손가락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걸고 결혼을 약속했다. 


   이후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의 부모님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기 위해 레오나드의 부모님을 지금 만날 수 있는지 물었지만, 레오나드는 부모님 모두 세상을 떠났음을 밝혔고, 안젤리카 공주는 앞으로는 자신이 부모님을 잃은 레오나드를 잘 돌봐줄 것을 다짐했다. 


   안젤리카 공주는 문득 헤더가 헨리 왕을 암살하려 했다는 말을 레오나드의 아버지가 했었다는 레오나드의 말이 떠올라 레오나드에게 그 말을 들은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하냐 물었고, 레오나드는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에 들은 말이라고 대답했다. 


   이후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가 자신의 아버지를 암살하려 했던 사람은 그녀가 아니라 엘레너 왕비라고 했는데, 헤더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 자신의 아버지가 위험하다 말했지만, 레오나드는 아직도 엘레너 왕비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 헤더가 확실한 증거를 갖고 한 말인지 의문이라 말했다.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가 자신의 어머님을 살해했다는 사실을 레오나드가 믿게 만들 좋은 방법을 생각한 끝에 엘레너 왕비가 탄 백마와 대화해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마법으로 앨리스 왕비가 살해당했을 때 탔던 백마가 지금 레오나드의 마굿간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레오나드와 함께 마굿간으로 걸어간 안젤리카 공주는 앨리스 왕비가 살해당했을 때 탔던 백마와 대화해 그 당시 엘레너 왕비가 말에서 떨어진 앨리스 왕비의 상태를 확인하지도 않고 그대로 궁전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 사실을 레오나드에게 말하자 레오나드는 '말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앨리스 왕비님이 엘레너 왕비님께 살해당하신 것이 틀림없군요'라고 말하며 안젤리카 공주의 말을 믿게 되었다. 


   레오나드는 지금 당장 엘레너 왕비가 앨리스 왕비를 살해한 사실을 밝혀야되지 않겠냐고 말했지만,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아버님은 엘리너 왕비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으니 말해도 믿지 않을 것이라 말했고, 레오나드가 엘레너 왕비가 헨리 왕의 목숨마저 노린다면 어떻게 하냐고 묻자 안젤리카 공주는 마법으로 엘레너 왕비를 감시해 아버님을 해치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라 말했다. 


   바로 이때 소피가 다급한 목소리로 엘레너 왕비가 헨리 왕과 함께 안젤리카 공주의 처소로 오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안젤리카 공주의 귀에 들려오자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에게 지금 당장 자신의 처소로 가봐야겠다는 말을 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처소로 돌아왔다.  


  안젤리카 공주의 명에 따라 소피가 처소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처소 안으로 들어온 엘레너 왕비는 이미 안젤리카 공주가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노골적으로 적의를 드러냈고, 안젤리카 공주도 노골적으로 적의를 드러내 둘 사이 적의가 흐르는 가운데 처소로 들어온 헨리 왕은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를 놓아주었다는 엘레너 왕비의 말과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의 마법을 쓰고 다는다는 엘레너 왕비의 말이 사실이냐 물었고,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결백을 밝히겠으니, 헨리왕에게만 조용히 말할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말했고, 헨리 왕은 딸의 말을 들어보기 위해 엘레너 왕비에게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 양해를 구했다.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가 처소 밖으로 나가자 문을 꼭 닫은 후 마법으로 소리를 차단 시키고 나서 헨리 왕에게 앨리스 왕비를 죽인 범인이 헤더가 아니라 사악한 마녀라 밝혔지만, 헨리 왕이 자신의 말을 믿지 않자 증인이 있다고 말한 후 공간 이동 마법으로 헨리 왕과 함께 레오나드의 마굿간으로 이동했다. 


   헨리 왕은 자신이 안젤리카 공주의 마법으로 레오나드의 마굿간으로 이동한 사실을 알자 안젤리카 공주를 책망하듯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자신이 국법으로 마법을 금지시킨 사실을 잘 알텐데 대체 어쩌자고 마법을 쓴 것이냐 묻고, 또 공주도 국법을 어기면 처벌받는 것을 모른단 말이냐 물었지만,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도 잘 알고 있지만, 지금은 헨리 왕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헨리 왕은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의 마법에 속아 이러는 줄 알고 헤더만 잡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생각에 헤더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계속 물었지만, 안젤리카 공주는 마굿간에 있는 앨리스 왕비의 백마를 가리키며 백마가 어머님을 살해한 자가 누구인지 증언해줄 것이니, 헤더가 어디에 있는지는 헨리 왕이 백마의 증언을 들어본 후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안젤리카 공주가 자신이 동물과 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과 백마가 앨리스 왕비를 살해한 범인이 엘레너 왕비라고 말했음을 밝히자 헨리 왕은 처음에는 안젤리카 공주가 그녀를 스페인으로 시집보내는 것을 추진했던 엘레너 왕비를 모함하는 것이라 오해했지만, 안젤리카 공주가 마굿간에 있는 생쥐들 모두 자신의 앞에 일렬로 줄을 서게 한 후 헨리 왕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게 만들자 헨리 왕은 안젤리카 공주가 정말 동물과 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게 되었다. 


   이후 안젤리카 공주가 백마에게 자신의 어머님을 죽인 범인이 헤더가 아니면 고개를 가로저어 보라 말하자 백마는 고개를 가로저었고, 안젤리카 공주가 자신의 어머님을 죽인 범인이 엘레너 왕비라면 고개를 끄덕여 보라 말하자 백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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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abyrint

    

   따스한 봄날, 잉글랜드 헨리 왕의 외동딸인 안젤리카 공주는 베일을 쓴 채 마차를 타고 런던 시내를 잠행하던 중 온갖 꽃들과 가로수들이 만개한 런던 시내를 횡보해보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 없어 마부 톰에게 마차를 세우게 하자, 시녀 소피가 호위 기사도 없이 시내를 횡보하다 건달들이라도 만나면 누가 공주님을 호위하겠냐며 손을 잡으며 말렸지만, 안젤리카 공주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마차에서 내렸다. 안젤리카 공주를 따라 마차에서 내린 소피는 안젤리카 공주가 마차에서 멀리 떨어진 시내 쪽으로 걸어가자 걱정되어 간곡히 부탁하며 말렸지만,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곁에는 언제나 자신을 호위하는 수호 천사가 있다며 듣지 않았다. 

   

   시내 한복판으로 걸어가던 중 꽃 시장에서 걸음을 멈춘 안젤리카 공주는 꽃 시장에 있는 튤립 꽃다발을 보자 친어머님같은 계모 엘레너 왕비에게 선물하려고 '어머님께서 튤립을 좋아하시니, 튤립 꽃다발을 하나 사야겠어'라고 중얼거렸고, 이 말을 들은 꽃 시장 상인들이 우르르 몰려와 각자의 튤립 꽃다발을 내밀려 서로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하자 당황한 안젤리카 공주가 소피의 손에 끌려 시장을 빠져나오려던 찰나, 상인들이 안젤리카 공주의 팔을 붙들며 꽃다발을 살 것을 강요했다.  


   몹시 당황한 안젤리카 공주는 꽃다발은 필요없으니 놓아달라 소리치며 몸부림쳤지만, 상인들은 사겠다고 말했으니 꽃다발 하나는 사야한다며 생떼를 썼고, 안젤리카 공주는 어쩔 수 없이 급히 호주머니에게 금화를 꺼내 자신의 팔을 붙잡은 상인에게 던져주었지만, 오히려 상인은 안젤리카 공주의 금화를 보자 욕심이 생겨 안젤리카 공주가 상인 모두한테 금화를 주기 전에는 놓아주면 안 된다고 외치며 놓아주지 않았다. 


   다른 상인이 안젤리카 공주를 아씨라 호칭하며 놓아달라 외치는 소피마저 붙잡자 소피가 다급한 나머지 얼떨결에 안젤리카 공주에게 공주님의 수호 천하는 어디에 있냐고 외치자 안젤리카 공주는 놀랍게도 '수호 천사님, 제발 저를 구해주세요!'라고 외쳤다. 


   꽃 시장 상인들은 상인으로 위장한 건달들로 건달 하나가 베일과 드레스 사이로 드러난 흰눈처럼 하얗고 비단처럼 고운 목선의 안젤리카 공주의 얼굴을 보려고 베잇을 벗기려는 순간, 건달이 갑자기 어디에 맞은 것처럼 외마디를 지르며 몇 미터로 떨어진 곳으로 나자빠졌는데, 이때 나타난 노부인이 안젤리카 공주의 수호 천사로 모든 마법사들이 경외하는 대마법사 헤더였다. 


   대마법사 헤더는 부메랑처럼 날아다니는 지팡이로 건달들을 때려 쫓아버린 후 안젤리카 공주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주문을 외워 자신의 모든 마법을 전수했지만, 정작 안젤리카 공주 자신은 헤더의 마법을 전수받았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헤더가 떠나자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가 쫓아버린 건달들이 돌아오기 전에 빨리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피의 손을 잡고 톰이 마차를 세운 쪽으로 달려갔지만, 톰은 보이지 않고, 놀랍게도 수천의 총을 든 병사들이 안젤리카 공주의 마차를 겹겹이 에워싸고 있었고, 이 광경을 보고 놀란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마저 에워쌌다. 


   수천의 병사들은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가 마녀와 한 패거리라 모함한 꽃 시장의 건달들의 말을 듣고 그녀들을 에워싼 것이었다. 병사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장교가 안젤리카 공주에게 베일을 벗을 것을 요구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 위해 베일을 벗으려 했는데, 바로 그 순간 백마를 탄 금발의 기사가 병사들 사이를 뚫고 나타났으니 다름 아닌 안젤리카 공주의 호위기사 레오나드였다. 


   레오나드는 안젤리카 공주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병사들의 대장인 아놀드에게 '이 숙녀분들은 공주님과 가까운 분들이니, 아무 조건없이 보내주시오'라고 말하자, 아놀드는 안젤리카 공주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여 사과한 후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를 보내주었다. 


   톰이 건달들에게 붙잡혀 갔을까봐 걱정된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와 소피와 함께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며 톰을 찾던 중 때마침 지나가던 병사들에게 톰의 행방을 묻자 톰이 궁전의 병사들에게 붙잡혀 갔음을 알게 되었다.


   안젤리카 공주는 톰을 구하기 위해 소피와 함께 레오나드의 백마를 타고 최대한의 속도로 궁전으로 달려갔지만, 두 사람이 탄 말이라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 않자 답답한 나머지 말이 날개라도 달려 단숨에 궁전으로 날아갔으면 좋을 텐데라고 중얼거렸는데, 바로 이때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으니,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가 탄 레오나드의 백마가 히히힝거리더니 마치 새처럼 하늘 위로 달리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이 탄 말이 하늘 위를 나르는 것이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어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지만, 소피가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말하자 꿈이 아님을 깨닫고 헤더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헤더는 자신이 밑에서 지팡이를 타고 날고 있어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가 떨어지면 받을 테니 안심하라 말했고, 이 말을 듣자 안젤리카 공주는 안심이 되었지만, 소피는 그래도 무서워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에게 말을 내려오게 해달라 말했지만, 헤더는 공주님의 주문으로 나르고 있는 말이라 자신이 내려오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사이에 레오나드의 백마가 궁전의 마당에 착지하자 궁전에 있던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와 총구를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를 향해 겨누자, 안젤리카 공주는 급히 베일을 벗기려 했지만, 손이 말고삐에 걸려 벗길 수 없어 소피에게 베일을 벗기라 말했지만, 소피는 병사들이 총구를 자신들을 향해 겨눈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말에서 떨어져 발을 삐는 바람에 안젤리카 공주의 베일을 벗길 수 없게 되었다. 


   베일을 벗을 수 없게 된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병사들에게 확인시켰지만, 마녀를 두려워하는 병사들은 말을 타고 하늘을 난 안젤리카 공주가 마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젤리카 공주의 목소리를 확인하고도 마녀가 안젤리카 공주의 목소리를 흉내낸 것일지도 모른다며 안젤리카 공주에 대한 포위를 풀지 않았다. 


   병사들이 자신의 신분을 믿지 못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병사들에게 엘레너 왕비를 불러줄 것을 요청했고, 때마침 엘레너 왕비가 나타나 안젤리카 공주임을 알아보고 병사들에게 명을 내려 안젤리카 공주의 손에 걸린 말고삐를 풀어주게 하여 레오나드의 말에서 내려오게 해주었다. 이후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에게 놀라운 말을 들었으니, 바로 헤더가 사악한 마법을 전수해 인간의 영혼을 파멸시키는 사악한 마법사라는 말이었다.


   엘레너 왕비가 사악한 마녀라는 헤더의 말보다는 헤더가 사악한 마법사라는 엘레너 왕비의 말을 믿게 된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이 헤더의 마법을 전수받은 것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소피가 모는 마차를 타고 런던에서 가장 유명한 마법사 루디를 찾아갔는데, 때마침 루디는 마법사 루디라 쓰여진 간판이 달린 건물에서 마술 공연 중이었고, 안젤리카 공주는 건물 입구에 있던 표를 파는 청년 벤자민에게 금화 하나를 주고 표를 사서 루디의 마술 공연장에 들어갔다. 


    이때 루디의 마술 공연은 청중들에게 마지막 마술 공연인 공간 이동 마술을 보여줄 순서였는데, 루디는 공간 이동 마술의 대상자로 안젤리카 공주에게 공간 이동 마술이 속임수라 속삭인 소피를 가리키며 무대로 나와줄 것을 요청했고,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마술이 진짜 마술인지 확인하고 싶어 소피에게 루디의 요청에 응할 것을 지시했다. 


   안젤리카 공주의 지시로 공간 이동 마술의 대상자가 된 소피는 건물 근처로 공간 이동을 했을 것이란 루디의 말과는 달리 건물 근처 어디에도 없었다. 때마침 건물 밖으로 나온 루디는 소피가 건물 근처 어디에도 없으니 되찾아달라는 안젤리카 공주의 요구에 응해 자신의 거처로 안젤리카 공주를 인도해 공간 이동 마술을 써 소피를 되찾으려 했지만, 소피가 나타나지 않자 헤더의 도움을 요청할 것을 안젤리카 공주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헤더가 인간의 영혼을 파멸하는 사악한 마법사라는 엘레너 왕비의 말을 믿은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제안을 거절하며 다른 방법이 없냐고 물었고, 루디는 수정 구슬을 보며 다른 방법을 찾던 중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에 못지 않은 마법의 힘을 지녔음을 알게 되어 안젤리카 공주에게 마법의 힘으로 소피를 찾을 것을 제안했다. 


   이에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말대로 소피를 되찾는 주문을 걸었지만, 첫번째 시도에서는 자신에게 마법의 힘이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소피를 되찾는데 실패했지만, 두번째 시도에서는 자신에게 있는 마법의 힘을 믿고 주문을 걸어 누군가의 마법으로 아프리카로 이동했던 소피를 되찾는데 성공한다. 


   소피가 그동안 누군가의 마법으로 아프리카로 이동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신변의 위협을 느낀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말대로 호위기사인 레오나드를 불러 루디와 함께 자신을 호위해 궁전으로 돌아갈 것을 지시했다. 결국 안젤리카 공주의 마차는 레오나드가 몰고 루디의 마차는 루디의 조수 벤자민이 몰았는데, 안젤리카 공주의 마차가 궁전의 정문 앞에 당도해 루디가 마차를 돌려 돌아가려는 순간, 루디를 체포하라는 명을 받은 엘러너 왕비의 병사들이 루디를 총으로 겨누며 손을 들고 투항할 것을 명했지만, 루디는 공간 이동 마술을 써 벤자민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에게 루디는 자신을 궁전까지 호위해준 것 이외에 아무 잘못이 없으니 루디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어줄 것을 간절히 부탁했지만, 엘레너 왕비는 마법을 쓰는 것 자체가 사악한 일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젤리카 침묵하자 엘레너 왕비는 루디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는 것은 헨리 왕의 결정에 맞기자며 헨리 왕에게 루디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어도 될지 물어봐주겠다고 말했다. 


   이후 엘레너 왕비는 안젤리카 공주에게 헨리 왕이 찾고 있으니 자신과 함께 헨리 왕을 보러가자고 말해 둘은 헨리 왕의 처소로 함께 갔는데, 이때 헨리 왕은 스페인의 페르난도 왕자를 안젤리카 공주의 신랑감으로 내정한 사실을 밝혔고,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은 이미 레오나드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페르난도 왕자와 결혼하지 않을 뜻을 밝혔지만, 안젤리카 공주가 자신의 뜻에 따르지 않으려 하자 흥분한 헨리 왕은 호통을 치며 아버지의 명이니 결혼할 마음의 준비를 할 것을 명했다. 


   안젤리카 공주는 눈짓으로 엘레너 왕비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엘레너 왕비는 못 본 척하고 외면했고, 이후부터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가 그동안 자신을 친딸처럼 대해온 것이 진심이 아닌 것으로 생각했는데, 때마침 엘레너 왕비가 위선자라고 말하는 헤더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동안 헤더가 엘레너 왕비에 대해 나쁘게 말할 때마다 화를 내왔던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의 말에도 화를 내지 않자 헤더는 안젤리카 공주의 처소에 있는 거울을 통해 18년 전에 당시 시녀였던 엘레너 왕비가 안젤리카 공주의 친모였던 앨리스 왕비를 말에서 떨어뜨리는 광경을 환상으로 목격하게 되었다. 


    18년 전의 일이었지만, 친어머니가 말에서 떨어지는 생생한 광경을 보자 안젤리카 공주가 '악'하고 비명을 지르며 비명을 지르듯 '안 돼!'하고 외치자 헤더는 한손으로 안젤리카 공주의 손을 잡으며 진정시켰는데, 바로 이때 헤더의 입에서 '억'하는 신음 소리가 나왔으니, 엘레너 왕비가 나타나 지팡이로 헤더의 머리를 때려 헤더가 쓰러지며 신음한 것이다. 


   이때 헤더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엘레너 왕비가 의식을 잃은 헤더를 지팡이로 때려 죽이려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의 팔을 붙잡아 말렸지만, 엘레너 왕비가 팔을 놓지 않으면 왕비의 명을 거역한 죄로 다스리겠다고 말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의 팔을 놓는 동시에 마법으로 헤더를 소피가 이동했던 아프리카로 이동시켰다. 


   의식을 잃은 헤더가 걱정된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에게 헤더를 붙잡아오겠으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말한 후 공간 이동 마술로 소피를 데려가 레오나드의 집을 찾아간 후 레오나드와 소피와 함께 헤더가 있는 아프리카로 공간 이동하였다. 


   헤더는 여전히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에게 자신이 헤더의 마법을 통해 거울로 엘레너 왕비가 앨리스 왕비를 말에서 떨어뜨리는 광경을 보았음을 말했지만, 레오나드는 헤더의 마법을 통해 본 환상이 진실을 보여주었다고 어찌 장담할 수 있겠냐 반문하며 믿지 않았다. 


   안젤리카 공주는 답답해 한숨을 내쉬며 헤더의 의식이 돌아와야 자신이 본 환상을 레오나드는 물론 아버님께 보여줄 수 있을 텐데라고 중얼거렸는데, 바로 이때 헤더가 의식이 돌아와 안젤리카 공주가 본 환상은 안젤리카 공주는 물론 그 누구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 말했다.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에게 그 이유를 묻자 헤더는 자신이 마법을 잃었음을 밝혔다. 

    헤더는 엘레너 왕비의 지팡이에 머리를 맞았을 떼 엘레너 왕비의 마법을 잃는 주문에 당해 마법을 잃었던 것이다.  

    이후 헤더는 안젤리카 공주에게 궁전으로 돌아가 엘레너 왕비와 맞서 싸우라 말했고,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의 말을 받아들여 레오나드와 소피와 함께 궁전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했는데, 헤더만 혼자 두고 가기가 걱정되어 런던의 어느 폐가에 숨어 있던 루디와 벤자민을 아프리카로 공간 이동시켜 데려와 헤더를 돌봐줄 것을 부탁한 후 작별인사했다.


   공간 이동 마술로 아프리카에서 레오나드, 소피와 함께 돌아온 안젤리카 공주는 소피가 자신의 처소에서 망을 봐달라 말한 후에 레오나드를 집에 바래다 주었는데, 이때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를 사랑하고 있다는 말과 레오나드 이외엔 어떤 남자와도 결혼하지 않을 것이란 자신의 진심을 레오나드에게 고백했다. 


   안젤리카 공주의 진심을 듣자 감격한 레오나드는 왼쪽 무릎을 꿇고 안젤리카 공주의 뜻을 따를 것을 밝혔다. 


    이때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운 후 레오나드의 새끼손가락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걸고 결혼을 약속했다. 


   이후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의 부모님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기 위해 레오나드의 부모님을 지금 만날 수 있는지 물었지만, 레오나드는 부모님 모두 세상을 떠났음을 밝혔고, 안젤리카 공주는 앞으로는 자신이 부모님을 잃은 레오나드를 잘 돌봐줄 것을 다짐했다. 


   안젤리카 공주는 문득 헤더가 헨리 왕을 암살하려 했다는 말을 레오나드의 아버지가 했었다는 레오나드의 말이 떠올라 레오나드에게 그 말을 들은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하냐 물었고, 레오나드는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에 들은 말이라고 대답했다. 


   이후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가 자신의 아버지를 암살하려 했던 사람은 그녀가 아니라 엘레너 왕비라고 했는데, 헤더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 자신의 아버지가 위험하다 말했지만, 레오나드는 아직도 엘레너 왕비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 헤더가 확실한 증거를 갖고 한 말인지 의문이라 말했다.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가 자신의 어머님을 살해했다는 사실을 레오나드가 믿게 만들 좋은 방법을 생각한 끝에 엘레너 왕비가 탄 백마와 대화해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마법으로 앨리스 왕비가 살해당했을 때 탔던 백마가 지금 레오나드의 마굿간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레오나드와 함께 마굿간으로 걸어간 안젤리카 공주는 앨리스 왕비가 살해당했을 때 탔던 백마와 대화해 그 당시 엘레너 왕비가 말에서 떨어진 앨리스 왕비의 상태를 확인하지도 않고 그대로 궁전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 사실을 레오나드에게 말하자 레오나드는 '말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앨리스 왕비님이 엘레너 왕비님께 살해당하신 것이 틀림없군요'라고 말하며 안젤리카 공주의 말을 믿게 되었다. 


   레오나드는 지금 당장 엘레너 왕비가 앨리스 왕비를 살해한 사실을 밝혀야되지 않겠냐고 말했지만,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아버님은 엘리너 왕비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으니 말해도 믿지 않을 것이라 말했고, 레오나드가 엘레너 왕비가 헨리 왕의 목숨마저 노린다면 어떻게 하냐고 묻자 안젤리카 공주는 마법으로 엘레너 왕비를 감시해 아버님을 해치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라 말했다. 


   바로 이때 소피가 다급한 목소리로 엘레너 왕비가 헨리 왕과 함께 안젤리카 공주의 처소로 오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안젤리카 공주의 귀에 들려오자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에게 지금 당장 자신의 처소로 가봐야겠다는 말을 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처소로 돌아왔다.  


  안젤리카 공주의 명에 따라 소피가 처소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처소 안으로 들어온 엘레너 왕비는 이미 안젤리카 공주가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노골적으로 적의를 드러냈고, 안젤리카 공주도 노골적으로 적의를 드러내 둘 사이 적의가 흐르는 가운데 처소로 들어온 헨리 왕은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를 놓아주었다는 엘레너 왕비의 말과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의 마법을 쓰고 다는다는 엘레너 왕비의 말이 사실이냐 물었고,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결백을 밝히겠으니, 헨리왕에게만 조용히 말할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말했고, 헨리 왕은 딸의 말을 들어보기 위해 엘레너 왕비에게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 양해를 구했다.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가 처소 밖으로 나가자 문을 꼭 닫은 후 마법으로 소리를 차단 시키고 나서 헨리 왕에게 앨리스 왕비를 죽인 범인이 헤더가 아니라 사악한 마녀라 밝혔지만, 헨리 왕이 자신의 말을 믿지 않자 증인이 있다고 말한 후 공간 이동 마법으로 헨리 왕과 함께 레오나드의 마굿간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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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abyrint

  

   따스한 봄날, 잉글랜드 헨리 왕의 외동딸인 안젤리카 공주는 베일을 쓴 채 마차를 타고 런던 시내를 잠행하던 중 온갖 꽃들과 가로수들이 만개한 런던 시내를 횡보해보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 없어 마부 톰에게 마차를 세우게 하자, 시녀 소피가 호위 기사도 없이 시내를 횡보하다 건달들이라도 만나면 누가 공주님을 호위하겠냐며 손을 잡으며 말렸지만, 안젤리카 공주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마차에서 내렸다. 안젤리카 공주를 따라 마차에서 내린 소피는 안젤리카 공주가 마차에서 멀리 떨어진 시내 쪽으로 걸어가자 걱정되어 간곡히 부탁하며 말렸지만,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곁에는 언제나 자신을 호위하는 수호 천사가 있다며 듣지 않았다. 

   

   시내 한복판으로 걸어가던 중 꽃 시장에서 걸음을 멈춘 안젤리카 공주는 꽃 시장에 있는 튤립 꽃다발을 보자 친어머님같은 계모 엘레너 왕비에게 선물하려고 '어머님께서 튤립을 좋아하시니, 튤립 꽃다발을 하나 사야겠어'라고 중얼거렸고, 이 말을 들은 꽃 시장 상인들이 우르르 몰려와 각자의 튤립 꽃다발을 내밀려 서로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하자 당황한 안젤리카 공주가 소피의 손에 끌려 시장을 빠져나오려던 찰나, 상인들이 안젤리카 공주의 팔을 붙들며 꽃다발을 살 것을 강요했다.  


   몹시 당황한 안젤리카 공주는 꽃다발은 필요없으니 놓아달라 소리치며 몸부림쳤지만, 상인들은 사겠다고 말했으니 꽃다발 하나는 사야한다며 생떼를 썼고, 안젤리카 공주는 어쩔 수 없이 급히 호주머니에게 금화를 꺼내 자신의 팔을 붙잡은 상인에게 던져주었지만, 오히려 상인은 안젤리카 공주의 금화를 보자 욕심이 생겨 안젤리카 공주가 상인 모두한테 금화를 주기 전에는 놓아주면 안 된다고 외치며 놓아주지 않았다. 


   다른 상인이 안젤리카 공주를 아씨라 호칭하며 놓아달라 외치는 소피마저 붙잡자 소피가 다급한 나머지 얼떨결에 안젤리카 공주에게 공주님의 수호 천하는 어디에 있냐고 외치자 안젤리카 공주는 놀랍게도 '수호 천사님, 제발 저를 구해주세요!'라고 외쳤다. 


   꽃 시장 상인들은 상인으로 위장한 건달들로 건달 하나가 베일과 드레스 사이로 드러난 흰눈처럼 하얗고 비단처럼 고운 목선의 안젤리카 공주의 얼굴을 보려고 베잇을 벗기려는 순간, 건달이 갑자기 어디에 맞은 것처럼 외마디를 지르며 몇 미터로 떨어진 곳으로 나자빠졌는데, 이때 나타난 노부인이 안젤리카 공주의 수호 천사로 모든 마법사들이 경외하는 대마법사 헤더였다. 


   대마법사 헤더는 부메랑처럼 날아다니는 지팡이로 건달들을 때려 쫓아버린 후 안젤리카 공주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주문을 외워 자신의 모든 마법을 전수했지만, 정작 안젤리카 공주 자신은 헤더의 마법을 전수받았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헤더가 떠나자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가 쫓아버린 건달들이 돌아오기 전에 빨리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피의 손을 잡고 톰이 마차를 세운 쪽으로 달려갔지만, 톰은 보이지 않고, 놀랍게도 수천의 총을 든 병사들이 안젤리카 공주의 마차를 겹겹이 에워싸고 있었고, 이 광경을 보고 놀란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마저 에워쌌다. 


   수천의 병사들은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가 마녀와 한 패거리라 모함한 꽃 시장의 건달들의 말을 듣고 그녀들을 에워싼 것이었다. 병사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장교가 안젤리카 공주에게 베일을 벗을 것을 요구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 위해 베일을 벗으려 했는데, 바로 그 순간 백마를 탄 금발의 기사가 병사들 사이를 뚫고 나타났으니 다름 아닌 안젤리카 공주의 호위기사 레오나드였다. 


   레오나드는 안젤리카 공주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병사들의 대장인 아놀드에게 '이 숙녀분들은 공주님과 가까운 분들이니, 아무 조건없이 보내주시오'라고 말하자, 아놀드는 안젤리카 공주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여 사과한 후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를 보내주었다. 


   톰이 건달들에게 붙잡혀 갔을까봐 걱정된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와 소피와 함께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며 톰을 찾던 중 때마침 지나가던 병사들에게 톰의 행방을 묻자 톰이 궁전의 병사들에게 붙잡혀 갔음을 알게 되었다.


   안젤리카 공주는 톰을 구하기 위해 소피와 함께 레오나드의 백마를 타고 최대한의 속도로 궁전으로 달려갔지만, 두 사람이 탄 말이라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 않자 답답한 나머지 말이 날개라도 달려 단숨에 궁전으로 날아갔으면 좋을 텐데라고 중얼거렸는데, 바로 이때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으니,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가 탄 레오나드의 백마가 히히힝거리더니 마치 새처럼 하늘 위로 달리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이 탄 말이 하늘 위를 나르는 것이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어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지만, 소피가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말하자 꿈이 아님을 깨닫고 헤더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헤더는 자신이 밑에서 지팡이를 타고 날고 있어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가 떨어지면 받을 테니 안심하라 말했고, 이 말을 듣자 안젤리카 공주는 안심이 되었지만, 소피는 그래도 무서워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에게 말을 내려오게 해달라 말했지만, 헤더는 공주님의 주문으로 나르고 있는 말이라 자신이 내려오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사이에 레오나드의 백마가 궁전의 마당에 착지하자 궁전에 있던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와 총구를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를 향해 겨누자, 안젤리카 공주는 급히 베일을 벗기려 했지만, 손이 말고삐에 걸려 벗길 수 없어 소피에게 베일을 벗기라 말했지만, 소피는 병사들이 총구를 자신들을 향해 겨눈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말에서 떨어져 발을 삐는 바람에 안젤리카 공주의 베일을 벗길 수 없게 되었다. 


   베일을 벗을 수 없게 된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병사들에게 확인시켰지만, 마녀를 두려워하는 병사들은 말을 타고 하늘을 난 안젤리카 공주가 마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젤리카 공주의 목소리를 확인하고도 마녀가 안젤리카 공주의 목소리를 흉내낸 것일지도 모른다며 안젤리카 공주에 대한 포위를 풀지 않았다. 


   병사들이 자신의 신분을 믿지 못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병사들에게 엘레너 왕비를 불러줄 것을 요청했고, 때마침 엘레너 왕비가 나타나 안젤리카 공주임을 알아보고 병사들에게 명을 내려 안젤리카 공주의 손에 걸린 말고삐를 풀어주게 하여 레오나드의 말에서 내려오게 해주었다. 이후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에게 놀라운 말을 들었으니, 바로 헤더가 사악한 마법을 전수해 인간의 영혼을 파멸시키는 사악한 마법사라는 말이었다.


   엘레너 왕비가 사악한 마녀라는 헤더의 말보다는 헤더가 사악한 마법사라는 엘레너 왕비의 말을 믿게 된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이 헤더의 마법을 전수받은 것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소피가 모는 마차를 타고 런던에서 가장 유명한 마법사 루디를 찾아갔는데, 때마침 루디는 마법사 루디라 쓰여진 간판이 달린 건물에서 마술 공연 중이었고, 안젤리카 공주는 건물 입구에 있던 표를 파는 청년 벤자민에게 금화 하나를 주고 표를 사서 루디의 마술 공연장에 들어갔다. 


    이때 루디의 마술 공연은 청중들에게 마지막 마술 공연인 공간 이동 마술을 보여줄 순서였는데, 루디는 공간 이동 마술의 대상자로 안젤리카 공주에게 공간 이동 마술이 속임수라 속삭인 소피를 가리키며 무대로 나와줄 것을 요청했고,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마술이 진짜 마술인지 확인하고 싶어 소피에게 루디의 요청에 응할 것을 지시했다. 


   안젤리카 공주의 지시로 공간 이동 마술의 대상자가 된 소피는 건물 근처로 공간 이동을 했을 것이란 루디의 말과는 달리 건물 근처 어디에도 없었다. 때마침 건물 밖으로 나온 루디는 소피가 건물 근처 어디에도 없으니 되찾아달라는 안젤리카 공주의 요구에 응해 자신의 거처로 안젤리카 공주를 인도해 공간 이동 마술을 써 소피를 되찾으려 했지만, 소피가 나타나지 않자 헤더의 도움을 요청할 것을 안젤리카 공주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헤더가 인간의 영혼을 파멸하는 사악한 마법사라는 엘레너 왕비의 말을 믿은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제안을 거절하며 다른 방법이 없냐고 물었고, 루디는 수정 구슬을 보며 다른 방법을 찾던 중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에 못지 않은 마법의 힘을 지녔음을 알게 되어 안젤리카 공주에게 마법의 힘으로 소피를 찾을 것을 제안했다. 


   이에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말대로 소피를 되찾는 주문을 걸었지만, 첫번째 시도에서는 자신에게 마법의 힘이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소피를 되찾는데 실패했지만, 두번째 시도에서는 자신에게 있는 마법의 힘을 믿고 주문을 걸어 누군가의 마법으로 아프리카로 이동했던 소피를 되찾는데 성공한다. 


   소피가 그동안 누군가의 마법으로 아프리카로 이동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신변의 위협을 느낀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말대로 호위기사인 레오나드를 불러 루디와 함께 자신을 호위해 궁전으로 돌아갈 것을 지시했다. 결국 안젤리카 공주의 마차는 레오나드가 몰고 루디의 마차는 루디의 조수 벤자민이 몰았는데, 안젤리카 공주의 마차가 궁전의 정문 앞에 당도해 루디가 마차를 돌려 돌아가려는 순간, 루디를 체포하라는 명을 받은 엘러너 왕비의 병사들이 루디를 총으로 겨누며 손을 들고 투항할 것을 명했지만, 루디는 공간 이동 마술을 써 벤자민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에게 루디는 자신을 궁전까지 호위해준 것 이외에 아무 잘못이 없으니 루디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어줄 것을 간절히 부탁했지만, 엘레너 왕비는 마법을 쓰는 것 자체가 사악한 일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젤리카 침묵하자 엘레너 왕비는 루디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는 것은 헨리 왕의 결정에 맞기자며 헨리 왕에게 루디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어도 될지 물어봐주겠다고 말했다. 


   이후 엘레너 왕비는 안젤리카 공주에게 헨리 왕이 찾고 있으니 자신과 함께 헨리 왕을 보러가자고 말해 둘은 헨리 왕의 처소로 함께 갔는데, 이때 헨리 왕은 스페인의 페르난도 왕자를 안젤리카 공주의 신랑감으로 내정한 사실을 밝혔고,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은 이미 레오나드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페르난도 왕자와 결혼하지 않을 뜻을 밝혔지만, 안젤리카 공주가 자신의 뜻에 따르지 않으려 하자 흥분한 헨리 왕은 호통을 치며 아버지의 명이니 결혼할 마음의 준비를 할 것을 명했다. 


   안젤리카 공주는 눈짓으로 엘레너 왕비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엘레너 왕비는 못 본 척하고 외면했고, 이후부터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가 그동안 자신을 친딸처럼 대해온 것이 진심이 아닌 것으로 생각했는데, 때마침 엘레너 왕비가 위선자라고 말하는 헤더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동안 헤더가 엘레너 왕비에 대해 나쁘게 말할 때마다 화를 내왔던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의 말에도 화를 내지 않자 헤더는 안젤리카 공주의 처소에 있는 거울을 통해 18년 전에 당시 시녀였던 엘레너 왕비가 안젤리카 공주의 친모였던 앨리스 왕비를 말에서 떨어뜨리는 광경을 환상으로 목격하게 되었다. 


    18년 전의 일이었지만, 친어머니가 말에서 떨어지는 생생한 광경을 보자 안젤리카 공주가 '악'하고 비명을 지르며 비명을 지르듯 '안 돼!'하고 외치자 헤더는 한손으로 안젤리카 공주의 손을 잡으며 진정시켰는데, 바로 이때 헤더의 입에서 '억'하는 신음 소리가 나왔으니, 엘레너 왕비가 나타나 지팡이로 헤더의 머리를 때려 헤더가 쓰러지며 신음한 것이다. 


   이때 헤더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엘레너 왕비가 의식을 잃은 헤더를 지팡이로 때려 죽이려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의 팔을 붙잡아 말렸지만, 엘레너 왕비가 팔을 놓지 않으면 왕비의 명을 거역한 죄로 다스리겠다고 말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의 팔을 놓는 동시에 마법으로 헤더를 소피가 이동했던 아프리카로 이동시켰다. 


   의식을 잃은 헤더가 걱정된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에게 헤더를 붙잡아오겠으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말한 후 공간 이동 마술로 소피를 데려가 레오나드의 집을 찾아간 후 레오나드와 소피와 함께 헤더가 있는 아프리카로 공간 이동하였다. 


   헤더는 여전히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에게 자신이 헤더의 마법을 통해 거울로 엘레너 왕비가 앨리스 왕비를 말에서 떨어뜨리는 광경을 보았음을 말했지만, 레오나드는 헤더의 마법을 통해 본 환상이 진실을 보여주었다고 어찌 장담할 수 있겠냐 반문하며 믿지 않았다. 


   안젤리카 공주는 답답해 한숨을 내쉬며 헤더의 의식이 돌아와야 자신이 본 환상을 레오나드는 물론 아버님께 보여줄 수 있을 텐데라고 중얼거렸는데, 바로 이때 헤더가 의식이 돌아와 안젤리카 공주가 본 환상은 안젤리카 공주는 물론 그 누구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 말했다.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에게 그 이유를 묻자 헤더는 자신이 마법을 잃었음을 밝혔다. 

    헤더는 엘레너 왕비의 지팡이에 머리를 맞았을 떼 엘레너 왕비의 마법을 잃는 주문에 당해 마법을 잃었던 것이다.  

    이후 헤더는 안젤리카 공주에게 궁전으로 돌아가 엘레너 왕비와 맞서 싸우라 말했고,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의 말을 받아들여 레오나드와 소피와 함께 궁전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했는데, 헤더만 혼자 두고 가기가 걱정되어 런던의 어느 폐가에 숨어 있던 루디와 벤자민을 아프리카로 공간 이동시켜 데려와 헤더를 돌봐줄 것을 부탁한 후 작별인사했다.


   공간 이동 마술로 아프리카에서 레오나드, 소피와 함께 돌아온 안젤리카 공주는 소피가 자신의 처소에서 망을 봐달라 말한 후에 레오나드를 집에 바래다 주었는데, 이때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를 사랑하고 있다는 말과 레오나드 이외엔 어떤 남자와도 결혼하지 않을 것이란 자신의 진심을 레오나드에게 고백했다. 


   안젤리카 공주의 진심을 듣자 감격한 레오나드는 왼쪽 무릎을 꿇고 안젤리카 공주의 뜻을 따를 것을 밝혔다. 


    이때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운 후 레오나드의 새끼손가락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걸고 결혼을 약속했다. 


   이후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의 부모님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기 위해 레오나드의 부모님을 지금 만날 수 있는지 물었지만, 레오나드는 부모님 모두 세상을 떠났음을 밝혔고, 안젤리카 공주는 앞으로는 자신이 부모님을 잃은 레오나드를 잘 돌봐줄 것을 다짐했다. 


   안젤리카 공주는 문득 헤더가 헨리 왕을 암살하려 했다는 말을 레오나드의 아버지가 했었다는 레오나드의 말이 떠올라 레오나드에게 그 말을 들은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하냐 물었고, 레오나드는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에 들은 말이라고 대답했다. 


   이후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가 자신의 아버지를 암살하려 했던 사람은 그녀가 아니라 엘레너 왕비라고 했는데, 헤더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 자신의 아버지가 위험하다 말했지만, 레오나드는 아직도 엘레너 왕비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 헤더가 확실한 증거를 갖고 한 말인지 의문이라 말했다.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가 자신의 어머님을 살해했다는 사실을 레오나드가 믿게 만들 좋은 방법을 생각한 끝에 엘레너 왕비가 탄 백마와 대화해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마법으로 앨리스 왕비가 살해당했을 때 탔던 백마가 지금 레오나드의 마굿간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레오나드와 함께 마굿간으로 걸어간 안젤리카 공주는 앨리스 왕비가 살해당했을 때 탔던 백마와 대화해 그 당시 엘레너 왕비가 말에서 떨어진 앨리스 왕비의 상태를 확인하지도 않고 그대로 궁전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 사실을 레오나드에게 말하자 레오나드는 '말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앨리스 왕비님이 엘레너 왕비님께 살해당하신 것이 틀림없군요'라고 말하며 안젤리카 공주의 말을 믿게 되었다. 


   레오나드는 지금 당장 엘레너 왕비가 앨리스 왕비를 살해한 사실을 밝혀야되지 않겠냐고 말했지만,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아버님은 엘리너 왕비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으니 말해도 믿지 않을 것이라 말했고, 레오나드가 엘레너 왕비가 헨리 왕의 목숨마저 노린다면 어떻게 하냐고 묻자 안젤리카 공주는 마법으로 엘레너 왕비를 감시해 아버님을 해치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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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강호 (저작권법 전문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조정욱 변호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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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 한복판으로 걸어가던 중 꽃 시장에서 걸음을 멈춘 안젤리카 공주는 꽃 시장에 있는 튤립 꽃다발을 보자 친어머님같은 계모 엘레너 왕비에게 선물하려고 '어머님께서 튤립을 좋아하시니, 튤립 꽃다발을 하나 사야겠어'라고 중얼거렸고, 이 말을 들은 꽃 시장 상인들이 우르르 몰려와 각자의 튤립 꽃다발을 내밀려 서로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하자 당황한 안젤리카 공주가 소피의 손에 끌려 시장을 빠져나오려던 찰나, 상인들이 안젤리카 공주의 팔을 붙들며 꽃다발을 살 것을 강요했다.  


   몹시 당황한 안젤리카 공주는 꽃다발은 필요없으니 놓아달라 소리치며 몸부림쳤지만, 상인들은 사겠다고 말했으니 꽃다발 하나는 사야한다며 생떼를 썼고, 안젤리카 공주는 어쩔 수 없이 급히 호주머니에게 금화를 꺼내 자신의 팔을 붙잡은 상인에게 던져주었지만, 오히려 상인은 안젤리카 공주의 금화를 보자 욕심이 생겨 안젤리카 공주가 상인 모두한테 금화를 주기 전에는 놓아주면 안 된다고 외치며 놓아주지 않았다. 


   다른 상인이 안젤리카 공주를 아씨라 호칭하며 놓아달라 외치는 소피마저 붙잡자 소피가 다급한 나머지 얼떨결에 안젤리카 공주에게 공주님의 수호 천하는 어디에 있냐고 외치자 안젤리카 공주는 놀랍게도 '수호 천사님, 제발 저를 구해주세요!'라고 외쳤다. 


   꽃 시장 상인들은 상인으로 위장한 건달들로 건달 하나가 베일과 드레스 사이로 드러난 흰눈처럼 하얗고 비단처럼 고운 목선의 안젤리카 공주의 얼굴을 보려고 베잇을 벗기려는 순간, 건달이 갑자기 어디에 맞은 것처럼 외마디를 지르며 몇 미터로 떨어진 곳으로 나자빠졌는데, 이때 나타난 노부인이 안젤리카 공주의 수호 천사로 모든 마법사들이 경외하는 대마법사 헤더였다. 


   대마법사 헤더는 부메랑처럼 날아다니는 지팡이로 건달들을 때려 쫓아버린 후 안젤리카 공주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주문을 외워 자신의 모든 마법을 전수했지만, 정작 안젤리카 공주 자신은 헤더의 마법을 전수받았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헤더가 떠나자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가 쫓아버린 건달들이 돌아오기 전에 빨리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피의 손을 잡고 톰이 마차를 세운 쪽으로 달려갔지만, 톰은 보이지 않고, 놀랍게도 수천의 총을 든 병사들이 안젤리카 공주의 마차를 겹겹이 에워싸고 있었고, 이 광경을 보고 놀란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마저 에워쌌다. 


   수천의 병사들은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가 마녀와 한 패거리라 모함한 꽃 시장의 건달들의 말을 듣고 그녀들을 에워싼 것이었다. 병사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장교가 안젤리카 공주에게 베일을 벗을 것을 요구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 위해 베일을 벗으려 했는데, 바로 그 순간 백마를 탄 금발의 기사가 병사들 사이를 뚫고 나타났으니 다름 아닌 안젤리카 공주의 호위기사 레오나드였다. 


   레오나드는 안젤리카 공주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병사들의 대장인 아놀드에게 '이 숙녀분들은 공주님과 가까운 분들이니, 아무 조건없이 보내주시오'라고 말하자, 아놀드는 안젤리카 공주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여 사과한 후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를 보내주었다. 


   톰이 건달들에게 붙잡혀 갔을까봐 걱정된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와 소피와 함께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며 톰을 찾던 중 때마침 지나가던 병사들에게 톰의 행방을 묻자 톰이 궁전의 병사들에게 붙잡혀 갔음을 알게 되었다.


   안젤리카 공주는 톰을 구하기 위해 소피와 함께 레오나드의 백마를 타고 최대한의 속도로 궁전으로 달려갔지만, 두 사람이 탄 말이라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 않자 답답한 나머지 말이 날개라도 달려 단숨에 궁전으로 날아갔으면 좋을 텐데라고 중얼거렸는데, 바로 이때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으니,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가 탄 레오나드의 백마가 히히힝거리더니 마치 새처럼 하늘 위로 달리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이 탄 말이 하늘 위를 나르는 것이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어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지만, 소피가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말하자 꿈이 아님을 깨닫고 헤더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헤더는 자신이 밑에서 지팡이를 타고 날고 있어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가 떨어지면 받을 테니 안심하라 말했고, 이 말을 듣자 안젤리카 공주는 안심이 되었지만, 소피는 그래도 무서워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에게 말을 내려오게 해달라 말했지만, 헤더는 공주님의 주문으로 나르고 있는 말이라 자신이 내려오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사이에 레오나드의 백마가 궁전의 마당에 착지하자 궁전에 있던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와 총구를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를 향해 겨누자, 안젤리카 공주는 급히 베일을 벗기려 했지만, 손이 말고삐에 걸려 벗길 수 없어 소피에게 베일을 벗기라 말했지만, 소피는 병사들이 총구를 자신들을 향해 겨눈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말에서 떨어져 발을 삐는 바람에 안젤리카 공주의 베일을 벗길 수 없게 되었다. 


   베일을 벗을 수 없게 된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병사들에게 확인시켰지만, 마녀를 두려워하는 병사들은 말을 타고 하늘을 난 안젤리카 공주가 마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젤리카 공주의 목소리를 확인하고도 마녀가 안젤리카 공주의 목소리를 흉내낸 것일지도 모른다며 안젤리카 공주에 대한 포위를 풀지 않았다. 


   병사들이 자신의 신분을 믿지 못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병사들에게 엘레너 왕비를 불러줄 것을 요청했고, 때마침 엘레너 왕비가 나타나 안젤리카 공주임을 알아보고 병사들에게 명을 내려 안젤리카 공주의 손에 걸린 말고삐를 풀어주게 하여 레오나드의 말에서 내려오게 해주었다. 이후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에게 놀라운 말을 들었으니, 바로 헤더가 사악한 마법을 전수해 인간의 영혼을 파멸시키는 사악한 마법사라는 말이었다.


   엘레너 왕비가 사악한 마녀라는 헤더의 말보다는 헤더가 사악한 마법사라는 엘레너 왕비의 말을 믿게 된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이 헤더의 마법을 전수받은 것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소피가 모는 마차를 타고 런던에서 가장 유명한 마법사 루디를 찾아갔는데, 때마침 루디는 마법사 루디라 쓰여진 간판이 달린 건물에서 마술 공연 중이었고, 안젤리카 공주는 건물 입구에 있던 표를 파는 청년 벤자민에게 금화 하나를 주고 표를 사서 루디의 마술 공연장에 들어갔다. 


    이때 루디의 마술 공연은 청중들에게 마지막 마술 공연인 공간 이동 마술을 보여줄 순서였는데, 루디는 공간 이동 마술의 대상자로 안젤리카 공주에게 공간 이동 마술이 속임수라 속삭인 소피를 가리키며 무대로 나와줄 것을 요청했고,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마술이 진짜 마술인지 확인하고 싶어 소피에게 루디의 요청에 응할 것을 지시했다. 


   안젤리카 공주의 지시로 공간 이동 마술의 대상자가 된 소피는 건물 근처로 공간 이동을 했을 것이란 루디의 말과는 달리 건물 근처 어디에도 없었다. 때마침 건물 밖으로 나온 루디는 소피가 건물 근처 어디에도 없으니 되찾아달라는 안젤리카 공주의 요구에 응해 자신의 거처로 안젤리카 공주를 인도해 공간 이동 마술을 써 소피를 되찾으려 했지만, 소피가 나타나지 않자 헤더의 도움을 요청할 것을 안젤리카 공주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헤더가 인간의 영혼을 파멸하는 사악한 마법사라는 엘레너 왕비의 말을 믿은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제안을 거절하며 다른 방법이 없냐고 물었고, 루디는 수정 구슬을 보며 다른 방법을 찾던 중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에 못지 않은 마법의 힘을 지녔음을 알게 되어 안젤리카 공주에게 마법의 힘으로 소피를 찾을 것을 제안했다. 


   이에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말대로 소피를 되찾는 주문을 걸었지만, 첫번째 시도에서는 자신에게 마법의 힘이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소피를 되찾는데 실패했지만, 두번째 시도에서는 자신에게 있는 마법의 힘을 믿고 주문을 걸어 누군가의 마법으로 아프리카로 이동했던 소피를 되찾는데 성공한다. 


   소피가 그동안 누군가의 마법으로 아프리카로 이동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신변의 위협을 느낀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말대로 호위기사인 레오나드를 불러 루디와 함께 자신을 호위해 궁전으로 돌아갈 것을 지시했다. 결국 안젤리카 공주의 마차는 레오나드가 몰고 루디의 마차는 루디의 조수 벤자민이 몰았는데, 안젤리카 공주의 마차가 궁전의 정문 앞에 당도해 루디가 마차를 돌려 돌아가려는 순간, 루디를 체포하라는 명을 받은 엘러너 왕비의 병사들이 루디를 총으로 겨누며 손을 들고 투항할 것을 명했지만, 루디는 공간 이동 마술을 써 벤자민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에게 루디는 자신을 궁전까지 호위해준 것 이외에 아무 잘못이 없으니 루디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어줄 것을 간절히 부탁했지만, 엘레너 왕비는 마법을 쓰는 것 자체가 사악한 일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젤리카 침묵하자 엘레너 왕비는 루디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는 것은 헨리 왕의 결정에 맞기자며 헨리 왕에게 루디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어도 될지 물어봐주겠다고 말했다. 


   이후 엘레너 왕비는 안젤리카 공주에게 헨리 왕이 찾고 있으니 자신과 함께 헨리 왕을 보러가자고 말해 둘은 헨리 왕의 처소로 함께 갔는데, 이때 헨리 왕은 스페인의 페르난도 왕자를 안젤리카 공주의 신랑감으로 내정한 사실을 밝혔고,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은 이미 레오나드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페르난도 왕자와 결혼하지 않을 뜻을 밝혔지만, 안젤리카 공주가 자신의 뜻에 따르지 않으려 하자 흥분한 헨리 왕은 호통을 치며 아버지의 명이니 결혼할 마음의 준비를 할 것을 명했다. 


   안젤리카 공주는 눈짓으로 엘레너 왕비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엘레너 왕비는 못 본 척하고 외면했고, 이후부터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가 그동안 자신을 친딸처럼 대해온 것이 진심이 아닌 것으로 생각했는데, 때마침 엘레너 왕비가 위선자라고 말하는 헤더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동안 헤더가 엘레너 왕비에 대해 나쁘게 말할 때마다 화를 내왔던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의 말에도 화를 내지 않자 헤더는 안젤리카 공주의 처소에 있는 거울을 통해 18년 전에 당시 시녀였던 엘레너 왕비가 안젤리카 공주의 친모였던 앨리스 왕비를 말에서 떨어뜨리는 광경을 환상으로 목격하게 되었다. 


    18년 전의 일이었지만, 친어머니가 말에서 떨어지는 생생한 광경을 보자 안젤리카 공주가 '악'하고 비명을 지르며 비명을 지르듯 '안 돼!'하고 외치자 헤더는 한손으로 안젤리카 공주의 손을 잡으며 진정시켰는데, 바로 이때 헤더의 입에서 '억'하는 신음 소리가 나왔으니, 엘레너 왕비가 나타나 지팡이로 헤더의 머리를 때려 헤더가 쓰러지며 신음한 것이다. 


   이때 헤더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엘레너 왕비가 의식을 잃은 헤더를 지팡이로 때려 죽이려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의 팔을 붙잡아 말렸지만, 엘레너 왕비가 팔을 놓지 않으면 왕비의 명을 거역한 죄로 다스리겠다고 말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의 팔을 놓는 동시에 마법으로 헤더를 소피가 이동했던 아프리카로 이동시켰다. 


   의식을 잃은 헤더가 걱정된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에게 헤더를 붙잡아오겠으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말한 후 공간 이동 마술로 소피를 데려가 레오나드의 집을 찾아간 후 레오나드와 소피와 함께 헤더가 있는 아프리카로 공간 이동하였다. 


   헤더는 여전히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에게 자신이 헤더의 마법을 통해 거울로 엘레너 왕비가 앨리스 왕비를 말에서 떨어뜨리는 광경을 보았음을 말했지만, 레오나드는 헤더의 마법을 통해 본 환상이 진실을 보여주었다고 어찌 장담할 수 있겠냐 반문하며 믿지 않았다. 


   안젤리카 공주는 답답해 한숨을 내쉬며 헤더의 의식이 돌아와야 자신이 본 환상을 레오나드는 물론 아버님께 보여줄 수 있을 텐데라고 중얼거렸는데, 바로 이때 헤더가 의식이 돌아와 안젤리카 공주가 본 환상은 안젤리카 공주는 물론 그 누구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 말했다.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에게 그 이유를 묻자 헤더는 자신이 마법을 잃었음을 밝혔다. 

    헤더는 엘레너 왕비의 지팡이에 머리를 맞았을 떼 엘레너 왕비의 마법을 잃는 주문에 당해 마법을 잃었던 것이다.  

    이후 헤더는 안젤리카 공주에게 궁전으로 돌아가 엘레너 왕비와 맞서 싸우라 말했고,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의 말을 받아들여 레오나드와 소피와 함께 궁전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했는데, 헤더만 혼자 두고 가기가 걱정되어 런던의 어느 폐가에 숨어 있던 루디와 벤자민을 아프리카로 공간 이동시켜 데려와 헤더를 돌봐줄 것을 부탁한 후 작별인사했다.


   공간 이동 마술로 아프리카에서 레오나드, 소피와 함께 돌아온 안젤리카 공주는 소피가 자신의 처소에서 망을 봐달라 말한 후에 레오나드를 집에 바래다 주었는데, 이때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를 사랑하고 있다는 말과 레오나드 이외엔 어떤 남자와도 결혼하지 않을 것이란 자신의 진심을 레오나드에게 고백했다. 


   안젤리카 공주의 진심을 듣자 감격한 레오나드는 왼쪽 무릎을 꿇고 안젤리카 공주의 뜻을 따를 것을 밝혔다. 


    이때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운 후 레오나드의 새끼손가락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걸고 결혼을 약속했다. 


   이후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의 부모님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기 위해 레오나드의 부모님을 지금 만날 수 있는지 물었지만, 레오나드는 부모님 모두 세상을 떠났음을 밝혔고, 안젤리카 공주는 앞으로는 자신이 부모님을 잃은 레오나드를 잘 돌봐줄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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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abyrint

    

   따스한 봄날, 잉글랜드 헨리 왕의 외동딸인 안젤리카 공주는 베일을 쓴 채 마차를 타고 런던 시내를 잠행하던 중 온갖 꽃들과 가로수들이 만개한 런던 시내를 횡보해보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 없어 마부 톰에게 마차를 세우게 하자, 시녀 소피가 호위 기사도 없이 시내를 횡보하다 건달들이라도 만나면 누가 공주님을 호위하겠냐며 손을 잡으며 말렸지만, 안젤리카 공주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마차에서 내렸다. 안젤리카 공주를 따라 마차에서 내린 소피는 안젤리카 공주가 마차에서 멀리 떨어진 시내 쪽으로 걸어가자 걱정되어 간곡히 부탁하며 말렸지만,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곁에는 언제나 자신을 호위하는 수호 천사가 있다며 듣지 않았다. 

   

  시내 한복판으로 걸어가던 중 꽃 시장에서 걸음을 멈춘 안젤리카 공주는 꽃 시장에 있는 튤립 꽃다발을 보자 친어머님같은 계모 엘레너 왕비에게 선물하려고 '어머님께서 튤립을 좋아하시니, 튤립 꽃다발을 하나 사야겠어'라고 중얼거렸고, 이 말을 들은 꽃 시장 상인들이 우르르 몰려와 각자의 튤립 꽃다발을 내밀려 서로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하자 당황한 안젤리카 공주가 소피의 손에 끌려 시장을 빠져나오려던 찰나, 상인들이 안젤리카 공주의 팔을 붙들며 꽃다발을 살 것을 강요했다.  


   몹시 당황한 안젤리카 공주는 꽃다발은 필요없으니 놓아달라 소리치며 몸부림쳤지만, 상인들은 사겠다고 말했으니 꽃다발 하나는 사야한다며 생떼를 썼고, 안젤리카 공주는 어쩔 수 없이 급히 호주머니에게 금화를 꺼내 자신의 팔을 붙잡은 상인에게 던져주었지만, 오히려 상인은 안젤리카 공주의 금화를 보자 욕심이 생겨 안젤리카 공주가 상인 모두한테 금화를 주기 전에는 놓아주면 안 된다고 외치며 놓아주지 않았다. 


   다른 상인이 안젤리카 공주를 아씨라 호칭하며 놓아달라 외치는 소피마저 붙잡자 소피가 다급한 나머지 얼떨결에 안젤리카 공주에게 공주님의 수호 천하는 어디에 있냐고 외치자 안젤리카 공주는 놀랍게도 '수호 천사님, 제발 저를 구해주세요!'라고 외쳤다. 


   꽃 시장 상인들은 상인으로 위장한 건달들로 건달 하나가 베일과 드레스 사이로 드러난 흰눈처럼 하얗고 비단처럼 고운 목선의 안젤리카 공주의 얼굴을 보려고 베잇을 벗기려는 순간, 건달이 갑자기 어디에 맞은 것처럼 외마디를 지르며 몇 미터로 떨어진 곳으로 나자빠졌는데, 이때 나타난 노부인이 안젤리카 공주의 수호 천사로 모든 마법사들이 경외하는 대마법사 헤더였다. 


   대마법사 헤더는 부메랑처럼 날아다니는 지팡이로 건달들을 때려 쫓아버린 후 안젤리카 공주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주문을 외워 자신의 모든 마법을 전수했지만, 정작 안젤리카 공주 자신은 헤더의 마법을 전수받았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헤더가 떠나자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가 쫓아버린 건달들이 돌아오기 전에 빨리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피의 손을 잡고 톰이 마차를 세운 쪽으로 달려갔지만, 톰은 보이지 않고, 놀랍게도 수천의 총을 든 병사들이 안젤리카 공주의 마차를 겹겹이 에워싸고 있었고, 이 광경을 보고 놀란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마저 에워쌌다. 


   수천의 병사들은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가 마녀와 한 패거리라 모함한 꽃 시장의 건달들의 말을 듣고 그녀들을 에워싼 것이었다. 병사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장교가 안젤리카 공주에게 베일을 벗을 것을 요구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 위해 베일을 벗으려 했는데, 바로 그 순간 백마를 탄 금발의 기사가 병사들 사이를 뚫고 나타났으니 다름 아닌 안젤리카 공주의 호위기사 레오나드였다. 


   레오나드는 안젤리카 공주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병사들의 대장인 아놀드에게 '이 숙녀분들은 공주님과 가까운 분들이니, 아무 조건없이 보내주시오'라고 말하자, 아놀드는 안젤리카 공주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여 사과한 후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를 보내주었다. 


   톰이 건달들에게 붙잡혀 갔을까봐 걱정된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와 소피와 함께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며 톰을 찾던 중 때마침 지나가던 병사들에게 톰의 행방을 묻자 톰이 궁전의 병사들에게 붙잡혀 갔음을 알게 되었다.


   안젤리카 공주는 톰을 구하기 위해 소피와 함께 레오나드의 백마를 타고 최대한의 속도로 궁전으로 달려갔지만, 두 사람이 탄 말이라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 않자 답답한 나머지 말이 날개라도 달려 단숨에 궁전으로 날아갔으면 좋을 텐데라고 중얼거렸는데, 바로 이때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으니,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가 탄 레오나드의 백마가 히히힝거리더니 마치 새처럼 하늘 위로 달리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이 탄 말이 하늘 위를 나르는 것이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어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지만, 소피가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말하자 꿈이 아님을 깨닫고 헤더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헤더는 자신이 밑에서 지팡이를 타고 날고 있어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가 떨어지면 받을 테니 안심하라 말했고, 이 말을 듣자 안젤리카 공주는 안심이 되었지만, 소피는 그래도 무서워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에게 말을 내려오게 해달라 말했지만, 헤더는 공주님의 주문으로 나르고 있는 말이라 자신이 내려오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사이에 레오나드의 백마가 궁전의 마당에 착지하자 궁전에 있던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와 총구를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를 향해 겨누자, 안젤리카 공주는 급히 베일을 벗기려 했지만, 손이 말고삐에 걸려 벗길 수 없어 소피에게 베일을 벗기라 말했지만, 소피는 병사들이 총구를 자신들을 향해 겨눈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말에서 떨어져 발을 삐는 바람에 안젤리카 공주의 베일을 벗길 수 없게 되었다. 


   베일을 벗을 수 없게 된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병사들에게 확인시켰지만, 마녀를 두려워하는 병사들은 말을 타고 하늘을 난 안젤리카 공주가 마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젤리카 공주의 목소리를 확인하고도 마녀가 안젤리카 공주의 목소리를 흉내낸 것일지도 모른다며 안젤리카 공주에 대한 포위를 풀지 않았다. 


   병사들이 자신의 신분을 믿지 못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병사들에게 엘레너 왕비를 불러줄 것을 요청했고, 때마침 엘레너 왕비가 나타나 안젤리카 공주임을 알아보고 병사들에게 명을 내려 안젤리카 공주의 손에 걸린 말고삐를 풀어주게 하여 레오나드의 말에서 내려오게 해주었다. 이후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에게 놀라운 말을 들었으니, 바로 헤더가 사악한 마법을 전수해 인간의 영혼을 파멸시키는 사악한 마법사라는 말이었다.


   엘레너 왕비가 사악한 마녀라는 헤더의 말보다는 헤더가 사악한 마법사라는 엘레너 왕비의 말을 믿게 된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이 헤더의 마법을 전수받은 것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소피가 모는 마차를 타고 런던에서 가장 유명한 마법사 루디를 찾아갔는데, 때마침 루디는 마법사 루디라 쓰여진 간판이 달린 건물에서 마술 공연 중이었고, 안젤리카 공주는 건물 입구에 있던 표를 파는 청년 벤자민에게 금화 하나를 주고 표를 사서 루디의 마술 공연장에 들어갔다. 


    이때 루디의 마술 공연은 청중들에게 마지막 마술 공연인 공간 이동 마술을 보여줄 순서였는데, 루디는 공간 이동 마술의 대상자로 안젤리카 공주에게 공간 이동 마술이 속임수라 속삭인 소피를 가리키며 무대로 나와줄 것을 요청했고,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마술이 진짜 마술인지 확인하고 싶어 소피에게 루디의 요청에 응할 것을 지시했다. 


   안젤리카 공주의 지시로 공간 이동 마술의 대상자가 된 소피는 건물 근처로 공간 이동을 했을 것이란 루디의 말과는 달리 건물 근처 어디에도 없었다. 때마침 건물 밖으로 나온 루디는 소피가 건물 근처 어디에도 없으니 되찾아달라는 안젤리카 공주의 요구에 응해 자신의 거처로 안젤리카 공주를 인도해 공간 이동 마술을 써 소피를 되찾으려 했지만, 소피가 나타나지 않자 헤더의 도움을 요청할 것을 안젤리카 공주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헤더가 인간의 영혼을 파멸하는 사악한 마법사라는 엘레너 왕비의 말을 믿은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제안을 거절하며 다른 방법이 없냐고 물었고, 루디는 수정 구슬을 보며 다른 방법을 찾던 중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에 못지 않은 마법의 힘을 지녔음을 알게 되어 안젤리카 공주에게 마법의 힘으로 소피를 찾을 것을 제안했다. 


   이에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말대로 소피를 되찾는 주문을 걸었지만, 첫번째 시도에서는 자신에게 마법의 힘이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소피를 되찾는데 실패했지만, 두번째 시도에서는 자신에게 있는 마법의 힘을 믿고 주문을 걸어 누군가의 마법으로 아프리카로 이동했던 소피를 되찾는데 성공한다. 


   소피가 그동안 누군가의 마법으로 아프리카로 이동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신변의 위협을 느낀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말대로 호위기사인 레오나드를 불러 루디와 함께 자신을 호위해 궁전으로 돌아갈 것을 지시했다. 결국 안젤리카 공주의 마차는 레오나드가 몰고 루디의 마차는 루디의 조수 벤자민이 몰았는데, 안젤리카 공주의 마차가 궁전의 정문 앞에 당도해 루디가 마차를 돌려 돌아가려는 순간, 루디를 체포하라는 명을 받은 엘러너 왕비의 병사들이 루디를 총으로 겨누며 손을 들고 투항할 것을 명했지만, 루디는 공간 이동 마술을 써 벤자민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에게 루디는 자신을 궁전까지 호위해준 것 이외에 아무 잘못이 없으니 루디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어줄 것을 간절히 부탁했지만, 엘레너 왕비는 마법을 쓰는 것 자체가 사악한 일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젤리카 침묵하자 엘레너 왕비는 루디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는 것은 헨리 왕의 결정에 맞기자며 헨리 왕에게 루디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어도 될지 물어봐주겠다고 말했다. 


   이후 엘레너 왕비는 안젤리카 공주에게 헨리 왕이 찾고 있으니 자신과 함께 헨리 왕을 보러가자고 말해 둘은 헨리 왕의 처소로 함께 갔는데, 이때 헨리 왕은 스페인의 페르난도 왕자를 안젤리카 공주의 신랑감으로 내정한 사실을 밝혔고,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은 이미 레오나드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페르난도 왕자와 결혼하지 않을 뜻을 밝혔지만, 안젤리카 공주가 자신의 뜻에 따르지 않으려 하자 흥분한 헨리 왕은 호통을 치며 아버지의 명이니 결혼할 마음의 준비를 할 것을 명했다. 


   안젤리카 공주는 눈짓으로 엘레너 왕비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엘레너 왕비는 못 본 척하고 외면했고, 이후부터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가 그동안 자신을 친딸처럼 대해온 것이 진심이 아닌 것으로 생각했는데, 때마침 엘레너 왕비가 위선자라고 말하는 헤더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동안 헤더가 엘레너 왕비에 대해 나쁘게 말할 때마다 화를 내왔던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의 말에도 화를 내지 않자 헤더는 안젤리카 공주의 처소에 있는 거울을 통해 18년 전에 당시 시녀였던 엘레너 왕비가 안젤리카 공주의 친모였던 앨리스 왕비를 말에서 떨어뜨리는 광경을 환상으로 목격하게 되었다. 


    18년 전의 일이었지만, 친어머니가 말에서 떨어지는 생생한 광경을 보자 안젤리카 공주가 '악'하고 비명을 지르며 비명을 지르듯 '안 돼!'하고 외치자 헤더는 한손으로 안젤리카 공주의 손을 잡으며 진정시켰는데, 바로 이때 헤더의 입에서 '억'하는 신음 소리가 나왔으니, 엘레너 왕비가 나타나 지팡이로 헤더의 머리를 때려 헤더가 쓰러지며 신음한 것이다. 


   이때 헤더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엘레너 왕비가 의식을 잃은 헤더를 지팡이로 때려 죽이려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의 팔을 붙잡아 말렸지만, 엘레너 왕비가 팔을 놓지 않으면 왕비의 명을 거역한 죄로 다스리겠다고 말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의 팔을 놓는 동시에 마법으로 헤더를 소피가 이동했던 아프리카로 이동시켰다. 


   의식을 잃은 헤더가 걱정된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에게 헤더를 붙잡아오겠으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말한 후 공간 이동 마술로 소피를 데려가 레오나드의 집을 찾아간 후 레오나드와 소피와 함께 헤더가 있는 아프리카로 공간 이동하였다. 


   헤더는 여전히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에게 자신이 헤더의 마법을 통해 거울로 엘레너 왕비가 앨리스 왕비를 말에서 떨어뜨리는 광경을 보았음을 말했지만, 레오나드는 헤더의 마법을 통해 본 환상이 진실을 보여주었다고 어찌 장담할 수 있겠냐 반문하며 믿지 않았다. 


   안젤리카 공주는 답답해 한숨을 내쉬며 헤더의 의식이 돌아와야 자신이 본 환상을 레오나드는 물론 아버님께 보여줄 수 있을 텐데라고 중얼거렸는데, 바로 이때 헤더가 의식이 돌아와 안젤리카 공주가 본 환상은 안젤리카 공주는 물론 그 누구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 말했다.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에게 그 이유를 묻자 헤더는 자신이 마법을 잃었음을 밝혔다. 


    헤더는 엘레너 왕비의 지팡이에 머리를 맞았을 떼 엘레너 왕비의 마법을 잃는 주문에 당해 마법을 잃었던 것이다.  


    이후 헤더는 안젤리카 공주에게 궁전으로 돌아가 엘레너 왕비와 맞서 싸우라 말했고,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의 말을 받아들여 레오나드와 소피와 함께 궁전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했는데, 헤더만 혼자 두고 가기가 걱정되어 런던의 어느 폐가에 숨어 있던 루디와 벤자민을 아프리카로 공간 이동시켜 데려와 헤더를 돌봐줄 것을 부탁한 후 작별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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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스한 봄날, 잉글랜드 헨리 왕의 외동딸인 안젤리카 공주는 베일을 쓴 채 마차를 타고 런던 시내를 잠행하던 중 온갖 꽃들과 가로수들이 만개한 런던 시내를 횡보해보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 없어 마부 톰에게 마차를 세우게 하자, 시녀 소피가 호위 기사도 없이 시내를 횡보하다 건달들이라도 만나면 누가 공주님을 호위하겠냐며 손을 잡으며 말렸지만, 안젤리카 공주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마차에서 내렸다. 안젤리카 공주를 따라 마차에서 내린 소피는 안젤리카 공주가 마차에서 멀리 떨어진 시내 쪽으로 걸어가자 걱정되어 간곡히 부탁하며 말렸지만,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곁에는 언제나 자신을 호위하는 수호 천사가 있다며 듣지 않았다. 

   

  시내 한복판으로 걸어가던 중 꽃 시장에서 걸음을 멈춘 안젤리카 공주는 꽃 시장에 있는 튤립 꽃다발을 보자 친어머님같은 계모 엘레너 왕비에게 선물하려고 '어머님께서 튤립을 좋아하시니, 튤립 꽃다발을 하나 사야겠어'라고 중얼거렸고, 이 말을 들은 꽃 시장 상인들이 우르르 몰려와 각자의 튤립 꽃다발을 내밀려 서로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하자 당황한 안젤리카 공주가 소피의 손에 끌려 시장을 빠져나오려던 찰나, 상인들이 안젤리카 공주의 팔을 붙들며 꽃다발을 살 것을 강요했다.  


   몹시 당황한 안젤리카 공주는 꽃다발은 필요없으니 놓아달라 소리치며 몸부림쳤지만, 상인들은 사겠다고 말했으니 꽃다발 하나는 사야한다며 생떼를 썼고, 안젤리카 공주는 어쩔 수 없이 급히 호주머니에게 금화를 꺼내 자신의 팔을 붙잡은 상인에게 던져주었지만, 오히려 상인은 안젤리카 공주의 금화를 보자 욕심이 생겨 안젤리카 공주가 상인 모두한테 금화를 주기 전에는 놓아주면 안 된다고 외치며 놓아주지 않았다. 


   다른 상인이 안젤리카 공주를 아씨라 호칭하며 놓아달라 외치는 소피마저 붙잡자 소피가 다급한 나머지 얼떨결에 안젤리카 공주에게 공주님의 수호 천하는 어디에 있냐고 외치자 안젤리카 공주는 놀랍게도 '수호 천사님, 제발 저를 구해주세요!'라고 외쳤다. 


   꽃 시장 상인들은 상인으로 위장한 건달들로 건달 하나가 베일과 드레스 사이로 드러난 흰눈처럼 하얗고 비단처럼 고운 목선의 안젤리카 공주의 얼굴을 보려고 베잇을 벗기려는 순간, 건달이 갑자기 어디에 맞은 것처럼 외마디를 지르며 몇 미터로 떨어진 곳으로 나자빠졌는데, 이때 나타난 노부인이 안젤리카 공주의 수호 천사로 모든 마법사들이 경외하는 대마법사 헤더였다. 


   대마법사 헤더는 부메랑처럼 날아다니는 지팡이로 건달들을 때려 쫓아버린 후 안젤리카 공주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주문을 외워 자신의 모든 마법을 전수했지만, 정작 안젤리카 공주 자신은 헤더의 마법을 전수받았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헤더가 떠나자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가 쫓아버린 건달들이 돌아오기 전에 빨리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피의 손을 잡고 톰이 마차를 세운 쪽으로 달려갔지만, 톰은 보이지 않고, 놀랍게도 수천의 총을 든 병사들이 안젤리카 공주의 마차를 겹겹이 에워싸고 있었고, 이 광경을 보고 놀란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마저 에워쌌다. 


   수천의 병사들은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가 마녀와 한 패거리라 모함한 꽃 시장의 건달들의 말을 듣고 그녀들을 에워싼 것이었다. 병사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장교가 안젤리카 공주에게 베일을 벗을 것을 요구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 위해 베일을 벗으려 했는데, 바로 그 순간 백마를 탄 금발의 기사가 병사들 사이를 뚫고 나타났으니 다름 아닌 안젤리카 공주의 호위기사 레오나드였다. 


   레오나드는 안젤리카 공주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병사들의 대장인 아놀드에게 '이 숙녀분들은 공주님과 가까운 분들이니, 아무 조건없이 보내주시오'라고 말하자, 아놀드는 안젤리카 공주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여 사과한 후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를 보내주었다. 


   톰이 건달들에게 붙잡혀 갔을까봐 걱정된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와 소피와 함께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며 톰을 찾던 중 때마침 지나가던 병사들에게 톰의 행방을 묻자 톰이 궁전의 병사들에게 붙잡혀 갔음을 알게 되었다.


   안젤리카 공주는 톰을 구하기 위해 소피와 함께 레오나드의 백마를 타고 최대한의 속도로 궁전으로 달려갔지만, 두 사람이 탄 말이라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 않자 답답한 나머지 말이 날개라도 달려 단숨에 궁전으로 날아갔으면 좋을 텐데라고 중얼거렸는데, 바로 이때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으니,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가 탄 레오나드의 백마가 히히힝거리더니 마치 새처럼 하늘 위로 달리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이 탄 말이 하늘 위를 나르는 것이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어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지만, 소피가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말하자 꿈이 아님을 깨닫고 헤더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헤더는 자신이 밑에서 지팡이를 타고 날고 있어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가 떨어지면 받을 테니 안심하라 말했고, 이 말을 듣자 안젤리카 공주는 안심이 되었지만, 소피는 그래도 무서워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헤더에게 말을 내려오게 해달라 말했지만, 헤더는 공주님의 주문으로 나르고 있는 말이라 자신이 내려오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사이에 레오나드의 백마가 궁전의 마당에 착지하자 궁전에 있던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와 총구를 안젤리카 공주와 소피를 향해 겨누자, 안젤리카 공주는 급히 베일을 벗기려 했지만, 손이 말고삐에 걸려 벗길 수 없어 소피에게 베일을 벗기라 말했지만, 소피는 병사들이 총구를 자신들을 향해 겨눈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말에서 떨어져 발을 삐는 바람에 안젤리카 공주의 베일을 벗길 수 없게 되었다. 


   베일을 벗을 수 없게 된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병사들에게 확인시켰지만, 마녀를 두려워하는 병사들은 말을 타고 하늘을 난 안젤리카 공주가 마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젤리카 공주의 목소리를 확인하고도 마녀가 안젤리카 공주의 목소리를 흉내낸 것일지도 모른다며 안젤리카 공주에 대한 포위를 풀지 않았다. 


   병사들이 자신의 신분을 믿지 못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병사들에게 엘레너 왕비를 불러줄 것을 요청했고, 때마침 엘레너 왕비가 나타나 안젤리카 공주임을 알아보고 병사들에게 명을 내려 안젤리카 공주의 손에 걸린 말고삐를 풀어주게 하여 레오나드의 말에서 내려오게 해주었다. 이후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에게 놀라운 말을 들었으니, 바로 헤더가 사악한 마법을 전수해 인간의 영혼을 파멸시키는 사악한 마법사라는 말이었다.


   엘레너 왕비가 사악한 마녀라는 헤더의 말보다는 헤더가 사악한 마법사라는 엘레너 왕비의 말을 믿게 된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이 헤더의 마법을 전수받은 것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소피가 모는 마차를 타고 런던에서 가장 유명한 마법사 루디를 찾아갔는데, 때마침 루디는 마법사 루디라 쓰여진 간판이 달린 건물에서 마술 공연 중이었고, 안젤리카 공주는 건물 입구에 있던 표를 파는 청년 벤자민에게 금화 하나를 주고 표를 사서 루디의 마술 공연장에 들어갔다. 


    이때 루디의 마술 공연은 청중들에게 마지막 마술 공연인 공간 이동 마술을 보여줄 순서였는데, 루디는 공간 이동 마술의 대상자로 안젤리카 공주에게 공간 이동 마술이 속임수라 속삭인 소피를 가리키며 무대로 나와줄 것을 요청했고,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마술이 진짜 마술인지 확인하고 싶어 소피에게 루디의 요청에 응할 것을 지시했다. 


   안젤리카 공주의 지시로 공간 이동 마술의 대상자가 된 소피는 건물 근처로 공간 이동을 했을 것이란 루디의 말과는 달리 건물 근처 어디에도 없었다. 때마침 건물 밖으로 나온 루디는 소피가 건물 근처 어디에도 없으니 되찾아달라는 안젤리카 공주의 요구에 응해 자신의 거처로 안젤리카 공주를 인도해 공간 이동 마술을 써 소피를 되찾으려 했지만, 소피가 나타나지 않자 헤더의 도움을 요청할 것을 안젤리카 공주에게 제안했다. 하지만, 헤더가 인간의 영혼을 파멸하는 사악한 마법사라는 엘레너 왕비의 말을 믿은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제안을 거절하며 다른 방법이 없냐고 물었고, 루디는 수정 구슬을 보며 다른 방법을 찾던 중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에 못지 않은 마법의 힘을 지녔음을 알게 되어 안젤리카 공주에게 마법의 힘으로 소피를 찾을 것을 제안했다. 


   이에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말대로 소피를 되찾는 주문을 걸었지만, 첫번째 시도에서는 자신에게 마법의 힘이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소피를 되찾는데 실패했지만, 두번째 시도에서는 자신에게 있는 마법의 힘을 믿고 주문을 걸어 누군가의 마법으로 아프리카로 이동했던 소피를 되찾는데 성공한다. 


   소피가 그동안 누군가의 마법으로 아프리카로 이동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신변의 위협을 느낀 안젤리카 공주는 루디의 말대로 호위기사인 레오나드를 불러 루디와 함께 자신을 호위해 궁전으로 돌아갈 것을 지시했다. 결국 안젤리카 공주의 마차는 레오나드가 몰고 루디의 마차는 루디의 조수 벤자민이 몰았는데, 안젤리카 공주의 마차가 궁전의 정문 앞에 당도해 루디가 마차를 돌려 돌아가려는 순간, 루디를 체포하라는 명을 받은 엘러너 왕비의 병사들이 루디를 총으로 겨누며 손을 들고 투항할 것을 명했지만, 루디는 공간 이동 마술을 써 벤자민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에게 루디는 자신을 궁전까지 호위해준 것 이외에 아무 잘못이 없으니 루디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어줄 것을 간절히 부탁했지만, 엘레너 왕비는 마법을 쓰는 것 자체가 사악한 일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젤리카 침묵하자 엘레너 왕비는 루디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는 것은 헨리 왕의 결정에 맞기자며 헨리 왕에게 루디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어도 될지 물어봐주겠다고 말했다. 


   이후 엘레너 왕비는 안젤리카 공주에게 헨리 왕이 찾고 있으니 자신과 함께 헨리 왕을 보러가자고 말해 둘은 헨리 왕의 처소로 함께 갔는데, 이때 헨리 왕은 스페인의 페르난도 왕자를 안젤리카 공주의 신랑감으로 내정한 사실을 밝혔고, 안젤리카 공주는 자신은 이미 레오나드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페르난도 왕자와 결혼하지 않을 뜻을 밝혔지만, 안젤리카 공주가 자신의 뜻에 따르지 않으려 하자 흥분한 헨리 왕은 호통을 치며 아버지의 명이니 결혼할 마음의 준비를 할 것을 명했다. 


   안젤리카 공주는 눈짓으로 엘레너 왕비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엘레너 왕비는 못 본 척하고 외면했고, 이후부터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가 그동안 자신을 친딸처럼 대해온 것이 진심이 아닌 것으로 생각했는데, 때마침 엘레너 왕비가 위선자라고 말하는 헤더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동안 헤더가 엘레너 왕비에 대해 나쁘게 말할 때마다 화를 내왔던 안젤리카 공주가 헤더의 말에도 화를 내지 않자 헤더는 안젤리카 공주의 처소에 있는 거울을 통해 18년 전에 당시 시녀였던 엘레너 왕비가 안젤리카 공주의 친모였던 앨리스 왕비를 말에서 떨어뜨리는 광경을 환상으로 목격하게 되었다. 


    18년 전의 일이었지만, 친어머니가 말에서 떨어지는 생생한 광경을 보자 안젤리카 공주가 '악'하고 비명을 지르며 비명을 지르듯 '안 돼!'하고 외치자 헤더는 한손으로 안젤리카 공주의 손을 잡으며 진정시켰는데, 바로 이때 헤더의 입에서 '억'하는 신음 소리가 나왔으니, 엘레너 왕비가 나타나 지팡이로 헤더의 머리를 때려 헤더가 쓰러지며 신음한 것이다. 


   이때 헤더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엘레너 왕비가 의식을 잃은 헤더를 지팡이로 때려 죽이려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의 팔을 붙잡아 말렸지만, 엘레너 왕비가 팔을 놓지 않으면 왕비의 명을 거역한 죄로 다스리겠다고 말하자,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의 팔을 놓는 동시에 마법으로 헤더를 소피가 이동했던 아프리카로 이동시켰다. 


   의식을 잃은 헤더가 걱정된 안젤리카 공주는 엘레너 왕비에게 헤더를 붙잡아오겠으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말한 후 공간 이동 마술로 소피를 데려가 레오나드의 집을 찾아간 후 레오나드와 소피와 함께 헤더가 있는 아프리카로 공간 이동하였다. 


   헤더는 여전히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안젤리카 공주는 레오나드에게 자신이 헤더의 마법을 통해 거울로 엘레너 왕비가 앨리스 왕비를 말에서 떨어뜨리는 광경을 보았음을 말했지만, 레오나드는 헤더의 마법을 통해 본 환상이 진실을 보여주었다고 어찌 장담할 수 있겠냐 반문하며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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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잉글랜드의 에반젤린 공주는 변장술에 뛰어났는데, 어느 봄날 궁전 정원에서 화원의 꽃을 감상하던 중에 시들어 죽은 야생화를 보자 자신도 언젠가는 죽은 야생화처럼 시들어 늙어버리면 세상의 그 어떤 남자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울한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결국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이 늙어도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는 남자가 아니면 절대 결혼하지 않을 것을 결심했지만, 에반젤린 공주의 아버지 마이클 왕은 잉글랜드와 앙숙 관계인 스코틀랜드와의 평화를 위해 에반젤린 공주와 스코틀랜드의 로버트 왕자를 혼인시키기로 결정했다. 


   청혼장을 보낸 후 청혼하러 런던 궁전에 온 로버트 왕자의 진심을 시험하기 위해 에반젤린 공주는 추녀로 변장한 채 로버트 왕자를 접견했는데, 로버트 왕자는 에반젤린 공주가 추녀인 줄 알고, 에반젤린 공주가 스스로 청혼을 취소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에반젤린 공주에게 자신이 본 여자 중 가장 못생겼다는 말로 모욕해 에반젤린 공주와 청혼을 취소하기로 합의했다.


   나중에 속은 사실을 깨달은 로버트 왕자가 이를 따지기 위해 에반젤린 공주의 처소를 찾아갔고, 이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에반젤린 공주의 진짜 얼굴을 본 로버트 왕자는 무릎꿇고 사과해 에반젤린 공주의 마음을 움직여 3년 후에 다시 청혼하기로 합의했지만, 마이클 왕은 에반젤린 공주에게 로버트 왕자의 청혼을 받아들일 것을 강요했다. 


   반발한 에반젤린 공주는 추녀로 변장한 채 궁전을 빠져가나 로버트 왕자에게 몸을 의탁하려 했지만, 에반젤린 공주에 앞서 궁전을 빠져나간 로버트 왕자의 행차 행렬을 꼬박 이틀이 걸려 런던에서부터 국경까지 추격했음에도 간발의 차이로 놓치고 말았다. 


   이때 에반젤린 공주의 말 란슬롯이 탈진해 쓰러졌지만, 국경의 잉글랜드 병사들의 도움으로 탈진해 쓰러진 란슬롯을 회복시켰고, 국경 근처에서 거지 소녀 위니를 만나 로버트 왕자의 기사들이 국경을 지나갈 때까지 위니의 집에 묵기로 했다. 


   얼굴은 못생겼지만 마음은 천사처럼 착한 위니는 자신에게 단팥빵 하나를 통채로 준 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에반젤린 공주를 위해 머리카락을 잘라 일주일 분의 빵을 샀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스코틀랜드 기사가 오지 않아 빵이 한 개만 남게 되었다.


   위니가 머리카락을 잘라 빵을 산 사실을 안 에반젤린 공주 역시 머리카락을 잘라 빵을 사려했지만, 위니의 만류로 빵을 살 다른 방법을 모색하던 중 에반젤린 공주의 머리를 묶은 금실로 짠 머리끈을 팔면 된다는 사실을 생각해냈다.


   머리끈의 가치는 에반젤린 공주의 백마 란슬롯을 팔 것을 제안한 상인 머독의 리어카에 있는 물건 전부를 팔아도 살 수 없을 정도였지만, 교활한 머독에게 속아 일주일 분의 빵과 교환하고 말았다. 


   에반젤린 공주가 국경에 온지 10일째가 된 날, 토마스가 찾아와 국경의 잉글랜드 병사들의 책임자 짐에게 에반젤린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를 보면 억류한 후 런던으로 전령병을 보내라는 명을 내렸지만, 짐은 자신의 아이돌인 에반젤린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를 억류할 수 없다며 병사들과 함께 토마스의 명에 따르지 않을 것을 결의했다. 


   스코틀랜드 왕궁이 있는 에든버러 성에 당도한 토마스는 로버트 왕자를 접견해 잉글랜드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가 로버트 왕자를 찾아오면 넘겨줄 것을 요구했지만, 로버트 왕자는 토마스의 요구에 대답하지 않은 채 대화의 화제를 돌려 간접적으로 거부의 의사를 밝혔다. 


   토마스가 떠나자 로버트 왕자는 로렌스에게 자신의 기사단을 이끌고 잉글랜드로 가서 잉글랜드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를 기사도의 명예를 걸고 모셔오라는 명을 내렸다. 


   에반젤린 공주가 국경에 온지 2주째가 되는 날, 에반젤린 공주는 아침 일찍 일어나 스코틀랜드 기사들의 소식을 알아보기 위해 국경에 있는 잉글랜드 병사들을 찾아갔지만, 헛탕을 치고 돌아가던 중 멀리서 '말도둑을 잡아주세요!'라고 외치는 위니의 목소리와 반대쪽에서 란슬롯이 히히힝 거리는 소리를 들었지만, 점점 가깝게 들려오는 위니의 목소리가 난 쪽으로 사력을 다해 달려갔으나, 이미 말도둑이 란슬롯을 끌고 종적을 감춘 후였다. 


   위니의 손을 잡고 잉글랜드 병사들이 있는 국경으로 달려간 에반젤린 공주는 짐에게 도움을 청했고, 근무지 이탈죄로 처벌받는 것을 각오한 짐과 함께 나란히 말을 달려 란슬롯을 되찾으러 나섰다.


   이때 다른 국경 울타리 쪽에서 란슬롯이 히히힝 거리는 소리가 들려오자 짐은 에반젤린 공주에게 병사들을 데려오라 말했지만,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이 타고 있던 말에게 병사들을 불러오라 말했고, 말은 마치 에반젤린 공주의 말을 알아들은 듯 병사들이 있는 국경 쪽으로 달려갔다. 


   짐은 에반젤린 공주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말도둑을 잡아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한 후 혼자서 란슬롯이 히히힝 거리는 소리가 들려온 국경 울타리 쪽으로 갔지만, 에반젤린 공주는 짐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말을 끌고 몰래 짐을 뒤따랐다. 


   짐이 국경 울타리에 도착했을 때는 열 명의 말도둑들이 자신들과 공모한 머독이 란슬롯을 끌고 국경 울타리를 월경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란슬롯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머독이 란슬롯을 달래도 꼼짝도 하지 않자 화가 치민 말도둑 두목 빌이 말채찍으로 후려치려는 순간, 숨어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짐이 나서 말도둑들을 총으로 겨누며 꼼짝마라 했지만, 빌은 오히려 짐에게 거래를 제안하려 했다. 


   짐은 말도둑 열 명을 혼자 상대하는 것은 무리라 생각해 빌에게 란슬롯을 두고 가면 월경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겠다 제안했지만, 빌은 짐의 제안에 따르지 않았고, 이때 위험을 무릅쓰고 짐을 뒤따라온 에반젤린 공주가 순간의 기지를 발휘해 "지원병이 왔어요."라고 외친 동시에 란슬롯의 고삐를 잡고 있는 머독을 향해 말을 몰았고, 깜짝 놀란 머독이 말고삐를 놓치자 란슬롯은 머독을 앞발로 걷어찬 후 에반젤린 공주를 향해 달려갔다. 


   에반젤린 공주는 타고 있던 짐의 말을 짐에게 보낸 후 란슬롯을 타고 달아났지만, 무거운 총을 짊어진 짐이 말도둑들에게 잡힐까봐 짐에게 병사들을 데려오라 말한 후 뒤쫓아오는 말도둑들을 위니의 동네로 유도했다. 승마의 달인인 에반젤린 공주는 갈수록 말도둑들과의 거리를 벌이며 달아났으나, 2주일 전에 탈진했던 영향 탓에 란슬롯이 숨을 헐떡거리며 말도둑들에게 따라잡히자 도망치는 것을 포기하고 빌에게 자신의 말이 잉글랜드 공주의 것임을 밝힌 후 협상을 제의했지만, 빌은 에반젤린 공주를 인질로 삼아 월경할 작정이었다. 


   말도둑들의 인질이 되어 월경하면 짐과 엇갈릴 것을 우려한 에반젤린 공주는 일부러 낙마해 시간을 지체시켰고, 그 사이 짐이 병사들을 데려와 에반젤린 공주를 구출하고 말도둑들을 포위해 체포했다. 짐은 에반젤린 공주를 인질로 삼은 말도둑들을 용서하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에반젤린 공주는 짐에게 말해 말도둑들이 교수형을 당하지 않고 정직하게 살 수 있도록 선처하도록 했다. 


   에반젤린 공주가 집으로 돌아와 위니와 함께 빵을 먹으며 란슬롯을 되찾은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을 때 에반젤린 공주의 선처로 새 삶을 살게 된 빌이 머독을 잡아와 무릎꿇고 용서를 빌게하자, 에반젤린 공주는 머독에게도 정직하게 살 기회를 주기 위해 용서해주었고, 머독은 위니가 돌려줄 것을 요구한 금실 머리끈을 돌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품속에 있던 유리 손거울까지 돌려주었다. 에반젤린 공주의 유리 손거울을 빼앗았던 여관 주인과 잘 아는 사이였던 머독은 여관 주인이 전당포 영업을 하는 자신에게 유리 손거울의 값을 알아봐달라 부탁하자 훔쳐 가로챘던 것이다. 머독이 돌려준 유리 손거울은 머독이 란슬롯에게 걷어차였을 때 유리가 깨어졌으나 에반젤린 공주는 나중에 유리를 갈면 된다며 문제삼지 않았다. 


   빌과 머독이 돌아간 후 에반젤린 공주와 위니는 침대에 걸터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때 에반젤린 공주는 위니가 짐에게 호감이 있다는 사실과 짐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위니와 이야기를 나누다 에반젤린 공주는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것도 힘들 정도로 더욱 피곤해져 한숨 자는 것이 좋겠다고 했고, 위니가 동의하며 에반젤린 공주를 침대에 눕힌 후 자신도 침대에 누웠다. 


   얼마 되지 않아 위니는 잠 들었고, 에반젤린 공주는 잠이 오지 않아 침대에 누운 채 깨어진 유리 손거울로 먼지 투성이였을 뿐만 아니라 때가 타서 군데군데 검게 변한 자신의 얼굴을 보고 한바탕 웃은 후 짐과 위니를 맺어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이때 로버트 왕자가 보낸 스코틀랜드 기사단이 위니의 동네에 나타났다.


   에반젤린 공주는 재빨리 집밖으로 뛰어나가 손을 들며 외쳐 스코틀랜드 기사단을 불렀지만, 속도를 내 달리고 있던 스코틀랜드 기사단은 에반젤린 공주의 외침을 듣지 못하고 지나쳐 가버리고 말았다. 에반젤린 공주가 재빨리 란슬롯을 타고 추격해 외치자 에반젤린 공주의 외침을 들은 스코틀랜드 기사 하나가 말을 돌려 에반젤린 공주에게 다가가 자신들을 부른 이유를 물었다.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이 잉글랜드 공주의 친구이며 스코틀랜드 왕자에게 인도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스코틀랜드 기사는 추녀로 변장한 채 평민 여인이 입는 스목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에반젤린 공주의 말을 믿지 않았다. 스코틀랜드 기사들 중 한명이 빈정거리는 투로 에반젤린 공주의 외모를 비하하자 에반젤린 공주는 어처구니가 없어 할 말을 잃었고, 스코틀랜드 기사단은 말을 돌려 그냥 가려고 했다. 이때 에반젤린 공주가 탄 란슬롯이 천하의 명마임을 알아본 로렌스는 에반젤린 공주가 자신들이 찾는 레이디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스코틀랜드 기사들을 나무란 후 에반젤린 공주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자신들이 찾는 레이디가 맞는지 물었다. 


   이에 에반젤린 공주는 잉글랜드 공주의 인장이 찍힌 통행증을 로렌스에게 보여주었고, 에반젤린 공주가 자신들이 찾는 레이디임을 확인한 로렌스와 스코틀랜드 기사단 모두가 말에서 내려 에반젤린 공주에게 고개를 숙여 용서를 구했다.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에게 용서를 구한 이들에게 자신과 동행할 친구를 태울 마차를 구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로렌스가 일단 스코틀랜드 국경을 넘은 후 마차를 구해주겠다 제안하자 에반젤린 공주가 로렌스의 제안을 받아들여 스코틀랜드 기사단을 따라 국경 울타리 문으로 갔다. 


   에반젤린 공주가 위니와 함께 스코틀랜드 기사단과 동행해 국경 울타리 문에 이르자 곧바로 짐이 병사들을 시켜 울타리 문을 열어주었지만, 때마침 멀리서 말을 몰아 달려오는 토마스가 총을 쏴 국경을 폐쇄하라는 명을 내렸다. 어서 국경을 넘으라는 짐의 재촉에도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이 토마스의 명을 무시하고 국경을 통과하면 짐과 잉글랜드 병사들이 곤란해질까봐 국경을 넘을 것을 거절했다. 


   토마스가 울타리 문을 향해 말을 달려올 때 좋은 생각이 떠오른 로렌스가 에반젤린 공주의 머리에 면사포를 씌우고, 말을 탄 스코틀랜드 기사들이 말을 움직여 란슬롯을 탄 에반젤린 공주와 위니를 가리게 하여 스코틀랜드 기사단 중에 그녀가 있을 것이라 추측하고 국경을 폐쇄하라는 명을 내린 토마스의 눈을 속였다. 


   토마스가 짐과 병사들에게 스코틀랜드 기사단 중 여인을 못 보았는지 확인했지만, 짐과 병사들이 이구동성으로 못 보았다고 거짓말하자, 국경 폐쇠를 조속히 풀 것을 요구한 로렌스의 압박에 토마스는 국경을 폐쇄하라는 명을 철회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기사단이 국경 울타리 문을 통과하려는 순간, 스코틀랜드 기사들이 탄 말들 사이로 위니의 치마가 토마스의 눈에 뜨여 탄로나고 말았다. 결국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을 위해 토마스에게 거짓말한 짐과 병사들을 구하기 위해 자청하여 토마스에게 런던으로 따라가는 대신에 짐과 병사들을 나무라지 않겠다는 토마스의 약속을 받았다.


    짐은 자신들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으니 스코틀랜드 기사단을 따라 국경을 넘어가라 말했지만, 에반젤린 공주는 짐과 잉글랜드 병사들은 자신의 가족과 마찬가지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신들이 가족이나 마찬가지라는 에반젤린 공주의 말에 감명받은 짐이 에반젤린 공주에게 자신들이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말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하자, 에반젤린 공주는 짐에게 자신이 국경으로 돌아올 때까지 위니를 돌봐줄 것을 부탁했다. 


    에반젤린 공주와 짐의 대화가 끝나자 로렌스가 에반젤린 공주에게 스코틀랜드 기사단은 자신들의 명예를 걸고 에반젤린 공주의 곁을 지키며 보호할 것을 밝혔고, 이 사실을 토마스에게 통보했다.  


   토마스는 에반젤린 공주와 로렌스의 대화 중에 끼어들어 에반젤린 공주에게 실례하지만 공주가 행방불명된 사실을 아는지 물었지만, 에반젤린 공주는 토마스에게 실례가 되는 줄 안다면 하지 말아야한다며 훈계하듯 말한 후 로렌스와의 대화를 마칠 때까지 잠시 기다려 달라 말했다. 


   로렌스와의 대화를 마친 에반젤린 공주는 공주가 행방불명된 사실을 안다고 말했고, 토마스가 이어 공주의 행방을 아는지 묻자 에반젤린 공주는 공주의 행방을 알고 있지만 자신과 공주 사이의 비밀이라며 대답하지 않았고, 이렇게 말하는 에반젤린 공주는 품위가 흘러 넘쳐 토마스는 에반젤린 공주의 품위에 눌려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토마스가 말문이 막히자 에반젤린 공주가 자신을 억류하라는 명을 내린 사람이 누군지 질문을 던졌다. 토마스는 기밀에 해당하는 일이라 밝힐 수 없는 점을 양해해달라 말했지만, 에반젤린 공주는 토마스가 대답하지 않아도 누군지 알만하다 말했고, 토마스가 정말 그녀가 누구인가를 알고 있는지 궁금해 그녀에게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묻자 에반젤린 공주는 레이디 제인을 말한 것이라 대답했다. 


   에반젤린 공주가 말한대로 토마스에게 에반젤린 공주를 억류하라는 명을 내린 사람은 잉글랜드 궁전의 시녀들을 총괄하는 시녀장인 레이디 제인이었다. 에반젤린 공주에 못지 않은 미녀라 소문이 났을 정도로 빼어난 금발에 푸른 눈의 미인인 레이디 제인은 안젤리카 왕비의 자리를 노리고 에반젤린 공주를 억류하라는 명을 내린 것이다.


   한편, 토마스를 따라가 런던의 궁전에 이른 에반젤린 공주는 안젤리카 왕비의 처소로 불러가 눈물을 흘리며 안젤리카 왕비와 재회했다. 안젤리카 왕비는 밀가루 가면을 쓴 에반젤린 공주의 피부가 상했을까봐 걱정되어 밀가루 가면을 떼어내었는데, 에반젤린 공주의 얼굴이 말짱한 것을 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안젤리카 왕비는 에반젤린 공주에게 '그간의 고생이 여간하지 않았을 텐데, 이제 그만 궁전으로 돌아오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했지만, 공주가 뜻을 꺾지 않자 왕비가 로버트 왕자의 서신을 보여주며 공주를 설득했지만, 공주가 어렸을 때만 해도 왕비를 극진히 사랑했던 아버지 마이클 왕이 변심한 것을 지켜봐온 공주는 뜻을 꺾지 않았다.  


    이렇게 안젤리카 왕비와 에반젤린 공주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에반젤린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를 직접 심문하는 것이 좋겠다는 레이디 제인의 의견을 받아들인 마이클 왕이 안젤리카 왕비의 처소를 찾아오자, 에반젤린 공주가 마이클 왕에게 자신이 목욕을 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 하면 기다려 주실 것이라 안젤리카 왕비에게 말한 후 마사지 팩으로 쓰는 밀가루 반죽 덩어리를 욕실로 가져가 밀가루 가면을 만들기 시작했고, 안젤리카 왕비는 에반젤린 공주의 말대로 마이클 왕에게 말해 위기를 넘겼다. 


    순간의 기지로 위기를 넘긴 에반젤린 공주는 한 시간만에 변장을 마치고 욕실에서 나왔다. 마이클 왕은 욕실에서 나온 그녀를 보자 얼굴을 빼곤 모든 것이 에반젤린 공주와 흡사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그녀가 바로 밀가루 가면을 쓴 에반젤린 공주 자신이었으니 얼굴을 빼곤 똑같을 수 밖에. 안젤리카 왕비가 그녀가 공주를 많이 닮아 딸처럼 아끼고 있다는 말을 듣고서야 정신을 차린 마이클 왕이 에반젤린 공주의 행방을 묻자, 그녀는 공주는 지금 스코틀랜드 국경 근처에 있다는 사실 밖에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그녀의 말을 믿은 마이클 왕은 그녀가 스코틀랜드로 가려한다는 사실을 알자 그녀를 스코틀랜드로 보내줄지 궁전에 데리고 있을지 생각해보겠다고 말한 후 떠났다. 이때 레이디 제인이 안젤리카 왕비의 처소 밖에서 뭔가를 엿들려다 에리카에게 발각되어 에리카가 발소리로 신호를 보냈고, 에반젤린 공주가 에리카의 발소리를 듣고 누군가 엿듣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하자 안젤리카 왕비가 방문을 열다 방문에 머리를 부딛친 레이디 제인은 안젤리카 왕비에게 꾸중을 듣고 쫓겨났다. 


   에리카의 방해로 안젤리카 왕비의 처소에서 엿듣지 못해 에리카에게 앙심을 품은 레이디 제인은 마이클 왕을 찾아가 안젤리카 왕비,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 에리카 세 사람이 공모해 공주의 행방을 숨기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지어내 보고했고, 레이디 제인의 거짓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마이클 왕은 세 사람을 떼어놓기 위해 에리카에게 공주가 돌아올 때까지 자신의 처소로 와서 시중을 들 것을 명한 후 에반젤린 공주를 공주의 처소로 옮기라는 명을 내렸다. 레이디인의 거짓말에 속은 마이클 왕은 에반젤린 공주를 심문할 작정이었던 것이다.


   안젤리카 왕비는 에반젤린 공주가 레이디 제인을 따라 자신의 처소를 떠나자 어떻게 해서든 마이클 왕이 추녀로 변장한 에반젤린 공주를 심문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이 마이클 왕의 심문에 답변할 테니 에반젤린 공주를 심문하지 말 것을 간청했다. 마이클 왕이 이를 받아들여 안젤리카 왕비가 공주의 행방에 대해 아는 것을 다 말해준다면, 에반젤린 공주를 심문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이때 안젤리카 왕비는 에반젤린 공주가 궁전을 떠나기 전에 스코틀랜드 왕자에게 몸을 의탁할 것을 자신에게 말한 사실을 밝혔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마이클 왕은 왕비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며 나무랐고, 에반젤린 공주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다면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는데, 책임을 지라는 말은 왕비의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뜻이었다. 

   

   결혼하기 전에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던 마이클 왕의 말에 자존심이 상한 안젤리카 왕비는 마음 같아서는 왕비의 자리에서 물러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자신이 왕비의 자리에서 물러나면 레이디 제인이 왕비의 자리를 물려받을 터, 에반젤린 공주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왕비의 자리를 지킬 것을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한편 안젤리카 왕비의 처소 밖에서 안젤리카 왕비와 마이클 왕의 말을 엿들었던 레이디 제인은 마이클 왕에게 자신이 에반젤린 공주를 심문하도록 허락해줄 것을 청했고, 마이클 왕이 이를 허락하자 레이디 제인은 에반젤린 공주를 심문했지만, 추녀로 변장한 에반젤린 공주를 여러 차례 비꼬았지만, 에반젤린 공주가 재치있게 맞받아치는 말에 당해 화가 난 레이디 제인은 공주의 행방을 말하지 않으면 마이클 왕에게 보고해 하옥시키겠다고 에반젤린 공주를 위협했다. 


   레이디 제인은 마이클 왕에게 에반젤린 공주가 공주의 행방에 대해 숨기는 것이 있는 것 같다는 말로 모함해 그녀를 하옥시킬 것을 마이클 왕에게 말했지만, 마이클 왕은 공주의 친구인 그녀를 하옥시키는 것이 내키지 않아 허락하지 않고 공주의 처소에 억류시키도록 하였다. 


   레이디 제인은 공주의 처소에 있는 에반젤린 공주에게 다시 찾아가 마이클 왕이 에반젤린 공주를 공주의 처소에 억류하라는 명을 내린 사실을 말하며 늦기 전에 공주의 행방에 대해 말할 것을 재촉했지만, 에반젤린 공주가 레이디 제인에게 자신은 관대한 사람이니 자신을 모함해도 나중에 선처를 호소하면 용서해 줄 생각이지만, 왕비님을 모함하면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레이디 제인은 너무도 당당한 에반젤린 공주의 말에 주눅이 들어 도망치듯 처소를 떠나버렸다. 


   이 무렵 십여 명의 호위 기사단을 이끌고 런던에 당도한 로버트 왕자는 로렌스에게 마이클 왕에게 가서 자신이 접견을 요청한다 전하라는 명을 내렸는데, 궁전으로 가던 중에 에반젤린 공주의 호위기사 리처드가 찾아와 지난 20여일 동안 있었던 일을 설명한 후에 공주의 친구인 레이디를 구출해줄 것을 청했고, 로버트 왕자는 목숨을 걸고 레이디를 보호할 생각이라는 리처드에게 자신도 목숨을 걸고 레이디를 구출해낼 생각이라는 사실을 말했다. 


   이때 자신의 처소에 억류되어 있던 에반젤린 공주는 왕비의 자리를 노리는 레이디 제인의 모함을 막을 방도를 생각하느라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다 좋은 생각이 떠올라 손뼉을 치며 자신도 모르게 '내가 스코틀랜드에서 일인이역을 하면 되겠구나.'하고 중얼거렸는데, 이 말을 레이디 제인이 엿듣고 처소로 들어와 스코틀랜드에서 일인이역을 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따져 물었다. 


   에반젤린 공주가 일인이역이란 공주의 친구 역할과 왕비의 딸 역할을 말하는 것이라 해명하자 레이디 제인은 더 이상 따질 말이 없어 물러 가려 했는데, 이때 에리카가 들어와 로버트 왕자가 곧 에반젤린 공주를 접견하러 올 것임을 알리자 에반젤린 공주는 기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마이클 왕을 접견한 후 자신을 접견하러 온 로버트 왕자와 인사를 나눈 에반젤린 공주는 로버트 왕자에게 자신을 구해주기 위해 이곳까지 온 것에 대해 감사를 표시한 후에 자신을 스코틀랜드로 데려가 달라 부탁하며 마이클 왕을 설득할 방법을 알려 주었는데, 이때 처소 밖에서 누군가가 엿듣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자, 레이디 제인이 처소 밖에서 엿듣고 있음을 알아차린 에반젤린 공주는 로버트 왕자에게 레이디 제인이 엿듣고 있음을 알렸고, 화가 난 로버트 왕자가 문을 확 열어젖힐 때 이마를 부딪친 레이디 제인에게 마이클 왕을 다시 접견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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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abyrint